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태열
조태열 제 41대 외교장관 취임사 (1.12.) 작성일2024-01-12조회수334
사랑하는 외교부 동료 여러분, 그리고 재외 공관원과 가족 여러분, 외교부를 떠난지 4년 만에 다시 돌아와 이렇게 여러분 앞에 서게 되니 감회가 새롭고 반가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본부의 거의 모든 직원들이 지난 몇 주간 저의 국회 인사청문회와 취임 준비를 위해 야근과 주말 근무를 마다하지 않고 온몸을 던져 일해 주셨는데 이 자리를 빌려 고맙고 미안하다는 인사를 먼저 전합니다.
아울러 지난 2년간 윤석열 정부의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의 골격을 완성하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전략 수립과 대외 환경 조성은 물론 우리 외교에서 가장 중요한 한미동맹, 한일, 한미일 협력을 튼튼한 반석 위에 올려놓으신 박진 전 장관님께도 깊은 존경과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지금은 국제질서가 지각변동을 겪고 있는 지정학적 대전환의 시기입니다. 미중 전략경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전후 평화와 번영을 뒷받침해온 규범 기반 국제질서가 크게 흔들리면서 세계는 힘의 논리가 지배하는 정글로 바뀌어 가고 있습니다.
안보와 경제, 기술이 상호 연동하는 새로운 지정학적 환경 속에서 나날이 심화하고 있는 자유주의와 권위주의 국가들 간의 상호 대립은 <경제 따로 안보 따로> 외교가 더 이상 작동하기 어렵게 만들고 있고 이로 인해 가치를 배제한 실리 추구도 구조적으로 어려운 세월이 되었습니다.
외교부 장관으로서 제가 감당해야 할 무게와 외교 현장을 지키고 있는 여러분들의 책무가 결코 가볍지 않은 이유입니다. 우리의 좌표를 어디에 두고 어디를 향해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깊이 고민해야 할 때입니다. <현인은 미래가 현재인 것처럼 대비한다>는 로마 시대의 격언처럼 항상 미래를 생각하며 더 나은 길을 찾아가야 합니다. 이러한 인식하에 저는 신임 장관으로서 다음 세 가지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 외교 역량을 재정비하고자 합니다.
먼저 경제.안보 융합 외교입니다. 미중 기술 패권경쟁으로 경제와 안보의 벽이 허물어지고 있는 시대적 상황에 맞추어 경제.안보 융합외교 역량을 강화하고, 그것을 가능하게 하기 위한 업무 시스템과 조직문화를 만들어 가고자 합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직원들에게 <편식하는 외교관>이 되지 말라는 말을 자주 해왔습니다. 외교부 내 오래된 정무 중심적 사고와 업무 시스템, 정무와 경제 담당 부서 사이의 칸막이 문화는 종종 외교 현안에 대한 종합적이고 전략적인 판단을 흐리게 하는 주요인이었고 정부의 주요 대외정책 결정 과정에서 경제와 안보, 국내와 국제 사이의 균형을 유지하기 어려운 상황을 초래하기도 하였습니다.
정무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맡은 업무의 경제적 함의를, 경제를 담당하는 직원들은 그 정무적 의미를 생각해야 합니다. 장관의 의사 결정 이전에 정무.경제 부서의 협업과 토론을 통한 융복합적 정책 결정 과정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특히 최근 신설된 경제안보외교센터와 국제기술규범과는 앞으로 그 역할이 갈수록 중요해질 것인 만큼 생산하는 보고서와 수행하는 업무의 정무적 함의도 함께 고민해주시고, 외교정책 결정에 필요한 척후병이 되어 주시기 바랍니다.
직원 개개인들도 커리어 패스를 설계함에 있어서 정무와 경제의 균형 있는 안배에 신경을 쓰셨으면 합니다. 저는 장관으로서 이러한 커리어 균형이 직원들에게 인센티브가 될 수 있도록 제도화하는 방안을 기획조정실과 함께 고민해 보겠습니다. 저 스스로도 국무회의, NSC, 대외경제장관회의 등 고위급 협의체에서 경제.안보 융합적 사고가 최고 의사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고자 합니다.
둘째, G7 플러스 시대 외교입니다.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의 G7 플러스 가입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글로벌 중추국가 비전 실현에 가시적 성과를 축적해 감으로써 재임기간 중 G7 플러스 후보국 위상을 확고히 하고자 합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국제사회에서 명실공히 선진국으로 인식되고 있고 그에 걸맞은 역할과 기여를 요구받고 있습니다.
