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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 현장을 가다]“가뭄 이대로 계속땐 美 남서부 식수 끊겨”

by gino's 2016. 5. 20.

[기후변화 현장을 가다]“가뭄 이대로 계속땐 美 남서부 식수 끊겨”

볼더시티 | 정민건 다음 블로거 기자

ㆍ미드호수 국립공원 대변인 록산

“지금 같은 비정상적인 가뭄이 계속된다면, 10년쯤 후에 라스베이거스 지역을 포함한 미국 남서부 지역에 식수 공급이 끊길 가능성이 높다.”

미 네바다주 볼더시티에 있는 미드호수 국립 레크리에이션 공원의 대변인 록산(32)은 이곳에서 태어나 자랐다.

고등학교 시절 친구들과 어울려 바람을 쐬러다녔던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는 “가뭄이 시작된 뒤 비가 내리지 않으면서 언젠가 호수 바닥을 보게 될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그는 “태어나서 보는 가장 긴 가뭄”이라면서 “얼마전 미드호와 수계가 연결되어 있는 콜로라도 덴버 지역에 눈이 많이 내려 이곳까지 물이 흘러 들어오길 기대했지만, 측정 결과 생활 폐수가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온난화로 빙하가 빠르게 녹아 바다 해수면이 상승하고 있지만, 반대로 미드 호수 같은 인공호는 수분 증발과 가뭄으로 갈수록 물이 줄어들고 있다”고 했다.

록산은 호수 한가운데의 작은 산맥을 가리키면서 “어린시절 저 산봉우리들은 섬처럼 떨어져 있어서 ‘미드호의 섬’이라고 부르곤 했었다”면서 “누구도 지구온난화 탓이라고 단정적으로 말하지 못하지만 호수에 들어오는 물보다 나가는 물이 많은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공원 당국은 물 절약 홍보와 관광객 유치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가뭄으로 허옇게 속을 드러낸 언덕배기들이 물 절약의 광고판처럼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지만 그로 인해 관광객의 발길이 줄어들 것에 대한 걱정이다. 실제로 1999년 가뭄 소식이 전해지면서 첫 해엔 100만명 정도 관광객이 줄어들기도 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에게 너무 중요한 호수”라면서 “미래세대에 넘겨주기 위해서는 물을 아껴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막의 식물과 동물들은 생존의 지혜를 알고 있지만 인간만이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후버댐 건설 노동자들의 거주지역으로 출발한 볼더 시티는 사막 위에 지어진 또 다른 오아시스였다. 1만5000명의 주민들은 도시가 확대되면서 미드 호수의 환경이 파괴될 것을 우려해 ‘작은 도시’로 남기로 결정했다고 록산은 소개했다. 토지 자체를 시 정부의 소유로 하고 1에이커 이상을 구입할 경우엔 주민위원회 승인을 거치게 함으로써 무분별한 개발을 막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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