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대학을 졸업하고 23살의 나이에 아프리카 튀니지에서 2년 여 동안 봉사활동을 하고 돌아왔을 때 내 안에 또 다른 집을 갖고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현지에서 영어를 가르치기도 하고 보건이나 환경 관련 봉사를 하기도 하지만 결국 가장 많은 혜택을 받는 것은 봉사단원 자신들이다.”
조세핀 조디 올센 미 평화봉사단 부총재(차관급)는 지난 24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다른 나라가 필요한 것을 도와주면서 미국을 이해시키고, 그 나라를 이해하는 게 평화봉사단 활동의 3가지 목적”이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흔히 해외봉사활동을 해외원조와 같은 개념으로 이해하는 것과 달리 다른 언어, 다른 문화권의 사람들에 대한 이해를 넓히는 ‘소통의 기회’라는 지적이다.
워싱턴 L스트리트의 집무실에서 이뤄진 인터뷰는 본인의 봉사활동 경험담과 올해로 창설 46년을 맞은 평화봉사단의 활동 내용에 초점이 맞춰졌다.
존 F 케네디 대통령이 창설한 평화봉사단은 ‘봉사’의 본래 임무와 함께 미래의 지도자들에게 해외경험을 심어주는 역할을 하고 있다.
올센 부총재는 “봉사단원 출신들 가운데 미 국무부와 해외원조처(USAID)를 비롯한 외국 관련 업무에 종사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이는 현지 언어와 현지 문제점을 배울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하는 젊은이들의 지원이 많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대원의 대부분이 20대인 평화봉사단 지원자들을 출신 대학별로 보면 버클리대·위스콘신대·미시간대학 등 상위권 3개 대학 졸업자들이다.
환경이 열악한 제3세계에서의 해외봉사는 위험을 무릅써야 한다는 생각을 갖기 쉽다.
올센 부총재는 그러나 봉사단원들의 ‘안전’을 가장 중요한 점으로 꼽았다. “다른 언어, 다른 문화권에서 섞여 살아야만 그들의 일부가 될 수 있다”면서 이런 환경에서 일하기 위해선 대원들의 안전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봉사단이 의회의 예산지원을 받는 ‘연방기관’이면서도 국무부를 비롯한 미 행정부에서부터 철저히 독립적으로 운영되는 것은 국가 이미지를 수출하는 본래 목적에 충실하기 위한 것이다. 올센 부총재는 “우리는 미국 정부의 어떠한 메시지도 전달하지 않는다”면서 “미국 정부가 아닌 현지의 필요에 부응해 현지 정부와 함께 일한다”고 소개했다.
세계 139개국에서 활동한 18만7000명의 봉사대원들은 미국 내에서 일종의 공동체로 성장했다.
〈워싱턴|김진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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