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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破邪顯正

연평도 포격전 2년, 더욱 높아진 서해 긴장

by gino's 2012. 11. 22.

2012. 11. 23.

 

 연평도 포격전이 발생한 지 오늘로 만 2년이 됐다. 북한은 남측 군부대는 물론 민가에 170여발의 포탄을 퍼부어 해병대원 2명과 민간인 2명이 희생됐다. 한국전쟁 이후 처음으로 남측 민간인 지역까지 유린한 북한의 공격은 어떤 이유에서건 정당화될 수 없다. 연평도 포격은 기회 있을 때마다 북한의 도발에 강력히 대응할 것을 다짐하다가 번번이 허점을 노출해온 이명박 정부의 허술한 안보태세를 다시 확인시켜주었다. 우리 군은 13분 만에 K9자주포로 필사적인 반격을 가했다. 해병장병들의 숭고한 투혼이 발휘됐다. 하지만 전체 6문 중 3문이 작동하지 않는 등 헐렁한 대응태세를 노출시킨 것도 사실이다. 남북 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기 전까지 군은 잠재적인 충돌에 대비해 늘 튼튼한 안보태세를 갖춰놓아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남측이 지난해 6월 서북도서방위사령부를 창설하자 북측 역시 서남전선사령부를 창설했다. 북방한계선(NLL) 북쪽의 고암포에 공기부양정 기지를 올해 초 완공하기도 했다. 남측은 북측이 다시 도발을 해올 경우 전투기로 도발원점을 타격하기 위해 미국과 ‘국지도발 공동 대비계획(SPD)’의 완결을 서두르고 있다. 이는 과거보다 더 큰 군사적 충돌이 다시 발생할 수 있음을 말해준다. 우리는 군사적 긴장을 높이는 것만이 평화를 보장한다고 믿지 않는다. 튼튼한 안보를 마련하는 동시에 남북 모두 긴장지수를 낮춤으로써 궁극적으로 서해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본다. 평화를 구걸하자는 것도, 히틀러에게 당한 체임벌린의 안이한 평화의식을 말하는 것도 아니다. 남과 북의 죄없는 청년들이 스러져가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도 불필요한 충돌을 피할 묘책을 짜내야 한다.
 이명박 정부는 대북 비방방송의 재개를 미루고 탈북자단체들의 풍선 전단 살포를 막았다. 북측의 도발 가능성을 염두에 둔 예방조치였다. 하지만 유독 서해에서는 분쟁의 소지를 간과했다. 제2연평해전 이후 7년간 유지됐던 서해의 평화가 깨진 것은 2009년 대청해전부터다. 정부는 승전을 자랑했지만 바로 다음해 천안함이 침몰하고 연평도에서는 전대미문의 포격전이 발생했다. 특히 연평도 포격은 북한이 우리 측의 해상사격훈련을 중지할 것을 거듭 경고했음에도 무시했다. 그렇다고 도발에 대비한 것도 아니었다. 이 대통령이 올해 2주년을 앞두고 느닷없이 연평도를 찾아 승전을 운운한 것 역시 서해 평화와는 무관한 듯했다. 오히려 보수세력이 불붙인 NLL논란의 한복판에 뛰어들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했다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안보와 평화는 늘 같이 가야 한다. 박근혜·문재인·안철수 대선 후보는 모두 안보에 관한 한 강한 의지를 내보이고 있다. 하지만 위기를 관리하기는커녕 대통령이 이념적, 정치적 목적에 따라 경거망동한다면 서해는 상시적인 분쟁의 바다로 남을 수밖에 없다. 차기 정권이 연평도 포격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할 까닭이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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