G7 정상회의에 대통령께서 두 번 연속 초청된 것과 최근 국내외 언론과 학계에서 우리나라가 G7 플러스 후보국으로 자주 거론되는 것도 그러한 능력과 의지가 인정되었기 때문일 것입니다. G7 플러스 시대를 대비하는 우리에게 금년부터 시작되는 유엔 안보리 비상임이사국 활동은 국제 평화와 안보 분야에서 의미 있는 기여를 할 수 있는 좋은 기회이자 인적, 물적 자원 제공에 필요한 국론 수렴의 시험대가 될 것입니다.
장관인 저부터 우리 외교정책 하나하나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의 모범국들인 G7 수준에 부합하는지, 국제 안보와 평화의 수호자이자 대변인인 안보리 이사국 수준에 맞는지 점검해 나가겠습니다. 여러분들도 맡은 임무를 수행함에 있어 같은 고민을 해주시길 당부드립니다. 과감하게 혁신적인 관점에서 재검토해주시기 바랍니다.
셋째, 국민 안심, 민생 외교입니다. 북한의 핵위협으로부터 국민의 안전을 지키고 국민들이 안심하고 전 세계 어디든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게 하며 우리 청년들이 해외에서 미래의 꿈을 향해 도전할 수 있도록 돕는 것, 우리 기업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기후변화, 팬데믹, 공급망 교란 등의 위기를 극복하는 데 도움을 주며 변화하는 국제경제 질서에 맞추어 규범 제정을 선도하는 것, 이 모두가 국민을 위하는 일들입니다.
과거사의 아픔을 치유하고, 미래 통일비전 외교에 대한 공감대를 넓혀 가며, 우리가 가진 문화 역량에 대한 국민적 자긍심을 확산시키는 것도 모두 국민을 위하는 일들입니다.
외교는 국민을 위한 것임을 잊지 맙시다. <외교관>이라는 단어가 주는 낡은 직업 관념에서 벗어납시다. 장관인 저부터 솔선수범하겠습니다. 11년 전 차관 취임 직후 벤처기업협회장을 찾아갔던 것처럼, 장관으로서 민생을 챙기기 위한 외교에 적극 나설 것입니다. 직원 여러분들도 자신의 업무가 어떻게 국민 안심과 민생으로 연결될 수 있을지 고민하여 주시고 그러한 고민의 결과가 외교정책으로 구현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 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동료 여러분, 한 기업의 미래가치는 직원들의 자긍심과 성취욕에 달려 있다고 합니다. 제가 실무 직원으로 근무했던 30-40년 전과는 달리 지금의 외교부는 직원들의 인적, 세대별 구성뿐만 아니라 개인들이 추구하는 가치도 다양해졌다고 듣고 있습니다. 장관으로서 이런 변화와 다양성을 존중하겠습니다.
외교관으로서의 자긍심과 성취욕을 고취하는 직장 문화가 조화롭게 조성되는데 각별한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불필요한 업무는 과감하게 폐기해 주십시오. 원활한 소통과 효율적이고 생산적인 업무에 매진해 주시기 바랍니다.
함께 일하는 동료를 따뜻하게 보듬고 서로 돕는 직장 문화를 정착시키고 <자신에게는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한 동료가 됩시다. 최근 젊은 직원들의 의원면직 사례가 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장관으로서 안타깝게 생각합니다. 업무 성취도를 높이고 조직문화를 바꾸는데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겠습니다. 간부들을 포함한 모든 직원들이 함께 노력해 만들어가야 할 일인만큼 장관인 제가 직접 나서서 그 노력의 결과를 점검해 나갈 생각입니다. <속빈 강정> 같은 구조의 조직과 업무 포화상태 해소를 위해 인력 증원에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중차대한 시기에 여러분들과 한 배를 타게 된 선장으로서 일터의 보람과 가정의 행복이 조화되도록 함께 지혜를 나누고 소통해 나가겠습니다. 어둡고 그늘진 곳일수록 더 살펴보겠습니다. 우리 모두 심기일전하여 나라의 미래를 위해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함께 뜁시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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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 반갑습니다.
