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개성공단을 오가는 남측 관계자들의 입경을 금지했다. 개성공단에 체류하고 있는 남측 기업 및 정부관계자들의 출경을 허용했지만 중장기적으로 공단을 폐쇄하겠다는 결정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개성공단에 근무하는 북측 근로자 5만4234명과 남측 근로자 786명을 위한 식·부자재와 필요한 원자재를 반입할 수 없게 되면 결국 공장 가동을 멈출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개성공단을 관장하는 북측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입경 금지를 일방적으로 통보하면서 최근의 남북관계 및 한반도 정세를 빌미로 삼았다고 하니 참으로 어이가 없다. 하루가 멀다 하고 강조하는 전쟁 위협에 이어 개성공단마저 대남 위협수단으로 활용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누차 강조하지만 평화 없이 번영은 없다. 개성공단은 남북 간 어떠한 정치, 군사적인 대치국면에서도 중립지대로 보존해야 한다. 북한은 즉각 개성공단 입경금지 조치를 해제해야 할 것이다.
개성공단의 비정상적인 운영으로 인한 피해는 남과 북이 모두 짊어질 수밖에 없다. 당장 남측 123개 기업의 운명과 북측 근로자 5만3000여명의 생계를 위협하는 것은 물론 향후 남북 경협의 희망을 짓밟는 조치다. 남과 북만의 사안도 아니다. 세계가 지켜보고 있다. 북한 당국이 정치적 목적에서 공단의 개·폐를 결정한다면 남측 기업인들은 물론 전 세계 기업인들의 불신과 외면을 자초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지난달 경공업대회와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거듭 밝혔던 것처럼 경공업에 집중해 인민생활을 향상시키겠다는 다짐은 공염불이 되고 말 것이다.
경제 문제는 경제적으로 풀어야 한다. 북측의 일방적인 입경 차단 조치는 개성공단의 운영과 관련해 합의했던 계약의 명백한 위반인 만큼 시시비비를 가려 해결책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북한이 야전 포병군단에 1급 전투근무태세 진입을 지시하고 연일 전쟁 위협을 쏟아내는 목적과 의도가 무엇이든 간에 개성공단 문제만은 경제적으로 접근하는 자세를 유지해야 한다. 그런 점에서 정부 고위당국자들이 개성공단 주재원 및 근로자들의 안전 보장을 위한 비상계획이나 군사적 대응 가능성을 공공연하게 거론한 것은 신중치 못했다고 본다. 국민의 안전을 도모하는 것이 정부의 기본 책무인 것은 두말할 나위 없지만 요란하게 떠든다고 능사는 아니다. 일각의 주장대로 북한이 개성공단의 남측 체류자들을 억류한다면 국가비상사태가 될 수밖에 없다. 남도, 북도 최악의 상황을 피하기 위해서는 보다 신중한 언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2013-04-03 21: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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