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terviewees'에 해당되는 글 86건

  1. 2021.07.03 2009년 4월 북한 ICBM 시험발사 뒤 전문가 인터뷰
  2. 2021.03.03 제2 인생, 유라시아 대륙에 '가치의 실크로드' 열고 있는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
  3. 2020.12.08 김한근 강릉시장 “강릉-원산은 문화와 전통의 쌍생아, 날래 갑씨다”
  4. 2020.11.19 "인생 2막은 '마음의 감옥'에서 나오기 좋은 시기"
  5. 2020.06.01 5.24조치 10년... '평화의 새'는 올해, 충분히 높이 날까
  6. 2020.02.24 와우, 여기가 정말 DMZ라고? 나디아 조
  7. 2020.02.12 "신뢰하되 검증하라고? 아니다. 비핵화 협상에선 신뢰보다 검증이 더 중요하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 (1)
  8. 2019.11.27 "한반도 비핵화, 각 측이 합의사항 지키는 게 중요"방한 베트남 총리
  9. 2019.11.22 "금강산관광, 최일선의 강원도가 뚫어보겠다" 최문순지사
  10. 2019.09.02 "중국-러시아 군사적 도발 더 잦아질 것... 동아시아는 탈냉전 이후 최악의 안보 위기" 존 아이켄베리 교수 (2)
  11. 2019.08.29 한-미 동맹? "제값 내고 제몫 다하는 게 좋다. 선택은 자유다" - 스티븐 월트 (1)
  12. 2019.08.16 "한국도, 일본도 서로에게 적이 아니다. 역사 문제 논의는 '아베 이후'에나..." 와다 하루키의 충고
  13. 2019.06.19 라선 콘트라스 공동대표 이반 톤키흐
  14. 2019.04.30 왕후이 칭화대 교수
  15. 2018.11.26 핀란드 사람들은 왜 20년째 북한에 감자를 심고 있나
  16. 2018.10.12 세르주 알리미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된다면 미군 주둔이 왜 필요한가, 다른 안보해법도 있다"
  17. 2018.10.08 모니즈, "북한의 무기급 핵물질, 원전 연료로 전환할 수도" (1)
  18. 2018.09.21 "남북 평양정상회담이 한미동맹에 부정적신호? 근시안적 해석" (1)
  19. 2018.09.17 "3차 남북정상회담 뒤에도 비핵화 진전없으면 한반도 평화 지속 어려울듯"
  20. 2018.08.29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은 신뢰해도 대한민국 정부를 불신하는 까닭은?
  21. 2018.08.29 평양 한복판에서 '강원도의 꿈'을 듣다
  22. 2018.07.31 아! 남수단, 저 소녀들을 어떻게 해야하나
  23. 2018.05.01 김정은 위원장은 '새로운 력사의 출발점'에 섰는가...그러길 바란다 (1)
  24. 2018.04.26 "북미정상회담, 최악의 경우는 트럼프가 김정은 말 다 들어주는 것" (1)
  25. 2018.04.23 법륜스님, "왜 김영철 오게 했냐고? 가장 적대적인 사람과 얘기해야 평화협상이 된다"
  26. 2018.03.27 "근본적인 변화 확인해야 북한이 핵 포기한다" 리언 시걸 (2)
  27. 2018.03.13 "위안부문제? 모든 피해자들이 인간의 존엄을 되찾아야 해결된다"
  28. 2017.11.20 "트럼프는 한번도 대북 선제공격을 말하지 않았다" '트럼프 사람'에게 듣는 '트럼프 생각' (3)
  29. 2017.02.26 에니 팔레오마배가
  30. 2016.05.20 미국 평화봉사단 조세핀 조디 올센 부총재

https://www.khan.co.kr/politics/north-korea/article/200904051745505

 

[北로켓발사]한·미 전문가 진단

“미국과 양자협상 압박용”…정세현 前통일부 장관 김대중 정부에서 통일부 장관을 지낸 정세현 전...

www.khan.co.kr

 

“北 관심끌기 먹히지 않을 것”…미첼 리스 前 미국무부 정책기획국장

미첼 리스 윌리엄 앤 메어리 대학 국제학부 부학장(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사진)은 4일(현지시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로 6자회담 전망이 어두워졌지만 그렇다고 미국이 과거처럼 북한에 회담 복귀를 구걸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의 대북 특별대표 물망에 올랐던 그는 “(로켓 발사에도) 북한 문제는 오바마 행정부의 제1 과제가 될 수 없다”고 강조, 북한의 관심 끌기 노림수가 먹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북한이 왜 장거리 로켓 발사를 강행했다고 보나.

“다목적 메시지인 것 같다. 이명박 정부에 분노하고 있고, 일본은 (2·13 합의에 따른) 대북 중유 지원을 하지 않으면서 납치자 문제를 강조하고 있다. ‘친애하는 지도자(김정일)’가 소문과 자신의 건재함을 보이려 한 것 같다.”

-6자회담은 다시 겉돌 가능성이 높아졌는데.

“6자회담은 지난해 여름 약간의 진전을 보았지만 매우 느리고, 좌절스러운 진전이었다. 북한이 돌아온다면 더 많은 진전을 볼 수도 있다.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는다면 정작 오바마 행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별로 없다.”

-오바마 행정부가 로켓 발사를 계기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바꿀 것으로 보나.

“그렇게 되지 않기를 바란다. 미국에는 국내, 국제적 금융위기가 더 중요하다. 아프가니스탄 및 이라크 상황도 좋지 않고 중동 평화협상도 걸려 있다. 북한 문제도 중요하지만 오바마 팀의 제1 우선순위가 될 수 없다.”

-오바마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 게 바람직한가.

“북한에 대해 6자회담 복귀를 구걸해서는 안된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원하는 것을 얻을 때까지 위기를 고조시킬지 모른다. 과거 미국의 대응은 이성적이지 못했다. 방코델타아시아(BDA)의 북한 자금을 돌려주지 않겠다고 했다가 회담 복귀를 구걸하며 돌려줬다. 양자대화를 하지 않는다고 했다가 핵실험 몇 주 뒤 크리스토퍼 힐 차관보가 양자 만남을 가졌다. 결국 평양이 보기엔 도발적인 행동을 할 때마다 보상을 받았는데 왜 도발을 하지 않겠는가.”

-미국이 독자적으로 가할 제재에는 어떤 것이 있는가.

“유엔 안보리 행동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행동을 예견하기는 어렵다. 다자적, 국제적 제재는 어려울 것 같다. 미국이 일방적인 대북 행동을 취할 수는 있다. 하지만 미국은 6자회담을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미국은 이론적으로 (국내, 국제법적) 제재 수단을 갖고 있지만 실제로는 쓰기 어렵다.”  <워싱턴 | 김진호특파원 jh@kyunghyang.com>

 

“보즈워스 대표 방북 가능성”…스캇 스나이더 美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

스캇 스나이더 미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센터 소장(사진)은 4일(현지시간) “장거리 로켓 발사 뒤 북한의 다음 행보는 미국의 반응에 달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서를 통해 북한의 벼랑끝 전술을 이론적으로 파헤친 바 있는 스나이더 소장은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북한이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고 판단한다면 위기를 극대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예상되는 북한의 다음 행보는 무엇인가.

“6자회담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거나 위기를 더 고조시키거나 둘 중 하나다. 발사 목적은 국내 정치적 요인과 대미협상전략이 얽혀 있다. 북한은 다음 단계로 옮겨가기 전에 목적 달성 여부를 점검할 것 같다. 위기-대화-위기가 반복되는 게 북한의 행동 패턴이다.”

-북한이 기다리는 반응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일단 유엔 안보리 움직임을 주목할 것이다. 제재 목소리도 있지만 제재가 회담을 연기시킬 것이라는 인식이 있다. 강한 결과가 나온다면 금방 회담 테이블로 돌아가기 어려울 것이다. 문제는 미국 내 (강경파의)반발이다. 워싱턴 정계의 반응도 변수다.”

-미국은 어떤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는가.

“미국은 일단 과잉 반응을 자제하고 있다. 금융위기·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문제가 있는 데다가 과잉 반응은 북한을 자극할 것이기 때문이다. 향후 취할 대안적 행동을 불가능하게 할 것도 우려하는 것 같다.”

-버락오바마 행정부의 ‘강력하고 직접적인(tough and direct)’ 대북외교도 시험대에 오른 것 같다.

“오바마의 대북정책은 사람들의 평가에 달려 있다. 어떤 사람들은 말한 대로 했다고 할 것이고, 다른 사람들은 약속을 어겼다고 할 것이다.”

-미국이 기다리는 신호는 무엇인가.

“스티븐 보즈워스 대북 특별대표가 방북할 가능성이 높다. 누가 상대역으로 나오는지가 향후 미·북관계의 시험대다. 강석주 외무성 제1부상이 나온다면 미국은 대화에 대한 북한의 진지성을 평가할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미국은 좌절감을 느낄 것이다.

-남한 정부의 대량살상무기확산저지구상(PSI) 전면참여 결정이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남북관계는 이미 후퇴했기 때문에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 같다. 더 이상 나빠질 수 없는 상태가 아닌가. PSI를 둘러싼 한국 내부의 갈등은 (현 국면에서) 별로 중요한 것 같지 않다. 어차피 상징적 조치에 불과할 것이다. 아직까지 오바마 행정부는 PSI를 강조하지 않고 있다.”  <워싱턴 | 김진호특파원>



원문보기:
https://www.khan.co.kr/politics/north-korea/article/200904051745505#csidx96514bdb6a2a3f983768f6617a0feb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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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직 뒤 유라시아 지역과 협력 플랫폼을 만들겠다는 생각은 갖고 있었죠. 그러다가 에스디지(SDGs)가 내비게이션이 될 수 있다는 걸 알았어요. 흐릿했던 밑그림이 분명해졌습니다.”

퇴직 외교관들이 활동하는 무대는 대개 정해져 있다. 강단에서 경험을 공유하거나, 종종 국제관계 세미나에서 패널로 참가한다. 또는 특정 국가에 구축한 인맥과 전문지식을 활용해 기업 컨설팅을 하는 게 적지 않은 외교관들의 ‘시즌2’이다. 

권도현 기자

36년 외교관 생활의 태반을 유라시아에서 보낸 이양구 전 우크라이나 대사(61)는 다소 결이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어느 현직보다 분주한 ‘외교 일정’을 소화하고 있는 그를 지난달 22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 접견실에서 만났다.

그와의 대화는 ‘기승전SDGs’로 귀결된다. 유엔이 2030년까지 추진하는 ‘지속가능한개발목표(SDGs)’를 제2 인생의 향도로 삼았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를 중심으로 미국, 영국, 이스라엘, 폴란드, 아일랜드의 대학, 기업, 연구기관, 지자체, 중앙 정부가 참여하는 바이오메디컬헬스케어 플랫폼 구축. 우크라이나 르비우 바이오 클러스터 건설 합의. 코로나19로 발이 묶였지만, 그가 퇴직 첫해인 작년 온·오프라인에서 발품을 판 결과물들이다.

작년 11월엔 국내 민간협의체 STS&P와 유엔의 조달청 격인 유엔사업서비스기구(UNOPS)의 연례 콘퍼런스 공동집행위원장으로 유엔 글로벌혁신센터(GIC)를 창원에 유치하는 데 역할을 했다. GIC는 유엔 목표에 걸맞는 스타트업이나 중소기업을 발굴해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비상장 스타트업)’으로 키우는 곳이다.

권도현 기자

유엔의 목표는 극심한 가난과 굶주림 종식, 건강 및 웰빙, 기본교육 달성, 젠더 평등, 깨끗한 물 및 보건, 지불 가능한 청정에너지, 모성보건 등 17개다. 산업·기술혁신·인프라 건설을 추진하지만 존중받는 노동과 양극화 개선, 지속 가능한 도시, 책임 있는 소비·생산, 기후행동, 해양 생물 및 생태계 보존, 토양 환경, 평화·정의·강한 제도 등을 포함한다. 숫자로 설명하면 총 17조달러의 블루오션이다.

이 전 대사는 “SDGs는 우리가 가장 잘할 수 있는 미래의 일자리이자 먹거리”라고 자신 있게 말했다. 왜 그럴까. SDGs의 마지막 목표인 ‘목표달성을 위한 파트너십’을 들여다보면 답이 나온다. 자칫 고립된 채 소멸될 수 있는 개개의 목표들을 엮어내는 ‘마술’의 출발점이기 때문이다.

각각의 개발목표는 다시 하부 항목으로 분화한다. 그가 지난해 한국능률협회 컨설팅을 거쳐 자신만의 전략을 손에 쥔 까닭이다. 

“수많은 개발 목표들을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여러 단계의 네트워킹을 거쳐 더 큰 가치사슬로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구상이 명확해졌다.” 생명체와의 차이는 자가증식을 하는 게 아니라 누군가 연결을 해주어야 한다는 점이다. 그는 바로 그 연결자 역할을 떠맡았다. 

권도현 기자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등 익숙한 유라시아가 주 활동무대다. 그는 “일대일로 사업처럼 유라시아에선 강대국이 하면 지정학적 오해를 받기 쉽지만, 한국처럼 중견국이 주도하면 신뢰자산을 얻기가 쉽다”고 강조했다. “미·중 경쟁의 시대, 유라시아에 가치의 비단길을 여는 것이야말로 한국이 기여할 최적의 어젠다이자 임무”라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이 전 대사는 특히 한국의 보건·방역·폐기물 재처리 기술·스마트팜을 유망 분야로 꼽았다. 우크라이나의 바이오 클러스터는 방역물품 수출을 넘어 현지생산과 유럽 공동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그는 마지막으로 “SDGs는 젊은 기업가뿐 아니라 은퇴를 앞둔 5060에게도 기회의 창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팜의 경우 직접 농사를 지을 수도 있겠지만, 조합을 구성해 일감과 문화, 가치를 연결하며 글로벌 공동체와 만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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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측, 문화적 토양 공유
북, 갈마관광지구 추진 중
강릉·제진 철도 연결 땐
북도 원산·제진 구간
추진할 가능성 높아

 

“원산갈마지구 사진을 보면 북한이 국가적 혼을 쏟아부어 개발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게 활성화되지 않을 경우 북한이 감당해야 할 리스크를 생각해봐야 하죠.”

 

강릉은 원산을 열망하고 있었다. 지난 4일 강원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열린 북방협력포럼에서 만난 김한근 강릉시장(57)은 “강릉과 원산은 분단 전까지만 해도 한 생활권”이었다는 말부터 꺼냈다. 과거에도 원산과 강릉을 한 생활권으로 묶은 것은 길이었다. 강릉에서 서울을 오가려면 원산까지 올라가 경원선 철도를 이용해야 했기 때문이다.

 

김한근 강릉시장이 지난 4일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영동 해안지방은 고대부터 문화적 토양을 공유하고 있기도 하다. 추석이 아닌, 단오가 가장 중요한 명절이다. 원산과 강릉 사람들은 단오에 함께 씨름을 했고, 공을 찼다. 1924년 일제가 중단시키기 전까지 강릉·원산 축구대회가 있었던 연유다. 그는 “두 도시 간 성인 축구대회는 1915년부터 부정기적으로 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전했다.

 

김 시장은 재작년 8월 방북길에 북한 민족화해협의회 측에 강릉·원산 축구대회 부활을 제안했지만 성사되지 않았다. 원산 시내 축구경기장을 비롯한 인프라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생각했던 도시 간 1 대 1 교류의 조건이 되지 않았다. 여건이 되는 대로 꼭 다시 잇고 싶은 두 도시의 인연”이라고 강조했다.

 

김 시장은 “강릉 사람들은 (정치적 입장이 다르더라도) 축구와 관련된 일이면 모두 한마음이 된다”면서 “강릉을 ‘구도(球都·공의 도시)’라고 부르는 이유”라고 말했다. 실제로 도농통합 전까지만 해도 단오제 농상전(강릉농고와 강릉상고 간 축구 정기전)이 열리면 시 전체가 마비될 지경이었다. 그러나 축구는 두 도시 간 인연의 한 가닥일 뿐이다.

 

강릉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추진하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사업에 주목하고 있다. 원산과 강릉을 배후도시로 두고, 설악산과 금강산을 아우르는 관광특구를 꿈꾼다. 강릉 역시 올 1월 부산·전주·목포·안동과 함께 전국 5대 관광거점도시로 선정된 터이다. 

 

 

지난 12월 4일 강릉 씨마크호텔에서 '북방협력과 물류종합시설의 전개방향'을 주제로 열린 정책토론회. (사)남북물류포럼(대표 김영윤박사)과 강릉시가 주최한 토론회에선 강릉이 환동해경제권의 중심도시 역할을 할 방안이 모색됐다. 김영윤 대표의 '남북관계 전망과 북방물류 전개방향',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본부장의 '북방물류의 한반도 연결과 물류인프라 문제' 주제발표 뒤 패널들이 토론하고 있다. 

 

 

하지만 유라시아 횡단열차는 물론 원산 공항이나 크루즈 정박시설을 신축하는 것은 요원한 일이다. 그가 “우선 우리의 육상 인프라를 활용해 갈마지구 연결을 도모하는 게 현실적”이라고 보는 까닭이다. 김 시장은 “강릉에서 제진(남측 동해 최북단역)까지 철도가 연결되면, 제진~원산 구간은 북한이 경제적 이득 때문에라도 우선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중국의 선전특구 실험을 현지에서 지켜봤습니다. 중국도 처음엔 멈칫멈칫 조심스러웠지만, 어느 순간 먼저 확 잡아끌더군요. 북한 역시 이미 원산갈마지구에 너무 많은 투자를 해놓았기 때문에 후진할 수 없어요. 지리적·정치적으로 평양에 미칠 영향이 적은 원산을 개방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거죠.”

 

지난 4월27일 열렸던 강릉~제진(110.9㎞) 동해북부선 추진 기념식에는 ‘평화와 번영, 대륙을 향한 꿈의 시작’이라는 거창한 의미가 실렸다. 그 전에 분계선 너머 ‘형제 도시’와 공이라도 함께 차자는 게 김 시장의 현실적 복안이었다.

 

김 시장에 따르면 함흥에서 원산, 강릉을 거쳐 울진까지 언어구조는 물론 사투리도 같다. 두 도시가 그라운드에서 만나면 남의 표준어도 북의 문화어도 아닌, 토착어로 이야기하지 않을까 싶다.

 

“방갑수다. 날래(빨리) 갑씨다.”

 

강릉 씨마크호텔이 들어선 강문해변. 웅숭깊은 전통과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강릉은 정부가 국가 차원에서 선정한 5대 관광거점도시의 하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해 건설하는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연계될 때 세계적인 관광 클러스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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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더십 코치로 인생 후반기 여는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

 

“리더는 저 멀리, 높이 있는 게 아닙니다. 모두가 자기 자신의 리더이자 자기 삶의 최고경영자(CEO)이죠. 내 삶의 리더십이 올바르지 않으면 성공한 삶을 살기 어렵죠.” 

 

1991년 창설멤버로 들어간 통일연구원에서 꼬박 20년 동안 ‘북한 전문가’로 밥을 벌었다. ‘인생 1막’을 마치고 은퇴한 지 9년. 지난 17일 서울 정동길에서 만난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66)은 ‘리더십 코치’라는 생뚱맞은 명함을 들고 있었다. 그는 어떤 변이 과정을 거쳤을까. 

 

서재진 전 통일연구원장이 지난 17일 서울 중구 정동길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가볍게 인터뷰를 제안했을 뿐인데, 서 전 원장은 예상 질문과 그에 대한 답을 A4용지 7장으로 빼곡히 정리해왔다. 예상 질문을 피해 질문하는 게 쉽지 않았다. 이준헌 기자 

 

현역 시절 내놓은 북한 관련 전문서적만 20권. 퇴직 후 거기에 한 권을 더 보태느니 리더십 분야의 책을 쓰고 싶은 생각이 들었다. 자신과의 약속을 지키는 데 10년 가까운 세월이 걸렸다. 

 

최근 그가 내놓은 책 <아들러 리더십 코칭>에는 표지부터 몇 개의 전문용어가 쓰여 있다. 부제는 ‘성숙한 리더를 위한 뇌과학과 심리학의 지혜’이다. 학자와의 인터뷰는 자칫 인터뷰이의 말에 빨려 들어가기 십상이다. 논리적으로 조근조근 설명하는 것을 수동적으로 듣다가 보면 인터뷰가 아닌, ‘공부’가 되기 때문이다. 대화를 뒤집어야 한다. 

 

그런데 리더를 위한 코칭이면 보통사람과 상관이 없는 게 아닐까. “군자는 태산에 걸려 넘어지는 게 아니라, 작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진다.” 그가 인용한 한비자의 말을 비틀어 ‘군자는커녕 사회적으로 명망 높은 리더도 아닌 사람들에겐 코칭이 어떤 의미인가’라며 딴지를 걸었다. ‘북한 사회를 평생 연구해온 전문가가 뜬금없이 심리학은 또 뭔가’라고도 반문했다. 그는 "연구원의 리더가 된 12년 전 처음 '리더는 단순한 보직이 아니다'라는 사실을 깨달았다"면서 연구 주제의 전이 과정을 설명했다. “리더들의 삶이건,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건 공감, 경청, 질문, 피드백(좋은 말로 비평하기)의 4가지 핵심기술이 인간관계를 규정한다”면서 예의 학문적 설명으로 돌아갔다. 

 

이준헌 기자


“아들러 심리학에서 배운 핵심은 인본주의였다.” 상대방의 감정과 욕구, 의견을 공감, 청취하고 질문을 던지며 그 답변에 피드백을 주는 게 인간사의 기본이라는 설명이다. “코칭을 공부하고, 타인을 코칭하면서 얻은 개인적인 기쁨은 아내는 물론 자식들과 며느리와의 관계까지 좋아진 것”이라고 말했다. 그가 인생 2막의 주제로 주저 없이 ‘코칭’을 선택한 연유다. 학자식 대화를 흔들겠다는 결기는 사적인 경험담에 무너지고 말았다.

 

사람은 누구나 어린 시절 열등감과 결핍감을 ‘초기 기억’으로 갖게 되며, 이를 극복하거나 메우기 위해 자기만의 ‘사적 논리’를 개발한다. 타인을 비난하고 짓밟는 것도 서슴지 않는다. 인생의 전반기는 일과 직장·결혼·공동체 생활이라는 3대 과제를 수행하기 위해 정신없이 내달리는 기간이다. 사적 논리가 인생의 답인 줄 착각하게 된다. 

 

그러다가 어느 날 문득 주변으로부터 “저 사람, 능력은 있는데 자기밖에 모른다. 인간적이지 않다”는 평을 듣고 주춤하게 된다. 바로 이 지점에 필요한 것이 심리코칭이다. 

 

“사적 논리의 근원이 된 열등감, 결핍감을 일깨워주는 게 코칭의 첫 단계다. 그다음 단계는 왜곡된 사적 논리의 ‘유심칩’을 공동감각으로 교체해주는 것이다.” “생존을 위해 사적 논리라는 ‘마음의 감옥’에 갇혀 전반기를 보낸다면, 인생 2막은 그 감옥에서 나와 공동체 감정으로 나아가는 것을 고민해야 할 시간이다.” 

 

한국 50대 재벌의 성장 과정, 신화가 된 김일성의 만주 항일투쟁, 주체사상의 이반, 북한 사회의 계급 갈등…. 그가 작별한 연구주제들이다. 북한 학계의 논의 내용과 구조는 그가 떠난 뒤에도 별로 달라지지 않았다. ‘한발 떨어져 바라보는 북한 전문가 집단을 총평해달라’는 질문을 던지자 선문답이 됐다.

 

“코치는 함부로 남을 평가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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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째 '날개짓'하고 있는 한국항공스포츠협회 오세훈 회장

백령도 괭이갈매기는 매년 6~7월쯤 서식지를 떠나 북행한다. 여름과 가을, 황해남도 옹진과 평남 증산, 평북 철산 등 해안지역에 머물다가 11월부터 남행한다. 서해안을 따라 전북 군산, 전남 영광·신안·진도·완도에서 겨울 한철을 지낸다. 일부는 제주까지 날아가 둥지를 튼다. 국가철새연구센터가 최근 발표한 괭이갈매기의 한해살이 이동경로다. (경향신문 5월24일 보도)

한반도의 허리를 끊어놓은 군사분계선(MDL)에 서 보면 가장 부러운 게 남북을 오가는 새들이다. 철새만도 못한, 분단국가 거주민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상념이다. 생각만 할 뿐 실행은 언감생심이다. 

오세훈 회장이 2006년 6월 남북왕복비행을 앞두고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구형 ‘평화의 새’로 시험운항을 하고 있다.  한국항공스포츠협회 제공

 

“그래, 내가 남북의 창공을 날아보자!” 오세훈 한국항공스포츠협회 회장(71)은 달랐다. 그가 북한과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1983년 KBS 이산가족 찾기 특별생방송이었다. 무작정 따라 울었다. 경기 평택 태생으로 분단은 남의 일로만 알았었다. 하지만 138일 동안 온 국민을 울린 실향민들의 애틋한 사연들이 그의 가슴에 쌓였다. 통일은 그후 삶의 굵직한 주제가 됐다.

1990년 1월7일 국토통일원(현 통일부)에 남북 비행 허가를 신청했다. 그 얼마 뒤 처음 방북했다. 1994년엔 예행연습이라도 하듯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롱청)에서 몽산포까지 서해를 횡단했고, 1년 뒤엔 광복 50주년 기념일에 서울 여의도에서 백두산 천지와 한라산 백록담의 물과 흙을 갖고 와 합수·합토식을 거행했다. 헬멧과 항공복에 ‘통일’ 두 글자를 명토박았다. 보이지 않는 창공의 분단을 초경량 항공기로 돌파하겠다는 그의 뜻에 남북 당국과 유엔사는 막을 명분도, 이유도 없었다. 2006년 6·15 공동선언 6주년을 맞아 평양(통일거리)~서울(광화문광장)~평양 비행일정을 천신만고 끝에 확정했건만, 이번엔 하늘이 외면했다. 때아닌 천둥, 번개 탓에 당일 미뤄야 했다. 그렇게 연기된 남북 종단비행은 14년이 지나도록 미망(未忘)으로 남아 있다. 일흔줄에 접어든 그는 아직도 꿈꾸고 있을까. 

지난달 22일과 26일 서울 성북동 북정마을과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그를 두차례 만나 근황을 물었다. 남북 교류·협력을 막은 5·24 조치 10년을 전후한 시점들이었다.

오세훈 회장이 지난 5월 22일 서울 성북동 북정마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30년 동안 이루지 못한 남북왕복비행의 꿈을 펼치고 있다. 우철훈 선임기자

 

“요즘은 매일 혼잣말로 중얼거립니다. 너무 많은 사람을 만난 거였죠. 내가 감당할 정도만 보고, 감당할 수 있는 사람들만 만날 것을….” 
젊어 기계체조로 몸을 단련했고, 베트남전에 참전해 상이군인이 됐다. 특수부대에 배속돼 37개월 동안 미군 헬기에서 전쟁터로 숱하게 뛰어내렸다. 조원 12명 중 4명만 살아남았다. 지금도 “한번 창공에 날아 올라가면 내려오기 싫어 하루 너덧시간을 체공한다”는 그는 대체 무엇을 후회하고 있는가.

5·24 조치는 2006년에 첫 삽을 뜨고 4년쯤 뒤 완공을 목표로 대동강변에 짓던 평양항공수상체육학교 건설을 중단시켰다. 완공 뒤 남으로 되가져왔어야 할 중장비도 두고 왔다. 북측 ‘최고 존엄’은 대동강변 대안지역에 학교부지 3만평을 흔쾌히 내주었다. “수상 스포츠를 위해선 대동강도 필요하다”고 하자 대동강 수면 3만평을 떼어주었다. 북측 인사들이 그에게 ‘오 선달’이라는 별명을 지어준 건 그즈음이다. 2008년쯤 마지막 방문 뒤 가보지 못한 학교부지는 미망의 출발점이다. 학교 건립에 32억원을 투입했다. 완공했더라면 6개반 60명의 학생들을 가르칠 계획이었다. 중장비 반입이 불가능해지면서 적지 않은 보상금을 물어줘야 했다. 정부가 교류·협력비용의 절반을 부담하는 매칭펀드는 남의 일이었다. 

한·중 수교 2주년이던 1994년 6월2일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서 ‘통일호’를 타고 이륙, 8시간 35분 뒤 서해 몽산포에 착륙한 오세훈 회장. 이날 서해 횡단비행으로 초경량비행기 최장거리(674㎞) 및 최장시간 비행기록 보유자로 기네스북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그의 헬멧에 쓰인 '통일'이 말해주듯, 그가 날고 싶었던 창공은 군사분계선 위, 조국의 하늘이었다.  한국항공스포츠협회 제공

 

“남북 경협 차원에서 북에 투자했던 남측 기업들은 보상이라도 받았죠. 사회문화 교류에 나선 사람들의 피해는 지금까지도 외면받고 있습니다.” 애당초 돈을 벌려고 북에 다가간 건 아니었다. 하지만 북한 최고 지도부의 신뢰를 얻은 그에게 많은 사람들이 사업, 행사 주선을 부탁했다. 부산 해운대 해변에 모래가 부족하다고 해서 황해남도 해주의 군부대 철조망을 들어내고 바닷모래를 실어 오는 일도 알선했다. 남측 바지선은 아직도 해주 앞바다에 묶여 있다. 그는 “작은 손들이 모여 진실되게 진행되던 사업들이 많았다. 나 때문에 투자해서 후회하고 가슴 아파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고 안타까워했다. 문재인 정부가 들어섰지만 달라진 건 아직 없다.

‘통일’을 화두로 북에 다가갔지만, 그의 교류사업은 ‘평화’로 주제를 바꿨다. 1997년인가. 북측은 통일을 강조하는 게 께끄름했던 것 같다. 한 북측 인사는 ‘최고 존엄’의 전언이라면서 “통일 대신 평화라는 말을 써줄 것”을 당부했다. ‘평화의 새’라고 새긴 항공복을 새로 만들었다. 

