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3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징후가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설절(2월16일) 이전은 물론 이르면 설 이전에라도 핵실험을 강행할 태세다.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의 핵실험장에 방사능 계측장비를 설치한 데 이어 어제는 갱도 입구에 가림막을 설치한 것이 식별됐다고 한다. 지난주 북한 외무성·국방위원회·조국평화통일위원회 성명을 통해 핵실험을 기정사실화한 뒤 실제로 핵실험 준비를 마친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당국자들이 강조하는 대로 핵실험은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정치적 결심만 남은 상태이다. 북한은 지난해 12·12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이어 이번 핵실험에서 더티밤 수준의 조악한 핵무기가 아닌 정교한 핵무기 능력을 입증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관측된다. 우라늄탄 실험·핵탄두의 소형화·나가사키급 폭발력 입증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핵이 잠재적 위협에서 실재적 위협으로 전환되는 순간, 국제사회의 대북 압박이 미증유의 단계로 넘어갈 수밖에 없는 까닭이다.
유엔 안보리는 대북 제재결의 2087호에서 경고한 대로 ‘중대 조치’를 구체화할 것이 분명하다. 전 세계 비확산 체제를 관리해야 하는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에 돌입하는 것은 불가피한 수순이다. 하지만 제재만으로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은 환상에 불과하다. 북한이 최악의 고립과 제재를 당할수록 그 고통은 고스란히 북한 주민에게 돌아간다. 북한 체제가 주민의 안녕과 행복을 뒤로하고 최악의 도박에 나서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로 국제사회 역시 결과적으로 북한 주민의 고통을 담보로 벼랑 끝 대치를 하는 형국을 낳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렇다면 대북 제재망을 가동하는 동시에 문제의 평화적, 외교적 해결을 위한 노력을 더욱 기울여야만 한다.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1718·1874·2087호가 모두 대화를 통한 해결을 최선책으로 제시하는 것도 그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매년 연초는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는 시기다. 한·미는 다음주 초 동해상에서 미군 핵잠수함 샌프란시스코호와 한국군 이지스함이 포함된 대규모 연합훈련을 펼친다고 발표했다. 3월에는 최대 규모의 연례 모의전쟁인 키리졸브 독수리 훈련이 예정돼 있다. 임기가 한 달도 안 남은 이명박 정부의 청와대가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흘렸다가 주워담고 국내 일각에서 자위수단의 확보를 거론하는 것은 상황의 불확실성을 더욱 높일 뿐이다.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시위를 또 다른 무력시위로 맞서는 강 대 강의 접근은 한반도의 위기지수를 끌어올릴 뿐 문제해결의 출발점이 될 수 없다. 거듭 촉구하거니와 북한은 최악의 도발을 즉각 중단하고 한·미 새 정부와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위한 대화에 나서야 한다. 한·미 역시 대화와 대결이 무익하게 반복돼온 종래의 행동궤적에서 벗어나 새로운 비전의 새로운 접근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입력 : 2013-02-01 21: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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