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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ees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은 신뢰해도 대한민국 정부를 불신하는 까닭은?

by gino's 2018. 8. 29.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이 지난 27일 서울 정동 경향신문 회의실에서 대북 스포츠 교류 및 경협사업의 경험을 전해주고 있다. 김영민 기자 viola@kyunghyang.com



“북측은 사람을 신뢰해도 정부는 신뢰하지 않는다. 문재인 대통령은 믿어도 남측 정부는 믿지 않는다는 말이다. 향후 2년 동안 대북 경협보다 신뢰를 쌓는 게 좋다. 북측을 지원 대상이 아닌, 협력 대상으로 봐야 한다.” 


김경성 남북체육교류협회 이사장(59)은 사업가다. 사업은 궁극적으로 돈을 벌기 위해 하는 것이다. 그런데 대북 사업을 하기 전에 신뢰부터 쌓으라니, 이 무슨 말인가. 지난 27일 경향신문사에서 만난 김 이사장은 시종 ‘신뢰’를 강조했다. 


김 이사장의 ‘실력’이 확인된 것은 지난 10~19일 평양에서 남북체육교류협회와 북측 4·25체육단이 공동주최한 제4회 15세 이하 국제유소년축구대회에서였다. 2003년 류경 정주영체육관 준공행사 이후 15년 만에 도라산~개성~평양 간 서해 육로를 뚫었다. 지난달 평양 남북 통일농구경기 당시 정부가 시도했지만 북측이 열지 않았던 길이다. 


그는 “대회도 성공적이었지만 서해 육로를 뚫은 의미가 작지 않다”며 “정부가 뚫으면 정부만 갈 수 있지만, 민간이 뚫으면 누구나 갈 수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대회를 준비하면서 겪었던 어려움을 거침 없이 털어놓았다. 


“당초 8월10일 방북하는 일정이었는데 이틀 전 밤 10시에 통일부에서 사업승인이 났다. 게다가 북측과 합의한 399명을 151명으로 줄이라고 통보했다.”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탓이라고 하기엔 아귀가 맞지 않았다. 북측에 이미 400명의 체류비용을 지급기로 했기에 인원이 줄어도 지출액은 달라지는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김 이사장은 “정부가 스포츠 행사를 자꾸 정치적 일정과 연계하려는 게 적폐”라며 “이걸 대통령이 시켰겠는가. 직접 나서려는 욕심을 버리고, 민간 교류를 밀어주는 게 정부의 역할”이라고 역설했다.


김 이사장이 4·25체육단을 비롯한 북측 체육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중국 윈난성(雲南省) 쿤밍(昆明)의 홍타스포츠센터를 위탁경영하던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우연히 전지훈련을 온 북측 축구 국가대표팀의 훈련을 지원해준 게 계기가 됐다. 이후 14년 동안 축구의 남녀 9세부터 성인팀까지 지원했다. 마라톤, 양궁, 탁구 등의 북측 선수 1500여명의 훈련도 지원했다. 이렇게 쌓인 신뢰는 교류와 경협 모두에서 꽃을 피웠다. 


이번 대회를 포함해 스포츠를 통한 남북교류만 21차례 치렀다. 그는 “2015년 8월 남북 간 군사충돌 위협 속에서 치러낸 제2회 평양 국제유소년축구대회가 특히 인상에 남는다”고 말했다.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 연합훈련 기간인 그해 8월20일 대북 확성기 사건이 터졌다. 북측은 준전시 상태를 선포하고 22일 오후 5시까지 남측이 대북 확성기를 철거하지 않으면 무차별 포격을 하겠다고 경고했다. 개막식을 하루 앞두고 전운이 짙어졌다. 어떻게 해야 하나. 남측엔 “선수단 안전을 책임지겠다”고 다짐했고, 북측엔 “올림픽 정신으로 강행하자”고 당부했다. 21일 오전 2시 북측은 호텔 방문을 두들기고 “개막을 해도 좋다”는 최종 방침을 전했다. 


그는 “북측의 10만 관중 앞에서 개막 경기를 치르면서 감개무량했다”며 “거리에서 ‘남측 정부 타도’를 외치던 평양 시민들도 경기장에선 남측 유소년팀을 응원해주었다”고 말했다. 스포츠 교류는 모든 것을 이겨낼 수 있음을 절감했다. 

교류에서의 신뢰는 경협으로 이어졌다. 2008년 1월29일, 북측은 평양시 사동구역 장천동 일대 35만㎡(10만6000평)의 4·25체육단 부지에 대한 50년간 사용권을 문서로 보장했다. 하지만 ‘남북경협’이란 기업을 설립해 1호 공장(체육 기자재 공장)을 건설하던 중 이명박 정부의 제동으로 무한 중단됐다.


남북 정상 간 4·27 판문점선언 이후 경협 재개의 길이 열렸지만 그는 서두르지 않았다. “어차피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와 되돌릴 수 없는 대북 체제 보장이 되려면 2년 정도 걸린다. 북측도 그리 보고 있다”며 “그 기간 무작정 기다리지 말고 모든 준비를 해놓기로 북측과 합의했다”고 소개했다. 이번 방북에서 그는 북측과 35만㎡ 부지에 축구 전용구장과 27홀 골프장, 실내체육관이 포함된 스포츠 호텔을 건립하기로 구두합의했다. 


“제재는 1차로 민생 관련 부분이 내년 중반쯤 풀리고 완전한 해제는 2020년이 돼야 할 것”이라며 “그동안 구두합의를 문서합의로 발전시키고 설계작업을 완료해 제재가 풀리자마자 첫 삽을 뜨는 게 목표”라고 소개했다. 제재와 무관한 스포츠 교류는 계속할 계획이다.


내년 중 남측 프로축구 K리그(12개팀) 우승팀과 북측 1부류 연맹리그(1부리그·14개팀) 우승팀 간의 경기를 성사시키고, 북측 선수를 우리 프로팀에 입단시킬 계획이다. 북측 축구팬들이 해당 프로팀을 응원하면서 ‘류현진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궁극적으로 남북 프로축구리그를 통합하면,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에게 제안한 2030년 월드컵 남북 공동개최는 쉽게 이뤄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북측 15~17세 여자골프 유망주를 발굴, 지원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에 데뷔시키는 것도 추진 중이다. 김 이사장은 그러나 ‘본업’을 잊지 않았다. “이런 과정을 거쳐 북측과의 신뢰가 더 쌓이면 그걸 다시 경협에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남측에선 여전히 북측을 지원 대상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김 이사장은 “북측은 지원보다 협력을 원한다”고 단언하면서 “지원을 받기보다 경협을 해야 더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쌀, 비료를 지원하려면 오히려 우리가 사정해야 할 것”이라며 “우리가 할 수 있는 게 많은데 사정하면서까지 지원할 필요가 어디 있느냐”고 반문했다.


남북 교류나 경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차피 향후 2년간 경협은 못하니까 그동안 스포츠로 접근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북측의 의사결정구조는 철저히 위에서 내려오는 톱다운 방식인 만큼 “중간에 누굴 끼지 말고 북측 고위층과 직접 대화해야 그림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남북 교류나 경협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는 “어차피 향후 2년간 경협은 못하니까 그동안 스포츠로 접근해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북측의 의사결정구조는 철저히 위에서 내려오는 톱다운 방식인 만큼 “중간에 누굴 끼지 말고 북측 고위층과 직접 대화해야 그림이 나온다”고 덧붙였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282133045&code=100100#replyArea#csidx1144f071186de0582f645cfb0357ef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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