지난 12월 20일 아침 장관 내정자로 첫 출근하던 날 여러분들을 뵙기는 했습니다만 오늘 이렇게 외교부 장관으로 첫 인사를 드리게 되어 기쁘게 생각합니다. 지난번 도어스테핑 이후 여러분들을 만날 기회를 따로 만들지 않은 데 대해 몇몇 분들이 실망감을 표시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여러분들을 일부러 피한 게 아니라 정식 임명도 되기 전에 언론 앞에 자주 나타나는 건 해서도 안 될 일일 뿐만 아니라 현직에 계신 분에 대한 예의도 아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습니다. 늦게라도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신임 장관으로서의 마음가짐이나 포부, 정책방향, 중점 과제 등은 지난 1월 8일 인사청문회의 모두발언과 오늘 오전 취임사에서 이미 말씀을 드렸기 때문에 다시 반복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 제가 장관으로서 맞닥뜨려야 할 도전의 무게가 출발선에 서 있는 지금, 제 마음을 무겁게 짓누르고 있다는 점만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불확실성으로 가득한 대전환의 시기이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장관인 저 혼자만의 힘으로 헤쳐나갈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외교부 전 직원의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도 극복하기가 쉽지 않은 도전들입니다. 온 국민이 하나가 되어야만 간신히 헤쳐나갈 수 있을 만큼 엄중하고도 복합적인 위기요소들이 우리 앞에 지뢰밭처럼 깔려 있습니다. 제가 엊그제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을 마무리하며 적어도 외교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국론 통합과 초당적 접근이 절실한 때임을 강조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저는 국회뿐만 아니라 언론도 국정의 중요한 동반자라고 생각합니다. 국민의식과 사고에 미치는 영향력에 있어서는 정부나 국회보다 오히려 언론의 힘이 더 크다고 봅니다. 앞으로 기자 여러분들을 만날 기회를 가급적 자주 만들어 보겠습니다. 겪어보시면 아시겠지만 저는 제법 언론 친화적인 사람입니다. 언론 앞에서 지나치게 말을 아끼는 사람도 아닙니다. 혹, 제가 너무 바빠서 만날 기회를 자주 만들지 못할 경우에는 여러분들이 먼저 대변인을 통해 말씀해주시면 제 일정을 보아가며 적극 검토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오늘 취임사에서도 언급했듯이 저는 전임 박 장관님이 잘 닦아놓으신 길을 더욱 다져가면서 우리가 처한 대내외 환경과 시대적 상황을 감안해서 첫째, 경제안보 융합외교, 둘째, G7+ 시대 외교, 셋째, 국민안심 민생외교에 초점을 맞추어 우리 외교역량 재정비하고자 합니다.
기존의 정무 중심적 사고와 업무시스템에서 벗어나 융·복합적 사고와 정책 결정 과정을 정착시키고, G7 선진국 수준의 잣대로 정책의 내용을 재점검하며, 정책의 집행 결과가 국민을 안심시키고 민생에 보탬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 정비와 조직문화·업무방식의 변화를 유도하고자 합니다.
장관인 저부터 솔선수범하여 변화를 이끌어낼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언론의 시각에서 외교 현안을 다루실 때 이런 측면도 감안해서 취재하시면 저희 노력이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장관직에서 물러나는 날 제법 언론을 가까이 한 장관이었다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리면서 간략히 모두발언을 갈음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질문> 장관님, 취임 축하드립니다. 장관께서 강제징용 해법 관련해서 일본도 나름대로 고민을 하고 있을 것으로 본다고 여러 차례 말씀하셨는데, 구체적으로 일본 정부가 어떤 고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하고요. 또 강제징용 해법의 완결성과 지속 가능성을 담보하기 위한 새로운 복안이 있는지, 그리고 이 문제가 물컵에 비유되곤 했는데 아직도 여전히 물컵의 반이 채워져야 한다고 보시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제가 인사청문회에서도 이 문제가 집중적으로 거론이 됐기 때문에 저의 생각을 상세히 말씀을 드려서 여러분들도 잘 아시리라고 생각을 합니다. 