오세훈 회장이 평양의 류경 정주영체육관 실내에서 북한 문재덕 체육상에게 초경량항공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현실은 굉장히 비관적입니다. 가짜가 진짜가 되고, 진짜가 가짜가 되는 세월에 너무 지쳤고요. 평생 우리 민족 하나되자고 별의별 일을 다 겪었는데, 학교만 정상 건립되면 아무 미련이 없겠어요….” 그사이 그는 학교 개교 뒤 자체적으로 운영재원을 마련토록 김치공장 설비들을 마련해 놓았다. 하지만 북측은 최근 총련 관계자 등을 통한 접촉 과정에서 유엔 대북제재를 염두에 둔 듯 “교장 선생님, 쇠붙이는 미국이 말리는 것”이라고 전해왔다. 저들도 알고 있는 것일까. 원상회복이 어려움을. 

올해는 처음 방북 신청을 한 지 30년이 되는 해다. 북측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 개천절을 비행일로 잠정 결정하고, 5월쯤 평양에서 만나자는 제안이었다. 지난해 해외에서 3차례 실무협의를 했지만, 아퀴지어야 할 일은 적지 않다. 북측은 3년 전부터 학교를 강원도 통천으로 옮길 것을 제안해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는 원산·갈마 해안지구 인근이다. 10월2일 평양 통일거리에서 서울 광화문광장으로 날고, 이틀 뒤 다시 통일거리로 돌아가는 행사안을 세워놓았다. ‘남’과 ‘북’이 한 비행기를 타려 한다. 북측 인민배우 1명을 동승시킬 계획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탓에 5월 중 방북은 연기됐다.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도 그대로 넘길 공산이 크다. “이러다가 올해도 그냥 지나가는 게 아닐까….”

지난 5월 22일 서울 성북동 북정마을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면서 양손으로 제스처를 보이는 오 회장. 양 팔이 날개를 연상시킨다.  우철훈 선임기자

 

문재인 정부는 지난달 22일 남북 교류에 강한 의지를 다시 내보였다.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우리가 남북 교류와 또 한반도 평화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5·24 조치가 더 이상 장애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5·24 조치 폐지를 추진할 경우 예상되는 불필요한 남남갈등과 그보다 더 촘촘한 유엔 대북제재를 감안해 제도적 현상을 유지하되 “‘장애’를 더 이상 장애로 보지 않겠다”는 ‘정치적 의지’를 내보인 것이다. 당장 뭘 하겠다는 건 아니다. 문 대통령이 신년사와 취임 3주년 기자회견에서 강조한바, “이제는 북·미 대화만 바라보지 말고 남북 간에 있어서도 할 수 있는 일들은 찾아내서 해 나가겠다”는 의지를 재차 확인하는 데 무게가 놓인 다짐으로 읽혔다. 

지난 23일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 계단에서 각계 대표가 모여 ‘남북공동선언 이행과 5·24 조치 즉각 해제’를 촉구했다. 6·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 학술본부와 남북경총통일농사협동조합,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남측 본부, 평화재향군인회 등 45개 단체가 참가했다.

이명박 정부가 천안함 사건 이후 대북 응징 차원에서 시작한 5·24 조치는 되레 남측에 상당한 내상을 입혔다. 직접 경제손실은 9조4000억원, 간접 경제손실을 포함하면 약 27조원의 피해(2013년 11월, 남북경협기업비상대책위·현대경제연구원 연구용역 추산)가 발생했다. 북은 더 중국에 다가갔다. 통계청 남북교류협력시스템에 따르면 북·중 교역과 남북교역 간의 비율은 2009년 1.6배에서 2018년 87.8배로 늘어났다. 정부는 일반교역 및 위탁가공과 경제협력, 비상업적 거래 등에 참여한 남측 기업 511곳에 1606억원 규모의 지원을 제공했다.

왼쪽 다리에 가락지 형태의 위치추적발신기를 부착한 괭이갈매기. 국립생물자원관 제공

 

각계 대표들은 “문재인 정부는 입으로만 ‘남북합의 이행’ ‘남북 협력’을 말했지 실제로는 한·미동맹, 한·미공조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고 미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왔다”라며 남북관계 파탄의 책임을 돌렸다. 하지만 북한의 핵·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과 이에 따른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는 작년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이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미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대북제재의 견고한 유지를 강조한다. 북은 ‘삶은 소대가리’와 ‘겁먹은 개’를 운운하며 남북 간 소통을 차단해왔다.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에서 문재인 정부는 과연 북으로 가는 길을 뚫어낼 것인가. ‘경제’ 앞에 놓인 ‘평화’ 문제를 먼저 풀어낼까. 북은 이에 응할 것인가. 그 의문의 끝에 오 회장의 소망이 놓여 있다. 

오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문재인 정부에 기대하고 있는 게 사실”이라면서 각계의 공동기자회견문에 동의했다. 하지만 상황은 전혀 나아지지 않았다. 그의 염원은 이산가족들의 한처럼 제자리를 맴돌다가 소멸될 것인가. 오 회장은 현실에 갑갑해하다가도 비행 이야기만 나오면 눈을 반짝였다. 초경량 비행기는 높이 올라갈수록 안정된다. “4000m 이상 올라가면 산소가 부족해져요. 그런데 왜 기를 쓰고 올라갈까요. 그정도 올라가야만 제트기류가 비행기를 뒤에서 밀어주기 때문이죠.” 개천절 비행에 나설 신형 레보 비행기(912ULS·중량 250㎏)를 새로 장만해두었다. ‘평화의 새’는 올해, 충분히 높이 날아오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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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우, 이게 정말 DMZ(비무장지대) 맞아? 이리 아름답다고? 어디가 노스코리아(북한)인 거지?” 

평범한 미국인들에게 DMZ의 이미지는 고정관념 속에 갇혀 있다.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남과 북의 병사들이 선글라스를 쓴 채 무표정으로 대치하는 모습만 연상한다. 재미동포 영상 콘텐츠 기획자인 나디아 조(47)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초 미국 공중파 TV 제작팀과 DMZ를 찾은 까닭은 그러한 통념을 깨기 위해서였다. 지난 20일 서울 새문안로 경희궁에서 그를 만났다.

“강원 고성 통일전망대에 안내하니까 저마다 탄성을 지었어요. (남과 북의) 아무런 경계도 안 보이고, 너무도 평화롭고 아름다운 풍경에 놀랐죠. 그러한 시각효과가 굉장히 중요한 것 같아요.”

나디아 조 ‘정 컬처&커뮤니케이션’ 대표가 지난 20일 서울 새문안로 경희궁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며 웃고 있다. 권호욱 선임기자

 

작년 동행자들은 NBC 방송의 라이프스타일 여행 프로그램 <퍼스트룩(First Look)> 제작팀. 경기도 연천군에 함께 갔을 때는 남의 비옥한 땅에서 수확한 곡물과 북에서 흘러내려온 한탄강과 임진강의 깨끗한 물로 빚은 ‘남토북수(南土北水)’ 막걸리를 함께 마셨다. “북한에서 내려온 물을 우리가 마시고 있는 거다”라면서 “이게 바로 평화의 레시피(조리법)”라고 소개했다. 그는 “DMZ의 수려한 풍경도, 남토북수 막걸리도 만든 게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팩트가 아닌가요”라고 반문하며 미국 전통 미디어들이 소비해온 DMZ 이미지를 깨트리는 접근이 많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추진 과정은 쉽지 않았다. 여전히 한반도는 위험한 곳이라는 생각들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NBC 방송 측은 편집을 할 때도 법무팀을 배석시켜 법적 검토를 했다. 그의 모친이 평양 출신 실향민임을 소개하는 장면에서 ‘탈출(escape)’이라는 단어를 삭제토록 했다.

올해 초 방한, DMZ와 2020 평창평화포럼을 묶어 다큐물을 만든 ABC 방송 <모어인커먼(More in Common)> 제작팀의 반응도 마찬가지였다. “우리가 한반도를 너무 몰랐다”고 인정했다. 투자가 짐 로저스를 비롯한 포럼 참석자들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 또는 평화를 바라보는 다양한 시각을 담았다. 사람들 사이에서 공통점을 찾고 그 안에서 소통하자는 콘셉트의 프로그램이다.

뉴욕 브로드웨이와 서울 테헤란로에 각각 사무실을 두고 9년째 문화 콘텐츠 기획사 정(情) 컬처&커뮤니케이션을 운영하는 조씨는 자신의 직업을 “미국인들이 공감하는 한국적 아이템을 다양한 플랫폼으로 만들어 내는 역할”이라고 정의한다.

2017년 7월 베를린영화제 초연과 동시에 넷플릭스 ‘셰프의 테이블’에 방영한 정관 스님의 사찰음식 편에서 그 역할은 첫 성공을 거뒀다. 백양사 천진암까지 찾아온 뉴욕타임스 전문기자는 정관 스님을 ‘음식의 철학자’로 표현했다. 

올해는 남북체육교류협회 및 시애틀 프로축구 구단 사운더스와 함께 시애틀 또는 북한에서 국제유소년축구대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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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한국이 몇 번 연합훈련 취소 또는 연기 결정을 내리니까 북한은 더 많은 연합훈련을 취소하라고 압박을 가하고 있지 않은가.” 2020 평창평화포럼 참가차 방한한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동아·태차관보(67)는 남북관계 진전을 위한 한·미 연합훈련 취소에 단호하게 반대했다. 그는 “한번 박스를 열면, 다시 닫기 힘들어진다”면서 유화주의의 폐해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터뷰는 10일 강원 평창 인터콘티넨탈호텔에서 이뤄졌다. 

 

힐 전 차관보는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대북 개별관광 및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부정적인 의사를 내보이는 것과 관련, “미국은 분단에서 비롯된 한국인들의 정서를 우선 이해해야 한다”면서도 다소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다. 북핵 6자회담 미국 수석대표와 주한 미국대사를 거쳐 차관보로 북핵협상을 이끌었던 그의 생각은 여전히 비핵화 협상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다. 전날 포럼 강연 중 북·미 간 신뢰 부족 탓에 핵문제 해결이 안되고 있다는 지적에 “비핵화 문제에 관한 한 신뢰보다는 검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던 주장의 연장선상에서 의견을 내놓았다.

 

크리스토퍼 힐 전 미국 국무부 차관보가 10일 강원 평창 인터콘티넨탈 호텔 라운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그는 커피 주문을 받아간 호텔 여종업원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 것을 보고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증후군 때문인 건 알겠지만, 왜 모든 사람이 마스크를 쓰고 있는지 참 이상하다"고 말했다.       김진호 국제전문기자

 

힐 전 차관보는 지난해 2월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에서 북한 측이 영변 핵시설 폐기를 대가로 제재 완화를 요구했던 것과 관련해 “일단 대화의 시작점이 될 수 있었다는 점에서 흥미로운 아이디어였다”고 평가하면서도 검증 문제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라면 우선 영변 지도를 펼치고 건물 하나하나의 목적을 북측에 물었을 것”이라면서 “북측이 충분히 세부사항을 내놓지 않으면 다음날 오전 9시 다시 만나자고 하고, 그다음날도 답이 없으면 다시 다음날 9시에 만나자고 하는 방식으로 대화를 계속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 연합훈련 취소·연기 등 
북 압박에 섣불리 타협 말야야
대북 개별 관광엔 ‘유보적 견해’ 
핵보유 인정, 북 버티기 돕는 것
미 대선 이전 대화 가능성 낮아
 

 

그러면서 북·미 정상이 불과 4~5시간의 협상으로 이 문제의 해결을 시도한 점을 개탄했다. 힐 전 차관보는 “트럼프 대통령은 하노이에 도착하자마자 떠나고 싶어 할 정도로 주의가 산만한 상태였다”면서 “4~5시간이라고 해야 통역 시간을 빼면 2~3시간에 불과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그러나 한국과 미국이 북한의 압력과 위협에 타협책을 내놓는 것은 강하게 반대했다.

 

그는 미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북한의 핵보유를 잠정적으로 인정하고 일단 북한의 부분적인 비핵화와 주한미군 감축을 교환하는 방식의 핵군축회담을 시작하자는 밴 잭슨 빅토리아대 교수의 아이디어에 대해 “전적으로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학자들의 토론 주제로는 흥미롭겠지만 죽느냐, 사느냐의 (비핵화) 문제를 다룰 때는 그다지 흥미로운 아이디어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결국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자는 아이디어는 북한이 견디기만 하면 미국이 숙이고 올 것이라고 북한에 알려주는 것과 다를 게 없다”고 지적했다. 

 

힐 전 차관보는 “(북한의 완전한 투항을 강요하는)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북한의 위협에 굴복하는 아이디어를 내는 사람들 사이에 많은 대안(middle ground)이 있다”면서 북한의 핵보유를 원천적으로 거부하는 근본에 충실한 비핵화 협상의 중요성을 거듭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북한도 트럼프 대통령도 서로 잡음을 내려 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오는 11월 미국 대선 이전에 북·미 협상이 돌파구를 마련할 가능성을 낮게 봤다. 그는 “트럼프는 북한이 조용히 있기를 바랄 것”이라면서 “많은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가 북한 문제를 이미 해결했다고 생각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대통령이 등장할 경우 미국의 대북 정책과 관련해서는 “오바마 행정부보다는 비핵화 협상에 더 문을 열어놓아야 할 것 같다”면서 “미국과 중국 간에도 한반도 문제에 관한 대화 노력을 강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국무부 재임 중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그는 김계관 현 북한 외무성 고문과 베이징과 뉴욕, 제네바 등지에서 40여차례 협상을 했다. 힐은 20만명의 사망자와 수백만명의 난민을 낳았던 보스니아 전쟁을 평화적으로 매듭지은 1995년 데이턴 협상에서 타고난 협상가(negotiator)의 진면목을 각인시켰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 협상에서는 그의 협상 노하우도 통하지 않았다. 한적한 시골에 자리잡은 미국 콜로라도 덴버 대학에서 9년째 교수생활을 하고 있는 그가 여전히 협상가의 마인드로 한반도를 바라보고 있는 연유인지 모르겠다.

 

 

크리스토퍼 힐 전 차관보가 국무부 동아태국을 떠난 2009년 봄, 한국언론의 워싱턴 특파원단이 버지니아 패어팩스의 한국음식점(우래옥)에서 송별연을 마련해주었다. 그 자리에서 힐과 찍은 사진이다. 사진을 보여주니 힐은 "아, 그때는 내가 젋었었네~"라고 탄성을 내놓았다. 세월도 사람도 바뀌었지만, 한반도 문제는 여전히 그 자리에 멈춰있다. 그는  내게 "영화 <Groundhog day>를 본적이 있냐"고 물었다.                김진호 국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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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20.02.12 18:5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랜만에 크리스토퍼 힐 대사와 커피를 한잔 나눴다. 32년 외교관 생활을 마치고 한적한 시골의 대학강단으로 돌아간지 9년이 됐지만 그는 여전히 피끓는 협상가(negotiator)였다. 한-미 협의의 중요성을 몇번이나 되풀이 강조한다. 그 말은 그가 보기에 한미 협의가 없거나, 거의 없다는 말일 터....

“베트남은 (2020년) ASEAN 의장국으로 한반도가 포함된 지역과 세계의 평화와 안정 및 안보를 보장하기 위해 적극적인 기여를 할 것입니다.” 


한국을 공식방문 중인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65)는 지난 25일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베트남과 동남아국가연합(ASEAN)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응우옌 총리는 함반도 비핵화와 관련해 “베트남의 일관된 입장은 한반도 비핵화를 지지하고 각측이 대화의 동기(모멘텀)를 유지하며, 합의사항을 충실히 이행하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라면서 이같이 다짐했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 사진/주한 베트남 대사관 제공

 

응우옌 총리는 “(한반도 문제의) 각 측은 한반도의 지속가능한 평화를 유지하는 것을 지향해야 한다”면서 “베트남·한국 양자관계가 모든 분야에서 발전되고 있는 것이 ASEAN·한국 간 전략적협력동반자관계를 강화시키는 데 공헌하고 있음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양국 국민 간 교류 및 국방·안보·문화·교육·체육·관광 협력도 심화발전됐다”고 평가했다. 2018년 3월 문재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당시 합의한대로 “양국이 지속가능하면서도 균형적 교역을 추진해야 한다”면서 2020년까지 교역 총액 1000억 달러를 달성키로 합의한 것을 상기시켰다. 

 

지난 2월 베트남을 국빈방문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면담했던 응우옌 총리는 그러나 북한·베트남 관계에 대한 평가 및 전망에 대한 답을 내놓지 않았다. 한국과 경제분야의 협력을 넘어 중국을 의식한 안보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답을 내놓지 않았다.  

 

그는 한국과 양자관계 전반에서 중추로 양국 경제의 높은 상호보완성을 꼽으면서 “한국은 베트남에 대한 제1위 외국인 직접투자국인 동시에 2위 공적개발원조(ODA) 공여국이고, 3위 교역·관광 파트너”이며 “베트남도 한국의 4위 교역국”임을 강조했다.

 

응우엔 총리는 양국 관계의 미래와 관련해 “양국 정부와 국민의 강한 결심으로 전략적협력동반자 관계가 계속 효과적으로 강화발전되면서 역내 평화 및 안정, 발전에 기여할 뛰어난 성과를 많이 거둘 것으로 확신한다”고 내다봤다. 

 

2016년 취임한 응우옌 총리는 베트남 공산당의 최고 권력기구인 정치국에서 서기장(총서기)와 국가주석에 이어 서열 3위이다. 총리는 당 국방·안보협의회 부의장을 맡으며 임기는 5년이다. 하지만 2018년 9월 쩐 다이 꽝 국가주석 사망 뒤 응우옌 푸 쫑 서기장(75)이 2021년까지 주석직을 겸임키로 함에 따라 현재 서열 2위다. 남중부 쾅남성 출신으로 하노이 국립경제대학과 국립행정아카데미에서 경제학과 행정학을 전공한 경제통이다. 그는 25~26일 부산에서 열리는 한·ASEAN 특별정상회의 참석을 마치고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가 지난 26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 세션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경향신문은 응우옌 총리의 방한을 앞두고 베트남의 대북한, 대중국, 대미국 외교정책을 중심으로 11개 항목의 질문지를 주한 베트남 대사관을 통해 전달했다. 베트남 대사관 관계자는 지난 23일 “총리실에 문의한 결과 한국방문 일정 상 대면 인터뷰를 하기 어렵다”면서 서면 인터뷰를 제안했다. 대사관 측은 그러나 25일 ‘(답변 작성) 시간상의 제약’을 들어 질의 내용과 다소 거리가 있는 한·베트남 양국의 경제협력 및 한반도 문제에 관한 ASEAN 차원의 입장 등을 중심으로 답변을 보내면서 양해를 구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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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산 관광 하나 뚫지 못하면서 한국이나 미국이나 무슨 큰 이야기만 하고 있는지 답답하다. 우리(강원도)가 최전선에 서 있으니 죽을 힘을 다해 작은 돌파구를 열어보겠다. 1000만 국민 서명운동이 그 시작이다.”

 

최문순 강원지사(63)로부터 '강원도의 꿈'을 처음 들은 건 작년 광복절 무렵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 축구대회가 열리던 평양 김일성경기장 관중석에서다. 최 지사는 “속초항에서 원산까지 크루즈 뱃길을 열고, 양앙~갈마 공항 간 하늘길을 열어 육로와 함께 3개의 '평화의 길'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다짐했었다. 그로부터 1년여가 지났다. 강원도의 꿈이 시작되는 지점은 금강산이다. 하지만 금강산 관광의 재개는커녕 북측의 시설 철거 움직임에 길이 끊길 위기에 처하자 최 지사의 행보가 바빠졌다. 워싱턴, 서울, 고성 등지로 뛰어다니고 있다.  

 

“작은 공 굴려, 큰 공 만들자” 최문순 강원지사가 지난 18일 경기도 일산의 원마운트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던 중 양손으로 공 모양을 만들어 보이고 있다. 작은 공을 굴리는 마음으로 금강산관광 길을 뚫어야 한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김진호 기자

지난달 말 금강산 관광 재개 범도민운동본부 발대식을 가진 뒤 1000만 국민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지난 7~9일 워싱턴을 방문, 백악관 및 국무부 당국자들을 만나 금강산 관광 재개의 필요성을 설파하고 돌아왔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에 금강산 관광 재개를 비롯한 6개의 요구 또는 제안을 담은 서한을 간접 전달했다. 지난 18일은 가장 바쁜 날이었다. 강원 고성 비무장지대(DMZ)에서 전국 민간·사회단체 1000여명이 참석한 범국민참여 평화회의 및 서울 외신기자클럽 회견 등 두 개의 일정을 마치고 달려온 최 지사를 경기도 일산 원마운트의 남북체육교류협회 사무실에서 만났다.

 

최 지사는 “남북관계 나빠진 건 모두 배트 길게 잡고 홈런만 치려고 해서 그렇다”면서 “(세차례의 북·미 정상회동 시)큰 웃음, 큰 포옹, 큰 악수를 하고 난 뒤 곧바로 제재와 압박(choking)으로 북한을 압박하다보니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고 평창올림픽 1년 9개월이 지났다”고 개탄했다. 그가 제시한 해법은 “작은 공을 굴려서 큰 공을 만들자”는 소구전구대구(小球轉球大球)론이다. 한반도에 전운이 짙던 2017년 12월 중국 쿤밍에서 열렸던 제3회 유소년축구대회에서 북측에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공식 요청하면서 했던 말이다. 최 지사는 같은 말을 워싱턴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를 상대로 하고 왔다고 전했다. 그는 “대북 제재로 인한 (강원도의) 피해에 대해 미국 조야는 잘 모를 수밖에 없다”면서 이번 방미 금강산 홍보활동의 의미를 부여했다. 

 

서울 외신기자클럽 회견에서는 “금강산 관광을 재개하면 북한에 뭉칫돈(벌크캐쉬) 제공을 금한 유엔 안보리 제재 위반이 아니냐”는 의혹이 집요하게 제기됐다. 최 지사는 “과거 금강산 관광객들이 이용했던 버스운행회사 대표와 함께 회견장에 가서 북측에 냈던 30~50달러의 입경료 외에 모든 돈이 현대아산의 49개 협력사에 지급됐다고 설명했다”면서 “외신기자들도 어느 정도 수긍하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금강산 관광이 막힌 것은 2008년 박왕자씨 사태 이후 우리 정부가 내린 5·24조치 탓인데 안보리가 벌크캐쉬를 금지한 것은 2013년 제재에서부터인 만큼 소급적용할 수 없다”는 논리를 폈쳤다.  

 

그는 “우리 정부 입장은 (개별관광 재개 등으로)현상황을 돌파하던지, (북한과 미국을)설득하던지, 둘 중 한가지를 해야 하는데 어느쪽도 움직임이 없었다”고 짚었다. 이어 “북은 사람(에 대한 신뢰)을 보고 일하지, 자리나 직책을 보고 일하지 않는다”면서 “신뢰가 있는 사람들간에 일을 하게 놔두면 되는 데 통일부는 그동안 합의된걸 축소 또는 번복시키면서 불신이 쌓이게 했었다”면서 직전 통일부 수뇌부에 강한 불만을 내보였다. 

 

금강산 관광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달 금강산을 방문, “너절한 남측 시설들을 싹 들어내라”고 지시한 뒤 벽에 부딪혔다. 일각에선 '금강'을 포기해야 '금강'이 보일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종래 관광 방식이 아닌 북한이 국가적 역량을 투입해 개발한 원산·갈마 관광지구와 묶어서 새로운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는 말이다. 

 

최 지사는 “금강산 관강 재개가 어렵다면, 원산이라도 열자고 요구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라면서 북한 강원도와 남한 강원도 간의 관광교류의 물꼬를 트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남북 교류가 막힌 지난 1년 동안 '강원도의 꿈'은 계속 움직이고 있었다. 2만t급 크루즈선 1척(승객 620명 정원·컨테이너 300개 적재 규모)을 속초 항에 정박해놓았고 다른 1척의 구매절차가 진행중이다. 내년 3월 취항이 목표로 속초~원산 뱃길이 열리길 희망하고 있다. 플라이 강원 국제항공사를 설립, 당장 12월부터 운항을 시작한다. 양양~갈마, 양양~원산~나진선봉~훈춘~장춘~베이징으로 하늘길을 여는 것이 목표다. 

 

최 지사는 “강원도가 온라인으로 북한 관광단을 300명 모집했고 계속 모집하면서 (교착상황에) 구멍을 낼 생각”이라면서 “금강산 길을 막고 있는 게 남인지, 북인지 가려내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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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진단한다 - 下
GSOMIA는 한·미·일 모두 패자…미, 공정한 리더십을
중·러 합훈 늘어날 것…한·미동맹 재확인 통해 대응해야
북·미 협상 지지부진 뒤엔 모종의 ‘전술적 합의’ 있어 보여

 

대표적인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자인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지난달 27일 서울 한강로 국방컨벤션에서 한·일 갈등과 북·미 협상 등 동아시아 안보 이슈에 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국제정치학을 공부한 미국 시민으로 단언컨대, 미·일동맹과 한·미동맹 간에 우선순위나 위계질서는 없다.” 존 아이켄베리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64)는 한국 정부의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결정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한 반응에도 군사동맹국으로서 한국에 대한 인식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을 대표하는 아이켄베리 교수는 또 “미국은 한·일이 타협할 수 있도록 제3자로서 공정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면서 “현 사태는 한·미·일 모두 패자가 되는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말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제1회 세계안보학대회 참석차 방한한 아이켄베리는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8월29일자 인터뷰)와 마찬가지로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외교력 복원을 당부했다. 하지만 결이 달랐다.

 

현실주의 정치학자 월트는 중국의 미사일 개발 등의 악재로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달라졌지만 “미국의 ‘군사적 균형’이 강고하기에 생각만큼 큰 변화는 아니다”라며 과장할 필요가 없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아이켄베리는 “2002년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ABM) 조약 탈퇴부터 시작된 국제 핵무기 통제시스템의 붕괴”로 평가했다. 

“미국과 아시아 동맹국 간의 안보시스템을 뒤흔들려는 중국과 러시아의 움직임이 더욱 심해질 것”이라면서 현 상황을 ‘심각한 위기’로 진단했다. 이들은 그러나 한국이 동아시아 안보환경의 변화에 대응하는 최선의 전략은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입을 모았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이 ‘바라는 대로가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이해하려는 관점’이라면, 자유주의는 ‘개방성과 다자주의, 민주주의 국가들의 연대 및 협력적 안보 등을 공유하는 신념체계’다. 하지만 모두 미국 중심의 세계관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다음은 아이켄베리와의 일문일답. 

 

- 한국의 GSOMIA 종료 이후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반면에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한 일본의 조치에 대해서는 사실상 침묵하고 있다.

“이 문제에 관한 한 한·미·일 3자 모두가 패자다. 한·일 양국이 모두 서로 보복하려는 동기가 있는 만큼 미국은 한·일 모두와 대화를 해야 한다. 어느 한 나라를 빼놓을 수 없다는 말이다.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은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 간의 연대에 초점을 둬야 한다. 하지만 불행히도 트럼프 행정부는 동맹국들에 충분한 주의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 

 

- 한·일에 대한 미국의 차별적인 대응 탓에 ‘한·미동맹이 미·일동맹의 하부구조가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두 개의 동맹 간에 순위나 위계는 없다. 만일 미국이 어느 한 나라와의 동맹을 중시한다면 그 결과는 파괴적일 수밖에 없다. 미국이 내보낸 메시지들이 한·일 간에 다른 우선순위를 부여한 것이라는 해석에 동의할 수 없다.”

 

- 트럼프 행정부는 필요 이상으로 방위비 분담금을 요구하고 있다. 이런 동맹이 지속 가능한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은 양국 정부, 양국 국방부 간에 조용하게 대화할 문제다. 대화는 선의에 토대를 두고 세부사항을 검토하는 전문가적 관점에서 해야 한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도발적인 트위팅을 함으로써 무책임하게 행동하고 있다. 동맹관계는 물론 미국의 세계 리더십에 해를 끼치는 행위다. 동맹은 한국은 물론 미국에도 유익하다. 이게 분명한 원칙이다.” 

 

강윤중 기자

 

- 미·중 무역전쟁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미국 내에서는 중국의 지식재산권 침해 및 시장 접근 제한 국영기업 문제 등에 개입해야 한다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찬반 입장과 무관한 관심이다. 트럼프 행정부는 관세와 무역수지에만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미·중이 다뤄야 할 것은 ‘시장 자유화’의 문제다. 중국은 미국과 다른 시스템, 다른 구조이기에 내년에 민주당 대통령이 당선되어도 해결이 녹록지 않을 것이다.” 

 

- 미국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파기가 동아시아 안보환경에 주는 함의는 무엇인가.

“INF 파기는 예상됐던 문제다. 미국과 러시아 간 전반적인 군축 및 상호 자제 시스템이 붕괴되고 있는 현상의 일단이다. 2002년 미국의 탄도탄요격미사일제한(ABM) 조약 탈퇴로 시작된 일이기도 하다. 러시아 역시 조약을 위반함으로써 빌미를 제공했고, 중국의 미사일 개발이 동아시아 안보를 불안정하게 했지만 미국은 INF를 파기하는 대신, 군축외교를 시작했어야 한다. 냉전 및 탈냉전 이후 핵무기 통제의 틀이 무너지고 있다. 각국은 서로 상대의 의도를 의심해 무기를 늘려가는 ‘안보 딜레마’에 빠져 있다. 매우 위험한 시점이다. 서로 의심하는 대신 자제하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외교적 기회를 탐색해야 한다. 그게 황금률이다.” 

 

- 트럼프 행정부의 군축정책은 과연 무엇인가. 

“그런 정책이 있는지조차 모르겠다. 군축은 물론 모든 양자 간, 다자간 합의에 대해 불신을 갖고 있다. 존 볼턴(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극명하게 보여주고 있는 불신이다. 미·러가 보유한 1500여기의 핵탄두는 큰 위협이며, 계속 관리돼야 한다. 하지만 미·러 안에서 바른 소리가 안 나오고 있다. 중국은 (자신들이 빠진) 기존 체제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중국을 포함한 INF 협상 가능성을 어떻게 보나. 

