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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성남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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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gino's 2014. 9. 2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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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즈워스 방문만으로 6자 복귀 어려울 것”

ㆍ자성남 주 영국·EU 북한 대사 | 대담 =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

 

입력 : 2009-12-03 17:45:06

 


경향신문은 지난달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 상임의장을 통해 북한의 자성남 주 영국·유럽연합(EU) 겸임대사와의 대담을 간접 제안했다. 전환점에 놓인 북·미 관계 및 6자회담 전망에 대한 북측의 의견을 듣기 위해서다. 경향신문 게재를 전제로 한 대담 제안을 자 대사가 수락함에 따라 성사됐다. 주재국 대사들은 본국 외교부의 입장 범위 내에서 발언한다는 점에서 다음주 북·미 대화를 앞둔 북측의 사고가 엿보인다. 자 대사는 뉴욕 유엔대표부의 참사관과 외무성 국장을 거쳤다. 2년 반 전 부임한 뒤 영국을 비롯한 유럽 주요국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 북한의 입장을 적극 전달하고 있다. 대담은 지난달 19일 영국 런던 거너스버리 애버뉴의 북한 대사관에서 2시간여 동안 이뤄졌다. 사진은 대담이 진행되는 동안 북한 대사관 관계자가 촬영했다.

자성남 영국 주재 북한 대사는 유럽연합(EU)과 베네룩스 3국 대사도 겸임하며 북한의 EU 외교를 책임지고 있다. 자 대사는 북·미 대화와 관련, 미국의 태도가 변한다면 북한도 변할 것이라는 점을 강조했다.

자성남 영국 주재 북한 대사는 오는 8일 스티븐 보즈워스 미 대북정책 특별대표의 방북을 앞두고 “우리는 미국의 태도 변화를 환영하며 (북·미 쌍방관계를 발전시킬)실제적인 행동이 일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보즈워스 대표의 첫 방문만으로는 구체적인 결과가 나오기 힘들 것으로 내다봤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출범 직후 댓바람에 상황을 악화시킨 이유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다음은 대담 전문.

이창주 의장(이하 이창주) = 오바마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북한(조선)과 미국 공식대화에 국제사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자성남 대사(이하 자성남) = 공화국과 미국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많은 접촉을 해왔다. 이번에 대북 적대정책을 철회하겠다는 진실성을 미국이 확실하게 보여준다면 우리 공화국도 많은 양보를 할 것이다. 6자 회담에 (우리를)끌어들이겠다는 것만을 주장해서는 안 된다. 쌍방관계를 평화롭게 발전시키는 자세가 진지하다면 공화국도 미국의 체면을 살려주고 긍정적인 성과가 되도록 할 것이다.

이창주 = 미국과 남한 및 국제사회가 핵 포기를 할 경우 적극적인 지원과 국제사회 편입에 협력하겠다는 약속을 하고 있는데도 핵 국가화하려는 의도는 무엇인가.

자성남 = 1980년대 우리가 먼저 한반도 비핵화를 요구했다. 미국은 당시까지 한반도 비핵화에 관심도 없었고 우리의 요구를 묵살하면서 공화국 압살정책을 강화해왔다. 이후 평화 목적의 핵기술도 용인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제네바 합의를 파기하면서 적대정책으로 위협해 왔다. 미국의 공격에 대비하기 위한 자위 수단으로 국방력을 키우며 핵 무기 개발을 강화하게 된 것이다.

이창주 = 하지만 9·19 공동성명에 합의, 행동대 행동의 원칙으로 진전되어 가던 6자 회담을 거부하고 핵실험을 강행, 다시 긴장상태로 회귀하지 않았는가.

자성남 = 6자 회담에 참가하는 5개국은 핵무장 국가들이다. 미국·중국·러시아는 최대 핵 보유 국가들이고 일본과 남조선도 미국의 핵 우산하에 있다. 그런데 우리한테만 일방적으로 무장해제를 하라고 한다. 9·19 공동성명을 지키지 않은 것은 우리가 아니라 미국이다. 미국은 항상 ‘선 요구, 후 보장’을 주장하며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 우리가 핵실험을 한 것은 (세계적으로) 2054번째이다. 미국은 핵실험을 한 그 어느 나라에도 우리에게처럼 트집을 잡거나 적대하지 않았다. 이러한 상태에서 우리가 6자 회담을 통해 보장을 받고 믿음을 가질 수 있겠는가. 공화국도 핵 개발을 포기하고 중국의 핵우산으로 들어가면 되지 않느냐는 말이 있다. 이것은 중국도 원하지 않고 우리도 결코 그래서는 안된다.

이창주 국제한민족재단상임의장(오른쪽)이 영국 런던의 북한대사관에서 자성남 주영 북한 대사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

이창주 = 핵을 가진 북한과 어떠한 관계정상화 논의도 할 수 없다고 했던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지난달 19일 아프간 주재 미국 대사관 회견에서 비핵화를 추진하면 관계 정상화, 평화 협정, 경제 지원 등을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자성남 = 우리와 직접협상은 하지 않고 6자회담 재개, 2005년 9·19 공동성명 준수를 위한 대화라고 주장하던 미국이 전체적인 쌍방의 문제에 대해 협상하겠다는 것으로 이해한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환영하며 실제적인 행동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6자회담 참여 문제는 미국의 태도 변화와 약속이 확인돼야 하기 때문에 보즈워스 대표의 첫 방문으로는 결정되지 않을 것이다.

