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역시 기업 입장에서 보면 돈벌이 수단일 뿐이라는, 태생적 한계가 노출된 것인가. 처음엔 대중에게 고개를 숙이다가 종국에는 그 위에 군림하려는 권력의 속성에 젖은 것인가.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트위터 본사가 지난 26일 특정국가에 한해 특정 메시지를 차단하는 검열정책을 공표한 뒤 지구촌 차원의 반발이 일고 있다. 엊그제 하루 동안은 트위터를 거부하는 트위터블랙아웃(TwitterBlackout) 시위도 벌어졌다.
이용자들을 분노케 한 것은 트위터 측이 특정국가의 개념을 ‘표현의 자유에 대해 다른 생각을 갖고 있는 나라들’로 규정한 데서 비롯된다. 독재국가나 봉건왕족국가 또는 국가 방침으로 정보를 차단하는 중국에서는 표현의 자유를 제한한다. 이런 나라의 정부가 실정법을 운운하면서 특정 메시지의 차단을 요청할 경우 수락할 것을 전제로 한 결정이 아닐 수 없다. 트위터 측은 하필 이집트 타흐리르 광장의 민주화시위 1주년 다음날 이 같은 발표를 했다. 경영전략에 맞지 않을 경우 소통수단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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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의 배신’ ‘사회적 자살’이라는 지탄을 받고 있는 트위터의 결정은 온라인 정보의 최대 권력인 구글이 오는 3월1일부터 구글 웹사이트·G메일 등 60여개 서비스의 개인정보를 하나로 통합, 관리하겠다고 밝힌 것과 맞물려 소셜미디어의 본질에 대한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구글의 결정 역시 소셜미디어 시장에서 줄어든 광고수입을 만회하기 위한 경영전략과 맞물려 있다. 구글은 개인의 일거수 일투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빅 브러더로, 트위터는 독재정권의 잠재적 협력자로 변신하겠다는 선언과 다름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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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위터는 지난해 전 세계 3억 이용자들로부터 하루 평균 16억개의 트윗 메시지를 실어 날랐다. 물방울이 하나둘 모여 결국 강을 이루듯이 트위터는 140자 이내의 작은 메시지들이 모여 민의(民意)의 바다를 이룰 수 있게 했다. 그런데 더 큰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겠다며 장점을 스스로 제한한다면 네티즌의 외면을 받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흐르지 않는 물은 썩듯이 흐르지 않는 정보는 왜곡될 수밖에 없다. “트윗은 계속돼야 한다(The Tweets must flo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