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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녘의 최악 가뭄 심상치않다

칼럼/破邪顯正

by gino's 2012. 6. 26. 0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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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6.14

 

한반도 북녘에 50년 만의 가뭄 피해가 극심하다는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엊그제 평양시 강남군, 황해남도 안악군, 황해북도 송림시·중화군, 남포시 용강군·강서구역, 황해남도 은천군 등은 전혀 비가 오지 않았고, 특히 평양은 105년 만에 가장 적은 강수량을 기록 중이라고 전했다. 지난달 26일에는 최현수 농업성 국장의 말을 빌려 동해안과 북부 고산지대를 제외한 전 지역 농경지의 40%가 가뭄피해를 받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월 이후 황해도 지역에서 극심한 식량난으로 아사자가 수만명 발생했다는 일련의 보도를 내놓고 있다. 대북지원단체인 좋은벗들도 지난달 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가 무역성에 당 자금을 풀어 긴급식량을 구입하라는 지시를 내렸다고 전했다. 북한의 정확한 식량 실태는 파악할 길이 없다. 하지만 어느 때보다 심각한 상황인 것은 분명하다.

대북식량지원의 필요성이 제기될 때마다 우리 사회 일각에서는 습관적으로 본질을 흐리는 경향이 있다. “지원해봐야 주민이 아닌 군대로 간다”고 미리 단정을 내리거나 북한의 열악한 인권상황 등으로 여론의 초점을 옮기는 식이다. 북한 노동당 내부문서를 인용해 황해남도의 식량난이 군량미 공출 탓이라는 일본 마이니치 신문의 지난 1일자 보도는 그 좋은 빌미가 됐다. 하지만 북한의 농장마다 식량생산 현황을 부풀려 보고하는 경향 때문에 군량미를 예년처럼 50%만 공출하더라도 흉작과 가뭄 탓에 주민들의 몫이 줄어든다는 점을 외면한 보도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이 지난주 연례이사회에서 여성과 어린이에 대한 영양지원 예산을 늘려 1억2500만달러로 책정한 것은 ‘식량약자들’의 실태가 심각함을 말해준다. 평양에 체류하는 유엔 인도주의업무조정국 관계자는 그제 베이징에서 5세 이하 북한 어린이의 3분의 1 가까이가 발육부진 상태라고 전했다. 이 모든 것이 군량미 공출 탓이라고 비난만 한다고 해결될 일인가.

국제사회의 대북 식량지원을 막는 가장 큰 장애물은 북한 정권이다. 하지만 북측이 여전히 ‘강성국가 놀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면, 남측은 ‘종북 놀음’에서 허우적거리고 있다. 지난해 5월 방북조사 결과 산모와 어린이 영양지원이 시급하다는 결론을 내렸던 로버트 킹 미국 북한인권대사는 북한인권 상황 비난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 사이 굶주리는 북한주민은 늘어나고 있다. 먹을 권리를 보장하는 것보다 중요한 가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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