이창주 = 가장 가까워야 할 남북관계가 가장 나쁘다. 적대와 반목의 구 남북시대로 되돌아가는 듯하다. 이명박 정부는 본질적으로 관계 발전을 원하고 있다. 6자 회담 유용성을 전제로 ‘그랜드 바겐’ 구상을 제시하기도 했다. 북한도 과거 정권의 기준을 고집하지 말고 시대 흐름에 긍정적으로 대응해야 되지 않는가.

자성남 = 문제는 북남 관계를 미국을 추종해서 하려고 하는 이명박 정권의 반민족적인 정책이다. 이 대통령은 가는 곳마다 공화국 제재를 앞장서서 주장하고 있다. 다른 나라들은 대화와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취하고 있다. 남조선은 미국이 요구하는 대로 핵 문제가 해결이 안 되면 북남 관계를 적대 상태로 가겠다는 것 아닌가. 그래서 6·15, 10·4 북남합의를 부정하고 있다. 공화국의 핵개발은 미국의 위협을 막기 위한 것으로 그들과 협상하여 해결할 일이지 남조선을 상대로 논의 할 일이 아니다. ‘비핵·개방·3000’과 ‘그랜드 바겐’ 등 이명박 정권이 들고 나오는 것들은 논의할 가치가 없다.

이창주 = 현 시점에서 남북 관계 발전에 대한 과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자성남 = 핵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서는 안된다. 북남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 합의는 유효하다. 지금은 국제적인 반 공화국 세력과의 싸움이다. 예상치 않은 사정으로 개성공단 문제가 발생했지만 앞으로 북남 민족공동경제사업은 계속 발전시켜나가고 협력할 것이다. 백두산, 개성 관광사업도 재개되기를 바라고 있고 이산가족 상봉 등 민족교류 사업도 이어 나가고 있다. 이에 반하여 남조선 통일부는 민간 교류까지 제한하고 통제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비즈니스를 전문적으로 하던 사람이라 북남 관계를 계산적 정책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 경제적 협력을 미끼로 우리를 상대해서는 절대 안될 것이다.

이창주 = 미국은 1차 단계에서 반드시 6자 회담과 연계하지 않고 대북 인도적 지원 재개 및 유엔 제재의 취지를 벗어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상업교역 허용, 인적교류 확대 등을 통해 진정성을 보여줄 방침인 것 같다. 일단 북한의 협력적인 자세를 끌어낸 다음 2차 단계에서 6자회담을 진전시켜 9·19 공동성명 이행, 북한체제 안전 보장과 불가침, 평양과 워싱턴 상호 연락사무소 설치, 에너지 경제 지원과 국제금융기관 편입, 평화협정 협상 등 ‘제한적 관계 정상화’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실제로 북·미 간에 이러한 논의가 있었는가.

자성남 = 비슷한 논의가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지금 이 박사가 언급한 내용들은 미국내의 일부에서 나오는 얘기이지 오바마 정부의 결정은 아니다. 불확실하고 충돌적인 사안들과 일방적인 요구들이 많이 있다. 조·미 사이가 적대적 관계에서 평화적 관계로 바뀌어야 6자 회담에 복귀하는 문제가 가능할 것이다.

이창주 = 주 영국 대사뿐 아니라 유럽연합(EU) 및 베네룩스 3국 겸임대사, EU 국제기구 대표 등 북한 EU 외교의 중책을 같이 맡고 있다. 그러나 EU 국가들도 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북한에 비판적이다. 북한과 EU 관계는 어떠한가.

자성남 = 거의 모든 EU 국가들과 외교관계를 가지고 있다. 프랑스는 EU 국가들 중 에스토니아와 함께 공화국과 수교를 맺지 않은 나라인데 최근 자크 랑 특사가 평양을 방문하여 수교를 위한 전반적인 사항들을 협의했다. EU 국가들 역시 핵과 인권 문제를 단골 메뉴로 제기하지만 적대적이지는 않는다. EU는 매년 800만유로를 지원해주고 영국·독일·이탈리아·프랑스 등 지도국가들이 별개의 인도적 지원을 하고 있다. 영국은 대표적인 미국의 국제정치 지지국가이지만 우리와 외교적으로 충돌하는 일은 없다.

이창주 = 북한의 대외정책, 핵 정책, 미국과의 관계, 국제관계 등에 대한 발표와 강의를 활발하게 하고 있는데 유럽인들의 반응과 관심은 어떠한가.

자성남 = 한반도에 대한 EU의 관심은 정치적·경제적 분야의 해당 일꾼들 중심이다. 사회적으로 그렇게 크지 않다고 본다. 아시아에서는 중국과 일본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 여섯가지나 직함을 갖고 있다 보니까 가야 할 곳도 많고 초청도 받는다. 그때마다 질문도 받고 답변도 한다. 미국이 공화국 적대정책을 철회하여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면 한반도 비핵화는 이루어지고 동북아도 평화시대가 온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다민족, 다국가, 다문화가 어우러지는 EU 통합 현장에 있으면서 배우는 것은 강대국의 패권이나 일방주의가 없이 공평한 방법으로 이루어지고 진전되어 간다는 것이다.

<정리 | 김진호 워싱턴 특파원 jh@kyunghyang.com>


 

입력 : 2009-12-03 17:4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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