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 미국까지 가서… 망신살 뻗친 '엉터리 국감' |
[경향신문]|2007-10-27|02면 |45판 |종합 |컬럼,논단 |844자 |
주미대사관 국감차 방미한 국회 통외통위 소속 한나라당 김무성 의원이 워싱턴 지역 한인회 전.현직 간부들과 밥상머리를 함께 한 것은 지난 22일 아침이다. 그 자리에서 김의원은 2005년 12월 정동영 당시 통일부장관과 스티븐 해들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의 면담이 LA교민 임모씨의 주선으로 이뤄진 것이라는 말을 듣는다. 임씨가 그 이듬해 한인회 3.1절 행사에서 "이태식 대사가 '도와달라'고 부탁해 정장관의 면담을 주선해 줬다"고 자랑했다는 말도 나왔다. 김의원은 몇시간 뒤 주미대사관 국감장에서 이대사를 상대로 이를 묻고 준엄하게 배경을 따졌다. 임씨를 "사기꾼 아니면 정신병자 수준"이라고 공개 폄하하기도 했다. 국감장에선 반세기 한.미 동맹 간에 공식외교에서까지 '비선'을 써야 하는 서글프고 우스꽝스러운 현실에 대한 개탄이 이어졌다. 최근 이명박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처럼 선거철마다 비선이라도 내세워 워싱턴의 '높은 분'들을 알현하려는 풍토도 지적됐다. 2명의 국회 속기사가 역사의 기록으로 남긴 이날 문답은 그러나 허구로 드러났다. 당시 행사장 녹화테이프를 돌려본 결과 임씨의 연설에선 '정동영'이란 이름도 안나왔다. 국감장에선 위풍당당했지만 결국 망신살이 뻗친 건 김의원이다. 밥 먹다가 들은 이야기를 확인도 안하고 내뱉은 꼴이 됐다. 밥이 채 삭기도 전에. 미 하원 425명의 의원 가운데 여권이 없는 사람이 절반가량 된다고 한다. 필요하면 해외주재 외교관을 불러들여 묻는다. '국산 금배지'들은 굳이 해외공관을 찾는다. 미주 국감반의 경우 올해도 워싱턴과 뉴욕, 파나마 등지를 날아다니면서 '1등석' 마일리지를 쌓았다. 이런 걸 두고 대한민국에서는 '국감'이라고 한다. 김진호 워싱턴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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