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우크라이나에 패트리어트(PAC) 미사일을 직접 공급키로 했다. 펜타곤이 금명간 지원계획을 발표할 패트리어트는 미국이 지난 2월 말 우크라이나 전쟁 개전 이후 제공하는 첨단 방공시스템이다. 뉴욕타임스와 CNN등 미국 언론이 12월 13일 보도했고 펜타곤 관계자들은 이를 시인하고 있다.
이번에 배치되는 미사일은 지상 24㎞ 상공까지 치솟아 적 미사일을 요격할 수 있다. 유효 사거리는 70~80㎞로 러시아 장거리 미사일도 요격이 가능하다. 우크라이나가 지난 몇달 동안 요구해온 첨단 방공시스템이다.
우크라이나에 건네지는 미국과 서방의 무기가 획기적으로 업데이트되는 것은 전쟁의 향방을 가늠케 하는 중요한 척도다. 미국과 서방이 전쟁에 걸고 있는 전략적 목표가 상향 조정되고 있음을 말해주기 때문이다. 패트리어트 시스템의 전달은 우크라이나가 잠재적으로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 본부를 둔 나토의 미사일방어(MD)망에 포함될 수 있음을 뜻한다.
패트리어트는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가 강조하듯이 방어용 무기시스템이다. 적의 탄도미사일 및 순항미사일을 종말단계에서 포착, 요격한다. 적의 최신 전투기와 헬기, 드론도 겨냥할 수 있다. 하지만 상대방 미사일의 전력을 약화시킴으로써 전략적 균형을 흔드는 수단으로 사용될 수 있다. 적군의 방어력 증가와 아군의 공격력 약화는 동전의 양면과 같기 때문이다.
미국과 나토는 개전 초기만해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무기를 방어용으로 제한했지만 지난 여름부터 공격용 무기 제공을 늘리고 있다. 미국은 지난 3월 폴란드가 우크라이나에 미그-29전투기를 제공하려고 하자 확전 우려가 있다는 이유로 제동을 걸었다. 하지만 7월에 접어들어 슬로바키아 정부가 미그-29기를 우크라이나에 제공하겠다고 밝히자 묵인했다. 미국은 같은 달 1억 달러의 예산안을 확보, 우크라이나 조종사들에게 F-15, F-16 전투기 훈련을 시키는 프로그램을 공식화했다. 미 공군 주력 전투기의 제공이 멀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증좌다. HIMARS다탄두 로켓 시스템과 자블린 대 탱크 미사일도 제공하고 있다.
앞서 독일은 지난 11월 패트리어트 포대 2개를 폴란드에 제공할 것을 공식 제안했다. 우크라이나 대공 미사일이 폴란드 국경지역에 떨어져 민간인 사망자 2명이 발생한 직후 이뤄진 제안이다. 폴란드는 제공받은 독일 패트리어트 포대를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 배치할 것으로 전해졌다. 패트리어트의 성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미국의 지대공 무기 체계 NASAMS 2개는 지난 11월 전달됐다. 12억 달러의 예산으로 6개가 키이우에 추가 배치된다.
펜타곤은 목전의 러시아가 최근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기간시설을 파괴하는 것을 명분으로 내세웠지만, 우크라이나군이 유럽주둔 미군으로부터 패트리어트 미사일과 레이더 등 시스템을 교육받는데만 최소 몇 달이 걸린다. 현지 이송 및 배치를 감안하면 빨라야 내년 봄 이후에나 가동이 시작된다는 말이다. 이는 미국과 서방이 그때까지 무기 제공을 통한 전쟁 개입을 확대할 것임을 말해준다.
특히 폴란드에 추가될 패트리어트 시스템은 "러시아군과 나토군 사이에 확전으로 이어질 '회색지대'를 만드는 것(폴란드 싱크탱크 '전략과 미래', 뉴욕타임스)"으로 해석된다. 레이다로 포착한 러시아 미사일이 폴란드를 향한다고 판단, 우크라이나 상공에서 격추할 경우 나토 회원국인 폴란드가 전쟁에 연루될 수 있기 때문이다. '회색지대(Grey Area)'는 전쟁과 평화의 중간지대이다.
러시아가 '존재론적 위협'으로 간주하는 것은 나토의 동진뿐이 아니다. 러시아 국경 가까이에 배치되는 미국과 서방 무기 체계의 동진 역시 위협으로 여긴다. 러시아는 개전 전부터 나토가 폴란드와 루마니아 등 인근 국가에 장거리 미사일 또는 미사일 방어(MD) 시스템을 배치한다면 이를 금지선(red line)으로 간주하겠다고 경고한 바 있다.
패트리어트의 러시아 접경국 배치는 미·러 양국이 10여년전부터 벌여온 전략 게임이었다. 조지 부시 행정부가 2008년 폴란드에 패트리어트 포대를, 체코에 대공 레이더 기지를 건설하려고 시도, 미·러 관계를 파국으로 몰아넣었었다. 같은해 우크라이나와 조지아에 대한 나토의 가입허용 방침과 패트리어트 배치 계획은 러시아의 조지아 침공으로 이어졌다.
러시아는 미국의 우크라이나 패트리어트 배치 계획에 엄중한 경고를 내보내고 있다. 워싱턴의 주미 러시아 대사관은 12월 15일 "미국이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보낸다면 예측불가능한 결과로 이어질 또다른 도발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사관측은 타스통신에 "미국의 전략은 단순히 러·미 관계만 해치는 게 아니라 글로벌 안보에 추가 위협을 만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군이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공할 패트리어트 시스템을 '합법적인 (공격)타겟'으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의 패트리어트 시스템이 폴란드에 배치되기 까지 2년이 걸렸다. 부시 행정부의 네오콘(신자유주의자)이 기획하고, 오바마가 길을 뚫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우크라이나 전쟁 와중에 '패트리어트 배치선'을 단숨에 동진시켰다. 그만큼 러시아를 옥죄려는 미국의 전략적 목표는 확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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