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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 대리대사로 돌아온 조셉 윤, 격동기 '이음매 역할'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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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임을 코 앞에 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71)를 주한 대사대리를 임명했다. 대사대리 임명은 이례적이다. 바이든 행정부가 한국의 정치적 혼란을 무겁게 평가, 차기 행정부의 정식 대사 임명 전까지 한국 측과 소통을 강화하려는 포석으로 읽힌다.

조셉 윤 전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왼쪽)는 퇴임 뒤에도 한반도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사진은 2019년 8월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DMZ 평화경제 국제포럼'개막식에 참석한 모습. 2025.1.7. 연합뉴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는 7일 한국을 떠나면서 인천국제공항에서 퇴임 소감을 전하면서 조셉 윤 전 특별대표가 "며칠 안에 (한국에) 올 것"이라고 밝혔다. '대사대리'는 특명전권대사와 달리 상원 인준청문회를 통과하지 않고 대통령의 임명으로 업무를 시작할 수 있다.

주한 미대사 자리는 골드버그 대사와 전임 해리 해리스 대사가 부임하기 전까지 각각 16개월과 18개월의 공백 기간이 있었다. 통상 대사관 차석(DCM)이 대사대리를 맡지만, 바이든 행정부가 주한 대사관 차석인 조이 사쿠라이 대신 조셉 윤을 임명한 것은 한국 여야 정치인들에게 더 친숙한 대화 파트너라는 점을 감안한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을 떠남과 동시에 36년 간의 공직에서 은퇴한다. 그는 "지금 한국은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지만, 한국인들이 잘 극복하리라 믿는다"라면서 "한국의 민주주의가 계속 작동하며 문제를 해결할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조셉 윤은 오는 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특명전권대사가 부임하기 전까지 최소한 몇 개월 동안 대사대리를 맡게 된다.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탄핵심리 결과가 나오고, 내란-외환 혐의에 대한 형사재판이 진행되는 기간이다. 또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이 인용된다면 차기 대선이 치러질 중대한 시기다. 조셉 윤은 전현직 행정부의 한반도 정책이 다르더라도 최소한 한국 내 상황이 안정되기까지 '이음매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관측된다.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7일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 귀빈실에서 한국 기자들과 약식 회견을 한 뒤 작별인사를 하고 있다. 2025.1.7. 연합뉴스

조셉 윤은 주한 미 대사관 정무공사(2005~2009)를 지내면서 노무현, 이명박 정부 시절 정계, 재계, 학계, 언론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 경험이 있다. 상세한 대화 내용이 2011년 8월 줄리언 어산지가 주도한 위키리크스 외교전문 폭로로 드러나기도 했다. 현정은 현대아산 회장과 김태효 대통령실 대외전략비서관(현 국가안보실 제1차장) 등과의 대화에서 대북 접촉 결과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배경 등에 대해 상세히 설명한 전문내용이 공개됐다.

당시 드러난 '불편한 진실'은 진보와 보수, 여야를 막론하고 미 대사관 정무공사에게 속내를 드러냈다는 점이다.

조셉 윤은 국무부 서남아시아 해양국가 국장(2009), 서남아시아 담당 부차관보(2010),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수석부차관보(2011)를 거쳤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서 주말레이시아 대사(2013~2016)를 역임한 뒤 트럼프 1기 행정부 초기까지 대북정책 특별대표(2016~2018)를 지냈다. 

2017년 6월 북한에 억류돼 식물인간 상태에 처한 미국 버지니아대 대학생 오토 웜비어의 석방 협상을 주도했다. 협상과정에서 북한이 요구한 의료비 200만 달러를 지불하지 않고, 미국으로 귀환하게 했지만 웜비어는 곧 사망했다. 조셉 윤은 또 북한에 억류됐던 한국계 미국인 3명의 석방을 교섭해 이들이 북미 싱가포르 정상회담 한 달 전인 2018년 5월 귀환하는 데 기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들의 석방을 대대적으로 환영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오른쪽)과 필립 골드버그 주한 미국대사가 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서 한·미 방위비분담특별협정에 서명한 뒤 악수하고 있다. 2024.11.4 [외교부 제공」 연합뉴스

조셉 윤은 2018년 3월 외교관 생활에서 은퇴하고 미평화연구소(USIP) 고문과 CNN 북한문제 전문가로 활동했다. 바이든 행정부에서는 2022년 3월부터 교착상태에 빠진 미크로네시아, 마셜제도, 팔라우 등 태평양 도서국들과의 협상을 전담하는 대통령 특사로 임명돼 2023년 10월 위 3개국과의 협상(COFA)을 매듭짓고 다시 은퇴했다. 성김 전 주한미대사에 뒤이어 대북정책 특별대표를 맡았지만, 국무부 내 한국계 외교관들 중에서 선임이다. 성김과 마찬가지로 주말레이시아 대사를 역임했지만, 주한 대사 자리에는 앉지 못했다. 

1954년 서울 태생인 조셉 윤은 10살 때 세계보건기구(WHO) 소속 의사로 활동한 부친을 따라 나이지리아에 건너간 뒤 영국 카디프대, 런던경제대학(LSE)에서 수학했다. 1985년부터 미국 국무부 외교관으로 홍콩과 인도네시아, 태국, 한국 등에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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