강제징용 판결의 외교적 문제의 본질은 물론 피해자 여러분들의 인권에 관한 것이 사건의 본질이기는 합니다만 외교적 측면에서의 문제의 핵심은 1965년 한일청구권협정 체제와 2018년 우리 대법원의 판결 사이의 불일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하고 해소하느냐, 거기에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것이 단순한 외교적 갈등이 아니라 사법부의 판결, 양국 사법부 판결의 충돌로 이루어진 문제기 때문에 그 문제를 해결하는 외교적 해법이라는 게 지난한 과제일 수밖에 없고, 그런 깊은 고민 끝에 나온 해법이 윤석열정부가 작년 3월에 내놓은 그 해법입니다. 제3자 변제 해법이라고 저는 그것이 거의 이러한 현실 속에서 거의 유일한 방안이라고, 방안이 아닌가,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그래서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문제를 풀어가는 길은 그 길밖에 없기 때문에 그 집행 과정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봉착한다 하더라도 그 해법을 기초로 문제를 풀어가고 또 여러 가지 현실적인 문제들은 정부가 재단과 함께 피해자 여러분들을 일일이 찾아뵙고 상황을 설명드리고 이해를 구하고 그러면서 문제를 풀어가는 지혜를 찾아내는 그런 노력을 하겠다는 말씀을 드리고요. 그 과정에서 한일 관계의 개선의 흐름을 타서 일본의 민간기업들도 함께 배를 타는 마음으로 문제를 풀어가는 노력에 동참해주시기를 기대하고, 또 그러한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강구하고자 하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질문> 장관님, 취임 축하드립니다.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에 시진핑 주석 방한을 추진한다는 우리 정부의 큰 그림이 여전히 유효한지, 그리고 장관님 개인적으로는 우리 대통령의 방중보다 시진핑 주석의 방한이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시는지,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중 관계가 정상 궤도에 복귀하기 위해서는 뭐가 제일 필요하다고 보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답변> 한·일·중 정상회의 이후에 시진핑 주석의 방한을 추진한다는 그런 방침이 있는 것은 아니고요. 여러 가지 외교 일정과 상황을 고려할 때 한·일·중 정상회의에 대해서는 이미 3국 간에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져 있고, 또 상호 편리한 시기에 개최하도록 양해가 이루어져 있기 때문에 그러한 바탕 위에서 이를 추진하면 현실적으로 먼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거죠. 결과적으로 그렇다는 말씀이고요.
시진핑 주석의 방한은 아무 때라도 일정이 허락하면 오시는 것을 저희들이 환영을 하는 입장이니까 그건 그거와는 꼭 연계시킬 필요 없이 별도로 추진을 해서 가급적 조속한 시일 내에 오시면 좋겠다는 것이고요.
또 그동안에 우리 대통령이 북경에 가신 게 여섯 번인가 하면 시 주석의 방한은 한 번밖에 없었던 것으로 제가 알고 있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이번에는 시 주석께서 오시는 게 합당한 순서가 아닌가 하는 생각을 정부도 하고 있고 저 개인적으로도 그게 합당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두 번째 질문이 뭐셨죠?
<질문> 한중 관계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위해선 뭐가 제일 필요할 것인지.
<답변> 그 문제는 제가 도어스테핑에서 얘기했고 인사청문회에서도 얘기했듯이 여러 가지 대내외 환경이, 특히 국제 환경이 우리 한중 관계의 본질적인 장애요소보다는 대외적인 지정학적 환경이 어렵게 만드는 측면이 더 강하기 때문에 그러한 문제는 저희 컨트롤 영역 바깥에 있는 문제라서 그 환경 속에서 제약 요인을 가장 최소화할 수 있도록 외교적 노력을 경주할 것이고요.
그것보다 저는 더 심각한 게 양국 국민들의 상호 정서와 인식이 지난 몇 년간 극도로 악화되어 있고 별로 개선될 조짐이 보이지 않고 있다 하는 것이 더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한중 관계에서 지금 봉착하고 있는 여러 가지 문제는 지정학적 환경의 문제, 미중 전략 경쟁에서 오는 파장, 그런 공급망 교란으로 인한 여러 가지 국제경제질서의 어려움 그런 것들이 크게 작용하는 것이지만 우리가 무슨 북한 핵 문제라든가 그런 여러 가지 선을 지켜야 될 우리의 그런 기준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문제에서는 어떻게 서로 입장이 조율이 안 되면 갈등 해소하기가 어렵죠.