“미·중 간이건, 미·중·러 간이건 중국이 포함된 INF 협상은 우리 시대에 가장 힘든 협상이 될 것이라고 단언한다. 트럼프 행정부에서는 없을 것이다. 냉전 시절 미·러는 군사력이 비슷한 대칭관계였다. ‘내가 X를 할 테니 너는 Y를 하라’는 방식의 협상이 덜 어려웠다. 반면에 중국은 신흥국가다. 미국과 군사력이 대등하지 않기에 서로 주고받을 게 적다.”

 

강윤중 기자

 

- 중·러 합훈이 늘어나고 있다. 최근엔 러시아 군항기가 독도 상공을 정찰했다. 한국이 안보환경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심각한 상황 전개이다. 갈수록 그러한 일은 더 자주 일어날 것이고 한국과 미국, 한·미동맹을 더욱 불안케 할 것이다. 쉬운 해법은 없다. 하지만 동맹관계를 재확인함으로써 중·러의 행보를 뒤로 물려야 한다는 신호를 보내야 한다. 동맹이 흔들린다면 한국이 자칫 동아시아에서 흔들리는 (군사적) 균형의 희생양이 될 수도 있다.”

 

-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 배치에 이어 미국 중거리 미사일의 한반도 배치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드는 그나마 방어용 무기이지만 미사일은 공격형 무기 아닌가. 

“방어형 무기라지만 사드 역시 중국에는 위협이다. 자신들의 미사일 억지력이 상실되기 때문이다. 지역 안보를 더 불안하게 만든다는 점에서 차이가 없다. 사드건, 중거리 미사일이건 위협의 원천이 제거되면 필요 없어진다. 군축협상이 긴요한 이유다.”

 

- ‘자유주의 국제주의자(liberal internationalist)’로서 지금까지 북·미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나.

“대북 제재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활동을 용납하지 않음을 알려준 중요한 신호였다. 하지만 제재는 외교를 통해 조정돼야 한다. 자유주의 국제주의자들은 합의를 중시한다. 핵무기 보유의 대가를 높게 지불토록 대북 압력을 늘릴수록 합의 가능성이 높아진다. 동시에 (미국과의) 관계 정상화를 통해 북한 스스로 핵무기를 내려놓도록 노력해야 한다.” 

 

- 북·미 협상이 가닥을 잡지 못하고 있는데. 

“트럼프는 김정은을 오랜 친구로 대함으로써 그에게 지위와 선물을 제공했다. 하지만 돌려받은 건 없다. 뉴욕 부동산 업계에서나 통할 뿐, 지정학적인 문제에서는 먹히지 않는 방식이다. 트럼프와 김정은 간에 모종의 ‘전술적 합의’가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북한은 장기적인 게임을 하면서 제재를 견뎌내고, 핵무기 보유를 기정사실화하려 할 것이다. 단계적(step by step) 협상은 양면이 있다. 미국은 긍극적인 비핵화를 원하지만,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한 채 제재를 피해 나가려 할지도 모른다. 그보다 단계적으로 양보를 교환하는 방식(step for step)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한다. 제재를 일부 완화해주고, 영변 핵시설을 파괴하는 방식이 좋다고 본다. 완전한 비핵화는 아니지만 최소한 핵무기 파괴 과정의 출발점이 될 수 있지 않겠나. 그 후에 다음 단계로 갈 수 있다.”

-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가 일상이 되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올해 말까지 셈법을 바꾸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했다.  

“새로운 길은커녕 핵·미사일 실험을 재개하는 낡은 길일 것이다.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트럼프가 용인하는 것은 어쩌면 현재 진행 중인 ‘드라마’의 일부분일지 모른다. 서로 자제하는 제스처를 보임으로써 양보를 교환하자는 신호일 수도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12월 이후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는 노력을 시작해야 한다. 한·일은 물론 중·러도 끌어들여 5개국 간 느슨하나마 공감대를 도출함으로써 북핵 문제를 다자화해야 한다.”

 

- 버락 오바마를 비롯해 역대 민주당 대선후보들에게 외교안보 자문을 해왔다.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이 이긴다면 동아시아 정책을 어떻게 펼칠 것으로 보나. 

“오바마 행정부와 비슷할 것 같다. 중국을 직접 상대(engage)하는 동시에 서로 (군비경쟁을) 자제하는 재균형을 시도할 것이다. 북한에는 제재와 외교를 함께 구사할 것으로 본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9012208005&code=910302#csidxc018a41c503777189e2124911edaae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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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9.09.02 15: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GSOMIA도 중요하고 조국 청문회도 중요하다. 하지만 우리는 자주 '큰 그림'을 놓치는지도 모른다. 한반도 부근에서 대체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것이 내 밥벌이의 책무라고 본다. 현실주의자 스티븐 월트에 이어 자유주의자 존 아이켄베리의 관점을 소개한다. 존은 현 시기를 탈냉전 이후 '동아시아 최악의 안보위기'로 진단했다.

  2. gino's gino's 2021.01.18 18:1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America’s Asia Policy after Trump
    Global Asia, December 2020 (Vol.15 No.4)
    By G. John Ikenberry

    The Donald Trump administration has left America’s foreign policy in ruins. Over four tumultuous years, President Trump engaged in an unprecedented exercise in geopolitical self-harm, conducting a wrecking operation aimed at the pillars of the US-led international order. Trade, alliances, arms control, environment, pandemic disease, human rights and democratic solidarity — in all these areas, Trump has undermined and sabotaged the accomplishments of 75 years of American global engagement. Across the world, multilateral co-operation has reached a low ebb. In the meantime, the world has watched in disbelief at the Trump administration’s mishandling of the pandemic and the dysfunctions of American democracy. The United States is weaker and less respected than it has been in decades.



    At this baleful world-historical moment, the new Joe Biden administration prepares to take office embracing a simple grand strategic goal: to reverse course and repair the damage. In the words of the old phrase borrowed by one senior American diplomat recently, when you are in a hole, “the first thing you do is stop digging.” No one thinks the US can return to the halcyon days of liberal hegemonic leadership. The world has moved on in many ways. But Biden and his team of internationalist-oriented advisors are clearly signaling that, as President-elect Biden has put it, America is “back, ready to lead the world.” What this means for American foreign policy is a return to the 75-year-old playbook in which the US exerts influence through a web of global and regional institutions, partnerships and coalitions of like-minded states. During the Obama administration, Antony Blinken, the incoming Secretary of State was responsible for building a coalition of countries to counter the ISIS threat in the Middle East. On the occasion of his nomination for Secretary of State, Blinken emphasized the same goal for American foreign policy in the post-Trump era: “We can’t solve the world’s problems alone ... we need to be working with other countries ... we need their partnership.” This is a strategic insight seemingly shared by the entire Biden foreign policy team. The first step after a disastrous four years is to rebuild the infrastructure of co-operative ties and partnerships — the webbing and circuitry of American global influence — upon which everything else depends.



    We can thus expect the US to return to an emphasis on diplomacy, multilateralism, security co-operation and coalition-oriented leadership. On its first day in office, Biden promises to rejoin the Paris Climate Agreement and the World Health Organization. A top priority will be to reassure allies in East Asia and Western Europe that the US will remain a provider of security. President-elect Biden has also signaled his interest in convening a “summit for democracy,” bringing together world leaders to affirm their commitment to democratic values and solidarity. This will be a tricky gathering to pull off. After all, who do you invite and what precisely do you seek to accomplish? But the proposal for a democracy summit illuminates a central thread of Biden’s emerging foreign policy. The US will seek to rebuild its position as a leader by emphasizing shared values and fostering collective action among like-minded states. If Trump sought to ingratiate himself with the world’s dictators and autocrats, Biden will seek to rebuild an updated version of a “free world” coalition.



    It is becoming increasingly clear that East Asia — and competition with China — will be at the heart of this reconstructed American foreign policy. Biden ran against Trump as a China hawk. Biden faulted the Trump administration for not calling out Beijing for its disgraceful treatment of the Uighur Muslims, which he has described as a “genocide,” and for not offering support to the beleaguered democracy protesters in Hong Kong. Of course, the Trump administration has targeted China as a growing adversary and it has embraced the strategic concept of a “return to great power competition.” But Trump’s main focus has been on trade and technology disputes, which from a Biden perspective is divorced from the larger and more profound source of the Chinese challenge. President Xi Jinping’s China is increasingly offering the world an illiberal alternative to American leadership and the liberal democratic order. It is a comprehensive challenge in which China is advancing an alternative model of modernity — one of capitalism without liberalism and without democracy — that will be fought in a future marked by revolutions in computing, surveillance, and artificial intelligence. The competition with China is not simply or primarily playing out on old geopolitical battlefields, but in laboratories, information campaigns, technology platforms and global alignments of values. In the Biden vision, this is a competition in which the US has to worry most of all about getting its own house in order. It will need to reinvest in science, education, public health and the sprawling post-war multilateral institutions that leveraged American power across the last 70 years.



    Reinforcing Biden’s view is a longer-term shift in thinking on China within the American foreign-policy establishment. Over the last decade, foreign policy experts associated with the Democratic Party have toughened their views on China. In the Clinton and Obama years, they welcomed China into the WTO and looked for ways to build a strategic dialogue and a collaborative global system, wagering a “liberal bet” that China would gradually move toward political openness and structural reform. There was also a hope that economic integration would mitigate security competition. The opposite has happened and, in the view of these experts, American foreign policy needs to adjust. Seen in essays by figures such as Kurt Campbell, the US needs to embark on a sustained effort at strategic competition, bringing all of America’s assets into play. This does not need to be a new Cold War. After all, America’s allies would not stand for this. But countries in Western Europe and East Asia are already stiffening their resistance to Chinese commercial and human rights transgressions.



    Biden’s reengagement with East Asia will follow the logic of this grand rethinking. The US will seek to reaffirm and rebuild its alliance ties with Japan, South Korea and its other partners across Asia. It will support informal groupings such as the Quadrilateral Security Dialogue with Japan, India and Australia. It will offer its good offices in efforts to strengthen strategic ties between Seoul and Tokyo. It will send signals that the US wants to be an active player in regional multilateral groupings, such as APEC and the ASEAN Summit. It will look for chances to emphasize America’s commitment to human rights, democracy and the rule of law. States in the region are increasingly tied both to China for trade and investment and to the US for security. The Biden administration will not pursue a radical policy that seeks to decouple its East Asian allies from China, but it will try to strengthen the strategic salience of a loose East Asian democracy grouping.



    This will also be a geo-economic struggle. As vice president, Biden supported the Trans-Pacific Partnership trade agreement, which sought to strengthen economic ties between East Asia and North America, promulgate America-friendly next-generation trade rules and standards, and counter the gradual absorption of East Asia into China’s economic orbit. Trump cancelled American participation in TPP when he first took office. The US Senate — and political factions in both the Republican and Democratic parties — also do not favor the TPP, so the Biden administration most likely will not be able to revive American membership in this agreement anytime soon. But the new administration will no doubt look for ways to do bilateral and mini-lateral trade deals — perhaps on the model of the updated trade agreement with Mexico and Canada — to help shape the regional trade playing field. The strategic goal will be to keep East Asia embedded in a larger Indo-Pacific system of open, multilateral trade and investment.



    In these various ways, the new Biden administration will not seek a “reset” of relations with Beijing. It will try to craft a framework for collaboration within East Asia and across the democratic world aimed at long-term competition with China. This is not the end of “engagement” with China, but it is an attempt to put engagement on a new footing. China and the US will need to co-operate on global issues, such as climate change and nuclear proliferation. The Biden administration has signaled its interest in putting the combating of climate change at the center of its agenda, naming former Secretary of State John Kerry as a cabinet-level presidential envoy for climate. Under Biden, the US will try to jump back to the frontier of states that are moving the world toward a post-carbon, or at least carbon-neutral, environment. To the extent that Sino-American competition pushes the two superpowers toward greater efforts in this direction, the rivalry will have a positive global benefit. But in a Biden administration, China will primarily serve as a focal point for restoring America’s leadership position. Washington won’t give up on strategic engagement with China. But in the Biden approach to the world, the best way to engage China will be from a position of strength, and this can only be achieved if the US gathers together its allies and partners, rebuilds old coalitions and creates new one.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가인 스티븐 월트 미국 하버드대 교수가 지난 27일 서울 한강로 국방컨벤션에서 한반도 및 동아시아 안보환경의 변화를 주제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동아시아 안보 환경을 진단한다 上

 

뜨거운 정치학은 없다. 차갑거나, 미지근하다. 바로 국제정치학의 양대 산맥인 현실주의와 자유주의의 차이다. 한반도 안팎의 안보환경이 급격하게 변하고 있다.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 제외 및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종료 탓에 한·일 갈등이 깊어지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중거리핵전력(INF) 조약 파기로 핵무기 통제체제의 한 축이 허물어졌다. 한반도 중거리미사일 배치 가능성을 놓고 중국의 경고가 예사롭지 않다. 러시아 군항기가 사상 처음 독도 상공을 정찰했다. 북한의 단거리미사일 또는 방사포 발사는 미국의 묵인 아래 ‘일상’이 됐다. 북·미 협상은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생겨난 안보 변수들을 꿰뚫어 보는 통찰이 아쉬운 시점이다. 경향신문이 때마침 국방대 안보문제연구소가 주최한 제1회 세계안보학대회 참석차 방한한 스티븐 월트 하버드대 교수(64)와 존 아이켄베리 프린스턴대 교수(64)를 지난 27일 만난 까닭이다. 각각 현실주의와 자유주의 국제정치학을 대표하는 이들의 견해를 두 차례에 나눠 소개한다. 다음은 월트 교수와의 일문일답. 

 

미, 한·일관계 복원 원하지만 
압력 가하거나 개입 안 할 것
트럼프의 방위비 분담 요구 

힘 균형 위한 ‘제몫’ 원하는 것
새로운 길 가겠다는 북한 
2년 내 핵 포기 가능성 없어
장·단기 비핵화 ‘비현실적’ 
추가적 신뢰구축·협력 등
제한적 목표 설정해야
 

 

- 한·일관계가 심상치 않다. 한국의 GSOMIA 중단 결정에 미국은 이례적으로 ‘강한 우려’를 표명한 데 이어 주한미군에 대한 위협 증가 가능성까지 거론하고 있다. 

“미국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미국은 다만 한·일 협력관계의 복원을 희망하는 만큼 양국 정부를 상대로 관련 대화를 해나갈 것이다. 외교관들이란 그래서 존재한다. 미국이 압력을 가하거나 직접 개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강윤중 기자

 

- 이번 사태가 군사동맹국으로 한국을 바라보는 미국의 인식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미국의 대한국 공약을 약화시키지 않을 것이다. 일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미국은 오랫동안 중동이나 다른 지역 문제에 주의가 분산됐었다. 한·일 갈등은 미국이 동아시아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사실을 일깨운 신호가 될 수도 있다.” 

 

- 기존의 북핵 문제에 더해 한·일 갈등과 미·러 간 INF 파기, 미·중 무역전쟁 탓에 동아시아 안보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좋은 소식이 아니지만 그렇다고 동아시아 안보환경 변화를 과장해서는 안된다. 우선 미국이 이 지역에 배치한 군사력이 강고히 자리 잡고 있다. 한국, 일본, 호주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베트남 및 인도 관계는 개선됐다. 아시아 국가들은 중국의 부상과 행동을 우려하고 있기에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맺으려 한다. 안보 상황이 생각만큼 달라지지 않았다는 말이다. 다만 미국이 이러한 변화를 적절하게 다뤄오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 미국이 INF를 파기한 것은 중국 요소를 생각하면 현실적인 필요성도 제기된다. 하지만 왜 지금인가. 너무 늦은 건 아닌가. 

“중국은 이미 미사일 능력을 확보했기 때문에 늦은 감이 있다. 미사일은 미국보다 중국에 더 중요하다. 중국 방위전략의 중요한 부분이기에 감축을 꺼릴 것이다. 러시아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INF 자체가 중요한 건 아니다. 트럼프 행정부가 어떤 형태로든 군축협상에 관심이 없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미국이 평화와 안정을 추구하지 않는다는 이미지를 줌으로써 외교적으로도 잘못된 접근이다.” 

 

- 미국과 소련이 1980년대 INF를 체결하는 데 7년이 더 걸렸다. 새 조약의 협상은 더 어렵지 않겠나.

“트럼프 행정부에선 협상이 시작되지 않을 것이다. 그러한 조약에 반대하는 존 볼턴 같은 사람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으로 있는 한 더욱 그렇다. 미국이 새로운 조약의 가능성을 탐사한다면 다른 대통령, 다른 안보보좌관들이 하게 될 것이다. 미·러 간 양자회담이 아닌, 중국이 포함된 3자 회담은 더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 그러한 협상의 결론을 기다리는 동안 한국은 고통을 받아야 한다. 중국은 벌써부터 한국 내 중거리미사일 배치에 반대한다는 경고를 보내고 있다. 

“미국은 동맹국들의 이해와 처지를 고려해야 한다. 하지만 한국 역시 선택해야 한다. 한국 영토에 배치할 특정 무기가 안보를 더 강화할지 약화할지, 또 중국이 두려워 한국의 이해가 아님에도 받아들일지를 선택할 수 있다. 미국이 아시아 국가들과 솔직하게 대화를 나눠야 할 문제다.” 

 

강윤중 기자

 

- 트럼프 행정부는 주한미군 주둔비용이 훨씬 넘는 방위비 분담을 요구하고 있다. 동맹 전문가가 보기에 이런 (한·미)동맹이 과연 지속 가능한가. 

“물론이다. 동아시아 안보환경을 감안할 때 한국은 미국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미국에도 중요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이 아시아에서 제기하는 도전과 동맹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있는 것 같다. 하지만 동맹관계를 현명하게 다루지 않고 있다.” 

 

- 괌에 있는 미군 전략자산을 한반도 지역으로 전개하는 비용까지 내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미국은 공정한 업무 분담을 놓고 아시아 국가들과 솔직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해 각국은 집단적인 부담을 나눠야 한다. 우방국들이 ‘미국과 관계를 끊고 중국에 가겠다’고 위협하는 것이나, 미국이 ‘더 분담하지 않으면 떠날 테니 알아서 하라’고 위협하는 것도 문제다. 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을 위해 각국이 어떻게 제 몫을 해야 할지 대화를 해야 한다. 각국이 자기 몫을 할 때 아시아 안보환경은 다룰 수 있다고 본다.”

 

- 미·중 무역전쟁에서 트럼프의 최종 목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은 중국이 2001년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할 때 약속과 다른 무역관행, 지식재산권 보호 등과 같은 정책의 변화를 노리고 있다. 두 번째 군사적 전용 가능성이 있는 기술을 중심으로 중국의 첨단기술 획득을 늦추려 한다. 다른 나라들이 화웨이의 5G 장비 사용을 자제토록 하는 게 그 때문이다. 특히 중국의 야심을 드러낸 시진핑 국가주석의 최근 성명들을 보면 이해가 가는 목표들이다. 하지만 이를 추진하는 방법이 틀렸다. 무엇보다 아시아에서 미국의 경제적 영향력을 유지할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파기는 잘못이다. 또 다른 나라들과도 작은 무역분쟁을 함으로써 연합하기는커녕 미국이 홀로 중국과 맞서는 상황을 초래했다.” 

 

- 미국이 동아시아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면 본격적인 군비경쟁이 시작되는 게 아닌가.

“이 지역에서 군비경쟁은 이미 25년쯤 전에 시작됐다. 중국은 경제발전과 동시에 군 전력 현대화 작업을 다른 어떤 국가보다 빠르게 진행해왔다. 동아시아 힘의 균형을 위해 어떤 무기가 좋을지는 다른 문제다. 하지만 군비경쟁이라기보다는 떠오르는 위협에 균형을 맞추기 위한 노력이라고 봐야 한다. 특정 무기 배치가 심각한 위기를 제기하는 것은 아니다. 아시아 국가들이 외부로부터의 압력을 걱정하지 않고, 독자적인 길을 추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강윤중 기자

 

- 현실주의 이론가로서 작년 6·12 싱가포르 대좌 이후 지금까지 진행돼온 북·미 협상을 어떻게 평가하고 전망하는가. 

“미국이 북한에 손을 내민 게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더 잘 준비해서 더 진지하게 접근했다면 더 진전이 있었을 것이다. 지금까지는 실질적 성과보다 기념촬영을 하는 기회 정도로 다뤘다. 또 미국은 현실적인 목표를 내놓아야 한다. 완전하고 영구적인 비핵화는 단기는 물론, 중기적으로도 현실적이지 않다. 아무리 많은 경제지원을 내놓더라도 북한이 가까운 시일 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 및 미사일 능력을 제한하고 미국과는 추가적 신뢰구축 조치를, 남북 간에는 협력을 늘리는 등 제한적인 목표를 설정하는 게 낫다고 본다. 다소 진전된 결과는 도출될 수 있겠지만 적어도 향후 2년간 결정적인 돌파구는 없을 것으로 본다. 평화체제와 동북아 집단 안보체제를 구축하는 것 역시 절대적으로 올바른 목표다. 하지만 미사일 활동에서 북한의 양보를 받아내고 이를 보상하는 식의 좀 더 소박한 희망을 가질 필요가 있다. 김정은과의 회담 한두 번으로 야심적인 목표를 달성하리라고 기대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다.” 

 

- 북한은 올해 말까지 근본적인 진전이 없으면 부득이하게 ‘새로운 길’을 가겠다고 한다.

“북한이 위험하고도 극적인 행동을 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 북한은 종종 위협하지만 그 위협을 실행하지는 못한다. 자멸을 각오하기 전에는 강력한 무기를 사용할 수 없기 때문이다. 북한이 강국이 아니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 '힘의 균형(Balance of Power)이 아닌 ‘위협의 균형(Blance of Threat)’ 이론을 내놓았다. 그 이론에 비추어 동아시아 안보환경을 요약한다면...

 

“위협의 균형은 각국이 주로 위협에 대응하며, 위협은 힘의 조합이라는 이론이다. (월트 교수는 자신의 저작 <동맹이론(The Theory of Alliance)>에서 강대국이 제기하는 위협의 수준을 국력과 지리적 인접성, 공격 능력, 공격적 의도 등의 조합으로 설명했다.) 아시아에서 보자면 중국이 강력해질수록 중국의 위협에 맞서는 움직임 역시 강화될 것이다. 중국의 부상은 아시아 국가들의 경각심을 부추기고 있다. 한국과 호주, 인도, 일본 및 아세안이 연합 움직임을 보이는 이유다. 중국이 지역에서 지배적인 힘을 갖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지리적으로) 인도와 호주, 베트남, 한국, 일본, 대만은 함께 묶기 어려운 연합이다. 미국의 군사적 균형은 나쁘지 않다. 외교적 균형이 문제다. 미국은 외교적으로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놓았지만) 정확하게 트럼프 행정부가 하지 않고 있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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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9.08.29 15:0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처지에 따라 같은 동맹은 성격이 달라진다. 약소국 또는 중견국 입장에선 생존의 문제이지만, 강대국 입장에선 관리의 문제다. 1990년대 이후 민주, 공화당을 막론하고 미국 사회 주류는 동맹관리의 방식으로 역외균형론(off-shore balancing)을 내세운다. 지역 안보 문제에서 미국은 손안대고 코를 풀겠다는 말에 다름 아니다. 현실주의 국제정치학의 대가의 말은 더 차갑고, 건조했다. “제값을 내고 제몫을 다하라, 아니면 동맹에서 떠나라”는 말로 요약된다. 트럼프는 막간배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가 지난 13일 서울 중구 ‘순화동천’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순화동천은 도서출판 한길사가 운영하고 있는 인문예술공간이다. 김정근 선임기자 joengk@kyunghyang.com

 

남·북·미 함께 탄 버스 놓친 
아베 ‘화이트리스트 제외’
강경 조치 관계 악화 초래
 

“한·일 정부 간에 어떠한 갈등이 있더라도 양국 시민들 간에 감정을 상하면 안됩니다. 한국 시민들이 ‘반일(No Japan)’ 운동을 벌이는 지금이 최악의 상황입니다. 일본 시민들에게 한국 시민들은 적이 아닙니다!” 

그 어느 해보다 한·일관계에 먹구름이 짙게 깔린 채 맞은 광복절이다. 한·일 간 경제전쟁 탓에 1965년 수교 이후 갈등이 최고조로 달했다. 고교 1학년 때 일제 식민지배의 실상을 알고 난 뒤 평생 일본 정부와 국민이 과거사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온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81)는 특히 양국 시민들에게까지 감정의 앙금이 확산되는 현 상황에 깊은 우려를 토로했다.

올해 제23회 만해평화대상 수상차 방한한 와다 교수는 지난 13일 경향신문과 만난 자리에서 “아베 신조 내각의 경제보복 조치에도 불구하고 양국 시민사회가 연대하는 것만이 양국 관계 개선은 물론 장기적인 문제 해결의 출발점”이라고 역설했다. 한·일 과거사 문제 해결 및 한반도 비핵화, 북·일 국교정상화를 토대로 동북아시아에 새로운 평화체제를 구축해야 한다고 외쳐온 원로 지식인의 충고를 들어본다. 인터뷰는 한길사가 서울 중구에서 운영하고 있는 인문예술공간 ‘순화동천(巡和洞天)’에서 진행됐다. 

와다 교수는 올해 3·1절 100주년을 맞아 지난 2월 3·1 독립운동 정신을 이어받아 양국이 화해하고 동북아시아 평화를 위해 협력할 것을 권고하는 성명 발표를 주도하는 등 과거사 문제 해결에 앞장서왔다. 2015년에는 ‘아베 총리의 위안부 문제 해결과 과거사 왜곡 비판 세계 지식인 공동성명’을, 2010년에는 ‘한일합방 조약 원천 무효 한·일 지식인 선언’을 주도하는 등 일본 내에서 양심적인 지식인으로 꼽힌다.

- 먼저 올해 만해평화대상을 수상하신 것을 축하드립니다. 소감을 말씀해주신다면….

“1970년대에 한국 민주화운동에 관심을 갖고 ‘창작과 비평’을 읽던 중 만해 선생의 문학과 생애를 다룬 논문을 접했습니다. 그때부터 한국 지식인들이 얼마나 한용운 선생을 존경하는지 알게 됐습니다. 선생은 시인이자 승려인 동시에 3·1운동의 지도자였습니다. 3·1운동 100주년에 그분의 이름을 딴 상을 받게 돼 영광으로 생각합니다. 독립선언서에 실린 만해의 공약 3장은 3·1운동에 비폭력 혁명이라는 성격을 부여한 것으로 의미 깊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문재인 정부 대일본 정책 
모르는 다수의 일본 국민
사실상 아베의 정책 지지 
한, 2015 위안부 합의 불만
일에 강력 메시지 줬어야
 

-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일제의 한국 지배에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씀하신 적이 있습니다. 개인적인 계기가 있었는지요. 

“1953년 중학교를 졸업하고 고등학교에 입학했습니다. 중학 마지막 해, 인생의 터닝포인트인 만큼 무언가 특별한 책을 읽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때 문예비평가이자 루쉰의 번역가였던 다케우치 요시미의 <현대중국론>을 읽었습니다. 작은 문고판 책이었죠. 루쉰은 일본의 중국 침략과 일본의 책임을 논했습니다. 일본인은 중국 공산주의자든, 민족주의자든 중국인들의 의견에 귀 기울이고 반성해야 한다는 배움을 얻었습니다. 고교에 진학해서는 다케우치 요시미가 추천한 다이시모다 쇼의 <역사와 민족의 발견>을 잡았습니다. 내용 중 3·1운동을 다룬 글, ‘견빙(堅氷·견고한 얼음)’을 읽고 한국 역사에 대해 처음 알게 됐습니다. 일제의 식민지배가 매우 부당했으며 조선 민족에게 고통을 주었다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기본적으로 그 논문이 이후 저를 지배했다고 해도 무방할 겁니다. 그해 10월 한·일 수교 협상 과정에서 구보다 간이치로 일본 측 협상대표의 발언이 나왔습니다. 구보다는 ‘일본의 식민지배가 한국인에게 좋은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한국 측 협상대표는 ‘식민지배의 과거에 사죄해야 한다. 사죄하지 않는다면 대화를 계속할 수 없다’면서 협상을 중단했습니다. 당시 일본 정부와 신문은 일제히 한국 입장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했죠. 저는 ‘구보다는 옳지 않다. 한국 대표의 주장이 옳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날 ‘일·한 (협상) 결렬에 대해 생각한다’는 글을 일기에 썼습니다. 한국 대표의 말은 단순히 한 한국인의 목소리가 아니라 한국민 전체의 목소리라고 적었습니다. 저는 이게 옳으니 이 편에 서서 일생 동안 목소리를 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이후 66년 동안 일본 정부와 국민은 식민지배의 과거에 대해 사과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해왔습니다.” 

- 아베 신조 일본 내각이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우대국)에서 제외하면서 양국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습니다. 현 상황을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아베 총리의 결정은 그가 한국에 대해 가져온 강경한 태도에서 비롯된 것입니다. 지난 1월 국회 시정방침 연설에서 중국과 북한, 러시아와 관계 개선을 강조하면서 한국에 대해선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제부터 한국을 상대하지 않는다’는 선언이었죠. 돌이켜보면 아베 총리가 재집권하고 처음 직면한 박근혜 대통령으로부터 위안부 문제에 대한 새로운 해법을 도출토록 압박을 받고, 이에 굴복해 조치를 취했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베 총리에겐 굉장히 큰 불만이었죠. 그 후 북한과 미국의 대립이 깊어졌습니다. 아베 총리는 철저한 대북 압력을 주장했지만, 문재인 대통령은 전쟁은 절대로 안된다며 중재에 나서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습니다. 아베 총리로서는 미국과 북한, 한국이 탄 버스를 놓친 셈으로 커다란 심리적 부담을 느끼게 된 사태였습니다. 그런 것이 중첩돼 이번 결정을 내린 것 같습니다.” 

- 일본의 여론은 어떻습니까. 

