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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워싱턴리포트62

대화하는 북·미, 싸우는 남북 대화하는 북·미, 싸우는 남북 | 기사입력 2008-03-30 17:48 두 개의 코리아가 미국과 대화를 하고 있다. 북측은 뉴욕채널을 통해 6자회담의 걸림돌인 북핵신고 문제를 놓고 막바지 절충을 벌이고 있다. 한·미 관계는 지난 주말부터 워싱턴에 한창인 벚꽃 마냥 화창하다. 최근 방미했던 김병국 청와대 외교안보 수석보좌관은 미측 고위관계자들과의 회동에서 “생각과 언어의 주파수를 맞췄다”고 전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 국무장관은 지난 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과의 공동기자회견에서 “한국보다 더 좋은 친구는 없다”고도 했다. 문제는 북한이다. 북한은 “북핵 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는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말에 기다렸다는 듯이 공단 내 남측 당국자들을 철수시켰다. 서해상에서 단거리 미.. 2012. 10. 8.
9.11테러 6년 ,한반도 9.11테러 6년 ,한반도 [경향신문]|2007-09-17|30면 |45판 |오피니언·인물 |컬럼,논단 |1532자 아마도 북한이 가장 미국에 친근하게 손을 내민 순간은 9.11테러 다음날일 것 같다. 북한 외무성은 신속하게 테러공격을 비난하고 "매우 비극적인 그 사건은 테러리즘의 위험성을 다시 한번 상기시켜 주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국전쟁 이후 '미국' 뒤에 '놈'자를 붙여야 직성이 풀리는 듯 미국을 철천지 원수로 여겼던 북한으로선 이례적인 사건이 아닐 수 없었다. "유엔 회원국으로서 모든 형태의 테러, 그리고 테러에 대한 어떤 지원도 반대하며 이러한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도 다짐했다. 9.11은 세계를 미국 편으로 만들었다. 역대 미 행정부가 '공공의 적'으로 사갈시했던 피델 카스트로 쿠바 .. 2012. 9. 6.
제퍼슨과 해밀턴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신생국 미국은 초대 국무장관 토머스 제퍼슨과 재무장관 알렉산더 해밀턴 진영으로 양분됐다. 각각 제퍼소니언과 해밀토니언으로 불리며 오늘날까지 이어지는 미국적 가치의 양대 산맥이다. 제퍼소니언은 이상주의를, 해밀토니언은 현실주의를 대표한다. 제퍼슨이 자작농 토대의 ‘자유의 제국’을 꿈꿨다면, 해밀턴은 금융과 무역입국을 도모했다. 외교적으로 제퍼슨은 친 프랑스를, 해밀턴은 친 영국을 외쳤다. 조지 헤링의 근간 「식민지에서 슈퍼파워까지」(2008·옥스퍼드대)가 전하는 미국 외교사의 한 대목이다. 1792년, 에드몽 샤를 제네 신임 주미 프랑스 공사가 부임하면서 양 진영은 격돌했다. ‘미·불 영구동맹’을 명분으로 미국의 모든 항구를 적국인 영국으로부터 차단해달라는 제네의 요구가 빌미였다.. 2010. 4. 5.
판도 뒤흔드는 反오바마 ‘티 파티 운동’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지난해 1월19일 자본시장에 대한 의견을 올려놓는 마켓 티커(The Market-Ticker) 홈페이지에 “2월1일, 상·하원에 티백(tea bag) 한 개를 보내자”는 제안이 떠올랐다. 투자자문회사의 한 분석원이 올려놓은 이 글은 짧은 시간 미국 전역에서 주목을 받았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 마니아’들이 풀뿌리 선거운동으로 조지 부시 행정부의 실정에 실망한 민심을 끌어모았다면 티백 보내기 제안은 티 파티(Tea party) 운동으로 발전하면서 불만의 또 다른 블랙홀이 됐다. 납세와 연방정부의 개입을 거부하는 미국민의 유전자를 선정적으로 깨우고 있다. 페이스북과 트위터, 마이스페이스 등 사상 첫 흑인대통령을 탄생시킨 풀뿌리운동의 도구들이 이번에는 정반대 성향의 사용.. 2010. 3. 8.
찬사 주고받는 ‘한·미관계’ 한국은 과연 실익 챙겼나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한·미관계가 더할 나위 없이 좋다는 찬사가 태평양 양쪽에서 나오고 있다. 미국 고위당국자들이 찬사를 늘어놓고, 한국 고위당국자들이 이를 되받아 웃음을 교환하는 장면이 자주 연출된다. 문제는 아름다운 말은 쌍방향으로 주고받으면서도 행동은 일방적이라는 데 있다. 외교적 수사학의 전형을 최근 유감없이 보여준 건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다. 그는 지난달 27일 방한에 앞서 마련한 한국 특파원들과의 간담회 자리에서 많은 시간을 “양국 관계가 절대적으로 좋다”는 점을 여러가지 표현으로 전하는 데 할애했다. 지난해 11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 길에 두 정상의 마음과 마음이 만났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생각을 또렷하고 분명하게 표현한다” “과거 다른 정상회담들을 .. 2010. 2. 15.
미셸 오바마의 텃밭 워싱턴리포트 김진호특파원 미국 퍼스트레이디 미셸 오바마가 백악관 남쪽의 잔디밭을 뒤엎은 건 지난해 3월. 백악관에서 포토맥 강으로 내려다보이는 풍경을 제공하던 그곳에 텃밭을 일궜다. 30평 남짓한 곳에 양상추, 로즈메리, 당근, 오이, 양파, 고구마, 케일 등 55종의 씨앗을 뿌렸다. ‘미셸의 텃밭’이 신년 첫 일요일(3일) 저녁, 미국민의 안방에 찾아왔다. 당대 최고의 미국 요리사들이 2인1조로 팀을 이뤄 맞대결을 벌이는 ‘아이언 셰프 아메리카(Iron Chef America)’의 신년 첫 시리즈에서다. 백악관 수석주방장인 필리핀계 크리스테타 커머포드와 워싱턴 인근의 저명한 재야 요리사 마리오 바탈리가 맞붙었다. 미셸의 텃밭에서 재배한 식재료가 들어가야 한다는 게 이날 게임의 법칙이었다. 10분쯤 간격.. 2010. 1. 4.
오바마 방한에서 빠진 것 워싱턴리포트 김진호 특파원 음악은 냉전도 녹였다. 1959년 어느 날 폴란드 바르샤바 공항. 막 비행기에서 내린 한 미국인 재즈 디스크 자키는 카메라와 꽃다발을 들고 있는 수백명의 인파와 마주쳤다. 아마 유명인사가 자기와 같은 비행기를 타고왔을 거라고 짐작했던 그는 바로 자신을 환영하는 플래카드를 보고 깜짝 놀랐다. ‘미국의 소리(VOA)’ 방송 홈페이지가 전하는 윌리스 코노버의 폴란드 방문일 풍경이다.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까지 가장 극적인 장면은 지난 87년 6월12일 로널드 레이건이 브란덴부르크 문 앞에 서서 “미스터 고르바초프, 이 장벽을 허무시오”라고 외쳤던 순간이 아닌가 싶다. 하지만 억압된 사회분위기에 눌려 지내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해방의 황홀한 선율을 지속적으로 전한 것은 무명의 재.. 2009. 11.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