그렇지만 그보다 협력 요소가 많은 분야가 널려 있거든요. 경제 분야라든가 아니면 인문, 인적 교류 분야라든가 그런 거는 과거에도 오랜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축적해 왔고, 그래서 그런 분야에 초점을 맞춰서 하나씩 가시적인 성과, 실질적인 협력사업, 또 그런 것을 통해서 신뢰 증진 이런 것들을 쌓아가는 게 제일 중요하고요. 어려운 상황에서 기대수준을 너무 높여놓으면 실망이 클 거기 때문에 기대수준을 낮추고 작은 일에서부터 하나씩, 하나씩 미래를 향해서 나아가는 것, 그것이 저는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과거는 지난 30년 동안 한중 관계는 속도와 규모에 있어서 비약적인 발전을 했지만 이제는 속도와 규모로 평가를 하기보다는 양국 간 신뢰 축적된 양이 얼마나 될 것인지, 지속 가능한 관계 발전을 위해서 뭘 어떻게 해야 되는지 그런 데에 초점을 맞춰서 여러 가지 정책을 추진해야 되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질문> 안녕하세요? 장관님, 북러 군사협력 강화와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여파로 우리나라와 러시아의 양자 관계를 관리하는 것도 갈수록 더 어려워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한러 관계 돌파구를 어떻게 모색해 나가실 건지 궁금합니다. 특히, 러시아 인사의 방한을 조기에 추진하실 건지를 비롯해서 양국 간 고위급 소통 계획 설명 부탁드리겠습니다.
<답변> 한러 관계도 제가 인사청문회 모두발언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서 어려워져 있고 그래서 뭘 하더라도 성과를 내기 어려운 기본적인 현실적 제약 요인 속에 있다고 생각이 되고 여러분들도 그건 다 동의하시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 가치와 국익에 기반한 원칙과 기준 위에서 안정적으로 관리하겠다, 라고 제가 말씀드렸고, 사실 그것이 현실적으로 우리가 추구할 수 있는 그런 목표라고 솔직히 말씀드리지 않을 수가 없죠. 그래서 근본적인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여러 가지 근본적인 요소들이 해소되지 않는 한 어떤 획기적인 관계 발전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그런 가운데서도 안정적으로 관리되어 나갈 수 있도록 외교적인 노력을 하겠고요.
또 특히 전쟁 상황으로 인해서 우리 국민들과 기업들이 큰 피해가 가지 않도록 기업들, 국민들의 이익을 보호하는 것이 정부의 가장 큰 과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적 교류라든가 고위 인사 교류 문제는 마찬가지 이유 때문에 그동안 상당히 소원했던 것이 현실이고, 그래서 그 문제는 노력은 하겠지만 일단 러시아 측 인사가 우리 방한하겠다는 계획은 구체적으로 듣고 있진 못합니다. 그래서 그거는 상황 개선되는 걸 봐가면서 자연스럽게 이루어지지 않을까,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질문> 추가 질문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취임을 축하드리고요. 받아주셨으니까 한 번에 2개를 여쭙겠습니다. <답변> 그건 위반인데요. <질문> 먼저, 북한 문제인데요. 지금 긴장을 연초부터 고조하고 있어서 우려가 커지고 있는데 외교부의 역할도 앞으로 더 커질 거라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저렇게 도발을 끌어올린 배경이나 이유에 대해서 장관께서는 어떻게 평가하시는지 일단 여쭙고 싶고요. 중요한 거는 도발을 낮추는 거일 텐데 우리가 억제를 강화하고 북한이 도발을 높이면서 치킨게임 양상으로 흘러가는 거다, 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경제안보 강화하겠다고 하셨고 또 전문 분야이시기도 한데 지금 미국이나 EU 비롯해서 여러 블록에서 자국우선주의가 강화되고 있고, 특히 우리의 대미 투자는 아태 지역의 상당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고 미국이 발표했습니다. 우리가 미국의 요구에 협조하는 만큼, 그러니까 우리가 미국에 투자하는 만큼 충분한 반대급부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하는 여론에 대해서는 어떤 답을 주실 수 있는지 궁금합니다.
<답변> 북한의 요새 도발 행태가 근본적인 원인과 배경이 뭐라고 생각하느냐, 하는 게 첫 번째 질문으로 제가 이해를 하는데, 저는 다른 여러 가지 전략적인 셈법도 깔려 있겠지만 금년 들어서 서해 포격 사건 이런 것들은 윤석열 정부 들어서 한·미·일 확장 억제력이 커지고 대북 억제력을 강화하는 우리의 구체적인 노력이 굉장히 가시화되면서 불안감을 느끼는 것 아닌가,
(북한의 도발은 남측의 억제력 강화 때문이다, 명쾌한 정리!) 그렇기 때문에 거기에 대해서 뭔가 한·미·일 사이의 어떤 이간, 갈라치기를 한다든가 어떤 신뢰를, 신뢰에 균열이 가게 하거나 그런 어떤 의도를 가지고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개인적인 생각을 갖고 있고요. 그다음에 경제안보 관련 전에 또 질문이 뭐죠, 두 번째가?