“중요한 점은 일본 국민 다수가 아베 총리의 정책을 지지한다는 사실입니다. 왜 그럴까요. 문 대통령의 정책과 일본에 대한 태도를 모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2015년 한·일 위안부 문제 합의는 한국 국민들에게 만족스럽지 않은 합의입니다. 그건 좋습니다. 그다음이 문제입니다. 일본 사람들에게 아무런 메시지를 주지 않았습니다. 화해·치유재단을 폐쇄하면서 최소한의 설명도 없었습니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 36명에게 1000만엔씩 지급한 것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입장을 내놨어야 합니다.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린 뒤) 아베 내각이 내놓은 징용공 문제 관련 제안들에 대해서도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습니다(이에 대해 한국 외교부는 일본 측과 상시적으로 소통하며 협의를 진행해왔다고 주장하고 있다). 일본 국민으로선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입니다. 문재인 정부의 실수였던 것이죠. 이런 마음이 있으니까 일본 국민이 아베 총리의 정책에 동조하고 있습니다. 매우 나쁜 상황입니다.”

GSOMIA 취소 방안은 
미·일, 한·미 동맹 저해
전략적 측면서 좋지 않아
 

- 한국 정부가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것을 우려하셨는데 그렇게 됐습니다.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도 재검토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가 아베 내각과 동일한 조치로 대응하는 것은 어느 정도 부득이한 측면이 있습니다. 하지만 상황을 더더욱 돌이킬 수 없는 방향으로 몰고가는 느낌이 들어, 이를 막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그렇게 함으로써) 일본 정부에 ‘당신들이 조치를 취소하면 우리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할 수 있을지 모릅니다. 정부 간 대화는 어차피 정치적 협상이니까요. GSOMIA를 취소하는 것도 좋은 방안이 아닙니다. 전략적 이해를 공유하는 미·일, 한·미 동맹을 저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일본 보이콧’보다는 낫습니다. 최악의 상황은 한국 시민들이 일본을 보이콧하고 있는 것입니다. ‘반(No)아베’ ‘반(No)일본’,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습니다. (양국 시민 간) 감정을 해치는 일입니다.”

- 아베 총리는 ‘손자에게 사죄의 숙명을 지우게 할 수는 없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과연 한국이 아베 정권과 역사 문제 해결을 도모할 수 있을까요. 

“한마디로 말하자면 아베 총리와 역사 문제를 논하는 것은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일본인이 조선 식민지배를 반성하는, 그런 완전한 역사적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지만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지금 중요한 것은 일본인과 한국인은 어쨌든 함께 살아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하는 대전제입니다. 과거의 문제가 아니라 오늘의 관계를 강조하는 겁니다. 그러한 마음이 일본 국민 안에서 나와준다면 이를 통해 압력을 가해 아베 총리로 하여금 국민의 목소리에 따른다는 방식으로 한국과 협의를 시작하도록 하는 게 중요합니다. 징용공 문제도 시간이 걸리겠지만, 계속 대화해야 합니다. 역사 문제는 또 나오게 될 것입니다. 하지만 아베 총리 이후에나 역사 문제를 이야기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본 국민들에게 ‘한국은 적인가’라고 물으면 물론 ‘적이 아니다’라고 답합니다. 아베 총리가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모르지만, 그 역시 한국을 공공연히 적이라고는 말하지 못합니다. ‘한국을 적이라고 하면 안된다’는 국민의 목소리가 높아지면 아베 총리도 후퇴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1965년 청구권협정 문제 
한국 측 비난은 안타까워
같은 토대에서 작성했던 
2002년 ‘북·일 평양선언’
기본 관계 개선 격려해야
 

- 아베 신조 내각은 한국 측과의 고위급 협상을 거부하는 한편으로 북한과의 대화를 절실하게 요청하는 방식으로 남과 북을 분리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제 아베 총리의 입장을 잘 알고 있기에 대화하지 않을 것입니다. 물론 북한은 일본의 배상금이 필요합니다. 대일 관계정상화는 북한의 양대 목표 중 하나입니다. 첫번째 목표는 핵무장이었죠. 핵무기를 개발, 보유한 뒤 일본과 수교하는 것이 북한이 간절하게 추구해온 목표입니다. 아베 총리에겐 (한반도 평화보다) 납치자 문제 해결이 가장 중요한 일입니다. 북한이 모든 납치 피해자를 생환토록 해야 한다는 원칙이고요. 이는 불가능한 일이기에 역시 ‘아베 이후’에나 해결이 가능할 것입니다. 지금은 한·일관계 개선이 더 중요합니다. 어려운 문제가 됐지만, 한·일 양국 국민들이 관계 유지를 위해 뭉친다면 해결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북한과는 그러한 (양국 시민사회 간) 토대가 없습니다.”

- 한·일관계는 1965년 청구권협정이 불화의 소지를 담고 있기에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북한은 과거 한국의 실패로부터 무엇을 배워야 할까요. 

“박정희 정부의 실수만은 아닙니다. 당시 일본 내각은 배상금 외에 아무것도 주지 않았습니다. 배상금을 받아 경제개발에 투자하는 게 그로선 최선의 선택이었죠. 한일협정은 50년 넘게 지속되면서 양국 관계의 토대가 됐습니다. 토대를 파괴할 수는 없습니다.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 토대 위에 무언가 새로운 것을 구축해야 합니다. 2002년 북-일 평양선언 역시 한일협정을 토대로 하고 있습니다. 그 위에 ‘무라야마 담화’라는 새로운 요소를 포함시켰습니다. 북한은 이를 김정일 위원장의 업적으로 평가합니다. 1990년대 말 일본에 밀사를 보내 ‘일본이 과거 제의했던 경협자금을 받을 준비가 됐다’고 밝힌 것의 연장선상에서 평양선언이 이뤄졌습니다. 위안부와 강제징용 문제는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후 전개된 상황이 있는 만큼 무언가 관련 조항을 더하려고 할 것 같습니다(무라야마 담화는 종전 50주년이던 1995년 무라야마 도미이치 총리가 공표한 것으로 일제 식민지배와 침략에 대해 ‘통절한 반성의 뜻’을 표명했다). 한국은 한반도 평화를 위해 북한이 평양선언을 기본으로 일본과 관계정상화를 하도록 격려해야 합니다. 그런 한국 내에서 1965년 협정 자체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 한일협정부터 양국 관계에는 미국의 ‘보이지 않는 손’이 작동하고 있습니다. 한·일이 미국 입김에서 벗어나 독립적인 양국 관계와 지역 안보구조를 만들 수 있을까요.

“매우 중요한 문제입니다. 북·미 협상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대북 체제 보장을 매듭지은 뒤 평화체제를 논의할 때 주한미군과 주일미군 문제를 반드시 거론해야 합니다. 북한이 평화적으로 비핵화를 한 뒤 남북한과 일본이 어떻게 안보체제를 구축할 것인지 머리를 맞대야 합니다. 저는 남북한과 일본이 일본 평화헌법 제9조(평화국가)를 공동채택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것 없이 북한은 비핵화를 하지 않을 것이며, 남북한이 연합할 수도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남북한과 일본이 미국과 중국, 러시아에 핵무기 사용 금지를 촉구하고, 새로운 동북아 안보체제 논의를 요구해야 합니다.” 

인터뷰를 마치고 나오는 길에 도서출판 한길사 김언호 대표가 기념촬영 제안을 하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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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반 톤키흐 라선 콘트라스 공동대표가 지난 4월26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했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야외 시찰 당시 찍은 ‘셀피’ 사진. 지난 4일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인터뷰를 한 그가 전해준 사진이다.

 

 

"남북경협으로 돈벌면 세금 줄지 않나"

 

“남한 사람, 북한 사람들을 처음 만나면 생김새도 다르고 스타일도 다르다. 하지만 같이 오래 사업해보니까 똑같은 사람들인 것 같다.” 북한과 러시아 합작기업인 라선(나진·선봉) 콘트라스의 이반 톤키흐 공동대표(35)는 스스로 ‘촌사람’을 자청한다. 투르크메니스탄의 시골, 자조우의 철도병원에서 태어났다. 증조부, 조부모, 부모가 모두 철도와 관련한 일을 했다. 모스크바 경제대에서 경제학과 마케팅을 전공한 그가 철도 관련 사업에 뛰어든 것은 운명일지도 모른다. 게다가 카레이스키(한국인)와 하는 일이라면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북한 지원엔 ‘발상의 전환’ 필요 
러 석탄, 북한 거쳐 남한에 수출

 

지난 4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에서 KEB하나은행 하나금융경영연구소와 사단법인 유라시아21이 공동주최한 ‘동북아 초국경 경제협력 포럼’ 현장에서 그를 만났다. 라선 콘트라스는 시베리아산 석탄을 하산~나진 간 철도로 운송한 뒤 나진항 제3부두에서 한국으로 실어나르는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기업이다. 2014년 출범한 나진하산 프로젝트는 장차 한반도 종단철도(TKR)·시베리아 횡단철도(TSR)를 연결해 대륙과 보조를 맞추는 메가 프로젝트의 첫 출발로 기대를 모았었다. 하지만 180일 동안 나진항에 기항한 선박이 한국에 기항하지 못하도록 한 우리 정부의 독자제재로 2016년 이후 중단됐다. 

 

회사 현황을 묻자 “라선 콘트라스의 북한 직원 500여명을 100명으로 줄이고, 러시아 직원도 절반(50명)으로 줄였다”면서 “직원들은 대부분이 주로 시설정비만 하면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톤키흐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평양과 개성, 서울, 포항으로 뛰어다니며 나진하산 프로젝트를 다시 가동시키기 위해 발품을 팔고 있다. 

 

철도 연결사업에 기대 많았지만 
대북 제재에 ‘시설 정비’로 소일

 

문재인 정부 출범 뒤 한·러 간 북극항로·조선·항만·가스·철도·전력·일자리·농업·수산 등 9개의 다리 건설 제안과 동아시아 철도 공동체 구상 등이 잇달아 발표되면서 희망을 가졌다. 내친김에 러시아 외교부를 통해 유엔 안보리 제재위에 정식으로 예외 인정을 신청, 지난 3월 예외 판정을 받았다. 하지만 톤키흐는 “한국 측은 말만 하고 행동을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철도재건 등 발판 마련 불구 
정치적 이유로 사업중단 아쉬워

 

 

블라디보스토크 롯데호텔 커피숍에서 인터뷰하는 이반 톤키흐 대표.

 

그는 “남북경협과 관련한 한국 내 설문조사의 질문을 보니 ‘세금을 올려서 북한을 도와주는 건 어떻습니까’라는 질문이 있었다”면서 “오히려 ‘남북경협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면, 조세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는 설문이 아쉬웠다”고 말했다. 발상의 전환을 촉구하는 것이다. 그는 “나진을 한번도 와보지 않은 한국 학자들도 비판적인 입장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톤키흐는 “우리가 하산~나진의 노후한 철도를 재건하고 나진항 제3부두 앞 준설작업까지 마친 것은 장기 투자를 염두에 두었기 때문”이라면서 “한국이 정치적인 이유에서 경제적인 사업을 외면하는 게 안타깝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라선 콘트라스를 싫어한다”면서 러시아는 남·북·러만의 협력사업이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뜻을 내비쳤다(정부에 문의하니, 정부 당국자는 “나진하산 프로젝트에 우리 민간기업이 참여하는 것은 여전히 안보리 제재에 저촉될 우려가 있다”면서 부정적인 답을 내놓았다. 한국의 독자제재에 대해선 아무런 입장도 내놓지 않았다). 

 

철도와 함께 카레이스키와의 인연은 어린 시절부터 성장 배경의 하나였다. 부친도 자신도 고려인 친구들이 많았기에 한국 음식을 일찍 접했다고 한다. 두 살배기 딸과 아내를 블라디보스토크에 두고 주로 나진에서 ‘기러기’로 지내는 그는 “나진의 백김치 맛이 일품”이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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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일대일로’는 제국의 길이 아닌, 문화 소통의 길"

왕후이 중국 칭화대 교수가 지난 26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중국의 굴기와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 탓에 아시아 국가들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상황이 됐다고 하지만 중국은 남중국해 분쟁은 물론 어떤 경우에도 군사적인 해법을 추구하지 않는다. 세계와 네트워크를 넓히고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이 바로 중국의 방식이다.”

왕후이(汪暉) 칭화대 교수(60)는 중국의 대표적인 신좌파 지식인으로 꼽힌다. 신좌파는 낡은 형태의 사회주의에 반대하지만, 중국 정부가 충분히 사회주의적이지 않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국내총생산(GDP)에만 초점을 맞춘 경제발전과 노동권 및 환경 문제, 문화적 다양성을 경시하는 개발논리 등 세계화의 논리에 단호히 반대한다. “문제는 중국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위기”라며 중국을 권위주의 정권과 동일시하는 서구의 시각에 동의하지 않는다. 한림대 일본학연구소가 주최한 제1회 세계석학초청 원탁회의 참석차 내한한 그를 지난 26일 서울 소공로 더플라자호텔에서 만났다. 대화의 상당 부분은 일대일로(BRI) 프로젝트의 개념에 집중됐다. 

왕 교수는 “중국이 아시아와 아프리카, 유럽에서 추진하는 BRI는 결코 제국을 만들려는 것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그에 따르면 “과거 실크로드가 중국의 발명품이 아니었듯이 BRI는 중국의 프로젝트가 아니다”. 중국 스스로 (주체가 아닌) ‘주창자(initiator)’임을 강조하고 있음을 상기시키면서 “중국이 새로운 세계화의 모델을 찾는 노력에서 나온 구상”이라고 설명했다. BRI의 핵심 개념을 회랑(corridor)과 다리(bridge)로 꼽으면서 “물론 경제적 동기가 중요하지만, 실크로드가 그랬듯이 문화적 소통의 길이라는 아이디어가 바탕에 깔려 있다”고 말했다. 

왕 교수는 중국식 세계화의 기본 개념으로 상호 연결성을 강조했다. 반대 개념은 유럽연합(EU)와 같은 거대국가나 ‘제국’이었다. 

이상훈 선임기자

중·일 간의 댜오위다오(일본명 센카쿠열도) 영유권 다툼, 남중국해 분쟁 등에 관한 의견을 묻는 질문에 어슷비슷한 답을 내놓았다. 덩샤오핑이 1979년 영토분쟁에 대해 내놓은, 다름을 인정하고 같음을 지향하는 구동존이(求同存異)를 강조했다. “중국이 영유권을 포기하는 것은 아니지만, 그렇다고 군사적인 문제 해결을 시도하지도 않는 상태가 계속될 것”이라면서 “다만 그 과정에서 중국은 상호 공동의 이해를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을 경계하는 미국과 유럽의 시각에 대한 반대논리도 잊지 않았다.

“미국은 중국을 봉쇄하기 위해 중국에 첨단기술을 넘기지 않으려 하고, 독일과 프랑스는 중국이 EU 국가들을 분열시키려 한다고 의심하지만, 중국은 세계와 연결하고 싶을 뿐”이라는 것이다. 그는 “중국 경제가 세계 2위로 성장했지만 정치적, 군사적으로 미국의 헤게모니는 바뀌지 않고 있다”면서 “한반도와 일본, 대만해협은 물론 중앙아시아에서도 브루스 커밍스 시카고대 교수가 정의한 것처럼 ‘제국주의 군도’(미군기지)에 둘러싸여 있는 것은 중국”이라고 말했다. 또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중국에 의한 유럽의 분열을 경고했지만 올 들어 주요 7개국(G7) 중 이탈리아가 BRI를 받아들인 것은 물론, 내가 가본 발칸 국가들은 BRI에 강한 열망을 갖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중국은 2017년부터 중·동유럽 16개국과 ‘1+16’ 정상회의 대화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중국이 생각하는 아시아의 정체성은 무엇인가를 묻자 외환위기 당시 중국이 동남아 국가들과 일본,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을 묶는 ‘10+6’ 대화채널을 주도했음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아시아의 일원이지만, 동시에 세계와 연결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의 해법과 관련해서는 “북한이 즉각적인 비핵화에 착수하지 않는 것은 미국이 아직 북한이 기대하는 체제 안전에 대한 약속을 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면서 “북한에 무엇인가를 요구하려면 북한이 원하는 것을 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개성공단 재개와 대북 식량 제공, 북·중 국경의 부분 개방 등 조치를 통해 북한이 동등한 대우를 받고 있다는 느낌을 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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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 후오빌라 주한 핀란드 부대사가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핀란드대사관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정지윤 기자



“북한 원산지역에 적합한 씨감자를 찾아내는 데만 몇년이 걸렸다. 파종할 때는 씨감자를 자르지 않고 통으로 심어야 한다. 북한보다 길고 혹독한 겨울을 나는 핀란드는 감자 재배에 상당한 노하우를 갖고 있다.” 


안나 후오빌라 주한 핀란드 부대사(38)는 지난 9월 말 원산지역을 둘러보고 돌아와 ‘감자 박사’가 됐다. 북한에서 20년 동안 농업협력 및 보건의료 지원사업을 하고 있는 핀란드 비정부기구 ‘피다(Fida)’가 북한 측

과 함께 원산의 한 호텔에서 개최한 ‘감자회의’에 참석하고 돌아왔다. 강원도 세포군의 감자농장도 방문했다. 감자 하면 ‘강원도 감자’인데 핀란드 사람들이 감자 농사에 대체 어떤 도움을 주고 있을까. 또 북유럽의 중립국, 핀란드 사람들이 어떤 연유로 북한에 관심을 갖게 됐을까. 지난 19일 서울 종로구 주한 핀란드 대사관에서 그를 만난 이유다. 서울의 핀란드 대사관은 주북한 대사관 업무를 같이한다.


후오빌라 부대사는 “감자는 어떤 시설에 어떻게 저장하느냐도 중요하다”면서 “특히 겨울철 지붕을 최소 1m 두께의 흙으로 덮고 빛을 차단한 건물에 보관하면 전력 필요 없이 저장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덕분에 피다와 협력하는 세포군 농장에서는 저장 중 감자 손실률을 30%에서 10% 밑으로 줄였다는 설명도 곁들였다. 


감자는 피다가 북한과 관련을 맺게 된 계기이기도 했다. 피다가 진출한 1998년이 마침 북한 당국이 선포한 ‘감자의 해’였기 때문이다. 당시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주식인 쌀과 옥수수를 수확하기 전의 ‘보릿고개’에 유용한 감자 재배를 적극 장려했다. 피다는 북한 측의 사업 지속 요청을 받아들여 올해부터 강원도 세포·판교·통천군과 문천시, 평안남도 개천시, 평안북도 정주군 및 평양시 등으로 대상 지역을 확대했다. 2021년까지 기존의 감자 프로젝트와 함께 병원 6곳의 의료시설 지원 및 의료인력 교육 등의 사업을 벌인다. 올해 예산은 40만유로(약 5억1500만원). 



"핀란드 사람들도 김자 덕분에 살아남았다." 감자는 핀란드가 제조업기반의 탄탄한 산업구조를 구축하기 전까지 핀란드 인들의 굶주림에서 해방해준 구황작물이다. 북유럽의 부국이 된 지금도 중요한 영양원으로 핀란드 사람들의 생활에 스며들어 있다. 사진은 핀란드 타임스의 감자기사 관련사진.



후오빌라 부대사는 피다를 비롯한 국제구호단체들의 북한 내 활동에서 가장 어려운 문제로 단연 국제사회의 제재를 꼽았다. 농장에 필요한 물품을 반입하기 위해선 유엔 안보리의 제재위원회에 ‘인도적 예외’ 신청을 해야 한다. 기계류를 비롯해 통상 반입 심사에만 몇달이 걸린다. 제재위는 특히 금속물품에 민감한데, 최근 한 국제구호단체의 반입품목 중 손톱깎이가 문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제재가 국제 비정부기구들의 활동에 영향을 미치지만,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내놓기 전에 제재를 완화해선 안된다”는 유럽연합(EU) 회원국의 모범답안을 내놓았다. 


평범한 핀란드인들에게 북한은 과연 어떤 나라일까. 후오빌라 부대사는 “나의 경우 초등학교 시절에 열린 서울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과 함께 북한이라는 나라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해 주한 대사관에 근무하게 되면서 한반도를 안에서 보기 시작했다. 분단국인 것도 핀란드가 한반도에 관심을 갖는 이유의 하나다. 스웨덴과 제정러시아의 속국을 거쳐 냉전시대 동서 진영의 경계에 있었던 역사와 무관치 않다. 그는 핀란드가 1975년 수도 헬싱키에서 냉전 해체의 단초가 됐던 유럽안보협력회의(CSCE)를 주최한 나라임을 강조하면서 “노르딕(북유럽) 국가들은 평화 중재의 전통이 있다”고 말했다. 노르딕 국가들의 대사를 겸임하는 주




정지윤기자


스웨덴 북한대사의 역동적인 활동도 핀란드인들에게 북한의 존재를 각인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북한을 처음 찾은 그는 “아쉽게도 방문 일정 중 참관 프로그램이 없었다”면서 “하지만 평양~원산 간 도로변의 경치가 아름다웠다”며 다음 방문을 기대했다. 원산의 인상에 대해서는 “사람들의 입성은 깔끔했지만 건물과 도로는 개선이 필요했다”고 했다. 


우리민족서로돕기를 비롯한 국내 대북 지원단체들은 2010년 5·24조치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에 여전히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1252104005&code=100100#csidxb466dd08e4a40608b55034d99bbb7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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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르주 알리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발행인이 지난 10일 서울 중구 정동 경향신문사 5층 여적향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이석우 기자 


지난봄부터 한반도 안팎에서 일고 있는 변화는 남북한과 미국 및 주변 국가들만의 관심사가 아니다. 세계적인 이목을 끌고 있다. 전형적인 프랑스의 진보적 지식인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한국판 창간 10년을 맞아 내한한 세르주 알리미 르몽드 디플로마티크 발행인 겸 편집인에게 대화를 청한 연유다. 지난 10일 경향신문사 여적향에서 만난 그는 도널드 트럼프라는 ‘예외적인 미국 대통령’ 덕에 오히려 한반도 평화의 전망이 밝다고 내다봤다. 

다만 차기 미국 대통령이 누가 되건 돌이킬 수 없도록 가급적 빨리 협상을 진행해야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인터뷰는 같은 날 서울 세종로 한·중·일 3국 협력사무국(TCS) 국제회의장에서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과 한반도 평화’를 주제로 열렸던 그와 문정인 대통령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대담과 맞물려 진행됐다. 극우 포퓰리즘이 극성을 부리는 프랑스의 고민도 들어보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 남북 간의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없애기로 한 9월 평양공동선언을 어떻게 평가하나.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던 일이다. 1971년 미국과 중국이 탁구나 치는 것 같더니 이듬해 리처드 닉슨이 베이징에서 마오쩌둥을 만난 것과 비슷한 인상을 받았다.” 

-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북·중, 북·미 정상회담도 이어지고 있다. 

“모든 정상회담은 언론에 발표할 합의 내용을 내놓는다. 정상회담 자체보다는 정상회담이 계속 열리는 한 합의가 있을 것이고, 진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점이 중요하다고 본다. 그러한 역동성을 주는 것만으로도 회담은 긍정적이다.” 

일본에 20년 불황 야기한 
미·일 플라자 합의 기억을
 

중국 위협이 문제된다면 
인도 등 중 접경국들과
공동방위체제 만들 수도
 

북·미 간 협상의 미래를 어떻게 보는가. 

“도널드 트럼프(그는 한차례도 ‘대통령’이란 호칭을 붙이지 않았다)는 자신을 ‘A+ 대통령’이라고 자화자찬한 바 있다. 전직 대통령들에게 강한 라이벌 의식을 갖고 있다. 다른 대통령들이 한반도에서 하지 못한 것을 하겠다는 의지가 강하다. 오바마가 이란 핵 문제 해결에 실패하고, 북한 핵 문제에서 합의안을 도출했었다면, 역으로 이란 핵 문제 해결에 나서고, 북핵 문제 합의안을 깼을 것이다. 몇달 뒤 그가 협상을 깬다면 스스로 ‘사랑에 빠졌다’고 말했던 김정은 위원장에게 속았음을 자인하게 되는 꼴이다. 트럼프는 성공해야만 하는 이유가 더 많다.” 

- 트럼프는 파리기후협정이나 이란 핵합의 등을 이미 깬 바 있다. 그 경우 현재의 진전은 언제든지 뒤로 갈 수 있는 것 아닌가. 

“뒤로 물러선다면 어디로 물러설 것인가. 다시 대치국면으로 돌아갈 가능성은 아주 낮아 보인다. 물론 미국에는 해외 개입을 선호하고 5대륙에 헤게모니를 행사하려는 군산복합체가 있다. 트럼프 시대에는 ‘정부 안의 정부(Deep State)’라고 불린다. 그들은 어떠한 대북 제재 완화도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가 몇달 내 진전을 이룬다면 누구라도 돌아킬 수 없는 지점을 지나게 될 것이다. 차기 미국 대통령도 번복하지 못한다. 특히 남북 간 합의를 미국이 번복하기는 아주 어려울 것이다. 이를 위해서도 진전은 빠를수록 좋다.” 

- 북한은 핵·미사일 시험을 중단하고 풍계리 핵실험장을 폐쇄했다. 반면 미국은 한·미 연합훈련을 유예한 것 말고는 어떠한 상응조치도 취하지 않는다고 비난하고 있다.

“그것만은 아닌 것 같다. 미국은 적어도 남북대화를 가로막지 않고 있다. 한발 물러서 있다. 그 자체도 의미가 있다고 본다. 트럼프가 민주주의에 연연하지 않는 것도 한반도에는 좋은 점이다. 미국이 한반도 평화 과정에서 이탈하려 한다면 북한의 반민주적인 관행은 좋은 빌미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적어도 트럼프에게는 장애가 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정상회담 계속 열리는 한 
진전·변화 이어갈 수 있어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게 
가급적 빨리 협상 진행해야

-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간 합의를 조약화한다면 미국 상원의 비준 가능성을 어떻게 보는가.

“미국 상원이 중대한 외교사안을 반대한 경우는 많지 않다. 오바마는 상원을 장악한 공화당의 반대를 우려해 이란 핵합의를 조약화하지 못했지만 트럼프는 어려움이 없다. 공화당 의원 대부분과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지지할 것이기 때문이다.” 

- 한국 내에서는 한반도에 평화가 정착한 뒤에도 주한미군이 역할과 지위를 바꿔 주둔해야 한다는 여론이 있다. 역대 북한 지도자들 역시 미군 주둔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해하기 어렵다. 소련 위협이 없어진 뒤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필요 없어진 것처럼 북한 위협이 없어진 뒤 미군 주둔은 필요하지 않다. 한국이 미국의 속국인가. 미국은 군대 주둔에 반드시 대가를 요구한다. 일본은 1980년대 ‘플라자 합의’로 20년 불황을 맞았고, 1990년대 미국의 걸프전에 수십억달러의 전비를 대지 않았나. 그런 처지를 원하나. 미군의 족적이 줄어들수록 세계는 더 나아질 것이다.”

- 미군 철수 뒤 중국의 대한반도 영향력이 커지는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베트남은 1979년 중국과 전쟁까지 치렀지만 어떠한 베트남 지도자도 지난 40년 동안 ‘중국의 위협 탓에 미군 주둔이 필요하다’고 말하지 않았다. 오히려 미국과의 전쟁에서 승리했음에도 아무도 예상하지 못할 정도로 관계가 긴밀해졌다. 베트남이 미국 경제모델을 받아들임으로써 독립성을 잃었다는 지적(놈 촘스키)까지 제기된다. 통일 한국이 중국 견제를 위해 미군이 필요하다는 생각은 너무 성급한 결론이다.” 

- 중국은 14개 접경국가들 중에서 민주주의 국가가 생기는 것을 좋아하지 않을 것이며, 그 때문에 한반도 통일을 원치 않는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중국 주변국 중에서 중국을 진정 좋아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 비우호적인 국가들에 둘러싸여 있다는 게 중국의 가장 큰 약점 중 하나다. 중국이 걱정되면 일본과 인도, 베트남 등 주변 국가들과 공동안보시스템을 구축하면 될 일이다. 강력한 접경국가인 인도에 일종의 완충(buffer) 역할을 맡길 수도 있을 것이다. 1962년 중국과 전쟁을 치르기도 한 인도 역시 중국을 좋아하지 않는다. 다만 공동안보시스템을 만들기 전에 중국이 실제로 위협인지 결정해야 할 것이다.” 

- 트럼프는 오바마의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를 대체한 ‘인도·태평양 전략’을 내놓았다.

“그걸 전략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다. 아마 누군가 써준 것을 읽었을 것이다. 트럼프와 일대일로 만날 기회가 있다면 한번 물어보길 바란다. 아무것도 모를 게 분명하다. 트럼프는 교역적자를 메우는 데만 관심이 있다. 그런 점에서 그의 이데올로기는 교역, 교역, 교역이다. 미국을 추월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중국과 함께 양대 화두다.” 

- 한국 내에도 북한과의 협상에서 성공하길 바라지 않는 반공세력이 적지 않다.

“상당히 흥미롭다. 한국에 오는 동안 브라질 대선에서 당선이 유력해진 극우 자이르 보우소나루 후보 역시 유세 도중 반공을 말했다. 시대에 뒤떨어진 구호다. 작금에 세계에는 공산주의가 문제가 아니다. 오히려 자본주의에 대한 도전이 제기되고 있지 않나.” 

- 프랑스 역시 극우 포퓰리즘이 세를 넓히고 있다. 지난해 당선된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이 문제를 어떻게 대처하고 있나. 프랑스 유권자들은 아마도 ‘프랑스 병’을 치유할 강력한 지도자를 원했던 것 같다. 

“그렇지 않다. 마크롱이 당선된 것은 그가 기성 정치권의 아웃사이더였기 때문이다. 트럼프나 보우소나루 후보와 공통점이다. 마크롱은 ‘나는 좌도, 우도 아니다. 새 정당을 만들 것’이라고, 트럼프는 ‘나는 정치인이었던 적이 한번도 없으며 지금도 아니다’라고 각각 주장했다. 보우소나루는 군인 출신인 점만 강조한다. 마크롱은 그러한 정체불명의 모호함 덕에 당선됐다. 하지만 집권 뒤 지지율이 급락한 것은 주로 중도우파 정책을 내놓으면서 그러한 모호성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마크롱은 그래도 기성 정치권이 못한 걸 하겠다고 다짐하지 않았나.

