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비 인상·식량보관 문제도 비효율 주범
미국 회계감사원(GAO)도 지난 3월 공식보고서를 통해 제3세계에 대한 미국 식량원조의 비효율성을 지적한 바 있다.
GAO 보고서는 미국이 전세계 식량원조의 절반 이상을 부담하고 있지만 구조적인 비효율성으로 인해 효과가 급격하게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GAO는 국적선박 운송 및 창고보관 시스템의 문제점을 비효율성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2002년 이후 5년 간 미 식량원조 규모가 운송비 인상 등의 물류비용 탓에 43%나 감소됐다. 2002년 t당 123달러였던 선박운송료는 2006년 171달러로 껑충 뛰었다. 모든 식량원조물량의 4분의 3 이상을 미국인 선원이 근무하는 미국 국적 선박만이 운송토록 한 규정 때문이다. 반면에 특정 국적 선박을 이용할 필요가 없는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의 경우 t당 불과 100달러의 운송료를 지불하고 있다.
그 결과 5년 전까지 같은 예산으로 9000만명에게 배급할 수 있었던 원조식량은 이제 7000만명에게만 전달된다. 원조예산의 3분의 1만 순 식량구입에 사용된 탓이다. 3분의 2는 물류 및 행정비용에 소요된 것으로 배보다 배꼽이 더 컸던 셈이다. 여기에 에탄올 개발 붐으로 식량원조의 대부분을 구성하는 콩과 옥수수 가격이 올라감에 따라 수혜 대상은 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미 해외원조처(USAID)는 또 운송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로스앤젤레스의 레이크 찰스와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두바이, 동아프리카의 지부티 등 3곳의 창고시설을 활용하고 있지만 미국 국적의 많은 선박회사들은 로스앤젤레스 항구에 필요한 설비를 갖추지 않아 선적 전에 텍사스주 휴스턴까지 트럭으로 원조식량을 운반하고 있다. 그 결과 운송기간은 21일이 늘어난다.
입력 : 2007-09-07 15:33:27 /세계의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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