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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破邪顯正

[사설]북한 장거리 로켓 개발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다

by gino's 2012. 12. 13.

2012.12.13.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북한이 어제 기어코 장거리 로켓을 발사했다. 올 들어 두 번째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 위성발사장에서 광명성 3호 위성을 운반로켓 은하 3호에 실어 성공적으로 발사했다면서 위성이 예정된 궤도에 진입했다고 전했다. 두 차례의 핵실험을 통해 핵무기 능력을 갖춘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은 한반도는 물론 동아시아 전체의 안보에 심각한 도전이 아닐 수 없다. 특히 위성의 궤도 진입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기술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한걸음 더 다가갔음을 입증한다. 한국과 미국은 물론 국제사회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을 더 이상 좌시할 수 없는 한계점에 도달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이 올 들어 또다시 로켓 발사를 강행한 것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 1주년에 즈음해 국내 정치적인 필요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남측 일각에서 제기하는 바, 오는 19일 대통령 선거에 개입하려는 의도가 담겼다는 증좌가 뚜렷하지 않다는 말이다. 지난 4월 김일성 주석 탄생 100돌을 맞아 시도했던 실용위성 발사가 실패로 돌아간 데 따른 정치적 부담도 작용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떠한 내부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탄도미사일 개발은 국제사회에 대한 명백한 도발이 될 수밖에 없다. 유엔이 12일 오전(미국시간) 안보리 긴급회의를 소집하는 등 발빠른 대응을 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안보리는 이미 지난 4월 의장성명에서 북한이 탄도미사일을 추가 발사할 경우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을 경고한 바 있다.

북한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프로그램의 모순은 개발에 최종 성공하는 순간, 무용지물이 된다는 점이다. 북한이 핵무기 또는 핵탄두를 탑재한 장거리 미사일을 사용하는 즉시 모든 것이 궤멸적인 상황에 직면할 것이기 때문이다. 핵·미사일로 무장한 강성대국은 주민의 입장에선 그림의 떡일 뿐이기도 하다. 김정은 제1비서가 ‘김정일 장군의 유훈’을 들먹이며 대량살상무기 개발에 열을 올리는 한 도탄에 빠진 인민생활을 개선하는 것 역시 요원해질 수밖에 없다. 북한이 핵과 장거리 미사일 개발의 집착에서 벗어나 국제사회 일원으로 복귀할 것을 거듭 촉구하는 이유다.

북한이 지난 1일 장거리 로켓 발사 계획을 공표한 이후 이명박 정부가 보여준 대처방식은 실망 수준을 넘어 의도마저 의심케 하는 것이었다고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은 익명의 그늘에 숨어 북한의 로켓 발사 준비과정을 실황중계함으로써 북으로부터의 위협을 선전하는 데 급급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그제는 “북한이 1·2·3단 로켓을 모두 분리해 수리에 들어갔다”는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흘림으로써 구체적인 정보마저 파악하지 못했음을 백일하에 드러냈다. 정부는 이제라도 임기가 끝나는 날까지 차분하게 대응하면서 차기 정권이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푸는 데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자중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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