“신자유주의가 만든 정치구조는 좌파이건 우파이건 정권을 잡은 뒤 똑같은 경제정책을 내놓게 만들었다. 유권자들은 변화를 바라며 투표를 했건만 좌도, 우도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기성 정치를 떠났다. 마크롱에게는 결국 중도우파 지지자들만 남을 것이다. 문제는 중도우파가 프랑스에서 소수파라는 점이다. 

▶세르주 알리미(63) 

[특별인터뷰]“평화조약 뒤에도 미군 주둔 땐 대가 클 것…다른 안보 해법 찾아야”
 
프랑스 좌파 지식인으론 드물게 미국 버클리대학 정치학박사 출신으로 프랑스 내 대표적인 미국 전문가이다. 파리 8대학 교수(1994~2000년)와 월간 르몽드 디플로마티크(르 디플로) 편집위원을 거쳐 2008년부터 발행인 겸 편집인을 맡고 있다. <새로운 감시견들> <여론은 스스로 일한다> <좌파가 시도할 때> 등의 저술가로도 활동하고 있다. 르몽드의 자매지인 르 디플로는 1954년 창간, 민주주의와 인권, 평등, 박애, 반전평화를 주창하는 독립언론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0112145005&code=210100#replyArea#csidx8b27e2ad2e6f95c9e5d17067923e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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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에너지부 장관을 지낸 어니스트 모니즈 핵위협제안(NTI) 공동의장이 4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북한이 핵무기 일부를 미국에 건네야 한다는, 이른바 초기이행(Frontloading) 아이디어는 실용적이지 않다. 북한 핵무기는 북한 내에서 북한 과학기술자들에 의해 해체돼야 한다. 국제사회의 역할은 이를 재정적, 기술적으로 지원하고 검증 체제를 만드는 것이다. 그게 바로 협력적으로 위협을 줄이는 방식이다.” 

이란·러 비핵화 관여 경험 

어니스트 모니즈 전 미국 에너지부 장관(73)은 인류가 지금까지 해온 두 번의 대표적 비핵화 과정에 모두 관여해왔다. 2015년 이란 핵합의(JCPOA) 협상의 산파역인 동시에 1990년대 옛 소련지역의 핵무기 제거를 지원한 협력적위협감소(CTR) 프로그램의 주역이다. 미국 싱크탱크 핵위협제안(NTI)의 공동의장으로 두 가지 경험을 북한에 적용하는 NTI 연구 백서를 연내 발표할 예정이다. 동아시아재단 초청으로 내한한 그를 지난 4일 서울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만났다.

북한 핵무기, 자국 내에서 
북 과학자들이 해체해야
어딘가로 옮기는 건 위험
 

모니즈는 북한에 의한 핵무기 해체의 이유로 “북핵은 우크라이나·카자흐스탄·벨라루스와 달리 북한 스스로 디자인, 제조한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미국을 포함한 다른 어떤 나라로든 핵무기는 옮기는 것 자체가 안전하지 않다는 까닭에서다. 

그는 또 “어떠한 사찰 및 검증 시스템도 없는 상태에서 북한의 주장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반문하면서 북한을 상대로 핵무기 목록을 먼저 제출하라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일각의 요구 역시 비핵화의 ‘좋은 시작’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국제사회, 검증 지원 역할 
핵물질 전환, 많은 틀 필요

모니즈에 따르면 비핵화 협상은 “복잡하지만 단계별로 협상에 착수해 매 단계 검증의 기준(bar)을 높여가면서 실질적인 합의서를 쌓아가는 과정”이다. 단계별 사찰이 진행될수록 북한 핵프로그램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게 될 것이고 이를 다시 더 높은 검증 기준으로 키워갈 수 있다는 말이다. 끊임없는 협상과 합의와 각각의 합의를 토대로 완성도를 높이는 ‘자기증식형 검증 시스템’이 그가 제안하는 방식이다. 

모니즈는 검증이 중요한 또 다른 이유로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비핵화 합의를 조약 형태로 상원 비준을 받겠다고 말하는바, “검증 시스템이 없는 합의는 결코 의회 문턱을 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핵물리학자 출신인 모니즈가 ‘초기이행’이나 ‘핵무기 목록 제출’ 대신 강조한 북핵 비핵화 순서는 핵실험 시설→핵물질→핵무기의 3가지 순서로 협상을 진행하되 단계마다 다시 몇개의 작은 단계로 나누어 계속 협상해나가는 방식이다. 예를 들어 핵물질의 경우 생산 중단→핵물질의 불가역적인 전환(transfer)→제거의 순으로 합의를 이어가야 한다는 말이다. “2년 걸린 이란 핵합의 막판에 미국 국무부·에너지부 장관 등 장관 4명이 17일 동안 협상장을 떠나지 않았다. 이란과 달리 핵무기를 확보한 북한과의 협상은 훨씬 더 장기 과정이 될 것이다.” 

9월 평양공동선언에서 북한이 조건부로 다짐한 영변 핵시설의 영구적 폐기 및 추가적 조치 용의를 “매우 중요한 약속”이라고 긍정 평가하면서도 “핵물질 생산을 중단한다고 해도 핵물질을 전환하기 위해선 수많은 해결의 틀을 만들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러시아가 무기급 고농축우라늄 500t을 원전 연료용으로 전환, 미국에 판매했던 사실을 일례로 들면서 “한국이 북한의 무기급 핵물질을 국내 원전의 연료로 사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북한이 영변 핵시설 폐기의 조건으로 내건 상응조치를 미국이 취할지에 대해서는 즉답하지 않았다. 

완성도 높은 비핵화를 위해 그가 충분조건으로 꼽는 것은 다국적 합의다. “비핵화 협상은 결코 미국과 북한의 양자 간에 이뤄질 문제가 아니다”라고 못 박으면서 “일본과 한국, 중국은 물론 어쩌면 러시아도 포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가급적 많은 나라들이 참여해야 북한의 합의 불이행 또는 거짓 합의 경우 국제사회가 더욱 강력하고 응집력 높은 대북 대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10072207005&code=910303#csidxc8e9b3baeac8bbeb519decf9fa0e41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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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dkfg 2021.07.28 17:52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INTERVIEW/ Obama official: Nuke powers erred in ignoring ban treaty talks
    By TAKASHI WATANABE/ Correspondent

    February 1, 2021 at 07:30 J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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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hoto/Illutration
    Ernest Moniz served as U.S. energy secretary between May 2013 and January 2017. (Provided by the U.S. Department of Energy)
    A key official in the Obama administration in charge of nuclear security says the five major nuclear powers erred in refusing a seat at the table for discussions on a U.N. treaty to ban nuclear weapons.

    Former Energy Secretary Ernest Moniz said he believes the five major powers made a mistake in not joining the talks that eventually led to the U.N. Treaty on the Prohibition of Nuclear Weapons (TPNW).

    Moniz, a nuclear physicist at the Massachusetts Institute of Technology, served as energy secretary under then U.S. President Barack Obama between May 2013 and January 2017.

    In an online interview with The Asahi Shimbun on Jan. 6, Moniz talked about the United States and the four other major nuclear powers skipping out on the TPNW discussions.

    He said in his personal view the five powers “made a mistake in not being part of the ban discussions.”

    He added that the ban treaty was “fundamentally consistent with the long-term goal” of the Nuclear Nonproliferation Treaty (NPT).

    “I am hoping that if the United States and Russia make some of these gestures for heading in the direction of the eventual elimination of nuclear weapons, that it can reignite a dialogue between the nuclear and non-nuclear weapons states,” he said.

    The nuclear powers did not join the discussions on the TPNW because they felt it was moving too quickly toward a total ban on nuclear weapons.

    Those nations did not sign the treaty. Japan and other nations under the U.S. nuclear umbrella have also not signed the treaty, which took effect on Jan. 22 after 50 nations ratified the TPNW.

    Moniz also talked about the resistance put up by Japan and South Korea when discussions arose during the Obama administration of declaring that the United States would not use nuclear weapons in a first strike on an enemy nation.

    He said, “that discussion really came very, very late in the second term of the administration. It just didn't leave time for the kinds of discussions with our allies that one would need before making such a policy declaration.”

    Moniz also said that Japan, as the only nation to have an atomic bomb dropped on it, could play a special role in serving as a bridge between the nuclear powers and non-nuclear nations.

    Excerpts of the interview follow:

    Q: What is your view about the possibility of nuclear weapons being used today?

    Moniz: The risks of the use of a nuclear weapon are higher now than at any time since the Cuban Missile Crisis (in 1962). We are living in a different cyber world, and certainly today let's say the United States and Russia, with over 90 percent of the world's nuclear weapons, we don't have any norms about cyber in nuclear command and control systems, in nuclear early warning systems. We've had no changes in the sole authority of the U.S. president on the use of nuclear weapons, and the person in charge has only 10 minutes to make a decision.

    Q: What is your assessment of the nuclear security policy of the Trump administration?

    Moniz: The Trump administration has elevated the role of nuclear weapons in our security posture. I think that was made probably the clearest with regard to the deployment of a so-called low yield weapon on nuclear submarines, which we think was completely unnecessary and reduces the threshold for use.

    The Biden administration intends to go back to the situation where the role of nuclear weapons in our overall security posture is reduced.

    Q: How do you view the moves regarding the New Strategic Arms Reduction Treaty (START)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Russia, which is set to expire on Feb. 5?

    Moniz: We recommend that President Biden very early on agree to a New START extension, but simultaneously propose voluntarily a lower ceiling to invite Russia to do a reciprocal act. That's an example of something that at least goes in the direction also of the NPT obligations for continuing to work down the number of weapons.

    The new administration should pursue with Russia the inclusion of discussions on non-strategic weapons. It is premature to be thinking about things like arms control agreements involving China.

    That is not in the cards and probably doesn't make sense right now given the continuing asymmetry in the stockpiles. We think there are many things that could be done right now.

    We could see if China would join the United States and Russia in a reassertion of the Reagan-Gorbachev statement, that nuclear war cannot be won and therefore should not be fought. We could try to establish mechanisms for nuclear risk management between the United States and China.

    Q: When you were energy secretary during the Obama administration there was talk about the United States declaring a no-first-use of nuclear weapons pledge. Could you explain why that idea was eventually abandoned?

    Moniz: I'm not going to go into too much detail about those internal discussions, but I think what is fair to say is that that discussion really came very, very late in the second term of the administration. It just didn't leave time for the kinds of discussions with our allies that one would need.

    President Biden's emphasis on rebuilding alliances is so critical. We cannot unilaterally make some changes in our policy without having our Asian and European allies on board.

    Q: It was said that Japan and South Korea opposed the first-use declaration. Could you elaborate?

    Moniz: Japan and South Korea would have reasons to want to make sure that any move toward a (no-first strike pledge) was done in the context of the overall security relations, because the American security guarantees in the region remain very, very important.

    Q: What is your view of the TPNW? Do you think the gap between that treaty and the NPT can be closed?

    Moniz: I personally believe that the (five major powers) made a mistake in not being part of the ban discussions. I'm not saying that they should have said that it would be like an immediate ban, but the ban treaty after all is fundamentally consistent with the long-term goal of the NPT.

    If the United States and Russia make some of these gestures for heading in the direction of the eventual elimination of nuclear weapons, it can reignite a dialogue between the nuclear and non-nuclear weapons states.

    I think the decision made on the ban negotiations has made that harder rather than easier, which is why I think I would have recommended a different approach.

    Q: What role do you think Japan should play between the nuclear powers and non-nuclear nations?

    Moniz: I think Japan, obviously as the victim of nuclear weapons use, can play a special role, particularly as a strong friend and ally of the United States. I think it can play an important role in representing the non-nuclear arguments. I think Japan is stepping forward and that would be welcome. I think Japan has the standing to really be a strong voice in that discussion.

    (Peter Loewi contributed to this story)

김기남기자

“이번 남북정상회담이 미·한동맹에 부정적인 신호를 보낼지도 모른다는 해석은 근시안적이다. 많은 미국인들이 (북한의 비핵화 의지에) 의혹을 갖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남북관계가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면서 지속된다면 동맹과 균형을 맞출 것이라고 본다.” 


존 덜레리 연세대 교수(43)는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프레스센터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일각에선 문재인 대통령의 지난 19일 능라도 5·1경기장 연설이 민족주의 색채가 강한 만큼 자칫 한·미동맹에 역풍을 불러올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하고 있다. 덜레리 교수는 그러나 “미국의 국가안보만 들여다보는 사람들은 대부분 동맹국의 충성도에 매우 민감하지만 보통 미국인들은 한반도가 분단돼 있음을 새삼 깨닫고 다시 합치려고 한다는 정도의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역시 많은 미국인들이 한국전쟁의 종식과 한반도 통일을 원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며 부정적인 해석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짚었다. 전통적인 외교안보 전문가 그룹과 달리 트럼프는 보통사람들의 민의와 연결돼 있다는 해석이다. 덜레리는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처음부터 동맹에 중점을 두고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여온 만큼 (미국에서 일부) 회의적인 시각이 있다고 해도 감당해낼 자산을 충분히 축적해놓았다”고 평가했다. 


남북 정상의 ‘9월 평양공동선언’과 함께 타결된 ‘군사분야 합의’의 상당부분은 유엔사와 협의해야 하는 항목들이다. 유엔사는 전시작전통제권(전작권)을 갖고 있기도 하다. 덜레리는 “아직까지 유엔사나 주한미군으로부터 남북 군사적 합의에 놀라움을 표한 반응은 없지 않았느냐”면서 “긴장을 완화하고 충돌을 방지하는 유엔사의 목적에도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미군 유해반환을 계기로 조선인민군과 미군이 대화통로를 열어놓았음을 상기시키면서 합의서에 남북 군부와 유엔사가 3자 협의를 하기로 한 항목이 포함된 점을 긍정 평가했다. 

군사분야 합의가 ‘실질적 종전선언(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라는 해석에 대해서는 “종전선언 정의에 대해 공감대가 있는 건 아닌 것 같다”며 “ ‘남북 간 종전선언’이라고 표현해도 무리는 아닐 것”이라고 지적했다. 


남북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미국의 평가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행정부가 공식 반응을 내놓기 전에 이른 시간에 ‘매우 좋았다’는 반응을 선제적으로 내놓았다”며 “사람들은 종종 트럼프가 충동적이라고 비난하지만 트위터를 전략적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지난 3월 백악관을 찾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대화용의를 전할 때도 주변 참모들의 의견을 묻기에 앞서 전격 수락한 것과 같은 맥락에서 선제적인 의사표현의 수단으로 종종 활용한다”는 말이다. 그는 트럼프가 북한과 관련해 긍정적인 트위터 메시지를 자주 날리는 것을 지적하면서 “보통 미국인들이 북한을 보는 것과 달리 진정으로 미·북관계를 바꾸고, 김 위원장과 함께 일을 해보려는 의지가 읽힌다”고 말했다.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미국과 중국의 협력이 느슨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을 기점으로 트럼프 대통령은 더이상 중국의 도움이 필요없어졌다”면서 “문 대통령이 방북한 지난 18일 미국이 2000억달러 상당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관세폭탄을 내린 것이 이를 말해준다”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김 위원장이 지난 봄 남북정상회담 직전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전후에 중국을 방문했던 패턴은 이번에 깨졌다”고 지적하면서 “가장 큰 관심은 오는 24일 뉴욕 미·한 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할 김 위원장의 구두 메시지 내용”이라고 말했다.

김기남기자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9202146015&code=910303#csidxe91d8c5cd97ef93816df6710a88151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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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8.09.22 15:0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Kim Jong-un Has a Dream. The U.S. Should Help Him Realize It.
    By John Delury
    Mr. Delury is a historian of China and an expert on the Korean Peninsula.

    Sept. 21, 2018

    Image
    The North Korean leader Kim Jong-un, left, and President Moon Jae-in of South Korea during the third Inter-Korean summit meeting in Pyongyang, North Korea.CreditCreditPool photo by Pyongyang Press Corps
    SEOUL, South Korea — President Moon Jae-in of South Korea returned from Pyongyang this week bearing fresh messages of good will from Kim Jong-un, North Korea’s leader: promises to permanently dismantle a test site and a missile-launch pad and to shutter a major nuclear facility. The pledges — “subject to final negotiations,” as President Trump artfully put it — have already been criticized as half-steps, if not traps. There still is no road map or timeline for the complete denuclearization of North Korea.

    But the prevailing preoccupation with defense issues obscures a truly notable feature of Mr. Moon’s visit: the group of business leaders he brought along, including from Samsung and South Korea’s other major conglomerates.

    The skeptics are skeptical because they tend to assume that Mr. Kim’s views are in keeping with those of his grandfather Kim Il Sung, who hoped to forcibly reunify the Korean Peninsula, or his father, Kim Jong-il, who used negotiations to stall for time, desperate just to survive.

    In fact, Mr. Kim’s strategy and tactics belong to another archetype, one familiar here in East Asia: the strongman who sets his country on the path of economic development. Mr. Kim’s ideological lineage can be traced back to Japan’s postwar prime minister Yoshida Shigeru, Singapore’s founding father Lee Kuan Yew, South Korea’s military dictator Park Chung-hee, Taiwan’s dynastic heir Chiang Ching-kuo and, above all, Deng Xiaoping in China.

    Mr. Kim wants to be a great economic reformer. And the United States should help him, because that’s the best way to sustain progress toward denuclearization and eventually eliminate the threat posed by North Korea.

    From the moment Mr. Kim took power almost seven years ago, he signaled a shift in the regime’s focus, from security to prosperity. In an early speech as leader in 2012, he promised North Koreans that they would no longer have to “tighten their belts.” He decentralized decision-making, giving farmers greater freedom to sell their crops and factory managers more control over wages and production. He lifted curbs on informal grass-roots markets and small private businesses.

    Mr. Kim announced a “new strategic line” at a high-level party meeting in March 2013, calling for “dual progress” (byungjin) on developing a nuclear deterrent and the civilian economy at the same time. It was a marked step away from his father’s line of “military-first politics” and its priority on defense.

    Byungjin seemed to succeed. North Korea’s nuclear program made extraordinary progress, culminating last year in tests of intercontinental ballistic missiles, intermediate-range ballistic missiles and a thermonuclear device. Despite international sanctions, the economy achieved modest annual growth in the first years after Mr. Kim took power, peaking in 2016. There were even articles filed from “Pyonghattan” describing the North Korean capital as booming, with new high-rise apartment complexes, restaurants and stores, and traffic on the streets.

    EDITORS’ PICKS

    Why Are Puffins Vanishing? The Hunt for Clues Goes Deep (Into Their Burrows)

    Steve Perry Walked Away From Journey. A Promise Finally Ended His Silence.

    Many Ways to Be a Girl, but One Way to Be a Boy: The New Gender Rules
    Yet Mr. Kim seemed dissatisfied with the pace of development, and in his New Year’s speech this year called for “a breakthrough” in “re-energizing” the economy. In April — just days before his first summit meeting with Mr. Moon — he declared that byungjin was over. In its place, he said, all efforts should go to “socialist economic construction.”

    Since then, the-economy-as-priority has been regular fare in North Korea’s media and from propaganda organs. Mr. Kim spent the summer months visiting farms, factories and tourist resorts, often chastising cadres for failing to implement development projects fast enough. During recent festivities celebrating the country’s founding, the parade featured floats with economic slogans and no ICBMs. If the iconic image of Mr. Kim in 2017 shows him watching a missile test, the one for 2018 shows him inspecting a fish cannery.

    But much of the international community, and Washington in particular, has been so fixated on North Korea’s nuclear capabilities that it hasn’t paid enough attention to Mr. Kim’s broader strategic intentions — or how to make progress on denuclearization by working with, rather than against, them.

    Mr. Kim wants North Korea to become a normal East Asian economy, catch up with and integrate into the region, and it’s in everyone’s interest to help him do so.

    For North Koreans, economic development would bring opportunities to feed their families and run businesses, trade and perhaps travel. As the economic and social chasm between North and South began to close, South Koreans could slowly envisage a time when reunification seems plausible. With the peace process on the Korean Peninsula moving forward, Americans — who already have enough to worry about — could remove the threat of a North Korean nuclear strike from their list of pressing concerns.

    Mr. Moon clearly understands that Mr. Kim’s economic ambitions are the key to keeping the diplomatic process going. On his visit to Pyongyang this week, Mr. Moon brought the heads of state-backed rail and energy corporations, along with the CEOs of South Korea’s top conglomerates. No deals were struck, and the group has been mum so far about its meetings. But its presence was enough to send the message that South Korea stands ready to move forward with major economic cooperation projects with the North.

    In one astonishing scene, Mr. Moon addressed a crowd of 150,000 cheering North Koreans and pledged to “hasten a future of common prosperity.” He praised Pyongyang’s “remarkable progress” and said he understood “what kind of country Chairman Kim and his compatriots in the North want to build.” In a formal agreement known as the Pyongyang Declaration, the two leaders committed to reconnect rail and road links between the two countries, reopen a frozen joint industrial zone in Kaesong and a tourist site at Mount Kumgang, and make plans for a special economic zone, of the kind Deng promoted to open up China to foreign investment in the 1980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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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Yet the opportunities for peace and denuclearization that Mr. Kim’s economic ambitions present seem largely lost on the U.S. government. Sanctions and economic pressure may have helped induce Mr. Kim to engage, but they will be an obstacle to further progress.

    Ideally, American companies would play a direct role in North Korea’s development, as Secretary of State Mike Pompeo suggested earlier this year. Short of that, the United States should support the South’s efforts at economic cooperation with the North. And it shouldn’t fret so much about existing trade between North Korea and China, North Korea’s main economic partner.

    Only by selectively suspending sanctions — say, carving out exceptions for joint ventures — and gradually lifting them, can the United States tap Mr. Kim’s economic ambitions to advance its own goals.

    Will Mr. Kim ever give up North Korea’s nuclear weapons? There is no way to tell now, of course. But helping his project of economic development is the best chance of giving him a reason to.

    John Delury is an associate professor of Chinese studies at Yonsei University, in Seoul.

ㆍ서울안보대화 위해 방한, 전 미 국방부 동아·태 부차관보 에이브러햄 덴마크

ㆍ문 대통령의 ‘평화 트랙’만큼 트럼프의 ‘비핵화 트랙’은 성과 없어
ㆍ북에 비핵화 시간표 요구하지만, 북에 줄 ‘카드’엔 인색한 것 사실



서울안보대화(SDD) 참석차 방한한 에이브러햄 덴마크 미국 우드로윌슨센터 국장이 지난 13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강윤중 기자 yaja@kyunghyang.com



“두 개의 정상회담(4·27 남북, 6·12 북·미) 이후 문재인 대통령이 주도한 평화 트랙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비핵화 트랙 중 평화 트랙에서만 성과가 있었다. 3차 남북정상회담 이후에도 평화 트랙에서만 성과가 있고 비핵화 트랙에서는 수사만 남발되는 상태가 계속될 것인가, 그것이 관건이다.”

18일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엇갈린 신호가 나오고 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남·북·미 3자 종전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반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대북 제재 고삐를 조이려는 움직임이 있다. 미국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제7회 서울안보대화(SDD) 참석차 내한한 에이브러햄 덴마크 우드로윌슨센터 아시아프로그램국장(40)에게 인터뷰를 청한 까닭이다. 지난 13일 SDD 행사장인 조선호텔에서 만나 ‘워싱턴 정서’의 일단을 들었다. 


미국 국방부 동아·태 담당 부차관보를 지낸 그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물론 중국과 일본 등 주요 국가들과의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은 폭넓은 인격과 상당한 외교적 기술이 필요한 일”이라며 문 대통령을 ‘수석 항해사(chief navigator)’라고 높이 평가했다. 하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와 함께 비핵화 과정의 진전 없이 장기간 지속가능한 평화가 유지될지 우려된다”고 짚었다.

3차 남북정상회담의 전망에 대해선 “군사적 신뢰 구축을 비롯한 남북관계의 진전이 예상된다”면서도 “그러한 진전이 비핵화, 한·미동맹 강화에도 연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종전선언과 관련해서는 “국제법적으로 구속력이 없는 데다 분위기 개선 면에서 효과가 있는, 좋은 아이디어”라면서도 “북한에 큰 양보인 만큼 그 대가를 받아내야 한다”고 못 박았다. 바람직한 대가로는 “북한으로부터 핵무기 검증을 받겠다는 선언을 받아내는 것이 일례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종전선언을 한다면 한·미 간에 주한미군을 유지하고 동맹을 강화하자는 내용의 성명 발표가 뒤따라야 할 것이라고 본다”고도 했다. 


강윤중기자


그렇다면 한국의 역할은 무엇일까. 덴마크 국장은 “미·북 간 직접 상대(engagement)의 무대를 마련하고 남북관계 개선을 포함해 지정학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를 만드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북한이 관심을 둘 확장 억지력을 비롯한 미군의 핵심 전략자산에 대해 문 대통령이 말할 입장이 아닌 만큼 다소 어색한 입장(awkward position)”이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북 사이에 중재자가 필요하다고 분명히 말한 적이 없으며, 되레 김 위원장과 만나 직접 이야기를 하려는 생각이 분명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에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곧바로 답이 나왔다. “미국은 북한에 비핵화의 구체적인 진전을 요구해왔다. 비핵화 시간표를 공표하고 이를 검증하는 내용이 포함돼야 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하지만 ‘비핵화를 촉진시키기 위해 미국이 내놓을 카드가 무엇이냐’는 질문에는 말끝을 흐렸다. “워싱턴에선 북한이 무엇을 포기해야 할지 자주 말하지만, 미국이 무엇을 포기할지는 거의 말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조야의 일방적 사고를 시인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백악관에 초청할 뜻을 밝힌 것에 대해 “미국 국내 정치적으로 만만찮은 도전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 주민과 (1년여간 북한에 억류된 뒤 귀국해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와 같은 사람들이나 비핵화와 관련해 김 위원장이 해온 것을 감안할 경우 자칫 역풍이 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한·미 양국은 기회 있을 때마다 “서로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고 강조한다. 미국 원로 언론인 밥 우드워드는 최근 저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에서 미국이 지난해 말 대북 군사공격을 검토했으며, 제한적 공격(코피 작전)이 아니라 김정은 위원장 암살도 검토했다고 썼다.

덴마크에게 ‘미국이 이러한 군사행동 방안을 한국과 협의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펜타곤에서 미국의 동아시아 군사전략을 담당했던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지 않아 구체적 내용은 모르지만 한국 정부와 협의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다행히 지금은 외교가 주도하는 국면이다. 하지만 ‘화염과 분노’에서 외교로 급격하게 변했듯이, 역순의 갑작스러운 국면전환도 가능하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북한 비핵화에 관한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는 비난을 자주 내놓는 것에 대해서는 “중국은 아마도 북한에 압력을 가하기보다 껴안으려는 전략적 결정을 한 것 같다”면서 “다시 북한에 최대 압력을 가해야 할 상황이 오더라도 지난해처럼 동참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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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지난 2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회의실에서 대북 스포츠 교류 및 경협사업의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북측은 사람을 신뢰해도 정부는 신뢰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믿어도 남측 정부는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향후 2년 동안 대북 경협보다 신뢰를 쌓는 게 좋다. 북측을 지원 대상이 아닌, 협력 대상으로 봐야 한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59)은 사업가다. 사업은 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북 사업을 하기 전에 신뢰부터 쌓으라니, 이 무슨 말인가. 지난 27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시종 ‘신뢰’를 강조했다. 


김 이사장의 ‘실력’이 확인된 것은 지난 10~19일 평양에서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측 4·25체육단이 공동주최한 제4회 15세 이하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였다. 2003년 류경 정주영체육관 준공행사 이후 15년 만에 도라산~개성~평양 간 서해 육로를 뚫었다. 지난달 평양 남북 통일농구경기 당시 정부가 시도했지만 북측이 열지 않았던 길이다. 


그는 “대회도 성공적이었지만 서해 육로를 뚫은 의미가 작지 않다”며 “정부가 뚫으면 정부만 갈 수 있지만, 민간이 뚫으면 누구나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거침 없이 털어놓았다. 


“당초 8월10일 방북하는 일정이었는데 이틀 전 밤 10시에 통일부에서 사업승인이 났다. 게다가 북측과 합의한 399명을 151명으로 줄이라고 통보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이라고 하기엔 아귀가 맞지 않았다. 북측에 이미 400명의 체류비용을 지급기로 했기에 인원이 줄어도 지출액은 달라지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스포츠 행사를 자꾸 정치적 일정과 연계하려는 게 적폐”라며 “이걸 대통령이 시켰겠는가. 직접 나서려는 욕심을 버리고, 민간 교류를 밀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김 이사장이 4·25체육단을 비롯한 북측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중국 윈난성(雲南省) 쿤밍(昆明)의 홍타스포츠센터를 위탁경영하던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전지훈련을 온 북측 축구 국가대표팀의 훈련을 지원해준 게 계기가 됐다. 이후 14년 동안 축구의 남녀 9세부터 성인팀까지 지원했다. 마라톤, 양궁, 탁구 등의 북측 선수 1500여명의 훈련도 지원했다. 이렇게 쌓인 신뢰는 교류와 경협 모두에서 꽃을 피웠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만 21차례 치렀다. 그는 “2015년 8월 남북 간 군사충돌 위협 속에서 치러낸 제2회 평양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특히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합훈련 기간인 그해 8월20일 대북 확성기 사건이 터졌다. 북측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22일 오후 5시까지 남측이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무차별 포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전운이 짙어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남측엔 “선수단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다짐했고, 북측엔 “올림픽 정신으로 강행하자”고 당부했다. 21일 오전 2시 북측은 호텔 방문을 두들기고 “개막을 해도 좋다”는 최종 방침을 전했다. 


그는 “북측의 10만 관중 앞에서 개막 경기를 치르면서 감개무량했다”며 “거리에서 ‘남측 정부 타도’를 외치던 평양 시민들도 경기장에선 남측 유소년팀을 응원해주었다”고 말했다. 스포츠 교류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음을 절감했다. 

