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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위기, 이제는 퇴로 찾을 때다

칼럼/破邪顯正

by gino's 2013. 4. 5. 1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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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대남, 대미 도발 위협이 갈수록 험악해지고 있다. 어제는 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 담화를 통해 한반도가 전쟁 발발 전야에 있음을 강조하면서 자신들의 군사작전이 최종적으로 검토, 비준됐음을 미국 백악관과 펜타곤에 통고한다고 밝혔다. 영변 핵시설을 재가동하는 모습을 내보이는가 하면 중거리 무수단미사일을 동해 발사장으로 옮겨놓았음이 확인되기도 했다. 지난달 5일 조선인민군 최고사령부 대변인 성명을 통해 정전협정 백지화를 일방적으로 선언한 이후 한 달째 브레이크 없는 열차처럼 막다른 길로 달려가는 형국이다. 냉전 시절 미국을 겨냥해 수많은 전략핵무기를 장착해놓았던 옛 소련도 이처럼 노골적인 위협을 한 적은 없다. 물론 북한이 미국과 한국 및 주변을 상대로 전쟁을 수행할 능력이 있다고 보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북한이 무모한 결기를 계속 내보내다가 스스로 돌아올 수 없는 길을 선택할 가능성도 전혀 배제할 수는 없다.

폭주하는 기관차를 멈추게 하려면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스스로 브레이크를 밟게 하거나 기관차를 폭발시킬 수밖에 없다. 한·미 양국은 지난 한 달간 북한의 전쟁 위협에 맞불을 놓았다. 북한이 도발한다면 도발 원점은 물론 지원세력과 지휘부까지 공격하겠다는 결기를 내보이는가 하면, 미국 본토 전력까지 동원하겠다고 경고했다. 이미 B-52, B-2 전폭기와 핵잠수함을 비롯해 핵무장이 가능한 공중·해상 전력을 한반도 안팎에 투입했던 미국은 몇 주 안에 최첨단 미사일방어 시스템을 괌에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폭주하는 기관차를 폭발시킬 수도 있다는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다. 물론 북한이 오판하지 않도록 확고한 방위 태세를 점검하고 국민적 불안감을 불식시킬 필요는 분명 있다. 주권국가의 지도자라면 누구라도 막무가내식 위협에 침묵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과도한 무력 시위로 위기지수를 필요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국내외를 상대로 호전적인 메시지를 던져온 북한이 갑작스레 꼬리를 내리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다. 북한은 이달 중순 태양절과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등극 1년을 비롯해 굵직한 국내 정치행사를 앞두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북한 정권이 아무리 자존심과 체면을 중시한다 해도 전쟁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한 북한 스스로 천명한 ‘한반도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보장하기 위한 대화’는 더욱 요원해진다. 만에 하나라도 서울과 워싱턴을 향해 미사일 발사 단추를 누르는 것은 그 끝이 너무나 분명한 선택이다. 한반도의 근본 문제는 결국 핵문제와 평화체제 전환 등 모든 문제를 탁자에 올려놓고 머리를 맞대는 방식으로 풀어야 한다. 조급하게 나선다고 풀릴 문제가 아니다. 모두가 열기를 가라앉힐 시점이다. 북한도 이제는 퇴로를 찾아야 한다. 북한은 한·미가 대화에 나설 명분을, 한·미는 북한의 합리적 선택을 이끌어낼 현실적 방안을 서로 주고받아야 한다. : 2013-04-04 22:46: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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