<질문> ***
<답변> 치킨게임으로 가는 거 아니냐, 그러면 거꾸로 제가 도발이 그렇게 강화되고 있는데 우리는 가만히 있으면 우리의 안보는 확보되는 걸까요? 그렇지 않죠. 도발에 대해서는 분명히 원칙을 가지고 엄정하고 단호하게 대응을 해야 거기에 균형이 생기는 것이고, 또 그럼으로 해서 국민들이 안심하게 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어떻게 되면 동전의 양면과 같은 거겠지만 치킨게임으로 가는 것처럼 비치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지만 가만히 있고 아무런 대응을 하지 않았을 때 느끼는 불안감은 더 크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저희들의 대응은 단호하되 굉장히 절제된 대응을 하고 있다, 라는 걸 말씀드리고 그런 것들은 그동안에 취임하고 나서 어저께 블링컨 장관하고도 통화를 했습니다만 그런 저희 입장을 분명히 얘기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해나갈 것이고요.
그다음에 경제안보 문제는 우리가 한 만큼 미국으로부터 반대급부를 받고 있느냐, 라고 물어보셨는데 저는 미국으로부터의 뭔가를 받기 위해서 우리가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고요. 미국의 요구와 압력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거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우리의 국익에 합당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우리의 결정에 따라서 대미 투자도 적극적으로 하는 것이고 또 미국의 요구사항을 더 적극적이고 긍정적으로 검토를 하는 것이지, 동맹인 미국이 요구하기 때문에 우리가 끌려가는 거다, 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지금 아까 취임사에서도 제가 말씀드렸지만 지금 지정학적 환경 변화가 가치를 중시하는 민주적, 자유민주적 시장의 가치를 중시하는 자유주의 국가들과 그거에 반대하는 권위주의 국가 간에 대립 현상이 지금 해서 블록화가 이루어지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 구조적인 변화 속에서 오로지 실리만을 추구할 수 있는 환경이 아니라는 거죠, 지금은. 그래서 가치를 배제한 채 실리만을 추구할 수 있는 외교적 환경이 아니기 때문에 정책적인 변화가 불가피하고 그러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대미 관계, 대중 관계를 어떻게 끌어갈 것이냐 하는 고민 속에서 나온 결과니까 그거는 제가 반대급부가 크냐, 작냐를 단기적으로 보고서 평가할 문제는 아니라고 생각하고요.
기본적으로는 이런 지정학적 환경 변화에 맞춰서 우리가 살아갈 생존전략의 기본은 결국은 자강(?)입니다. 자강. 우리의 기술력, 초기술력을 계속, 초기술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노력도 하고 또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줄이는 노력을 하고, 그리고 또 그런 것들 위기 상황 속에서 우리가 전략적인 자율성을 확보할 수 있는 그런 기술·능력 그런 걸 제고하고 환경도 조성하면서 자강을 하는 것이 제일 기본적인 과제여야 되고요.
두 번째는 결국은 동맹을 중심으로 한 국제연대를 강화해서 그 보완을, 그걸 보완할 수밖에 없는 거죠. 그러니까 자강과 동맹을 토대로 한 국제연대 저는 그것이 해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대미 관계가 강화되는 것이고, 또 한중 관계에서도 다소의 불편을 겪고 있는 거죠.
그런데 다만, 이게 단기간에 끝날 게임이 아니라 저는 장기 게임이라고 봅니다. 이 장기 게임에서 우리가 감수해야 될 단기적 비용을 우리가 과연 얼마나 감당해낼 수 있느냐, 우리 사회, 우리 경제, 우리 정치 시스템이 그걸 얼마나 감당해낼 수 있느냐가 저는 성패의 관건이라고 봅니다.
그래서 외교는 외교 측면에서 해야될 일을 하지만 외교만이 해결할 수 없는 환경이라는 걸 제가 모두에서 말씀드린 겁니다. 토양, 인프라가 깔려 있지 않으면 외교부 혼자만으로 헤쳐나갈 수 없는 환경이라는 거죠. 그래서 이 기회에, 기회를 주셨으니까 저는 온 국민이 하나가 돼서(?) 헤쳐나가야 될 엄중한 지정학적 환경에 놓여 있다 하는 것을 온 국민이 함께 인식해 주셨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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