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일자리와 중산층의 봉급을 올려주겠다고 공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득의양양해졌다. 반 자유무역협정과 재정확대, 법인세 인하, 규제 완화 등으로 요약되는 ‘트럼프 노믹스’의 앞길에 푸른신호등이 깜빡이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뉴욕증시가 강세를 보이고 있다. 최대 호재는 지난 주 발표된 미국 고용시장의 호조였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친기업행보에 대한 투자자들의 반응이 일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도 제기된다. 하지만 무슬림 반 이민 행정명령을 비롯한 정치, 사회적 혼란으로 시장이 가장 싫어하는 예측불가능성이 짙어지면서 트럼프노믹스의 전망이 낙관적인 것 만은 아니다.
트럼프는 이날 페이스북과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로 내보낸 취임 후 첫 주례연설에서 노동시장 수치를 거론하면서 “미국 경제가 앞으로 나갈 것이라는 기대감을 가져도 좋다”고 강조했다. 취임 뒤 새 규제 1개를 두려면 기존 규제 2개를 철폐해야 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했음을 상기시키고, “전혀 새로운 게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노동시장의 호조와 소비자신뢰지수의 상승이 오바마의 후광 덕이었다면 월가의 기대감은 트럼프가 지난 3일 프랭크-도드법의 완화를 지시한 데 따른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촉발시켰던 월가 금융자본을 통제하기 위해 제정된 법이다.
지난 해 11월 대선 직후부터 트럼프 노믹스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어 오른 것은 사실이다. 채권시장에서 증시로 자금이 돌아오는 현상도 나타났다. 하지만 고용시장 및 소비성향의 상서로운 조짐들이 오바마 노믹스의 결과로 이미 실현된 것이라면, 트럼프 노믹스에 대한 기대는 아직까지 기대에 머물고 있을 뿐이다. 지난 해 전월 대비 6.3%나 떨어졌던 월가의 1월 주식형펀드 수익률이 올 1월 1.8%로 반등(리퍼 데이터)하고, 지난 한해 동안 수익률이 10.8%에 달했던 것 역시 오바마 노믹스의 후광으로 봐야할 것이다. 트럼프가 중흥을 약속한 제조업과 에너지 산업의 주식시세가 아직 본격 움직이고 않고 있다.
월가의 애널리스트들도 대선 직후 낙관적인 전망에서 반 이민 행정명령 등이 야기한 혼란을 목도하면서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보이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골드만삭스의 애널리스트 자비에르 데이비드는 4일 투자들을 위한 메모에서 트럼프의 아젠다들은 취임 2주일 만에 민주·공화 양당으로부터 정치적 저항에 직면함으로써 세제개혁과 오바마케어 폐지 등에 대한 우려를 심화시키고 있다면서 “(트럼프 노믹스의)리스크들이 덜 긍정적인 방향으로 기울고 있다”고 전했다고 CNBC가 전했다. 미국 정치가 극단적으로 대결적으로 흐르면서 양당의 합의가 필요한 경제정책 분야를 다루기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트럼프 노믹스가 미국 경제에 축복이 될 지, 저주가 될 지는 아직 전망이 흐리다. 먼지가 다 가라앉고 나았을 때 과연 미국 노동자와 중산층, 미국 기업에 어떠한 손익계산서를 쥐어줄 지는 미지수다. 트럼프의 엇갈린 효과에 대한 시장의 불안을 반영한듯 트럼프 3주차를 연 6일 뉴욕증시에서는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가 0.09%, 나스닥이 0.06%하락하면서 장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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