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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적]프랑켄스톰

칼럼/여적

by gino's 2012. 10. 30.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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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논설위원



복수의 현상이 겹쳐 상상을 초월하는 재난으로 이어지는 것을 두고 ‘퍼펙트 스톰’이라고 한다. 1997년 미국 작가 세바스찬 융거의 작품명에서 유래했다. 융거는 1991년 핼러윈 시즌을 덮친 돌풍이 저기압의 따뜻한 대기·고기압의 찬 대기·허리케인이 몰고 온 적도의 습기 등 세방향의 기상현상이 겹치면서 발생한 사실에 착안했다.


이후 퍼펙트 스톰이라는 단어의 중독성은 오래가고 있다. 특히 2007년 이후 미국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파동을 계기로 회자되고 있다. 누리엘 루비니 뉴욕대 교수는 최근 “유로존의 해체 및 미국 경제의 더블딥(이중침체), 중국의 성장둔화 등이 겹쳐 2013년 세계경제가 또 다른 퍼펙트 스톰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정작 단어의 근원이었던 퍼펙트 스톰이 이름값을 할 만큼 어마어마한 위력을 보인 것은 아니었다고 한다. 그보다 규모가 큰 돌풍이 적지 않은데다가, 몇가지 기상흐름이 겹쳐 생긴 하이브리드 돌풍도 처음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엔 진짜 퍼펙트 스톰이 다가오고 있다고 한다. 대선을 불과 일주일가량 앞둔 미국 전역을 긴장에 몰아넣고 있는 일명 ‘프랑켄스톰’이 그것이다. 


(경향신문DB)


자연의 삼중공격에 노출된 곳이 하필 미국 내 가장 인구가 많은 동부지역이다. 남쪽으로부터 1급 허리케인 샌디가 올라오고, 서쪽에서는 겨울 돌풍이, 북쪽의 캐나다로부터는 추운 공기가 맹렬한 기세로 남하하고 있다. 세갈래 기상흐름이 30일 오전(현지시간)부터 최장 1주일 동안 뉴욕, 뉴저지에서 만나 동부 8개주에 막대한 피해를 낼 확률이 90%라는 게 미국 해양대기청(NOAA)의 예보다.


1991년의 퍼펙트 스톰이 2억달러 상당의 재산피해를 내는 데 그친 반면에 프랑켄스톰은 10억달러대의 피해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카리브해를 거쳐 오는 동안 수십명의 희생자를 냈다. 문제는 돌풍이 지나가고 난 뒤이다. 


민주당의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미트 롬니 후보가 팽팽한 접전 양상을 보이는 다음달 6일 미국 대선의 불확실성은 더욱 높아졌다. 대선 당일의 투표율 저하는 물론, 갑작스러운 자연재해로 충격에 빠진 유권자들이 희생양을 찾는 경향이 있어 현직에 불리할 수도 있다고 한다. 이래 저래 앞이 잘 안보이게 된 미국 대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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