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색인종이 미국 정치의 중심에 섰을 뿐 아니라 대통령 자리에 가까이 가 있습니다. 미국 역사상 전례가 없는 일이죠. 다만, 미국민이 오바마 같은 사람을 대통령으로 선택할 준비가 됐는지는 두 달 뒤인 올 11월에 알게 될 것입니다.”
26일(현지시간) 미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콜로라도주 덴버에서 만난 에니 팔레오마배가 하원 동아·태 소위 위원장(사진)은 “이번 전당대회는 미국 역사상 가장 의미 있는 자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전날 발표된 CNN과 갤럽의 여론조사 결과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이 공화당의 존 매케인 후보와 지지율이 같게 나온 것에 대해 “여론조사는 매일 결과가 다르게 나오지만 선거까지는 아직 두 달이나 남았다”고 지적하면서 “개인적으로 여론조사 결과나 정치 평론가들의 말보다는 미국민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가 상원 외교위원장으로 대외정책에 경험이 많은 조지프 바이든을 부통령 후보로 낙점한 것은 탁월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미국 정치를 “기업인의 나라를 좇는 공화당과 일하는 사람들의 권리를 지키려는 민주당 간의 끊임 없는 대결과 타협의 과정”으로 정리했다. “파고가 높아지면 큰 배나 작은 배나 모두 높아진다”는 로버트 케네디 전 상원의원의 말을 인용하면서 “중요한 것은 양측 모두 이익이 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지만, 노동자 가정의 생계가 무너지면 기업 역시 살아남기 힘들게 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민주당이 자유무역정책을 반대하지 않지만 조지 부시 행정부 8년 간 흔들린 미국민들의 삶을 일으켜 세우는 데 무게를 둘 것임을 분명히 했다.
북한 외무성이 전날 영변 핵시설에 대한 불능화 작업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것에 대해서는 “북한과 미국 모두 서로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고 있음에 따라 빚어진 (6자회담의) 정체상태일 뿐”이라고 말했다. “근본적으로는 어떤 나라는 핵을 갖고 어떤 나라는 핵을 가져서는 안된다는 비확산 체제의 위선 때문에 빚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산 쇠고기의 안전성에 대한 청문회 개최 방침을 철회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태식 주미 대사가 찾아와 ‘미 의회의 청문회가 어떤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오겠느냐’고 문제 제기를 해왔다”면서 “이 대사가 청문회를 열지 말아달라고는 말하지 않았지만 그의 우려를 존중해서 철회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