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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읽기170

파리는 왜 이번에도 먼저 불탔는가 차량 비치용 노란 조끼를 입은 여성이 지난 11월24일 프랑스 파리 시내 샹젤리제 대로에서 신호등 지지대에서 삼색기를 흔들며 유류세 인상에 항의를 하고 있다. 파리/로이터연합뉴스 침묵은 끝났다. 지난 10일 오후 8시(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의 엘리제궁.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40)이 마이크 앞에 앉았다. 분장이 지나친 듯 얼굴엔 화장기가 역력했다. 한국과 프랑스 엘리트의 차이를 들라면 단연 모국어 실력이다. 어휘 선택은 물론 정확한 표준어 발음이 기본이다. 게다가 마크롱 대통령은 말의 강·약과 호흡조절에 능하다. 국립행정학교(ENA)를 졸업하고 37세에 경제장관에 올랐던 그가 아닌가. ‘분노’와 ‘병(malaise)’을 키워드로 말을 풀어나갔다. “(일부 폭력행위에도 불구하고) 지난 몇주 동안의.. 2018. 12. 14.
미-중 해양 패권 그레이트 게임, '격랑의 남중국해' 미국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호 전단이 지난 8일 필리핀 근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군함·항공기들과 합동훈련을 하고 있다. 이번 훈련은 예정된 것이었지만, 지난 9월30일 중국 구축함이 미국 구축함을 향해 공격적으로 위협항진 한 뒤 실시돼 주목을 받았다. 로이터연합뉴스 “인도네시아는 남중국해 영유권 다툼에서 ‘비분쟁(non-claimant)’국이다. 평화적 해결의 중재국이자 중립국을 표방한다. 최대한 자유로운 대화창구를 늘리려고 노력한다. 어쩌겠는가. 단독적인 외교대응에는 한계가 있고, 그렇다고 중국과 맞대결하는 것도 녹록지 않다. 정부 입장은 두 가지다. 지역안정을 추구하되 인도네시아의 영유권과 식량(수산물) 안보를 지키자는 것이다.” 지난 5일 인도네시아 수도 자카르타에서 만난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 2018. 11. 16.
중간선거? '세계의 트럼프화'는 계속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1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에스테로에서 열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집회에서 연설을 한 뒤 워싱턴의 백악관에 복귀하고 있다. 워싱턴/EPA연합뉴스 미국 중산층을 겨냥해 10% 감세 공약을 던지더니 1만5000여명의 군인들을 멕시코 국경에 보내기 시작했다. 미국 영토에서 태어난 아이들에게 출생시민권을 주지 않겠다는 약속도 내놓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6일(현지시간) 중간선거를 앞두고 잇달아 내놓은 막판 승부수들이다. 유세기간 동안 젠더(성) 문제를 건드린 브렛 캐버노 대법관 인준청문회에서 고전을 하는가 했더니 결국 돌파했다. 피츠버그 유대인 회당 총격사건과 반트럼프 인사들을 겨냥한 소포폭탄 사건이 돌출하면서 뒤숭숭한 분위기이지만 선거에 어느 정도 영향을.. 2018. 11. 2.
Mr. 프레지던트! 정녕 15분과 7초의 차이를 모르시겠는가... 워싱턴포스트 저널리스트 밥 우드워드의 신간 의 표지 AP연합뉴스 지난 1월 19일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주한미군의 주둔 필요성에 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생뚱맞은 질문에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15분’과 ‘7초’의 차이를 들어 설명했다. 초등학교 수준의 산수였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한국에서는 7초 만에 확인할 수있지만, 주한미군을 철수한다면 알래스카의 미군기지에서 파악하는 데는 15분이 걸린다는 말이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우이독경이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황당한 현주소를 냉정하게 해부한 밥 우드워드의 신간 중에서 나오는 일화다. 단순히 한반도 거주민에게만 크게 들리는 말이 아니다. 미국 언론 역시 가장 심각한 대목으로 꼽고 있다. 워터게이트 특종을 터뜨린 저널리스트 우드.. 2018. 9. 7.
제재와 대화의 두줄타기 하는 이란과 북한, 중동의 '모래바람'이 한반도에까지 불어올 것인가 이란 수도 테헤란 거리에서 한 여성이 벽그림 옆에 무심한 표정으로 서 있는 모습. 미국이 지난 7일부터 대 이란 제재를 재개함에 따라 한동안 평화의 기운이 무르익어가던 이란에 먹구름이 몰려들고 있다. 테헤란/EPA연합 “누군가 상대방 또는 적의 팔에 칼을 꽂아 놓고 협상할 용의가 있다고 말한다면, 우선 칼을 뽑고 협상 탁자로 오라고 말하겠다. 협상엔 기본이 있다. 양측이 신뢰할 수 있는 정직성은 가장 중요한 기본이다. 정직성이 있다면 우리는 늘 협상을 환영한다. 현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도 협상을 해보았지만 그들이 협상 탁자를 떠났다. 그들은 이란 국민과 국익에 반하는 짓을 하고 있다. 제재와 동시에 협상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제재는 이란의 어린이들과 국민을 겨냥하고 있다.”(하산 로하니 이란 대.. 2018. 8. 9.
발칸의 흑산, 몬테네그로의 '창'으로 내다본 세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 16일 핀란드 헬싱키에서 정상회담을 시작하면서 악수를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날 회담 뒤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몬테네그로 국민들은 공격적”이라면서 세계 3차대전으로 나토를 끌어들일 수있다고 발언해 평지풍파를 일으켰다. 헬싱키/AP연합뉴스 전라남도보다 약간 넓은 영토(1만3812㎢)에 제주도보다 약간 더 많은 인구(64만2000명, 2017년). ‘흑산(黑山)’이라는 국명대로 산에서 뜨는 해를 보며 하루를 열고, 산으로 지는 해를 보고 하루를 닫는 전형적인 산악국가. 해발 1000m가 넘는 두르미토르산맥이 아드리아해를 향해 직각에 가깝게 추락하면서 위태롭게 형성된 생활공간에 고래로 용맹한 남슬라브인들이 모여 살았다. 바로 몬테네그.. 2018. 7. 27.
NATO 정상회의 초토화한 트럼프의 '전복적 세계관' 트럼프의 현란한 원맨쇼가 글로벌 외교무대에서 다시 한번 벌어졌다. 지난달 캐나다 샤를부아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 이어 이번엔 브뤼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정상회의가 그 장이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스타일에 적응할 때도 됐건만, 늘 즉흥적인 카드를 내놓는 변덕 탓에 세계는 또다시 경악하고 있다. 국제정치의 무대가 부동산업자 흥정 장소로 변했다고 해도 크게 틀리지 않을 게다. 터무니없는 말을 던지고, 당황한 상대로부터 양보를 끌어내는 것이 트럼프가 좋아하는 ‘거래의 기술’이다. 하지만 한발 떨어져서 보면 거래는 추상적인 담론이 아니다. 사거나, 팔아야 할 부동산이라는 실체가 있는 게임이다. 그렇다면 이제는 거의 일상화된 장광설 속에서도 트럼프의 최종 과녁을 가려내고, 대응 전략을 구상.. 2018. 7.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