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누구나 그 무덤에 침을 뱉을 이완용이 서울 옥인동 자택에서 생을 마감한 것은 1926년 2월11일이다. 매국노가 죽었으면 춤을 춰도 시원치 않았을 텐데 많은 이들이 슬퍼했다고 한다. 그중 이 왕가의 후손들도 끼어 있었다. 어찌 된 일인가. 역사학자 김윤희가 쓴 을 보면 을사5적의 수괴쯤으로 꼽히는 이완용은 극단의 시대, 합리성에 포획됐었을지언정 자신의 ‘조국’에 투철했다. 그의 조국이 순국선열의 조국과 달랐고, 지금 우리가 생각하는 조국과 달랐을 뿐이다. 왕조시대의 인간이었던 그의 조국은 고종과 이 왕가였다. 태국 군부에게 태국 국민이 아닌, 왕실이 조국인 것과 마찬가지의 이치다. 을사늑약에 단 한마디 명확한 반대의견을 표하지 않은 채 ‘모름지기 모양 좋은 협상’만 걸기대했던 허약하고 교활한 고종의 조국..
칼럼/한반도 칼럼
2015. 1. 12. 21: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