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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한복판에서 '강원도의 꿈'을 듣다

Interviewees

by gino's 2018. 8. 29.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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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18일 평양 김일성 경기장에서 경향신문과 인터뷰를 하고 있는 최문순 강원 지사. 


■ “평창·갈마 동계아시안게임 공동 개최 제안…북, 긍정적 반응”

 
최문순 강원지사 인터뷰
내년 원산이나 평양서 축구대회 개최…식목사업도 곧 제안 
‘MBC 퇴직금’ 투자한 체육기자재 공장, 완공된 것 보니 뿌듯

 
[김진호 국제전문기자 평양을 가다]평양은 지금 ‘변화의 천리마’에 올라탔다
 
지난 15~18일 북한 평양에서 열린 제4회 아리스포츠컵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 참가한 방북단 중에 출장가방을 단연 풍성하게 채운 사람이 있다. 최문순 강원도지사(62·사진)이다. 북측 민화협 김영대 의장과 4·25체육단 리종무 위원장을 만난 그는 “10년 만의 방북에서 강원도의 대북 구상을 북측에 직접 전달한 것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성과였다”고 말했다. 18일 오후 남강원도(강원도)팀과 우즈베키스탄팀 간 3~4위전이 벌어진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최 지사를 만났다.
 
최 지사는 “지난 14일 김영대 민화협 의장과 만나 평창~갈마 동계 아시안게임 공동 개최를 제안하고, 긍정적인 반응을 얻었다”면서 “공동 개최는 남북 정상 간 결정 사안인 만큼 이번에 공식 제안한 것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고 했다. 마식령 스키장과 원산 명사십리 해수욕장, 송도원을 잇는 관광지구 개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고 있는 사업이다. 노동신문 17일자는 김 위원장이 리설주 여사와 함께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는 소식을 헤드라인으로 달았다. 

리종무 위원장과 내년 국제유소년축구대회를 평양이나 원산에서 개최하는 문제는 단번에 아퀴를 지었다. 최 지사는 “북측이 원산에 신축 중인 스타디움을 당초 계획대로 내년 5월까지 완공하면 원산에서, 아니면 평양에서 개최키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내년 유소년축구대회가 합의대로 성사되면 속초항 설비를 확충해 원산까지 크루즈 뱃길을 열고, 양양~갈마 공항 간 하늘길도 열 계획이다. 철도·도로의 육로를 포함한 3개의 ‘평화의 길’ 프로젝트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그는 “서울을 떠나올 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일회성으로 끝난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대표팀의 불씨를 되살려 달라는 체육계 요구를 접했다”면서 “공동훈련이 가능하도록 상설팀 구성을 역시 북측 민화협에 제기했다”고 전했다.
 
최 지사가 남북 교류협력에 나선 것은 10년 전이다. MBC 사장이던 2008년, 뉴욕 필하모닉 교향악단의 평양 콘서트를 성사시켰다. 뉴욕필과 사전합의한 뒤 이를 북측에 전달하는 방식의 3각 프로젝트였다. 교향악단의 여행·체류 비용은 MBC가 부담했다. 최 지사는 “당시 동평양대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5분여 동안 기립박수를 쳤던 기억을 잊을 수가 없다”면서 “김영대 의장을 만난 자리에서 뉴욕필의 평양 콘서트를 다시 열었으면 좋겠다는 희망을 피력했다”고 말했다. 그는 박근혜 정부 시절인 3년 전부터 언젠가 뚫릴 남북 교류를 준비하며 철원에 ‘통일 양묘장’을 조성해온 얘기도 꺼냈다. 최 지사는 “북측 산악지역에 맞도록 전나무·잣나무 등 여러 수종의 침엽수 묘목을 키워 왔다”면서 “금명간 북측에 식목사업 제안을 할 생각”이라고 소개했다. 

이번 방북은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남다르다고 했다. MBC 퇴직금을 털어 ‘남북 경협’에 뛰어들었다가 좌절했던 현장을 둘러봤기 때문이다. 

2008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부터 평양 시내 10만평의 사용권을 받아 1차로 4·25체육단과 유니폼 등의 체육기자재 공장을 짓던 중에 이명박 정부 초기 남북 교류가 끊기면서 사업을 중단해야 했다. 김 위원장이 당시 주둔 군부대까지 옮기도록 지시한 사업이었다. 그는 “이번에 와서 4·25 측에서 공장을 완공해 가동하는 것을 확인하고 너무도 기뻤다”고 말했다. 평양 부지의 공장은 남북 경협의 모델이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북측의 우수한 인력과 비싸지 않은 인건비를 활용해 세계 스포츠 의류시장을 제패하는 건 시간문제”라면서 “장기적으로 남측 금융기관과 첨단기술업체들도 참여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원도 유소년 축구팀은 이날 우즈베키스탄팀을 맞아 승부차기 끝에 5 대 3으로 승리, 3위를 차지했다. 우승과 준우승은 각각 북측 4·25팀과 평양 국제축구학교팀이 차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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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192250005&code=970100&sat_menu=A074#csidxa4154ffa994779289db601bcebb18a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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