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가 한강이 대한민국 최초로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스웨덴 한림원 마츠 말름 종신비서는 10일(현지시각) 2024년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소설가 한강이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그는 “여러 개의 예술적 형식의 경계를 넘나든 그의 작업은 작품 속 광범위한 범위에 또렷이 반영됐다”면서 “육체와 영혼, 산자와 망자 사이의 연결에 관한 독특한 인식이 돋보인다. 시적이고 실험적인 스타일을 통해 현대 산문의 혁신가가 되었다”고 작품 세계를 소개했다.
수상자 발표에 이어 노벨 위원회 아나 카린 팜 위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한강의 강렬하고, 서정적인 산문은 부드러우면서도 잔혹하다"고 평했다.
노벨 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올해 220명의 후보작가 명단을 20명으로 추린 뒤 최종 후보작가를 5명으로 좁혔다고 밝혔다. 심사위원 엘렌 마트슨은 AP 통신에 "수상 작가를 선정할 때까지 작가 5명의 모든 것을 읽었다"고 말했다.
시상식은 알프레드 노벨의 추도일인 12월 10일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열린다. 작가에게는 상금 1100만 크로나(약 13억4000만원)와 메달, 증서가 수여된다. 다음은 안데르스 올슨 노벨 위원회 위원장이 수상자 발표와 함께 내놓은 작가 소개의 요약이다.
한강은 1993년 시인으로 데뷔했고, 2년 뒤 문학과지성사에 단편소설 모음집 '여수의 사랑'을 내면서 소설가로 데뷔했다. 2007년부터 국제적으로 처음 알려진 소설은 '채식주의자'였다. 주인공의 육식 거부로 인해 벌어지는 폭력적인 결과를 가혹할 정도로 효과적이면서도 시적으로 묘사한다.
2011년 발표한 소설 '희랍어 시간'에서는 취약한 여성의 삶에 대한 작가의 육체적 공감이 은유적으로 드러나며 더욱 강화된다. 언어의 힘을 잃은 여성과 스스로 시력을 잃어가는 고대 그리스어 교사 사이에서 애틋하게 전개된다. 상실의 친밀감과 언어의 궁극적 조건에 대한 아름다운 명상이다.
2014년에 발표한 소설 '소년이 온다'에서 한강은 자신이 성장한 광주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을 정치적 기반으로 삼았다. 1980년 학살 당시 수백 명의 학생과 비무장 민간인이 학살당했다. 잔혹한 실화를 바탕으로 한강은 증언 문학에 접근했다.
2016년 소설 '흰'에서는 한강의 시적인 문체가 다시 지배한다. 자기 언니가 될 수 있었지만 태어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세상을 떠난 사람에게 헌정한 작품이다. 모두 하얀 사물에 관한 일련의 짧은 글에서 작품 전체가 흰색을 통해 연상적으로 구성된다. 소설이라기보다 일종의 세속적인 기도서라고도 할 수 있는데, 소설이 그 하얀 모든 것들 속에서 마지막에 도달하는 것은 죽은 자에게 보내는 말이라고 묘사되어 있기 때문이다.
작가의 또 다른 백미는 2021년 '작별하지 않는다'이다. 1940년대 말 제주에서 어린이와 노인 등 수만 명이 부역자 혐의로 총살당했다.
이 작품은 화자(나레이터)와 그녀의 여자 친구가 친척들에게 닥친 재앙을 응축된 듯 정확한 이미지로 묘사하며, 현재에 대한 과거의 힘뿐만 아니라 집단적 망각에 빠진 것을 밝혀냈다. 그 트라우마를 공동 예술 프로젝트로 전환하려는 친구의 시도를 강조한다. 인용문에 나왔듯이 한강은 역사적 트라우마와 마주하며 작품마다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다.
여러 작품이 프랑스어와 독일어로 번역됐다. 영어로는 회복기(2013), 채식주의자(2015), 소년이 온다(2016), 흰(2017), 에우로파(2019), 희랍어 시간(2023)이 있으며, '헤어지지 않는다'가 2025년에 출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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