교류에서의 신뢰는 경협으로 이어졌다. 2008년 1월29일, 북측은 평양시 사동구역 장천동 일대 35만㎡(10만6000평)의 4·25체육단 부지에 대한 50년간 사용권을 문서로 보장했다. 하지만 ‘남북경협’이란 기업을 설립해 1호 공장(체육 기자재 공장)을 건설하던 중 이명박 정부의 제동으로 무한 중단됐다.


남북 정상 간 4·27 판문점선언 이후 경협 재개의 길이 열렸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되돌릴 수 없는 대북 체제 보장이 되려면 2년 정도 걸린다. 북측도 그리 보고 있다”며 “그 기간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모든 준비를 해놓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방북에서 그는 북측과 35만㎡ 부지에 축구 전용구장과 27홀 골프장, 실내체육관이 포함된 스포츠 호텔을 건립하기로 구두합의했다. 


“제재는 1차로 민생 관련 부분이 내년 중반쯤 풀리고 완전한 해제는 2020년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구두합의를 문서합의로 발전시키고 설계작업을 완료해 제재가 풀리자마자 첫 삽을 뜨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제재와 무관한 스포츠 교류는 계속할 계획이다.


내년 중 남측 프로축구 K리그(12개팀) 우승팀과 북측 1부류 연맹리그(1부리그·14개팀) 우승팀 간의 경기를 성사시키고, 북측 선수를 우리 프로팀에 입단시킬 계획이다. 북측 축구팬들이 해당 프로팀을 응원하면서 ‘류현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궁극적으로 남북 프로축구리그를 통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제안한 2030년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는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북측 15~17세 여자골프 유망주를 발굴, 지원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시키는 것도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본업’을 잊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북측과의 신뢰가 더 쌓이면 그걸 다시 경협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남측에선 여전히 북측을 지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이사장은 “북측은 지원보다 협력을 원한다”고 단언하면서 “지원을 받기보다 경협을 해야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쌀, 비료를 지원하려면 오히려 우리가 사정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사정하면서까지 지원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남북 교류나 경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차피 향후 2년간 경협은 못하니까 그동안 스포츠로 접근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북측의 의사결정구조는 철저히 위에서 내려오는 톱다운 방식인 만큼 “중간에 누굴 끼지 말고 북측 고위층과 직접 대화해야 그림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남북 교류나 경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차피 향후 2년간 경협은 못하니까 그동안 스포츠로 접근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북측의 의사결정구조는 철저히 위에서 내려오는 톱다운 방식인 만큼 “중간에 누굴 끼지 말고 북측 고위층과 직접 대화해야 그림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282133045&code=100100#replyArea#csidx1144f071186de0582f645cfb0357e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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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8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 지사. 


■ “평창·갈마 동계아시안게임 공동 개최 제안…북, 긍정적 반응”

 
최문순 강원지사 인터뷰
내년 원산이나 평양서 축구대회 개최…식목사업도 곧 제안 
‘MBC 퇴직금’ 투자한 체육기자재 공장, 완공된 것 보니 뿌듯

 
[김진호 국제전문기자 평양을 가다]평양은 지금 ‘변화의 천리마’에 올라탔다
 
지난 15~1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방북단 중에 출장가방을 단연 풍성하게 채운 사람이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62·사진)이다. 북측 민화협 김영대 의장과 4·25체육단 리종무 위원장을 만난 그는 “10년 만의 방북에서 강원도의 대북 구상을 북측에 직접 전달한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남강원도(강원도)팀과 우즈베키스탄팀 간 3~4위전이 벌어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최 지사를 만났다.
 
최 지사는 “지난 14일 김영대 민화협 의장과 만나 평창~갈마 동계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를 제안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면서 “공동 개최는 남북 정상 간 결정 사안인 만큼 이번에 공식 제안한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마식령 스키장과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송도원을 잇는 관광지구 개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사업이다. 노동신문 17일자는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함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는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달았다. 

리종무 위원장과 내년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평양이나 원산에서 개최하는 문제는 단번에 아퀴를 지었다. 최 지사는 “북측이 원산에 신축 중인 스타디움을 당초 계획대로 내년 5월까지 완공하면 원산에서, 아니면 평양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내년 유소년축구대회가 합의대로 성사되면 속초항 설비를 확충해 원산까지 크루즈 뱃길을 열고, 양양~갈마 공항 간 하늘길도 열 계획이다. 철도·도로의 육로를 포함한 3개의 ‘평화의 길’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그는 “서울을 떠나올 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회성으로 끝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불씨를 되살려 달라는 체육계 요구를 접했다”면서 “공동훈련이 가능하도록 상설팀 구성을 역시 북측 민화협에 제기했다”고 전했다.
 
최 지사가 남북 교류협력에 나선 것은 10년 전이다. MBC 사장이던 2008년,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 콘서트를 성사시켰다. 뉴욕필과 사전합의한 뒤 이를 북측에 전달하는 방식의 3각 프로젝트였다. 교향악단의 여행·체류 비용은 MBC가 부담했다. 최 지사는 “당시 동평양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5분여 동안 기립박수를 쳤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김영대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뉴욕필의 평양 콘서트를 다시 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3년 전부터 언젠가 뚫릴 남북 교류를 준비하며 철원에 ‘통일 양묘장’을 조성해온 얘기도 꺼냈다. 최 지사는 “북측 산악지역에 맞도록 전나무·잣나무 등 여러 수종의 침엽수 묘목을 키워 왔다”면서 “금명간 북측에 식목사업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방북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MBC 퇴직금을 털어 ‘남북 경협’에 뛰어들었다가 좌절했던 현장을 둘러봤기 때문이다.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평양 시내 10만평의 사용권을 받아 1차로 4·25체육단과 유니폼 등의 체육기자재 공장을 짓던 중에 이명박 정부 초기 남북 교류가 끊기면서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주둔 군부대까지 옮기도록 지시한 사업이었다. 그는 “이번에 와서 4·25 측에서 공장을 완공해 가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너무도 기뻤다”고 말했다. 평양 부지의 공장은 남북 경협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북측의 우수한 인력과 비싸지 않은 인건비를 활용해 세계 스포츠 의류시장을 제패하는 건 시간문제”라면서 “장기적으로 남측 금융기관과 첨단기술업체들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유소년 축구팀은 이날 우즈베키스탄팀을 맞아 승부차기 끝에 5 대 3으로 승리, 3위를 차지했다. 우승과 준우승은 각각 북측 4·25팀과 평양 국제축구학교팀이 차지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192250005&code=970100&sat_menu=A074#csidxa4154ffa994779289db601bcebb18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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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토퍼 트로트 영국 외교부 수단·남수단 특별대표가 지난 26일 서울 정동 영국 대사관저에서 남수단의 참혹한 상황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이상훈 선임기자 doolee@kyunghyang.com


“지금 우리가 아프리카, 특히 남수단의 안정과 희망을 위해 노력하는 것은 원조를 위한 원조가 아니다. 미래에 상환받을 투자다.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인구가 늘어나는 아프리카가 안정되면 세계는 더 안전해지고, 더 부유해지지 않겠나.” 


남수단은 여전히 끝이 안 보이는 재앙의 한가운데 있다. 반세기 넘도록 ‘북쪽 형제’ 수단과의 전쟁을 거쳐 독립을 선포한 게 2011년. 하지만 이후 내부의 종족 분쟁 탓에 독립전쟁보다 더 파괴적인 내전에 휩싸여 왔다. 지금 상황은 어떨까. 지난 26일 방한한 영국 외교부의 수단·남수단 특별대표 크리스토퍼 트로트(52)에게 인터뷰를 청한 까닭이다. 특별대표는 해당지역 평화정착을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조율하는 역할을 한다. 인터뷰는 지난 26일 서울 정동 영국 대사관저에서 이뤄졌다.


“아니, 영국은 한국보다 훨씬 더 큰 나라 아닌가. 더구나 수단에 대한 식민통치의 역사적 빚을 지고 있는데 어떻게 지원 병력 규모가 한국과 비슷한가.” 의례적으로 방한 목적을 물은 뒤 댓바람에 도발적인 질문을 던졌다. 그가 “영국과 한국 모두 300명 안팎의 평화유지군(UNMISS·유엔 남수단임무단)을 파견해 남수단의 평화과정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한 뒤였다. 27년 경력의 직업 외교관답게 트로트 특별대표는 “인구를 보면 영국과 한국은 큰 차이가 안 난다”면서 모범답변을 내놓았다.



남수단 여성들이 지난 7월30일 종레이 주 카트달록 마을 인근에서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비행기로 공중에서 떨어뜨려준 식량을 받기 위해 걸어가고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영국 정부는 유엔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 적지 않은 유엔 분담금을 내고 있다. 지난 20여년 동안 평화유지군을 파견하지 않다가 (특별히) 남수단에 파견했다”고 했다. 한국군 한빛부대 290여명은 수도 주바에서 활동하고 있다. ‘작은 파문’을 진정시키고, 남수단의 현황을 듣다 보니 한숨부터 나왔다.


기자가 지난해 초 구호단체들의 자료를 제공받아 남수단 문제를 다룰 당시 소개한 ‘숫자’들은 대략 이렇다. 1100만명에서 1200만명에 달하는 인구 가운데 550만명이 심각한 식량난에 직면해 있다. 백나일강 양안의 열대우림과 광대한 초원, 비옥한 농토가 펼쳐진 기회의 땅에는 어떠한 천형보다도 잔혹한 인재(人災)가 계속되고 있었다. 독립 이후 내전에서 희생된 인명만 30여만명. 어린이 25만명은 심각한 영양실조 탓에 생사의 기로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종족 간 전쟁을 멈추지 않고 있는 살파 키르 대통령의 딩카족 정부군과 리에크 마차르 전 부통령의 누에르족 민병대는 구호식량의 전달을 방해하고 있다. 난민캠프에 수용된 여성의 70%가 군경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있다. 하나하나 확인을 요청하자 “별로 나아지지 않았다”는 답이 되풀이됐다. “남수단 정부는 대략 한 해 30억달러로 추산되는 원유수입을 거두고 있건만, 단 하나의 병원도 건립하지 않았다. 병원들은 100% 국제사회가 건립했다.” 그의 말대로 “부패가 아니라면 설명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사진 이상훈 선임기자


트로트는 “지난해 소말리아를 비롯한 동아프리카 국가들의 기근은 자연재해였다. 하지만 남수단의 재앙은 전적으로 인간이 만든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들은 먹을거리만 부족한 것이 아니다. 안전도 제공받지 못하고 있다. 해서 영국 정부는 소녀들의 교육에 집중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남수단의 12세 소녀들은 고등학교를 졸업할 가능성보다 아이를 출산하다가 사망할 확률이 더 높다. 그 소녀들이 학교에서 1년 더 수업을 받는다면 정상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해 필요한 잠재력이 12% 높아진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젊은이들에게 전쟁 말고 다른 대안이 미래에 있다는 생각을 심어줘야 한다”고 역설했다.



유엔은 특정지역의 소수종족들을 민간인보호캠프에 수용하고 있지만, 유엔 캠프 울타리 밖에 방치된 주민들이 더 많다. 인구의 절반 이상이 유엔을 비롯한 국제 구호단체들의 지원으로 생명을 유지하고 있다. 300만명이 나라를 떠났고, 400만명이 국내 난민으로 전락했다. 그는 분쟁해결의 방법에 대해 “평범한 사람들의 힘을 키워주는 것이 차이를 극복하는 지름길”이라고 말했다. 다행히 작은 희망의 신호도 있었다. 



남아공과 나이지리아, 우간다 등 6~7개 아프리카 국가들이 남수단 평화를 위해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작년 10월 북한과 모든 관계를 단절한다는 조건으로 미국의 제재에서 풀려난 수단의 오마르 알바시르 대통령이 동참한 것은 고무적이다. 남수단 톤즈에서 활동하다가 유명을 달리한 이태석 신부에 대해 묻자 “남수단 사람들이 여전히 이야기를 한다. 큰 존경을 표하고 싶은 분”이라면서 “하지만 톤즈는 가보지 못했다”고 전했다. “종족 간 전투의 최일선이 된 위험지역이기 때문”이라는 안타까운 소식이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7302107015&code=100100#csidxbacc23b9afe4f28911a6564727b21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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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이 지난 29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조 연구위원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판문점 도보다리에서 나눈 대화의 주제는 통일 문제였을 것”이라면서 판문점선언 제목에 평화, 번영과 함께 ‘통일’이 들어간 것에는 김 위원장 의지가 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합의서에 담지 못한 숨겨진 코드, 트럼프 배려해 남겨둔 듯"


“이번 남북정상회담 결과는 합의서에 나온 것만이 전부가 아닌 것 같다. 숨겨진 코드가 있다. 특히 비핵화에서 상당한 진전이 있었지만 합의서에는 최소한만 담은 것 같다.” 조성렬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수석연구위원(60)은 남북이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일부 진전된 내용을 공개하지 않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또 “남북 정상이 합의 내용에는 통일을 담지 않았음에도 제목에 평화, 번영과 함께 통일을 넣은 것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가 담긴 것 같다”고 짚었다. 역사적인 4·27 판문점 남북정상회담 뒤 남북은 물론 미국과 중국 등지에서 쏟아지는 뉴스들은 한반도가 새로운 역사의 입구에 있음을 말해준다. 

뉴스의 홍수 속에서 자칫 놓치기 쉬운 판문점선언의 함의를 조 연구위원과의 인터뷰를 통해 되짚어보았다. 지난 29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사에서 만났다. 


■ 판문점선언 평가 


- 정부가 최우선 의제로 강조했던 비핵화 문제가 정작 ‘판문점선언’에는 맨 뒤에 배치됐다.

“중요성에 따른 정부 입장과 북한의 우선적 요구가 절충되어 최종 형태가 된 것이 아닌가 싶다. 합의문도 비핵화가 가장 중요하지만, 북한이 전제조건으로 우리 측에 요구한 군사위협 해소와 체제안전 보장을 앞세운 뒤 평화체제의 결과로 북한이 취해야 할 완전한 비핵화를 넣은 것 같다.”


- 그럼에도 비핵화 부분은 소박한 합의라는 평가가 적지 않다. 

“비핵화의 방법과 시기가 빠졌다는 지적은 타당하다. 하지만 비핵화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고 해도 최종 합의는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담는 게 정무적으로 효과적인 것 같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공이 부각될 필요도 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정상회담 사흘 전 전격 방미해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났다. 내 생각엔 정 실장이 당시 남북 합의안 초안을 들고 가 조율하고 그 결과를 갖고 남북정상회담에 임한 것 같다.” 


비핵화에 상당한 진전 있지만 
전부가 아닌 최소한만 담은 듯
북·미 정상회담 당겨진 것도 
만족할 만한 내용 때문 아닐까


- 비핵화와 관련한 논의가 진전된 것으로 보는 근거는 무엇인가.

“남북정상회담 뒤 미국은 북·미 정상회담 시기를 당초 6월 초에서 3~4주 뒤인 5월로 앞당겼다. 비핵화와 관련해 미국이 만족할 만한 내용이 담겼기 때문이 아니겠는가. 또 정부도 합의안에 담지 못한 김정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가 있다고 암시하고 있다.” 


북한이 핵탄두를 숨긴다 해도 
억제력으로서의 의미 사라져
외교적 무기도 될 수 없으니 
협상의 걸림돌 되지는 않아


- 북한이 아무리 완전한 비핵화를 한다고 해도 핵탄두를 일부 은닉하고, 핵과학자들만 확보하고 있으면 언제든지 핵무력을 복원할 수 있다는 지적이 많다. 

“북한이 핵실험장과 같은 미래핵과 가동 중인 현재핵은 몰라도 과거핵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 게 사실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일부 숨긴다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원 100만명을 풀어도 못 찾는다. 다만 북한에 핵무기는 억제력 의미를 갖는다는 점을 생각할 필요가 있다. 북한은 2005년 2월 핵실험 한번 하지 않은 상태에서 핵보유 선언(외무성 성명)을 했다. 왜 그랬을까. 상대방이 알고 있어야 효과가 있는 게 억제력이기 때문이다. 북한이 핵탄두를 몰래 숨겨놓았어도 한·미·일이 이를 모르면 억제력이 안된다. 핵무기를 군사적 무기가 아닌, 외교적 무기나 정치적 무기라고 하는 이유다. 은닉했다가 나중에 드러난다면 북한은 신뢰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만에 하나 우려는 있을 수 있지만 그런 문제가 이번 비핵화 협상에 걸림돌이 된다고는 보지 않는다. 미국이 8000여개로 파악하고 있는 고농축우라늄(HEU)용 원심분리기를 북한이 어떻게 신고하느냐도 문제다. 미국의 넌-루거 위협감소 프로그램에 의한 우크라이나와 카자흐스탄 핵물리학자 전업 및 재교육을 보아도 시간이 걸리는 문제다. 단기간에 해결할 수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문’에 각각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남북정상회담 합의문인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문’에 각각 서명한 뒤 교환하고 있다. 서성일 기자 centing@kyunghyang.com


- 남북 간에 단계적으로 군축을 하기로 했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면, 재래식 전력이 남측에 비해 열세인 만큼 군축이 필요해진다. 우선 긴박한 곳이 서해5도 지역이다. 우리 서북도서방위사령부와 북한 서남전선사령부가 대치하고 있다. 고무장을 저무장 상태로 낮추는 게 시급하다. 비무장지대의 비무장화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가 필요하다. 평화협정 이후 완충지대를 가르며 ‘DMZ 세계평화공원’이 조성될 수도 있다.”


- 남북은 올해 종전선언을 하는 주체로 남·북·미 3자를 못 박고 중국을 더한 4자회담 개최를 합의문에 명시했다. 2007년 10·4 남북정상선언 때도 종전선언의 주체로 ‘3자 또는 4자’를 거론함으로써 중국 측의 반발을 야기했는데 이번엔 아예 3자에 중국이 배제됨을 명시했다.

“다분히 중국을 의식한 것 같다. 하지만 중국은 종전선언 주체로 당연히 포함된다고 본다. 다만 북한이 얘기하는 체제안전 보장과 관련해 미국뿐 아니라 중국도 적절한 내용을 담보해준다면 포함시킬 수 있다는 말로 읽혔다.” 

- 하필 남북정상회담 다음날 중국 군용기가 우리 측 방공식별구역(KADIZ)을 깊숙이 침범했다.

“중국의 반응은 이중적인 것 같다. 한반도 긴장완화를 반기면서도 북한이라는 완충지대의 변화와 동아시아 지역정세의 새판을 짜는 데 중국의 역할이 축소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 같다.”


-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남북이 각각 자기의 책임과 역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측의 책임과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북한의 2016년 7월 공화국 정부 대변인 성명에 나온 비핵화 조건 5가지(남쪽 지역 내 미국의 핵무기 공개, 남한 내 핵무기 및 핵기지 철폐·검증, 핵타격 수단의 한반도 불반입 담보, 대북 핵무기 위협 및 사용 금지, 핵사용권을 쥔 주한미군의 철수선언) 등에서 남측이 보증해야 할 역할과 책임인 것 같다. 핵자산 전개와 관련한 주한미군의 철수선언만을 언급한 이상 주한미군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본다. 또 중국의 부상 이후 주한미군을 보는 북한의 시각이 달라지기도 했다.”


- 미국의 핵위협 철회를 확답해야 비핵화를 할 수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1990년대 조지 H W 부시 행정부가 전술핵을 철수한 이후 미국이 한반도 주변에 핵자산을 반입, 군사연습을 한 것은 2013년 2월 말부터다. 북한이 그해 2월 3차 핵실험에서 고농축우라늄(HEU)탄 시험 및 그 전해 12월 은하3호 인공위성이 대기권 진입에 성공했다고 밝히자 미국이 취한 조치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을 인정하겠다는 것은 핵자산 전개 이전의 연합훈련을 용인한다는 걸로 해석된다.” 


- 남북은 또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을 위해 노력하자고 했다. 남북이 국제사회로부터 기대하는 지지와 협력은 무엇이 있는가. 

“종전선언이나 남·북·미·중의 평화협정도 그 역할이 제한적일 수 있다. 북한은 자신들이 핵을 포기하게 되면 국제사회도 체제안전 보장을 법적으로 해줘야 한다는 뜻을 담은 것 같다. 우크라이나의 경우 핵을 포기하면서 미국·러시아·영국이 부다페스트 안전보장 메모랜덤을 체결했는데 서방 세계는 2014년 러시아가 침공했을 당시 아무런 역할도 하지 않았다. 당시 백악관 법률고문은 ‘메모랜덤이라 준수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설명한 것으로 기억한다. 국제법적 보증은 아니었다는 말이다.”


도보다리에서 긴밀히 나눈 
대화 주제는 통일이었을 것
선언문 제목 ‘통일’ 넣은 것도 
김 위원장 의지 반영 추정


- 이번 합의서 제목은 ‘한반도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이다. 종래와 달리 수식어가 많이 달렸다. 

“이번 정상회담의 기본 주제어는 평화와 번영이었다. 남북은 기념식수 표지석에도 ‘평화와 번영을 심다’라고 새겼다. 관련 내용이 없는데 제목에 ‘통일’이 포함된 건 김정은 위원장의 의지가 들어간 것 같다. 도보다리 밀담에서도 통일에 대한 논의가 중심이지 않았나 싶다.”


- 김 위원장은 왜 선언문에 ‘통일’을 넣으려고 했는가. 

“북한의 2016년 제7차 당대회 결정문을 보면 우리 민족이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져 있다는 인식이 깔려 있다. 올해 신년사에도 우리 민족의 역사가 바뀌어야 한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김 위원장은 자유의집 방명록에도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고 서명했다. 통일의 큰 틀에 합의하자, 이를 바탕으로 북이 핵을 포기하고 남북이 종전으로 나가자는 정세인식과 구체적인 의지를 담은 것 같다. 또 판문점선언문에는 남북연합의 준비 성격을 담은 내용들이 포함됐다.”


- ‘10·4 선언’과 달리 통일 의지가 담겼다는 말인가. 

“그렇다. 정상회담 정례화 및 남북 정상 핫라인 설치, 분야별 대화를 아우르는 말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설치인 것 같다. 과거 남북조절위원회와 비슷한 성격이자 낮은 수준의 남북연합기구라고 생각한다. 통일 얘기가 없어도 남북연합으로 가는 큰 틀이 담겼다고 보는 이유다.”


■ 북·미 회담 전망 


미 강경파 합류, 되레 긍정적 
또 하나의 의제 ‘탄도미사일’
ICBM 외 중·단거리 포함 땐 
북·미 협상 난항 겪을 수도


[진단, 판문점선언](1)“합의서에 담지 못한 숨겨진 코드, 트럼프 배려해 남겨둔 듯


- 존 볼턴이나 마이크 폼페이오 등 강경파의 합류를 불안하게 보는 시선도 있다.

“강경파인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울트라 슈퍼 강경파’로 불리는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또 주한 대사에 내정된 해리 해리스 전 태평양사령관 등 강경파가 잇달아 등장한 것은 되레 좋은 징조라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화파만 데리고 협상을 했다가 실패하면 비난을 퍼부을 강경파를 미리 자기편으로 만든 꼴이기 때문이다. 폼페이오 장관은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대통령의 부당한 지시를 따를 것인가’라는 질문에 ‘트럼프 퍼스트를 하겠다’고 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본다.”


- 북한이 취하게 될 비핵화는 2008년 중단된 검증 문제부터 시작하게 되는 것인가. 

“당시는 불능화에 대한 검증이었다. 이제는 신고와 이행 검증에 더해 사찰까지 포함하는 광의의 합의를 해야 한다. 북한이 비핵화 의지를 밝힌 이상 9·19 공동성명의 과정은 잊어야 할 것 같다. 당시엔 영변의 플루토늄 핵시설에 제한됐지만 이제는 북한이 보유한 핵탄두와 핵물질 및 우라늄 농축 프로그램도 있다. 북·미 간에 신뢰가 없으면 해결이 불가능하다.” 


- 북·미 회담의 최대 난제는 무엇이라고 보는가. 

“미국에는 ‘최우선 과제로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돌이킬 수 없는 방식의 비핵화’를 강조하는 ‘CVID파’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을 우선시하는 ‘ICBM파’가 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얼마 전 ‘회담 목표는 모든 핵을 없애는 것’이라며 CVID를 강조했다. 그러나 탄도미사일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빠져 있다는 빌미로 이란 핵합의를 5월12일까지 수정 또는 파기할 것을 지시한 것을 보면, 북한에도 비핵화와 함께 탄도미사일을 거론할 수 있다. 그 경우 어디까지 다룰 것인가가 쟁점이 될 것이다.”


- 북한에 미사일 폐기를 요구할 국제법적 근거는 없지 않나. 

“맞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는 미사일 기술의 확산 방지를 위한 것일 뿐이다. 이미 획득한 미사일을 포기토록 할 국제법적 근거는 없다. 하지만 미국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ICBM을 다루지 않고 북·미 회담을 진행할 수는 없다. 북한이 최근 당 7차 3기 전원회의에서 핵실험과 함께 ICBM 모라토리엄을 선언한 걸 보면 탄도미사일은 ICBM만 의제로 삼을 것 같다. 북한이 작년 8월14일 군사행동 장전 완료를 선언하면서 배경에 보인 지도를 보면, 한반도 전역과 일본 열도, 미국의 서태평양 전진기지인 괌까지를 타격 목표로 분명히 하고 있다. 미국이 노동미사일과 스커드 ER 준중형미사일, 화성-12형 중거리미사일 등 중·단거리미사일을 포함시키려 한다면 협상이 상당한 난항을 겪을 수 있다.”


- 북·미 회담에 다른 변수가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 수 있나. 

“고노 일본 외무상은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 직후 워싱턴으로 날아가 5가지를 전제조건으로 요구했다. CVID와 IAEA 사찰 허용, 화학무기, 중·단거리 탄도미사일 및 납치자 문제였다. 일본의 우려는 이해할 만하다. 하지만 자신들이 원하는 중·단거리 미사일과 납치자 문제 등을 다루려면 북한과 직접 해결해야지, 비핵화 프로세스를 복잡하게 해선 안된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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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8.05.01 11:2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조선신보’가 보도한 남북정상회담 시간대별 일지

    【자료】북남수뇌상봉일지 (평양시간)
    8시 59분 : 김정은원수님과 문재인대통령이 군사분계선을 사이에 두고 첫 악수
    9시 5분 : 김정은원수님과 문재인대통령이 의장대사열
    9시 12분 : 김정은원수님께서 방명록에 친필을 새기심
    9시 45분 : 수뇌분들사이의 회담(약 100분)
    15시 57분 : 두 수뇌분들이 함께 기념식수
    16시6분 두 : 수뇌분들이 산책하시며 단독으로 담화를 나누심(약 30분)
    17시 28분 : 김정은원수님과 문재인대통령이 판문점선언에 서명
    17시 31분 : 김정은원수님과 문재인대통령이 판문점선언을 공동발표
    18시 9분 : 문재인대통령이 환영만찬을 마련
    20시 58분 : 김정은원수님께서 《평화의 집》을 떠나심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은 3가지 가능성이 있을 뿐이다. 타협안이 없거나(No deal), 좋은 타협안을 내거나(Good deal), 나쁜 타협안(Bad deal)을 내거나이다. 문제는 나쁜 타협안을 도출할 경우다.”

늦어도 6월 초에 있을 북·미 정상회담은 여전히 추측의 영역이다. 여느 미국 대통령과 다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독특한 스타일도 불확실성을 더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스타일을 토대로 북·미 정상회담을 분석하는 스콧 스나이더 미국 외교관계협회(CFR) 선임연구원(사진)의 접근이 관심을 끄는 까닭이다. 아산정책연구원의 연례 콘퍼런스 ‘아산 플래넘 2018’ 참석차 방한한 스나이더 선임연구원을 지난 4월23일 서울 소공로에서 만났다. 

타협안이 없는 경우는 회담의 실패를 뜻한다. 상황은 북·미 정상회담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좋은 타협안은 북·미가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둘러싼) 서로 간의 이견을 좁히기로 합의하는 방안이다. 문제는 ‘나쁜 타협안’이다. 스나이더는 “나쁜 타협안은 트럼프가 김정은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는 경우”라면서 “주한미군 철수 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포기하는 대신, 핵보유를 허용한다면 한국으로선 환영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동맹을 중시하기보다 아메리카 퍼스트를 외쳐왔던 것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문재인 대통령은 많은 경우 같은 입장에 서왔다”면서 나쁜 타협안의 도출 가능성에 큰 무게를 싣지는 않았다. 

트럼프가 어떤 내용일지라도 타협안을 낼 것으로 보는 이유는 무엇보다 독특한 스타일 때문이다. 정상회담은 통상 실무관료들이 합의안을 논의하고 대통령은 마지막 결정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하지만, 트럼프는 반대다. 본인이 먼저 타협을 하고 관료들에게 뒤처리를 맡기는 ‘톱다운(Top-down)’ 방식을 취하고 있다. 스나이더는 “북한과 관련해 미국이 늘 좌절해왔던 이유의 하나는 관료들의 충분치 못한 유연성 때문이었다”면서 “트럼프의 방식이 오히려 북한과의 협상에는 잘 먹힐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또 “트럼프 대통령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지명자에 의존하지만 자신의 본능적인 직감(instinct)을 더 신뢰할 것”이라고 말해 막상 협상장에서 중요한 결정이 내려질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가 보기에 트럼프로선 잃을 게 없는 게임이다. 모든 사람들이 북한과의 전쟁 가능성에 몸서리를 치고 있는 만큼 어떤 타협안을 내놓건 전쟁만 아니면 환영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트럼프가 스스로 불확실성을 극대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트럼프는 “우리는 위대한 타협안을 만들 것”이라고 했다가, 곧이어 “타협안을 만들지 못하면 그 후과가 있을 것”이라고 하는 등 극과 극을 오가는 트위터 메시지로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불확실성이 큰 만큼 자신이 정치적으로 실패할 확률은 낮아지기 때문이다. 

