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2008-11-18|02면 |45판 |종합 |컬럼,논단 |939자 |
이명박 대통령은 최근 북한의 군사분계선 제한·차단 발표에 대해 "기다리는 것도 전략"이라고 말했다. "필요하다면 임기 중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여러 번 만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둘 중 어느 쪽이 정부의 대북정책일까. 그런데 방미 중인 이명박 대통령에게는 이러한 의문을 갖는 게 이상한 듯 비친 모양이다. 16일(현지시간) 워싱턴에서 열린 이 대통령과의 특파원 오찬 간담회에서 위와 같은 요지의 질문을 던졌다. 이 대통령은 댓바람에 "(그게) 경향신문의 뜻인지, 국민의 뜻인지 약간의 혼선이 있다"는 말로 답했다. 이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하는 것, 핵 없이 통일하는 것이 한국의 국익"이라는 모범 답안이 나왔다. 한반도 비핵화와 통일은 굳이 대통령이 확인해주지 않아도 될 목적지다. 문제는 어떻게 가느냐는 것이다. 취임 9개월째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궁금증을 경향신문만이 갖고 있을 것이라는 대통령의 속뜻은 알 길이 없다. 말의 성찬은 있었지만 분명한 설명이 없었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는 언론의 질문공세에 즉답을 피하려 하고 언론은 집요하게 정답을 찾는다. 헌법에서 '민주주의'를 지우지 않는 한 계속될 수밖에 없는 숨바꼭질이다. 민주사회에서 정부와 언론은 존재이유가 다르다. 이 대통령의 언론관은 그 경계를 흐렸다. "격동기에 언론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상황인식이 틀린 건 아니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이끌어야 할 책임이 있다"는 단정에는 정부가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보아야 한다는 주문이 담겨 있다. "언론이 앞질러 가는 건 좋지 않다"거나 "내가 이야기하는 것을 잘 이해해서 보도해달라"는 거듭된 주문 역시 안타깝다. 정부가 가는 방향이 옳다는 확신을 심어주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지 언론의 몫이 아니기 때문이다. 결국 통일은 통일이되, 정부 입장에 대한 긍정적 언론보도의 통일이 대통령의 염원이 아니었나 싶다. '땡전 뉴스'가 그리우신가. 김진호 워싱턴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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