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떨어진 반쪽

[주한미군] 1. 재배치뒤 ‘이중해결사’

by gino's 2012. 2. 23.

주한미군 감축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주한미군 감축문제는 한반도 정세의 본질을 뒤흔드는 큰 변수다. 전환기를 맞은 한반도의 안보와 한·미동맹, 주한미군의 변화를 시리즈로 조명해 본다. /편집자주

미 보병 2사단 1개 여단의 이라크 차출을 계기로 주한미군의 변화가 바짝 현실로 다가왔다. 반세기 넘게 대북 억지력으로 존재했던 주한미군은 이제 미국의 해외미군재배치(GPR) 계획에 따라 새로운 역할을 하게 된다. 당연히 주둔 형태도 바뀌게 된다.

◇한국 내 재배치=미 보병 2사단을 주축으로 지상군 전력은 동두천·의정부 시대를 접고 오산·평택 시대를 열게 된다. 한·미 양국은 지난해 4월부터 미래동맹 정책구상회의를 통해 2단계로 나누어 주한미군 기지를 재배치하기로 합의한 바 있다. 1단계는 2006년까지 경기 북부에 산재한 2사단 기지들을 동두천 캠프 케이시와 의정부 캠프 클라우드를 중심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이때까지 용산기지의 한강 이남도 이전도 완료한다. 여기서 다시 오산·평택권으로 옮기는 2단계는 아직 구체협상에 들어가지 않았다.

이런 주한미군 전개 내용은 GPR와 관련한 한·미간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시기가 앞당겨질 수도 있다. 미군은 현재 점유 토지 4천1백만평을 반납하고, 우리측은 오산·평택에 2백40만평 규모의 대체부지를 제공키로 한 상태다. 향후 국내 미군기지는 오산·평택권과 대구·부산권 등 2개의 중심기지(Hub)와 군산 공군기지로 집중된다. 한·미 양국은 한강 이북에 연합훈련센터를 설치, 미군이 한강 이북에 계속 주둔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지만 이는 다분히 국내 안보불안심리를 고려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중 역할=주한미군의 대북 억지력 역할은 앞으로도 존속된다. 하지만 앞으로는 이제 ‘지역해결사’ 역할을 별도로 부여받게 됐다. 전문가들은 미군이 한반도 방위의 한 축인 동시에 동아시아의 전략적 균형추의 역할을 실질적으로 맡게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미국은 보병 2사단을 역내 분쟁이나 테러사태 발생시 신속하게 투입할 수 있는 기동타격 전력으로 운용할 방침이다. 일정 규모의 병력감축과 해·공군 중심의 화력증강은 이러한 역할에 대비한 포석이다.

북한의 위협에 공동대응하는 한반도 차원의 한·미 동맹이 지역내 패권경쟁을 저지하는 ‘지역 동맹(regional alliance)’화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역할의 다양화는 통일 이후에도 한반도에 주둔할 필요성을 다시 제기한다.

한 국방전문가는 “주한미군은 한반도 주변은 물론 대만해협이나 중국 등 동아시아 어디에서 위기상황이 발생해도 발진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군은 안정화군으로서의 역할보다는 미래 분쟁에 대한 대비 전력으로 변모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진호기자 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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