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건너편의 센강 좌안의 강둑에 4월17일 누군가 갖다놓은 빨간 장미 7송이가 놓여 있다. 로이터연합뉴스

파리 노트르담(Notre-Dame de Paris)이 불에 휩싸였다. 프랑스가 잠을 이루지 못했다.

15일 저녁 6시50분쯤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에서 화재가 발생했다. 다행히 4개의 첨탑 중에서 전면의 2개는 화마를 피했다. 하지만 나머지 2개의 첨탑과 지붕이 내려앉았다. 화재가 진화된 뒤 공개된 성당 내부는 그나마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불면의 밤’은 오랜만에 프랑스인들을 하나로 묶었다. 말과 제스처만 요란한 젊은 대통령 에마뉘엘 마크롱의 원맨쇼에 지쳐가고, 극우 포퓰리스트 마린 르펜이 건재함을 과시하는 혼돈 속에 지쳐가던 파리지앵들도 마음을 모았다. 

노트르담 대성당의 지붕에서 노란 불꽃이 타오르던 무렵, 파리 북쪽 몽마르트의 성심(사크레 쾨르·Sacre-Cœur)성당에서는 화재의 조속한 진화를 기원하는 특별미사가 열렸다. 한명 두명 모여들면서 자연스레 열린 미사였다. 카메룬 태생의 베아트리스는 “‘노트르담이 타고 있다. 집으로 들어가라’는 SNS 메시지를 받았다. 나는 집이 아닌 사크레 쾨르로 왔다”고 말했다. 사람들은 “우리 집이 타들어가는 듯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몽마르트 언덕을 오른 200여명에 이르자 사제들이 특별미사를 봉헌했다. 장 아베르통 성심성당 대주교는 “오늘밤 모든 사제들이 성당을 떠나지 않으려 한다”고 말했다. 르몽드가 전한 당일 밤 풍경이다. 

불길이 잡힌 뒤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내부. 15일 보수공사 중에 발생한 화재로 4개의 첨탑중 2개와 지붕이 탔지만 다행히 성당 전면의 첨탑 2개와 건물의 기본 구조는 파괴되지 않았다. AP연합뉴스

수백명의 소방관들이 달려왔지만 진화는 쉽지 않았다. 고딕 양식의 성당 내부에 거미줄처럼 많은 나무기둥이 있었기 때문이다. 밤 11시30분쯤, 마크롱 대통령은 화재 현장에서 “최악은 피했다”면서 “우리는 성당을 다시 지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는 “최상의 재능을 가진 사람들을 불러 노트르담을 재건할 것이다. 모든 프랑스 국민이 기다리고 있고, 우리의 역사가 그럴 가치가 있으며, 우리의 깊은 운명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몇시간 뒤인 새벽 3시5분 마크롱은 트위터로 “오늘 저녁, 우리의 일부가 불에 탔다. 모든 동포들과 마찬가지로 나는 슬프다”고 말했다. 노트르담의 파트릭 소배 대주교는 “가톨릭 신자들에게 말할 수없이 소중한 가시 왕관과 생 루이 성의는 무사하다”고 밝혔다.

파리지앵들은 마크롱의 연설 전부터 움직이기 시작했다. 문화유산재단은 새벽 5시29분 트위터 메시지를 통해 “수많은 사람들의 요구에 답하기 위해 노트르담 재건을 위해 국민적 모금을 시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곳곳에서 자발적인 움직임이 일었다. 16일 아침 ‘파리 노트르담, 사랑해(Je t’aime)’ 사이트와 ‘노트르담 보수 기금’ 사이트에서만 각각 1만4000, 1만유로를 거뒀다고 르몽드가 전했다.

노트르담은 새 단장을 하자마자 화마를 입었다. 화재가 난 시점은 작년 8월부터 1억5000만유로를 들여 첨탑과 지붕 개량작업의 1단계 공사가 마무리된 시점이었다. 화재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에펠탑이 파리 노트르담을 바라보고 있다. 15일 파리시 소방차들이 파리 노트르담 성당의 화재를 진압하고 있다. 왼쪽 에펠탑의 불빛이 노트르담을 비추고 있다. AP연합뉴스

‘동정녀 마리아‘를 뜻하는 노트르담 성당은 파리에만 있는 게 아니다. 리옹과 바이유, 샤르트르, 라옹, 루앙, 스트라스부르, 디종 등 프랑스 도시 곳곳에 있다. 캐나다 몬트리올과 퀘벡시티, 오타와, 아이티, 룩셈부르크, 미국 뉴욕, 베트남 호치민, 캄보디아 프놈펜 등 수십개가 있다. 하지만 유독 ‘파리 노트르담’에 프랑스인들의 영혼이 깃들어 있다. 

16일 프랑스 신문 1면의 헤드라인은 하루를 전했다. 가톨릭계 라크루아는 화재 사진 위에 ‘재가 된 심장(Le Coeur en cendres)’이라는 제목을 적었다. 리베라시옹은 역시 불타는 종탑사진 위에 ‘노트르담’이라는 두 단어만 썼다. 르피가로는 ‘파리 노트르담, 재앙’이라는 헤드라인을 달았다. 경제지 레제코의 1면 제목은 ‘파리의 비극’이었다. ‘눈물의 노트르담’(르파리지앵), ‘파리 노트르담, 하나의 재앙, 하나의 국민적 충격’(라메르세유즈), ‘비탄’(라누벨 레퓌블리크) 등의 제목으로 노트르담의 재앙과 이를 바라보는 프랑스 인들의 마음을 전했다.

화염에 휩싸인 파리 노트르담. 지난 15일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 첨탑이 화염에 휩싸여 있다. 1345년 센강 중간의 시테섬에서 축성식을 한 파리 노트르담 대성당은 유럽에서 가장 많은 관광객이 찾는 문화유산이다. AP연합뉴스

 

Posted by gino's gi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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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gino's gino's 2019.04.18 11:18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On ne rebâtira pas la cathédrale de demain, au centre de Paris, au cœur de la France, comme on construit une tour à Shanghaï ou à New York. La reconstruction de Notre-Dame de Paris sera à la fois un projet ambitieux et un exercice d’humilité et de cultur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