 그는 북한이 과연 비핵화의 근본적인 결정을 내렸다고 보느냐는 질문에 "미국과 한국은 북한의 비핵화를 원하고 있지만, 북한이 원하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면서 "제재를 완화하고, 핵보유국가로 인정받기를 원한다는 사실만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북한을 정상적인 국가로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고 보는가'라는 질문에 "적어도 트럼프는 비핵화와 관계정상화를 교환할 생각을 지지하는 것 같다. 종전선언도 지지하고 있다"면서 "(그 자체로)큰 결정"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 등 권위주의적 지도자들과 '케미(chemi)'가 좋았던 만큼 김정은 위원장과도 잘 어울리지 않겠느냐는 질문에는 "맞는 말이지만, 트럼프는 그들이 자신에 대해 나쁜 말을 하지 않았을 때까지만 사이가 좋았던 것 같다"며 웃어넘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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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8.04.26 18:5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현재 미국외교협회(CFR) 한국학 선임연구원이자 한미정책프로그램 디렉터. 2000~2011년 아시아재단 한미정책연구소장을 지낸 한반도 전문가다. 미 라이스대에서 영문학과 역사학 학사학위를 받았고 하버드대에서 동아시아학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저서 ‘기로에 선 한국’ ‘중국의 부상과 두 개의 한국’ 등이 있다.

 

                                                                                                                                /경향신문 정지윤기자

 ■평화와 통일 기원, 천일 기도 끝자락에 날아온 낭보

“기도가 통한 것일까.” 법륜 평화재단 이사장은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잇달아 전해지는 상서로운 소식들이 반가울 뿐이다. 사람의 힘으로 안된다는 생각에 평화재단이 3년 전 시작한 한반도 평화와 통일을 위한 천일 기도가 오는 5월22일에 끝난다. 종료 백일을 남기고 남북 정상회담이 열린다. 한반도 정세가 전쟁에서 평화로 숨가쁜 전환을 하는 동안 법륜 스님은 한가지만 바라보고 있었다. 평화였다. 작년 말 서울에서 두차례 평화대회를 열고 국내외 수십곳에서 평일에는 1인 시위, 주말에는 전쟁반대 집회를 열었다. 현상황의 급류를 보는 심정이 남다를 터, 지난 19일 서울 서초동 평화재단에서 만났다.

그는 “이번 남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비핵화, 평화체제 의제에 동의하고 미국이 이를 지지한다는 점에서 어려움이 있겠지만 원칙적 합의는 있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근본적인 안보문제를 풀지 않고 부차적인 것들만 얘기하다보니 논의가 뒷걸음질 쳤던 과거와는 다를 것이라는 말이다. 

 

                                                                                                       정지윤기자 

 

 ■진보도, 보수도 외면한 두차례의 평화대회

지난해 말부터 평화운동을 벌이면서 좌절과 성취를 모두 겪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른 장소도 아니고 평화의 전당이라는 유엔에서 북한의 ‘완전한 파괴’를 다짐하고, 북한도 미국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전쟁 만은 안된다”는 메시지를 분명히 전하기 위해 11월5일 평화대회를 조직한 까닭이다. 보수와 진보, 연령, 종교와 무관하게 한목소리를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착각이었다. 진보단체들은 ‘주한미군 철수’를 포함시킬 것을 주장하면서, 보수단체들은 “대북 제한적 군사작전을 찬성한다”는 이유로 동참을 꺼렸다. 12월23일 2차 평화대회는 연말분위기 탓인지 주목을 받지 못했다. 

 

진보에도 섭섭했지만 보수는 이해하기 어려운 대목이 있다. 한반도에서 전쟁을 막고 평화체제를 구축해 안전한 나라를 만들자는 것이 왜 진보의 이슈가 돼야 하는가. 대한민국이 발전하려면 정말 현상황을 극복해야만 한다. 이걸 넘어선 뒤 동아시아의 주요 국가로 나라의 운명을 개척하는 것이야말로 보수의 이념, 보수주의자의 비전이 돼야 한다. 진보의 이슈가 인권이나 평등이라면, 보수의 이슈는 국가발전이 돼야 하지 않나요. 국가발전을 위한 제안인데 왜 평화와 통일이 진보의 이슈인가요.”

 

                                                                                                                                                 정지윤기자

 

 ■백악관 사이트에 올린 평화체제 청원, 26일만에 서명 10만명 돌파

지난 3월 당초 3차 평화대회를 준비했었다. 평창 동계올림픽이 끝난 뒤 북한과 미국이 다시 충돌할 것에 대비해서다. 다행히 남북, 북미대화 일정이 잡히고 비핵화가 의제가 됐다. 해서 65년 동안 끝나지 않은 한국전쟁을 종식시키고 평화체제를 추진해달라는 청원을 하기로 했다. 백악관 홈페에지 ‘위 더 피플(We The People)’에 올렸다. 30일 내 10만명이 서명하면 백악관은 검토작업을 거쳐 60일 내 공식답변을 준다. 강행군이었다. 하지만 3월15일(현지시간)에 시작해 4월9일 10만5892명의 서명을 받았다. 백악관이 조만간 공식 답변을 주겠지만 이미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그 답을 들었다고 생각하기로 했다. 인터뷰 전날(미국시간 17일) 트럼프가 “한국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았다는 것을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는 공개발언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법륜스님은 한반도 이슈에 관한 한 웬만한 전문가 보다 더 전문적인 식견을 갖고 있다. 그 식견을 특유의 즉문즉설에 실어 대중에게 설파한다. 예를 들면 이런 식이다. “북한이 비핵화 약속을 지키느냐, 안지키느냐. 굳이 따진다면 안지킬 확률이 높습니다. 그럼 왜 (비핵화약속을)하느냐는 질문이 나올 수 있죠. 하지만 북한도 핵을 계속 갖고 있으려면 어려움이 있어요. (제재에 따른) 경제적 어려움이 장기화하면 체제붕괴의 원인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죠.” 해서 그가 내놓은 해법은 북한이 비핵화하겠다고 자국민에게 말할 수 있는 어떤 변명거리를 제공하는 것이다. 그게 바로 종전과 평화체제의 길을 열어주는 것이다. 

                                                                                                                                                 정지윤기자

 현재 한반도 상황은 51대49로 긍정적

국내 일각에선 천안함 사건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김영철 통전부장의 남한 파견을 정부가 제동을 걸거나 최소한 불쾌함을 표시했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 그의 생각은 다르다. “북한과는 적대관계 아닙니까. 적대적인 관계에서 평화를 이야기하려면 가장 적대적인 사람, 적장과 만나서 얘기를 해야 효과가 있습니다. 적의 온건파와 얘기하는 건 평화협상을 불안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니까요.” 다만, 한-일 관계 처럼 평화로운 관계에서는 일본이 위안부나 독도 문제에서 강경한 사람을 협상대표로 보낸다면 막아야 한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방한 중인 윌리엄 페리 전 미국 국방장관은 미사일은 검증이 가능해도 핵탄두 보유량은 추론할 수밖에 없다고 전한 바 있다. 법륜스님은 이에 대해 “북한이 과연 핵을 다 없앨 것인가 아닌가. 이런 논쟁은 밤을 세워도 부족합니다”라면서 “영변 핵시설이나 풍계리 핵실험장 같은 걸 정리하고 핵물질을 반환한다면 1차적인 비핵화가 이뤄졌다고 볼 수 있어요”라고 말했다. (인터뷰 이틀 뒤인 21일 북한은 핵실험장 폐기 선언을 했다.) 북한이 일부 핵탄두를 은폐하더라도 감시체제가 작동하면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 만큼 “서로 신뢰가 쌓이고 통합이 되면, 그때가서 혹 숨겨놓은 게 있으면 찾아내 폐기하면 되지 않을까”하는 생각이다. “너무 결벽주의가 되면 현실적으로 할 수 있는게 없기 때문”이다.

 

 ■통일지상주의는 전쟁을 불사하고, 평화지상주의는 현실에 안주한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진보 정권이나 보수 정권이나 공개적으로 확인은 하지 못하지만 북핵 해결에 이은 통일의 담대한 일정 보다는 북한과 ‘평화적 공존’을 하는 데 안주하는 경향이 있는 게 사실이다. ‘평화’와 ‘통일’ ‘북핵’이라는 키워드 중에 정작 최대 목표치는 ‘평화’가 아니냐는 의구심이 제기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는 이에 대해 준비된 답변을 갖고 있었다. “진정한 평화가 오려면 북한의 비핵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북핵을 두고 평화롭게 살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도, 전쟁을 치르더라도 북핵을 없애야 한다는 생각도 틀렸다고 봅니다.”라고 단언했다. “평화는 현재의 이익이고, 통일은 미래의 이익입니다. 평화 없는 통일, 즉 통일지상주의는 전쟁도 불사하며 미래 이익을 위해 현재를 파괴할 수 있고, 통일 없는 평화 즉, 평화지상주의는 현실안주 우려가 있어요. 대한민국이 더 발전적으로 가기 위해서는 통일을 포기하면 안됩니다. 가장 좋은 대안은 남북이 협력, 북한의 자원과 남한의 기술이 협력하는 경제공동체로 갔다가 서로 합치는게 좋다는 판단이 들 때 통일을 하면 됩니다.”

 

                                                                                                                                                 정지윤기자

 ■낙관적으로 보되 늘 평화 위협 상황 경계해야

평화는 낙관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작년 하반기 국내외 수십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평화집회를 열었다. 한 미국인 지인은 “스님이 아무리 그래도 소용이 없어요”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결정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충고였다. 하지만 “전쟁이 나기 전까지는 전쟁만은 안된다고 주장하고, 막상 전쟁이 난다면 그때가서는 종전 투쟁을 벌여야 하는 게 종교인의 할 일이 아닌가”하는 생각이다. 남북, 북·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낙관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의 생각은 약간 다르다. 두개의 정상회담이 바라는대로 결론짓지 못할 경우를 생각해야 하기 때문이다. “전쟁위협이 다소 줄었지만 미국과 북한이 충돌한 기본 갈등은 하나도 해결되지 않았어요. 서로 의향만 보인 셈이죠. 매사를 낙관적으로 봐야 하지만 늘 경계심을 갖고 있어야 해요. 종교인으로 기도 열심히 하면서 주시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그래도 굳이 따지자면 (지금은)51 대 49의 긍정으로 기울어진 게 아닌가 생각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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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주 방한한 리언 시걸 뉴욕 사회과학협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팀장이 22일 서울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북·미 정상회담과 한반도 평화에 대한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준헌 기자


“대표적인 네오콘 존 볼턴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됐기에 미국과 북한의 정상회담은 더욱 대립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바뀌지 않았다. 과연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그 회담에서 무엇을 원하느냐이다.”

‘세기의 회담’으로 주목받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두 달 정도 앞두고 성급한 낙관과 비관이 교차하고 있다.

지난주 방한한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 리언 시걸 뉴욕 사회과학협회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팀장(75)은 “회담 자체가 ‘한번 해볼 만한 시도’”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더 나은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지 지켜보자”고 제안했다. 또 “볼턴 말고도 미국 행정부에는 매티스(국방장관)와 폼페이오(국무장관 내정자)가 있다”면서 볼턴의 임명이 북·미회담의 구도를 바꿔놓는 게임체인저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1990년대 1차 북핵위기 당시부터 한반도 문제에 천착해온 시걸은 미국 내 대표적인 햇볕정책 지지자이다. 북한 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것은 북한뿐 아니라 미국이 약속을 어겼기 때문이며, 특히 미국이 북한의 체제보장을 하지 않은 탓이 크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인터뷰는 지난 22일 서울 소공로 더 플라자 호텔에서 이뤄졌으며, 볼턴의 임명 소식이 전해진 뒤인 23일 전화로 보충됐다. 다음은 일문일답.

- 정상회담을 어떻게 내다보나.

“우리는 북한(핵개발)의 현주소를 알고 있다. 북한은 우리가 어디쯤에 있는지 아직 모른다. 다만 미국보다는 핵탄두를 장착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능력을 거의 확보한 북한이 지렛대를 갖고 있는 것 같다.”

- 미국 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보는 시각은 대체로 어떤가.

“낙관적인 사람은 아주 적다. 그렇다고 전쟁을 해야겠는가. 많은 사람들이 중국이 북한에 압력을 더 넣어야 한다고 해왔지만 중국이 유엔 제재에 동참했음에도 북한이 핵실험을 한 것만 서너 번 되지 않는가.”

- 트럼프는 왜 정상회담을 수락했다고 보는가.

“본인은 물론 지지자들도 전쟁을 원치 않는다고 본다. 미국 남부와 중서부 등 트럼프 지지 지역 유권자들은 베트남과 아프가니스탄, 이라크에 자식들을 보냈다. 하지만 승리는커녕 시신만 돌려받아왔다. 트럼프 역시 ‘동맹이 필요 없다’는 말까지 했다. 전통적인 외교안보가 아닌 새로운 접근을 하겠다고 여러 차례 말한 바 있다.”

- 김 위원장은 왜 그러한 결정을 내렸다고 보는가.

“북한은 트럼프가 결국 전쟁으로 가기보다는 협상을 할 것이라는 점을 읽었던 것 같다. 트럼프는 실제로 2016년 대선 유세 중에도 북한과의 협상 필요성을 되풀이한 바 있다. ‘햄버거 회담’만 언론의 주목을 받았지만 트럼프는 ‘오랫동안 해결하지 않은 문제를 나에게 미뤘다. 하지만 내가 해결하겠다’는 말을 여러 차례 해왔다. 그는 스스로 훌륭한 협상가라면서 자신은 더 낳은 협상 결과를 도출할 수 있다고도 해왔다.”

- 북한이 원하는 것은 무엇인 것 같나.

“김일성이 1988년 원했던 것처럼 2018년 김정은 역시 미국과 한국, 일본과 관계의 근본적인 변화를 원한다고 본다. 바로 1994년 제네바 합의에 적힌 북한의 희망이기도 하다. 북한이 여전히 그것을 원한다면 남북 및 북·미 정상회담에서 매우 흥미로운 일이 일어날 수도 있다.”

- 정상회담이 잘 풀려나가려면 어떤 이야기들이 오가야 하는가.

“지도자들은 정상회담에서 원칙만 말하면 된다. 북한은 기본적인 사실에 대한 신호를 확인하고 싶어 할 것이다. 제재가 될 수도 있다. 유엔 안보리 제재는 거론하지 않아도 된다. 미국과 한국 모두 독자제재를 하고 있다. 그중에는 바꾸기 쉬운 것도 있다. 적성국교역법은 미국이 이미 두 번이나 해제했다가 다시 적용한 바 있다. 북한이 원하는 것은 바뀌지 않았다. 9·19공동성명과 2·13합의에 담겨 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의 석방 문제나 미국이 식량을 보내는 등 서로 취할 수 있는 초보적인 조치들이 많이 있다.”

- 북한이 핵을 포기할 가능성이 적다는 전망이 많다.

“비핵화는 상대적인 것이다. 미국과 한국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렸다. 트럼프는 ‘(북한이 핵탄두를 장착한 ICBM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고, 김정은은 그 능력을 갖기 직전에 스스로 실험을 중단했다. 북한은 ‘우리(미국)가 변할 것’이라는 약속이 아니라, ‘우리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에야 ‘보험’을 포기할 거다. 인생도, 협상도 어렵다. 댓바람에 많은 걸 요구하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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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8.05.02 14:30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경향신문
    [기고]“보상 없는 요구, 북 협상력만 키워…주고받기가 비핵화 해법”
    리언 시걸 | 미국 사회과학원 동북아안보협력프로젝트 국장
    입력 : 2018.04.29 22:03:03 수정 : 2018.04.29 22:15:08
    ㆍ과거에도 한반도 평화 합의했지만 약속 이행 위한 조치 없어 파기돼
    ㆍ‘핵 동결’에서 ‘폐기’로 가기 위해 외교관계 정상화·에너지 지원 등
    ㆍ적대관계 끝낼 조치들 뒤따라야

    [기고]“보상 없는 요구, 북 협상력만 키워…주고받기가 비핵화 해법”
    “북한이 방금 미국의 일부에 도달할 수 있는 핵무기 개발 마지막 단계에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지난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연설 다음날 트위터에 글을 올렸다.

    이제 김정은은 검증된 수소폭탄과 미국 전역에 도달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갖기 직전에 핵·미사일 실험을 동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상회담에서 자신의 희망을 실현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이것은 미국이 협상을 계속하고 약속을 지킬 준비가 됐을 때만 가능하다. 트럼프가 김정은과 충돌하고 최후통첩만 보낸다면, 김정은은 실험을 재개할 것이다. 제재를 가하고 전쟁을 위협함으로써 트럼프가 협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잘못된 믿음을 가진 일부 참모들은 그런 조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핵무장을 계속함으로써 훨씬 더 큰 협상력을 가진다.

    미국 정부는 제재 압박과 전쟁 위협이 김정은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고 믿는다. 하지만 북한 정권은 지금의 길을 3년 전에 예고했다. 북한에 대한 보상 없는 핵실험 동결 요구는 외교적 주고받기를 5년이나 늦췄고, 그 사이 북한은 핵 능력을 더하고 협상력을 키웠다. 트럼프는 그런 전제조건을 포기함으로써 정상회담의 길을 열었다. 김정은은 트럼프의 최종 목표인 완전한 비핵화를 약속할 수 있다. 하지만 김정은은 그 대가로 적대관계를 끝내고 한반도 평화의 길을 열겠다는 서약을 요구할 것이다. 상호적 약속이 트럼프·김정은 정상회담 선언의 기반이 될 것임을 이해하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은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을 얻어 그 성과를 달성했다.

    적대관계 청산은 김씨 정권의 30년에 걸친 목표였다. 냉전 시기 동안 김정은의 할아버지 김일성은 활동의 자유를 지속하기 위해 중국과 소련의 싸움을 붙였다. 그는 1988년 소련의 붕괴가 예상되자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을 피하기 위해 미국, 한국, 일본과 화해를 추진했다. 중국의 힘이 세질수록 북한의 이런 필요는 더 커졌다. 북한 정권 입장에서 그런 목표는 1994년 제네바 합의의 기반이 됐다. 그 합의에서 미국은 북한과 “정치·경제 관계의 완전한 정상화를 추진한다”고 약속했다. 쉽게 말해 적대관계 청산이다. 그것은 2005년 9월 6자회담 공동성명의 핵심이기도 했다. 성명에서 미국과 북한이 서로의 주권을 존중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하고, 관계를 정상화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체제를 위한 협상도 합의했다.

    미국 입장에서 이 합의들의 핵심은 북한의 핵·미사일 프로그램 동결이었다. 북한은 제네바 합의 체제에서 거의 10년간 핵물질 생산을 중단하고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은 두 번만 실시했다. 2007년과 2009년 사이에도 그랬다. 하지만 미국이 화해 약속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거의 하지 않고, 북한은 비핵화 약속을 어기면서 합의는 파기됐다.

    북한 사람들에게 트럼프의 북·미 정상회담 개최 합의는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었다. 그들은 트럼프가 선거 기간에 끊임없이 협상에 관심이 있다고 밝힌 사실을 알고 있었다. 그들은 지난 3월 뉴욕채널에서 대화 시작을 위한 트럼프의 수용적 자세를 환영했다. 그들은 트럼프의 지난해 5월1일 블룸버그통신 인터뷰를 놓치지 않았다. 트럼프는 당시 놀랍도록 정중했다. 그는 “올바른 조건에서라면 김정은을 만나겠다”면서 “만약 내가 그와 만나는 게 적절하다면, 기꺼이 그럴 것이고, 그렇게 하는 게 영광”이라고 말했다.

    과거는 서막이다. 이제 핵물질 생산과 중거리 및 ICBM급 미사일의 배치를 동결하도록 북한을 유도하는 게 정상회담의 첫번째 의제다. 세부적 검증을 협상하기 위해 동결이 늦어지면 더 많은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생산할 시간을 허락하게 되고, 더 많은 미사일들이 실전배치될 것이다. 동결의 대가로는 핵 문제가 부상하기 전에 부과된 적성국교역법에 의한 제재를 완화할 수 있고, 2008년 한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중단된 에너지 지원도 재개할 수 있다. 검증을 위해서는 적대관계를 끝낼 더 많은 조치들이 필요하다. 한반도 평화 절차를 시작하겠다는 미국의 약속, 연락사무소 교환을 출발로 할 외교관계 정상화 약속, 에너지 지원, 남북 상호 사찰 등이다.

    정치·경제 관계 정상화, 한반도 전쟁 상태 종결 논의, 비핵화를 위한 다자적 법률적 틀을 제공할 비핵지대를 포함한 지역안보 조치 등을 향한 한·미의 움직임이 없다면 또 한번의 임시적인 동결을 넘어 핵·미사일 프로그램 폐기로 가도록 북한을 설득할 수 있는 가능성은 희박하다.

    김정은이 기꺼이 핵폐기 약속을 지킬지, 그 대가로 무엇을 원할지는 아직은 순전히 추측일 뿐이다. 상호 조치를 위한 확고한 제안과 외교적 주고받기만이 그것을 알아낼 유일한 길이다. 핵물질 생산시설 해체와 핵무기 폐기는 수년이 걸릴 것이다. 화해를 향한 납득할 만한 조치들도 마찬가지다. 그럴 때만 김정은은 자신의 무기를 포기할 의사를 내보일 것이다.


  2. gino's gino's 2018.05.02 14:31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HE ART OF THE SUMMIT DEAL
    By Leon V. Sigal
    Posted on : 2018-04-29 22:08


    “North Korea just stated that it is in the final stages of developing a nuclear weapon capable of reaching parts of the United States,” President-elect Donald Trump tweeted a day after Kim Jong Un‘s New Year’s Day speech last year. “It won‘t happen.”
    Now, by stopping nuclear and missile testing just short of having a proven thermonuclear weapon and an ICBM to deliver it to all of the United States, Kim Jong Un has made it possible for President Trump to get his wishat the summit - but only if the U.S. is prepared to sustain negotiations and live up to its commitments.

    By contrast, if Trump confronts Kim with an ultimatum to disarm - or else, Kim could resume tests. Someaides may offer that advice in the mistaken belief that brandishing sanctions and threatening war gives Trump leverage, but Kim retains far greater leverage by sustainingarming.

    Washington believes that the pressure of sanctions and the threat of war brought Kim to the negotiating table. Yet Pyongyang signaled its current course three years ago. Demanding that Pyongyang suspend nuclear tests without getting anything in return had only delayed diplomatic give-and-take for five years, enabling it to add to its nuclear capacity and boost its bargaining leverage in the meantime. Trump, by dropping those preconditions, opened the way to the summit.

    Kim may be willing to commit to denuclearize completely, Trump’s ultimate goal, but in return for a commitment to denuclearize Kim will want Trump to pledge to end enmity and open the way to peace in Korea. Understanding that these reciprocal commitments will serve as the basis of the Trump-Kim summit declaration, President Moon Jae-in secured that outcome with Trump‘s approval at his summit with Kim.

    An end to enmity has been the Kims’ aim for thirty years. Throughout the Cold War, Kim Jong Un‘s grandfather, Kim Il Sung, had played China off against the Soviet Union to maintain his freedom of maneuver. In 1988, anticipating the Soviet Union’s collapse, he reached out to reconcile with the United States, South Korea and Japan in order to avoid overdependence on China. The North need has become greater as China‘s power grew.

    From Pyongyang’s vantage point, that aim was the basis of the 1994 Agreed Framework, which committed Washington to “move toward full normalization of political and economic relations,” or, in plain English, to end enmity. That was also the essence of the September 2005 Six Party Joint Statement which bound Washington and Pyongyang to “respect each other‘s sovereignty, exist peacefully together, and take steps to normalize their relations subject to their respective bilateral policies” as well as to “negotiate a permanent peace regime on the Korean Peninsula.”

    For Washington, the point of these agreements was the suspension of Pyongyang’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For nearly a decade under the Agreed Framework, when it had no nuclear weapons, the North shuttered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 and conducted just two test-launches of medium and longer-range missiles. It did so again from 2007 to 2009. Both agreements collapsed, however, when Washington did little to implement its commitment to reconcile and Pyongyang reneged on denuclearization.

    Trump‘s willingness to hold a summit meeting with Kim Jong Un did not come as a complete surprise to the North Koreans. They were aware of his repeated expression of interest in negotiations during the presidential campaign. They noted his willingness to go ahead with token flood relief - the first U.S. humanitarian aid in five years - which President Obama had authorized on his last full day in office. They welcomed Trump’s receptivity to open talks in the New York channel in March. They did not miss his May 1 interview with Bloomberg News when, after saying that “under the right circumstances I would meet with [Kim],” Trump was remarkably respectful: “If it would be appropriate for me to meet with him, I would absolutely. I would be honored to do it.”

    That past is prologue. Now the first order of business at the summit is to induce North Korea to suspend production of fissile material and possibly suspend deployment of intermediate and intercontinental range missiles. Remote monitoring may prove of some use but delaying suspension to negotiate detailed verification would allow time for more plutonium and highly enriched uranium to be produced and more missiles to be fielded in the interim.

    In return, Trading with the Enemy Act sanctions imposed before the nuclear issue arose could be relaxed for yet a third time and energy assistance unilaterally halted by South Korea in 2008 could also be resumed. Verification will require further steps to end enmity, including a commitment by Washington to begin a peace process in Korea, a commitment to diplomatic recognition perhaps starting with an exchange of liaison offices, energy aid, andreciprocal inspections in South Korea.

    The chances of persuading North Korea to go beyond another temporary suspension to dismantle its nuclear and missile programs are slim without movement by Washington and Seoul toward political and economic normalization, peace talks to end the Korean War, and regional security arrangements, among them a nuclear-weapon-free zone that would provide a multilateral legal framework for denuclearization.

    Whether Kim may be willing to keep his pledge to disarm and what he will want in return is mere speculation. Concrete proposals for reciprocal steps and diplomatic give-and-take is the only way to find out. Dismantling production facilities and disarming will take years. So will convincing steps toward reconciliation. Only then will Kim reveal his willingness to give up his weapons.


    원문보기:
    http://english.khan.co.kr/khan_art_view.html?artid=201804292208357&code=710100#csidx83556638715dd8f80459fa90164d86c

일본 공산당 기관지 아카하타의 고기소 요지 편집국장이 지난 3월 1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편집국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김영민기자


방한한 고기소 요지 일본 아카하타 신문 편집국장 

내년의 3.1운동 100주년 앞두고 연대 제의


"한일합병 이후 독립과 해방을 요구하는 조선인들의 싸움은 계속돼왔다. 그 정점에 있는 것이 3·1운동이다. 일본의 제국주의 지배에도 큰 타격이 됐다.” 


일본 정부와 언론은 괴이한 전통을 갖고 있다. 정부가 비공개 대화를 통해 언론의 협조를 요청하면, 언론은 거의 예외 없이 이를 받아들인다. 여기서 제외되면 일종의 왕따를 당한다. 정상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상상하기 어려운 야합이다. (일부 한국 공무원들이 부러워할 정도다.) 유일한 예외가 일본 공산당 기관지인 아카하타(赤旗)이다. 정부의 협조 요청에 일절 응하지 않는다. 역으로 일본 정부는 어떠한 보도자료나 취재편의도 아카하타에 제공하지 않는다. 한·일 간의 역사 문제에서도 아카하타는 예외다.


지난달 창간 90주년을 맞은 아카하타는 오랜 역사를 통틀어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지하는 한편, 일제의 식민지배를 비난해왔다. 내년의 3·1운동 100주년을 앞두고 건국대 KU중국연구원 초청으로 방한한 고기소 요지(小木曾陽司·63) 아카하타 편집국장을 지난 10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편집국에서 만나 양국 간 역사 문제 해법과 일본 공산당의 현황에 대해 들었다. 


고기소 국장은 “3·1운동 뒤 1세기 동안 세계적으로 식민지배체제가 붕괴됐다. 또 국민주권, 즉 민주주의 흐름이 강해졌다. 이러한 전향적인 흐름에 3·1운동이 큰 공헌을 했다”고 짚었다. 또 “3·1운동과 연대를 해온 아카하타 역시 큰 공헌을 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아카하타는 1928년 2월 창간 직후부터 3·1운동을 비롯한 한국의 독립운동을 지지하며 연대투쟁을 다짐해왔다. 고기소 국장이 이번에 가져온 1931년 3월1일자 35호 사본에는 ‘3·1 기념일’이라는 제목으로 조선의 독립운동을 지지하며 연대투쟁을 촉구한 글이 실려 있다. 아카하타는 1923년 간토대지진 당시 일본 제국주의자들이 조선인 노동자들을 학살했음에도 일본의 무산자계급은 어떠한 항의도 하지 못했다면서 “이러한 부끄러움을 씻어내기 위해 어떠한 대가라도 치러야 한다”고 다짐하고 있다. 구체적인 행동 방식으로 일본 내 조선인 노동자들을 위해 ‘동일노동 동일은화(임금)’의 일상 요구를 할 것을 제안했다. 


1931년 3월1일자 아카하타 35호. '3.1일 기념일' 이라는 제목으로 3.1운동에 대한 연대투쟁 의지를 담고 있다. 


한·일 간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해 아카하타와 일본 공산당이 선택한 방침은 바른 역사를 알리는 작업이다. 아카하타 산하 신일본출판사가 기록한 일제 침략과 식민지배의 잔혹사를 엮은 책 <우리는 가해자입니다>를 지난해 KU중국연구원에서 한글로 내놓았다. 


