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로켓발사 발표로 올봄 한반도 위기가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그럼에도 정부가 주도적으로 긴장을 완화하는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엉뚱한 여론몰이와 그 뒷갈망에 급급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뿐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 27일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내외신 기자회견 자리에서 중국 CCTV 기자 질문에 “중국 대표(후진타오 국가주석)께서도 (한·중 정상회담에서) 북한은 주민들의 민생을 오히려 챙겨야지 수억달러의 돈을 그렇게(미사일개발에) 쓰는 것은 온당치 않다는 지적을 해주셨다”고 전했다. 사실이라면 후 주석의 말에는 북한의 행동에 대한 ‘질책성 가치판단’이 담겨 있다. 전날 김태효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브리핑에서 “중국 지도부도 깊은 우려를 표명하면서 지속적으로 북한과 소통해 중지시키는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고 전한 것과도 다른 뉘앙스다.
후 주석의 정확한 발언내용을 둘러싼 의문은 역시 한·중 정상회담에 배석했던 이규형 주중대사가 엊그제 베이징 특파원 간담회 자리에서 “(후 주석은 북한의 로켓발사가) 뜻밖의 일이라곤 했으나 비난하지 않았다. 그런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고 말하면서 다시 불거졌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들까지 나서 “이 대사가 실수했다. 후 주석의 발언 중에 ‘민생발전’이라는 단어가 있었다”고 해명했지만, 정확한 발언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보통사람들의 말도 ‘아’ 다르고, ‘어’ 다른 법이다. 더구나 외교적인 수사는 작은 뉘앙스 차이에 따라 예상치 못한 결과를 낳을 수 있기에 정교해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다른 나라 정상의 발언내용을 전달할 경우는 더더욱 그렇다. 청와대는 2010년 1월 이 대통령이 BBC방송에 “연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한 것을 “연내라도 안 만날 이유는 없다”고 고쳐 전했다가 번복하는 촌극을 벌이는 등 숱한 ‘마사지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청와대의 이번 해명도 석연찮기는 마찬가지다. 이 대통령은 앞서 지난 26일 한·미 정상회담 공동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로켓발사가 유엔 안보리 결의 (1874호가 아닌) 1824호 위반이라고 말해 국제적인 남우세를 사기도 했다. 입력 : 2012-03-30 21:24:
또 디도스 공격을 당한 중앙선관위 (0) | 2012.04.12 |
---|---|
막말파문 김용민 후보 사퇴해야 (0) | 2012.04.06 |
한계 노출한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0) | 2012.03.29 |
한·미 정상은 북한의 변화만 기다릴 건가 (0) | 2012.03.26 |
서울 핵안보 정상회의가 공허해 보이는 이유 (0) | 2012.03.2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