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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들레(Dentdelion)

일단 내지르고 보는 대통령의 안보관, 왜 문제인가

by gino's 2023. 1. 18.

말부터 앞세우는 대통령의 '호언 안보' 긴장 높인다 < 외교안보 < 기사본문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mindlenews.com)

 

말부터 앞세우는 대통령의 '호언 안보' 긴장 높인다 - 세상을 바꾸는 시민언론 민들레

윤석열 대통령이 연초부터 미국 백악관 언론브리핑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이달 초 "미국 핵전력의 공동 기획·공동연습' 발언에 이어 이번엔 '자체 핵무장' 발언이다. 백악관과 펜타곤이 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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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연초부터 미국 백악관 언론브리핑에 잇달아 이름을 올렸다. 이달 초 "미국 핵전력의 공동 기획·공동연습' 발언에 이어 이번엔 '자체 핵무장' 발언이다. 백악관과 펜타곤이 수습에 나서면서 댓바람에 말로 내지르고 난 뒤 한·미가 이를 주워 담는 광경이 되풀이되고 있다.

핵무기를 둘러싼 군통수권자의 잇따른 돌출발언은 한·미가 당장 2월부터 시작하는 한·미 핵우산(확장억제) 합훈과 맞물려 올해 군사적 긴장을 한껏 끌어올릴 것으로 우려된다.

미국은 대통령의 핵무장 발언에 대해 비핵화 원칙을 강조하면서 사실상 무시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12일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가 핵무기를 추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라면서 "북한의 핵위협에 공동의 확장억제 확대 방향으로 나갈 것"이라고 못 박았다. 패트릭 라이더 국방부 대변인은 현역 군인(공군 준장)답게 보다 직설적인 답을 내놓았다. 그는 같은 날 브리핑에서 "미국 관점에서 우리는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에 집중하고 있다"며 한국의 자체 핵무장 주장을 일축했다. 이어 "나는 북한과 같은 나라들로부터의 공격을 막기 위해 한국과 일본 및 지역 동맹국들과 늘 함께 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중국과 러시아, 북한이 핵무기를 갖고 있는 데 왜 남한은 안되나'라는 질문에 역시 비핵화 원칙과 확장억제를 강조했다. '핵우산이 작동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질문에는 "그동안 아주 잘 작동해왔다"고 답했다. 대통령의 한마디는 이로써 공식 정리됐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이 12일 백악관에서 언론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3.1.12  UPI연합뉴스

용산 대통령실은 앞서 지난 11일 발언 뒤 곧바로 진화에 나섰었다. 서면브리핑에서 별다른 설명 없이 200자 원고지 40매(8027자)에 달하는 마무리 발언 전문을 제공했다.

발언문에는 "대한민국에 전술핵 배치를 한다든지 우리 자신이 자체 핵을 보유할 수도 있다"는 말이 적시돼 있다. 물론 곧이어 한·미 간 확장억제 논의가 진행되고 있음을 강조했다. 대통령실이 별다른 설명 없이 발언 전문을 공개한 것은 전체적인 문맥 속에 읽어달라는 주문일 거다. 그러나 군통수권자가 '핵무장'을 언급한 사실 자체가 각국 언론이 주목할 사안임은 대통령실이 더 잘 알 것이다. 한·미가 실무차원에서 논의 중인 확장억제 개편 내용을 누설하고, 핵무장을 거론하는 게 안보 환경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말이 앞서는 대통령의 안보관은 당장 2월 중순 한·미 확장억제수단 운용연습(DSC TTX)을 시작으로 이어질 합훈과 맞물려 군사적 긴장을 높일 것으로 보인다. DSC TTX는 윤석열 정부가 갑자기 미국과 합의한 게 아니다. 이번이 8번째 연습이다. 북한의 핵위협 단계-핵사용 전 단계-실제 핵사용 단계로 나누어 각 단계별 대응을 연습한다.

올해는 특히 대통령의 잇따른 핵발언 탓에 북한이 어떻게 대응할지 예측이 불가능하다. 대통령의 말 한마디가 자칫 북측의 오인으로 이어져 더 큰 긴장이 조성될 가능성도 있다. 취임 이후 일관되게 북한의 군사행동 또는 무력시위에 대해 '비례 대응'을 지시해온 대통령의 방침도 우려를 자아낸다. 

 

북한 주민들이 새해 첫 '체육의 날' 행사가 열린 지난 8일 평양 시내 장철구 상업대학 학생과 교직원들이 운동 경기 응원을 하고 있다.  북한은 매월 두 번째 일요일을 체육의 날로 지정하고 각급 학교와 공장, 기업소 단위로 다양한 체육행사를 벌인다.  2023.1.8  AP 연합뉴스

상반기 한·미 합훈은 11일간 계속된다. 올해 한·미동맹 70주년, 건군 75주년을 계기로 한·미 대규모 연합합동화력시범도 예정돼 있다. 연합야외기동훈련은 규모와 범위가 더 확대된다. 북한은 종래 한·미 합훈 기간 동안 자체 연습을 진행해왔지만,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대규모 미사일 시험발사, 포사격으로 맞대응하고 있다. 올해는 남한을 '명백한 적'으로 규정하고 전술핵과 핵탄두의 다량 생산을 통해 대남 핵도발을 공식화했다. 강 대 강으로 올해 내내 높은 군사적 긴장이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실 대통령의 핵발언을 가장 무시하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 아니다. 바로 북한이다. 북한은 올들어 아직 어떠한 대남 메시지도 내놓지 않고 있다. 되레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의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은 13일 기시다 총리가 일·프랑스 정상회담 뒤 신국가안보전략을 강조한 데 대해 "선제공격과 군비증강을 골자로 한 전략에 대한 성원국들의 지지를 획득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국방부 2023년 업무보고서 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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