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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탄핵 가결] 교도소 담장 걷게 된 '충암고 3인방'의 운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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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저, 비상계엄과 관련해 국민들께 혼란을 드리고 심려를 끼친 데 대해 국방부 장관으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모든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4일, 김용현 비상계엄 사후 입장)

"검찰 수사는 그 자체로 정치적 행위이고, 불법 수사에 조력하는 것은 수사기관의 내란에 조력하는 것, 진술 거부 의사를 명백히 밝힌다." (14일, 김용현 변호인단의 전언)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서울 광화문광장 관람 무대에서 건군 76주년 국군의날 시가행진을 지켜보던 중 김용현 국방부 장관과 대화하고 있다. 2024.10.1 연합뉴스

사적 '의리'에서 출병을 지시한 김용현은 잠깐 반성하는 듯하다가 '맹신'으로 회귀했다. 불과 열흘 만의 변신이다. 김용현은 14일 검찰 출석조사를 앞두고 진술거부권을 신청하겠다고 밝혔다. 변호인과 함께 출석조사에 응하되 묵비권을 행사하겠다는 것. 이유는 창대한데 근거는 미약하기 짝이 없다. 김용현은 "검찰의 내란 수사가 내란이자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근거는 변호인 접견 방해 등 불법수사를 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거다.

검찰이 9일 청구한 영장에 따르면 그의 혐의는 '대통령 윤석열(이하 윤석열)과 공모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켰다'는 것. 최고 사형에 처해지는 국사범의 자세로는 괴이하게 당당하다. 불과 열흘 전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께) 송구스럽다"던 태도가 확 바뀌었다. 10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하며 "모든 책임은 저에게 있다"고 말했다. "내 탓이오"를 입에 올리며 자신의 명령을 이행한 하급자들을 용서해 달라던 그가 180도 태도를 바꾼 것. 그 사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김용현은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윤석열에게 비상계엄을 건의한 장본인이다. 이미 그 이틀 전 국군특전사령관, 국군수도방위사령관, 국군방첩사령관 등에게 비상계엄 선포를 미리 공지하고 대비를 지시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윤석열의 계엄 선포 자체가 위헌, 위법이건만 그의 안중에는 헌정질서 따위는 없었다. 충암고 1년 후배 대통령을 무작정 옹위한 것 외에 다른 범죄 동기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문재인 정부에서 군복을 벗기 전 마지막 순간까지 4성 장군 진급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했던 그다. 정치적 입장이나, 소신은 희미했다. 출세욕이 남달랐던 군인에 불과했다.

김용현 국방장관 후보자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적 인연에 투철해 군 서열 1위인 김명수 합참의장을 제치고, 박안수 육군참모총장을 계엄사령관으로 임명케 한 것도 그다. 그런 그도 모든 음모가 실패로 돌아가고 계엄이 해제된 4일, 고개를 숙였다. 뒤이은 행동을 보면, 고개를 숙이는 모양새를 취했던 것. 재빨리 휴대폰을 교체한 뒤 8일 검찰에 자진 출두했다. '반성 시늉(4일)→증거 인멸(4~7일)→자진 출두(8일)'의 1차 변이 과정이다.

10일 밤 11시 52분쯤에는 속옷을 엮어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했지만, 미수에 그쳤다. 이때부터 경이로운 '2차 변이'가 시작된다. 윤석열이 하필 12.12 군사반란 44주년에 맞춰 읽은 담화가 신호탄이 된 게 분명하다. 비상계엄이 고도의 통치행위였다는 강변에 김용현의 '초심'이 돌아온 게 분명하다. 아니라면 "반란 수사가 반란"이라는 궤변을 툭 내뱉었겠는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면 재판정에서 시비를 가린다. 대통령이 탄핵 여부가 가려진 뒤 김용현의 또 다른 변이가 궁금해진다.

충암고 3인방의 신병 처리는 '김용현→여인형→?'의 수순을 밟고 있다. 14일 대통령 탄핵소추안 표결이 이뤄지기 직전 내란의 행동대장 역할을 한 여인형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됐다. 검찰은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로 여인형을 구속했다. 검찰 비상계엄 특별수사본부(특수본)는 최근 방첩사 1처장 정성우를 조사하면서 "계엄 선포 뒤 여 사령관으로부터 두 차례 868부대의 국회 이동 요청을 받았다"는 진술을 확보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여인형 국군방첩사령관에게 삼정검 수치를 수여하고 있다. 2023.11.6. 연합뉴스

여인형도 김용현을 좇아 영장실질심사를 포기했다. 그 역시 부하들을 걱정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충암고 출신은 아니지만, 국회에 계엄군을 출동시킨 전 수방사령관 이진우는 13일 검찰에 체포됐다.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국수본 특수단)은 11일 조지호 경찰청장과 김봉식 서울경찰청장도 긴급체포하는 등 친위 쿠데타 가담자들에 대한 수사가 진전되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수사는 이제부터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이 대통령 권한을 틀어쥐고 있는 한, 몸통에 대한 수사가 녹록지 않았기 때문이다. 대통령실은 물론 한남동 자책에 대한 압수수색 및 윤석열 신병 확보 등의 조치가 뒤따라야 제대로 된 수사 진행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여인형 전 국군방첩사령관이 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2024.12.7. 국회사진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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