일본 공산당과 아카하타가 보기에 일본 측은 여전히 식민지배에 대한 반성이 부족하다. 일본 언론도 문제다. 그는 “아베 신조 총리가 (3년 전) 종전 70주년 기념담화를 발표하면서 러일전쟁을 미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 언론은 이를 거의 지적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이어 “한·일 양국 국민의 우호를 위해서는 역사 문제 해결이 필수적인 토대”이며 “역사의 진실을 밝히고 후세에 전하는 데 성공하지 못하면 양국의 우호도 동북아의 평화도 실현시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 내에서는 위안부 문제를 비롯한 역사 문제 해결을 위해 일본 내 양심적인 시민사회와 연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종종 제기된다. 하지만 아베 신조 정부 출범 이후 일본 시민사회 내에서조차 역사 문제를 다루는 데 ‘피로 현상’을 보인다는 말이 들려온다. 고기소 국장은 “역사를 날조하는 세력의 움직임이 강하게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피로감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 같다”면서 “최근엔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일본 정부가 책임을 인정한 고노담화에 대한 심한 공격이 벌어졌다”고 전했다. “하지만 그러한 공격은 전혀 근거 없는 것이기 때문에 결국 타파할 수 있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박근혜 정부와 아베 내각이 최종적, 불가역적으로 합의했다는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입장도 분명했다. 그는 “양국 간 합의는 문제 해결을 위한 출발점에 불과하다. 모든 위안부 피해자가 인간으로서의 존엄을 회복해야만 해결이 된다”고 역설했다. 이는 일본 공산당이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정리한 공식 입장이라는 설명이 뒤따랐다.


1922년 7월15일 창당했지만 일제에 의해 불법으로 규정된 탓에 지하당으로만 존재하던 일본 공산당은 1945년 종전과 함께 맥아더의 사령부 치하에서 되살아났다. 일본 공산당이 당시 일제 당국에 가장 위험한 정당이었던 까닭은 사회주의 혁명을 추구했기 때문일 게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민주주의’라는 불온한 사상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고기소 국장은 당시 정당의 민주주의 지지 척도를 일제의 ‘치안유지법’으로 들었다. “이른바 사회주의자 또는 사민주의자들도 있었지만 그들은 민주주의 권리에 대해 둔감했다. 입장이 약했기에 민주주의를 탄압한 치안유지법을 준수했다. 우리는 그 법에 항거하며 민주주의를 요구했기 때문에 심한 탄압을 받았다”는 것이다. 


태생적으로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지 지배를 반대했으며, 같은 맥락에서 3.1운동 100주년을 앞둔 현재까지 일본의 부족한 과거사 반성 태도를 비판하는 일본 공산당도 영토문제에서는 다소 생각이 다르다. 예를들어 러시아가 점령하고 있는 북방영토와 관련해 일본 정부는 그중 섬 4개의 반환만을 요구하지만, 일본 공산당은 북방영토 전체의 반환을 요구한다. 고기소 국장은 “소련이 얄타협정에서 더이상의 영토점령을 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어기고 2차대전 종전 시점에 북방영토를 점령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독도 역시 일본 영토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1905년 일본 정부가 각의 결정으로 독도, 다케시마를 시마네현에 편입했다. 한국 정부는 그 1년전에 이미 외교권을 빼앗겼기에 이의제기를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이처럼 다케시마 문제가 식민지배 과정에서 일어난 일임을 인정하고 그 토대 위에서 서로의 입장을 충분히 논의하자는 게 일본 공산당의 입장이다.” 당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영토권만을 요구하는 아베정부의 태도는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다. 


고기소 요지 국장이 아카하타 편집부가 엮은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 지배 역사책을 들고 설명하고 있다. 지난해 건국대 중국연구원에서 <우리는 가해자입니다>라는 제목으로 번역, 출판됐다. 김영민기자 


일본 공산당 당원이 30만명인 데 비해 아카하타의 유료부수는 113만부이다. 당 수입의 85%를 신문 구독료와 유관사업으로 충당하고 있다. 고기소 국장은 당원보다 많은 독자수를 갖고 있는 것에 대해 “아베 내각의 폭주에 반발하는 시민들의 마그마가 축적돼 있고, 그러한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는 언론은 아카하타 뿐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일본 공산당은 폭력혁명이 아닌 민주주의 혁명을 추구한다. 2014년 총선에서 중의원 21석을 얻었던 일본 공산당의 당세는 작년 총선에서 13석으로 다소 줄었다. 하지만 이는 시민·야당 연대를 강화하기 위해 야권 공동후보를 냈기 때문이다. 그는 “최근 야당들이 획기적으로 ‘원전 없는 법안’을 공동발의했다. 야권연대를 넓히는 것만이 일본 정치를 바꾸는 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데올로기의 경직성을 버리고 유권자의 생활속으로 들어가는 일상의 정치를 하고 있는 일본 공산당이지만 정통 마르크스주의의 맥은 잊지 않는다. 더구나 오는 5월5일은 칼 마르크스 탄생 200주년이 아닌가. 고기소 국장은 1970년대 시작된 세계화가 1998년 아시아 금융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의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계속되면서 양극화가 악화되는 이 시대, 마르크스주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을까. “결국에는 사회주의 사회가 올 것이라고 확신한다. 자본주의 시대를 넘어가는 사회가 올것이라고 믿는다. 자본주의는 이윤 제일주의 시스템이다. 그 때문에 세계적으로 빈곤과 양극화, 환경문제 등을 낳고 있다. 이윤 제일주의를 극복하지 못하는 한 근본적인 해결이 불가능하다. 그런점에서 마르크스가 <자본론>에서 밝힌 이론은 여전히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일본 공산당은 1960년대 소련 공산당과 관계를 끊은 데 이어 권력을 세습해온 북한 조선노동당도 정통 공산주의 정당이 아닌 독특한 체제라고 본다. 일본 공산당에도 국제공산주의 운동의 전통이 살아 있을까. “외국 공산당 중에서는 베트남 공산당과 연례 이론교류 행사를 한다. 그렇다고 베트남 공산당의 통치 방식에 동의하는 것은 아니다. 꼭 공산당에 국한하지 않고 영국 노동당이나 스페인 포데모스 등 각국 진보 정당들과 교류한다”는 게 고기소 국장과 동행한 오모카와 마코토(面川  誠) 일본 공산당 국제위원회 위원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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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문제를 핵이나 미사일, 인권 등으로 나눠 낱개로 풀 수는 없다. 지난 20여년 동안 실패한 이유다. 포괄적으로 풀어야 하며 그 방법은 단연코 평화조약 체결뿐이다.” 누군가 이런 주장을 한다면 전혀 새롭지 않다. 

한·미 양국에서 제기돼온 대북 직접상대론(engagement)의 연장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같은 사람이 같은 장소에서 “그렇다고 대북 무력사용 가능성을 배제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 그 사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인수위 자문 출신이라면 더더욱 그렇다.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72)은 한반도 문제의 해법으로 필요하다면 무력사용을 한 뒤 평화조약을 체결할 것을 제안했다. 국립외교원과 세종연구소가 연 동북아평화협력포럼 참석차 내한한 그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지난 16·17일 두 차례 만났다.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오른쪽)이 지난 1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오른쪽)이 지난 16일 서울 홍은동 그랜드힐튼호텔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하고 있다. 김창길 기자


필스버리는 “북한이 수용할 수 있는 포괄적인 초안과 미·중 간 전략적 협력 및 대북 무력사용을 전제로 한 평화조약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북한에 대한 어떠한 (선제)공격도 대규모 전쟁으로 비화할 것이라고 주장하지만 최소한의 제한적인 공격패키지로 평화조약 체결의 촉매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공격 대상 역시 최소화해 15곳쯤으로 알려진 북한 북부의 핵·미사일기지로 제한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사전에 중국과 러시아을 설득해 북한에 대해 “'미국의 제한공격에 어떠한 대응도 해선 안될 것'이라고 통보한다면, 먹힐 수 있는 제안”이라고 역설했다. “북한이 휴전선의 장사정포로 서울을 공격한다면 그 결과는 북한의 완전한 파괴가 될 것이라는 점도 통보해야 한다”면서 “이는 순전히 내 아이디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나는 트럼프 인수위 자문이자 트럼프 지지자이지만 ‘트럼프의 대리인’은 아니다”라면서 “평화조약 역시 순전히 나의 제안”이라고 말했다. 


필스버리는 “이른바 똑똑한 사람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해 무력을 사용할 수도 있다고 한 경고가 허풍(bluffing)일 것이라면서 어떠한 대북 무력사용도 안된다고 하지만, 허풍으로만 받아들인다면 상황 개선은 물론 평화조약도 불가능해진다”고 못박았다. 이어 “평화조약 초안에는 오랜 기간 협의해야 하는 회색지대가 있겠지만, 김정은(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당장이라도 서명할 수 있는 내용도 포함돼야 한다”면서 상대의 입장을 이해하는 ‘공감(empathy)’이 성공의 필요조건임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에서 어떠한 전쟁도 안된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주장이 최상책이며 자신도 동의한다면서도 “무력사용 가능성을 배제한 채 평화조약을 체결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내일 당장 북한을 공격하자는 말이 아니다”라면서 자신의 대북 무력사용론은 몇 개의 전제조건이 담긴 하나의 ‘시나리오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우드로 윌슨 대통령이 1차 세계대전을 매듭지은 베르사유 조약 체결을 위해 6개월 동안 파리에 체류했음을 상기시키면서 “한반도 평화조약의 협상에만 최소 수개월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봄부터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높인 트럼프의 거친 발언에 대해 묻자 “역사상 어떤 전쟁도 레토릭(말) 때문에 일어난 적은 없다”면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모든 공식, 비공식 말과 트위터 메시지를 정리하고 있지만, 어디에도 먼저 북한을 공격한다는 말이 없다”면서 ‘북한이 미국이나 우방을 공격한다면’이라는 조건절이 있었음을 강조했다. 이어 “트럼프 비판론자들은 조건절을 생략한 채 발언내용을 과장함으로써 오히려 위기를 더욱 부추겨왔다”고 비난했다. 


그는 최근 비밀해제된 미국 국가안보 결정지침들을 소개한 자신의 저서 <백년의 마라톤>을 인용,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는 베트남군을 캄보디아에서 몰아내기 위해 중국과 비밀리에 협력하면서 1982년부터 매년 200만달러를 지출하는 328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고 전했다. 같은 저서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이 소련에 대항하는 아프가니스탄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역시 극비리에 중국 인민해방군과 협력하면서 20억달러를 지출했었다고 기술했다. 그는 “미·중 간의 전략적 협력의 역사는 길고도 깊다. 북한에도 먹힐 수 있다”면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반도 평화조약을 성사시킨다면 노벨 평화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도 자신했다. 


다만 “데탕트 초기부터 미국을 ‘바(覇·군사적 패권국가)’로 인식해온 중국은 미·중 전략적 협력을 철저하게 비밀에 부쳐왔으며 지금도 그렇다”고 설명했다. 한반도 유사시 주한미군과 중국 인민해방군 간의 소통을 강화키로 한 최근 미·중 합의나 ‘중국이 과연 제한적이나마 미국의 대북 공격을 용인하겠는가’에 대한 질문에 “양국 간에는 비공개 협력의 오랜 관행이 있다는 말”로 답을 갈음했다.


필스버리는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와 관련해 “중국 내에도 강·온파가 있지만 다음달 방중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 측과 ‘궁스(共識·공감대)’를 이룰 것이라고 낙관한다”고 내다봤다. 트럼프의 아시아 순방에 대한 총평을 묻자 “매우 성공적이었다”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자유롭고 개방된 인도·태평양’이라는 새로운 전략의 토대를 놓았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인도·태평양 개념이 2007년 조지 부시 행정부가 추진했다가 중단된 미국·일본·인도·호주와의 ‘콰드(Quad·4자동맹)’의 재현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필스버리는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콰드’라고 공식 인정한 적이 없다”며 “어떤 사람들은 일본의 아이디어라고 하지만 훨씬 전에 제기된 개념”이라고 말했다. “종래의 콰드가 4국합동군사훈련을 하는 등 군사동맹의 성격을 띠었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과의 경쟁보다는 협력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이클 필스버리는?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장이다. 컬럼비아대 박사이지만 책상물림의 서생과는 거리가 멀다. 1970년대 중반부터 현장을 누벼온 군사, 첩보 전문가이자 중국통이다. 지난해 미국 대선과 대선 이후 ‘트럼프팀’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 로널드 레이건 행정부에서 국방부 부차관보를 지내고 중앙정보국(CIA)과 국방부 등에서 정책, 전략자문을 하면서 여러 비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마오쩌둥 이후 중국의 대장정을 분석한 2015년 저서 <백년의 마라톤>이 국제적 주목을 받았다. 국내에선 영림카디널이 지난해 번역 출간했다. ‘바이방루이(白邦瑞)’라는 중국 이름을 갖고 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11192210005&code=910303#csidx23aabca28afc593b30d4b353df196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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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8.02.05 19:0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Trump Never Mentioned a Preemptive Strike Against North Korea"




    "You cannot solve the North Korean issue by dividing it into separate issues, such as the nuclear program, missiles, and human rights. That is why we have failed for the past two decades. We need to solve this comprehensively, and the only way to do that is to sign a peace treaty." If someone made this argument, it would be nothing new.

    After all, it is just an extension of direct engagement with North Korea, which South Korea and the U.S. have both argued for. But if the same person at the same place argued, "That doesn't mean we should exclude the possibility of the use of force against North Korea," then it becomes a whole new story, especially if that person is a former advisor to the U.S. Donald Trump administration.

    Michael Pillsbury (72), director of the Center on Chinese Strategy at the Hudson Institute suggested the signing of a peace treaty after the possible use of force as a solution to the Korean Peninsula issue. Pillsbury was in South Korea to attend a Northeast Asia Peace and Cooperation Forum organized by the Korea National Diplomatic Academy and the Sejong Institute, and the Kyunghyang Shinmun met with Pillsbury on two occasions on November 16 and 17 at the Grand Hilton Hotel in Hongeun-dong, Seoul.

    According to Pillsbury, the peace treaty should include a comprehensive draft that North Korea could accept. The treaty would be based on the strategic cooperation between the U.S. and China and on the possible use of force. Many people argued that any kind of (preemptive) attack on North Korea could spread to a massive war, but Pillsbury stressed that the peace treaty could act as a catalyst for peace after an American minimum and restricted attack package. He added that the targets of the attack should be minimized to about fifteen known nuclear and missile bases in northern North Korea. He argued that the proposition could work, if the U.S. could persuade China and Russia beforehand to notify North Korea that they should not respond whatsoever to the restricted attacks of the U.S. on North Korea. He said that they should also inform the North that if Pyongyang attacked Seoul with its long-range artillery at the armistice line, then it would result in the complete annihilation of North Korea, and repeatedly stressed that this was solely his idea. According to Pillsbury, he was Trump's advisor and supporter, but he is not his spokesperson. He said that the peace treaty was purely his idea and warned of any misunderstandings.

    Pillsbury mentioned that so-called smart people thought President Trump was bluffing when he sent a warning to North Korea about the use of any force against North Korea. He argued that if people think that Trump is bluffing, then a peace treaty not to mention any improvements in the situation would be impossible. He further explained that there might be some grey areas that require long-term negotiations in the draft of the peace treaty, but that it should also include clauses to which Kim Jong-un (chairman of the Workers' Party of Korea) could immediately agree to. Pillsbury emphasized the fact that empathy, the ability to understand the other person's position, was the necessary condition for success.

    He agreed that President Moon Jae-in's argument, that there can be no war on the Korean Peninsula, was the best alternative, yet at the same time argued that it was nearly impossible for a peace treaty to be signed without the use of force. However, he explained that this did not mean that the U.S. should attack North Korea tomorrow. He described his argument on the of force against North Korea as a "scenario plan" which included several preconditions. He recalled how President Woodrow Wilson stayed in Paris for six months to sign the Treaty of Versailles, which concluded World War I, and said that A peace treaty might need at least a few months to negotiate.

    When asked about Trump's fierce statements that increased the possibility of war on Korean Peninsula along with Kim Jong-un since last spring, Pillsbury said that in our history, no war had ever been triggered by rhetoric and claimed there was no need to worry. He has analyzed all of President Trump's official and unofficial words and Twitter messages, but according to Pillsbury, nowhere did he say that he would attack North Korea first. He stressed that there was a condition: if North Korea attacked the U.S. or its allies. He criticized that Trump critics actually fueled the crisis by omitting this condition and exaggerating Trump's words.

    He wrote a book "Hundred-Year Marathon" that mentioned the U.S. National Security Decision Guidelines, which have been recently declassified and relayed that the Reagan andadaministration once carried out the 328 Project, secretly working with China and spending US$2 million a year in 1982 to drive Vietnam out of Cambodia. Later, the book states the U.S. Central Intelligence Agency (CIA) also indirectly spent US$2 billion through the Chinese military to support the Afghanistan rebels who fought against the Soviet Union. Pillsbury described the history of strategic cooperation between the U.S. and China as long and deep. He also said such cooperation could work with North Korea. According to Pillsbury, if Chinese President Xi Jinping could bring about the signing of the peace treaty on the Korean Peninsula, he could receive the Nobel Peace Prize.

    Pillsbury argued that since the beginning of the detente, China has recognized the U.S. as ba (覇, a country with military hegemony), so it has kept the strategic cooperation with the U.S. thoroughly a secret, and still does so to this day. When asked about the recent agreement between the U.S. and China, which will strengthen communication between the US Forces Korea and the People's Liberation Army of China in case of an emergency on the Korean Peninsula, and about whether China would tolerate a U.S. attack on North Korea, however restrictive it may be, Pillsbury simply mentioned that the two countries had a long tradition of private cooperation.

    As for the Terminal High Altitude Area Defense (THAAD) system, Pillsbury was optimistic saying that despite divided views within China, President Moon Jae-in, who is to visit China next month, would be able to obtain gongshi (共識, understanding) from China. When asked for his assessment of Trump's Asia tour, Pillsbury said it was very successful. He also said that Trump laid the foundation for a new strategy: a free and open Indo-Pacific.

    Some people criticized that the Indo-Pacific was a reappearance of the Quad, a four-party alliance of the U.S., Japan, India and Australia, which the George W. Bush administration had promoted in 2007. However, Pillsbury argued that President Trump had never officially admitted that this was the Quad. He also mentioned how some people claimed that it was an idea that started from Japan, but argued that it was a concept presented long before that. He described how the previous Quad was a military alliance in nature, including a joint military exercise of the four countries, and said that the Trump administration would promote cooperation rather than competition with China.


    입력 : ㅣ수정 : 2017-11-20 20:12:17

  2. gino's gino's 2019.04.19 15:15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中, 입국 거부 트럼프 고문 책 '백년의 마라톤' 의 경고

    기사입력 2019-04-19 14:12

    중국이 최근 입국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진 마이클 필스버리 미국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이 쓴 저서 ‘백년의 마라톤’에 담긴 중국에 대한 경고가 다시 조명을 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비공식 고문을 맡고 있는 필스버리 소장(사진)은 2015년에 펴낸 ‘백년의 마라톤’에서 △화웨이로 추정되는 중국 통신장비업체가 이라크전쟁 때 유엔안보리 제재를 위반하고도 중국 당국이 이를 인정하지 않고 거짓말을 했다고 폭로하고 △중국어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탓에 미국의 대(對)중국 정책이 패착을 두게 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미⋅중 무역전쟁 종식을 위한 협상이 막바지 단계에 진입했다는 관측 속에 화웨이 제재와 합의문 번역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과 무관치 않다. 미국이 화웨이 제재에 강경입장을 고수하고, 중국과의 합의문 조율에서 영어와 중국어 번역의 오류를 줄이는데 중점을 두는 배경이기도 하다.

    필스버리 소장은 책에서 2000년대초 이라크 전쟁 때 중국이 이라크의 방공시스템을 효과적으로 통합하고 공습 등에서 보호해줄 수 있는 광섬유 망을 건설하는데 도움을 줬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기자회견에서 "중국이 우리 조종사를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이라크를 돕는 건 문제"라고 지적한 사실을 상기시켰다.

    당시 유엔 중국 부대사를 맡던 선궈팡(沈国放)은 이에 대해 "소문이다. 미국과 영국의 이라크 폭격을 변명하려는 것이다. 군사든 민간부문이든 이라크에서 일하는 중국인은 한명도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2002년 이라크가 유엔에 제출한 금지무기 프로그램 보고서에서 중국과 이라크 불법 관계가 사실로 확인됐다고 필스버리 소장은 전했다.

    필스버리는 화웨이를 적시하지 않고 통신장비업체라고만 언급했지만 관련 대목 각주에 달린 미국 군사 전문 언론인 빌 거츠의 책 ‘배반: 미국의 친구들과 적들이 어떻게 비밀리에 우리의 적들을 무장했는가’에는 미국의 조종사를 위험에 빠지게 한 이라크 광섬유 망을 소개하면서 화웨이가 이라크에 사무실을 유지하고, 이라크 관리들이 2000~2001년에 화웨이를 방문했다고 전했다. 또 2001년 3월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상원청문회에서 "중국이 비공식적으로는 중국 기업들의 이라크 광섬유 망 건설 사실을 인정하고, 해당 기업에 이를 중단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고 빌 거츠는 전했다.

    이와관련, 게리 미홀린 위스콘신대 교수는 2002년 9월 ‘이라크의 대량 살상무기(WMD) 프로그램과 수출 통제’ 하원 청문회에서 화웨이가 이라크 공습망 구축에 도움을 주고 이라크 폭격에 나갔다가 살아돌아오지 못한 미국 조종사가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면서 수출 통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모토로라, DEC, IBM, 휴렛팩커드, 선마이크로시스템스, 퀄컴, 루슨트테크놀로지 등이 고성능 컴퓨터를 판매하거나 합작을 통한 기술이전 등을 통해 화웨이에 도움을 줬다며 이런 수출로 미국 기업들은 돈을 벌긴 했지만 동시에 미국 조종사들의 목숨이 위협받게됐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화웨이 제품 사용 배제와 화웨이에 대한 기술 수출 금지 등으로 화웨이를 공격적으로 압박하는 데는 기술패권 전쟁 이상의 배경이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필스버리 소장은 ‘백년의 마라톤(사진)’에서 또 중국어의 의미적 모호성을 지적하며 "중국어를 어떻게 해석할지 결정하는데 따라 본질적인 오해가 유발될 수 있다"며 1971년 10월 당시 헨리 키신저 미 국무장관이 베이징을 비밀리에 방문했을 때 저우언라이(周恩來) 총리와 나눈 대화의 오역을 사례로 들었다.

    당시 저우언라이는 "미국은 바(覇⋅패)입니다"라고 말했다. 중국이 미국을 어떻게 보는지를 엿볼 수 있는 언급이었지만 "미국은 리더입니다"로 통역됐다. 필스버리 소장은 바는 중국 전국시대에서 유래한 말로 ‘전제군주’라는 뜻을 내포하고 있지만, 리더는 별다른 저의가 느껴지지 않는 말이라며 당시 통역자가 훗날 키신저가 불쾌할까봐 ‘바’의 의미를 설명해주지 않았다고 털어놓은 사실을 전했다.

    필스버리 소장은 키신저가 바의 의미를 알았다면, 그래서 중국이 실제로 미국을 어떻게 보는지 알았다면 (미⋅중 수교를 가능케 한 분위기를 만든)리처드 닉슨 정부가 그렇게 포용적으로 중국을 대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런 인식을 하고 있는 필스버리 소장은 지난 3월 "중국어 번역에는 많은 뉘앙스가 있고 어떻게 이해하는지에 대한 선택이 있다"며 미⋅중 무역협상에서 영어와 중국어의 해석차이로 오해가 발생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합의안 초안에 중국어 판이 없는 게 나중에 문제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양국은 합의문을 놓고 오해와 왜곡을 막기 위해 영어와 중국어 버전을 함께 만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3월 말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합의문에 담길 농업 이슈와 관련한 단어 하나를 놓고 2시간 넘게 논의했지만 결국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얘기가 나오는 것도 중국어에 대한 이해 부족이 잘못된 대응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미국측의 경계심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필스버리 소장은 "미국에 있는 소위 중국 전문가들 대다수는 중국어를 몇 마디 밖에 못한다"며 "유명한 중국 전문가들은 자신들이 믿고 싶은 방식대로 중국어의 의미를 해석하고 있다"고 실토했다. "중국 말에 숨겨진 의미를 찾아내는 게 중요하지만 반세기가 넘는 동안 미국은 그렇게 하지 못했다"고 자성했다. 필스버리의 고백은 우리에게도 적지 않은 울림으로 다가온다.

    [베이징=오광진 특파원 xiexie@chosunbiz.com]



  3. gino's gino's 2019.04.19 15:1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中, ‘트럼프 자문’ 입국 막아…무역협상 파열음?
    기사입력 2019-04-18 17:29
    중국이 마이클 필스버리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의 입국을 막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미·중 무역협상에 파열음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필스버리 소장은 미 국방부 관료 출신으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 정권 인수위원회 자문을 맡겼던 인물이다. 그가 쓴 저서 ‘백년의 마라톤’은 버락 오바마 전 미 행정부 이후 워싱턴에 반(反)중 정서가 급속히 확산한 배경이라는 말도 나온다.

    17일(현지 시각)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의 보도에 따르면, 필스버리 소장은 지난달 22일 미국 주재 중국 대사관에 비자 신청서를 제출했다. 지난 14일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세계화센터(CCG) 컨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그는 아직까지 그의 여권도 돌려받지 못한 상태라고 한다. 중국 당국이 그의 비자를 승인 또는 거부했는지 여부도 확인이 불가능하다.

    필스버리 소장은 1970년대부터 약 50차례 이상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비자 발급이 거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 필스버리 소장은 악시오스에 "중국 쪽 연락책에 비자 처리가 미뤄지는 이유를 물어보자 ‘미 연방수사국(FBI)이 스파이 행위를 우려해 일부 중국인 학자들의 비자를 취소했다’는 내용의 뉴욕타임스(NYT)기사를 보여줬다"며 "이번 일은 중국이 미국과 무역협상에서 남아있는 주요 쟁점에 대한 합의나 최종 합의를 지연시키거나 거부하기 위해 취한 조치일 수 있다"고 했다.

    NYT는 앞서 지난 15일 FBI가 스파이 행위에 대한 우려를 이유로 중국인 학자들의 미국 입국 통제를 강화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로 인해 약 30명에 달하는 중국 측 인사가 미국 비자를 취소당하거나 취소 여부 검토 대상에 올랐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왼쪽)과 류허 중국 부총리가 2019년 2월 14일 중국 베이징의 국빈관 조어대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시작하기 전 악수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악시오스는 이날 웬디 커틀러 미국 아시아 소사이어티 정책연구소 부회장도 필스버리 소장과 함께 CCG 컨퍼런스에 참석할 예정이었으나 비자를 발급받지 못했다고 전했다. 커틀러 부회장은 미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를 지냈던 인물로, 오바마 전 행정부 당시 중국과의 무역협상을 이끌었다.

    [박수현 기자 htinmaking@chosunbiz.com]

 

공화 ‘기업 우선’  민주 ‘노동 권익’ 美 대선은 두 흐름의 대결 과정 

“유색인종이 미국 정치의 중심에 섰을 뿐 아니라 대통령 자리에 가까이 가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죠. 다만, 미국민이 오바마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할 준비가 됐는지는 두 달 뒤인 올 11월에 알게 될 것입니다.” 

26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만난 에니 팔레오마배가 하원 동아·태 소위 위원장(사진)은 “이번 전당대회는 미국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자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발표된 CNN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와 지지율이 같게 나온 것에 대해 “여론조사는 매일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만 선거까지는 아직 두 달이나 남았다”고 지적하면서 “개인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나 정치 평론가들의 말보다는 미국민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가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대외정책에 경험이 많은 조지프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정치를 “기업인의 나라를 좇는 공화당과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려는 민주당 간의 끊임 없는 대결과 타협의 과정”으로 정리했다. “파고가 높아지면 큰 배나 작은 배나 모두 높아진다”는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중요한 것은 양측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노동자 가정의 생계가 무너지면 기업 역시 살아남기 힘들게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자유무역정책을 반대하지 않지만 조지 부시 행정부 8년 간 흔들린 미국민들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데 무게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 외무성이 전날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 모두 서로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고 있음에 따라 빚어진 (6자회담의) 정체상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어떤 나라는 핵을 갖고 어떤 나라는 핵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비확산 체제의 위선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청문회 개최 방침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태식 주미 대사가 찾아와 ‘미 의회의 청문회가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겠느냐’고 문제 제기를 해왔다”면서 “이 대사가 청문회를 열지 말아달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우려를 존중해서 철회했다”고 말했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0808271820495&code=970201#csidx62f40cb89e57942a7b82b5e04b1ace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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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평화봉사단 올센 부총재 “해외봉사, 안전이 최우선”

 

 

 

“갓 대학을 졸업하고 23살의 나이에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2년 여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왔을 때 내 안에 또 다른 집을 갖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현지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보건이나 환경 관련 봉사를 하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봉사단원 자신들이다.”

조세핀 조디 올센 미 평화봉사단 부총재(차관급)는 지난 2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가 필요한 것을 도와주면서 미국을 이해시키고, 그 나라를 이해하는 게 평화봉사단 활동의 3가지 목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흔히 해외봉사활동을 해외원조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과 달리 다른 언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소통의 기회’라는 지적이다.

워싱턴 L스트리트의 집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는 본인의 봉사활동 경험담과 올해로 창설 46년을 맞은 평화봉사단의 활동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창설한 평화봉사단은 ‘봉사’의 본래 임무와 함께 미래의 지도자들에게 해외경험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센 부총재는 “봉사단원 출신들 가운데 미 국무부와 해외원조처(USAID)를 비롯한 외국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는 현지 언어와 현지 문제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지원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원의 대부분이 20대인 평화봉사단 지원자들을 출신 대학별로 보면 버클리대·위스콘신대·미시간대학 등 상위권 3개 대학 졸업자들이다.

환경이 열악한 제3세계에서의 해외봉사는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올센 부총재는 그러나 봉사단원들의 ‘안전’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았다. “다른 언어, 다른 문화권에서 섞여 살아야만 그들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선 대원들의 안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봉사단이 의회의 예산지원을 받는 ‘연방기관’이면서도 국무부를 비롯한 미 행정부에서부터 철저히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국가 이미지를 수출하는 본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다. 올센 부총재는 “우리는 미국 정부의 어떠한 메시지도 전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가 아닌 현지의 필요에 부응해 현지 정부와 함께 일한다”고 소개했다.

세계 139개국에서 활동한 18만7000명의 봉사대원들은 미국 내에서 일종의 공동체로 성장했다.

〈워싱턴|김진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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