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둘째딸 티파니. 올가을 워싱턴의 조지타운 로스쿨에 입학한다. 대통령의 딸들은 정치무대의 조연으로 세간의 주목을 받지만 대학생활은 대부분 평범하게 지낸다. 사진은 2016년 7월19일 오하이오주 클리브랜드에서 열렸던 공화당 전당대회( RNC)에서 연설하는 티파니. 위키페디아
현직 대통령의 딸이 대학에 입학하는 날, 어떤 일이 벌어질까. 미국의 경우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 원’을 타고 대학 근처의 공항에 도착, 검은색 자동차 행렬로 호위를 받으며 캠퍼스에 도착한다. 학교 내에서는 수많은 경찰관들이 경호에 나서며, 대통령의 가족(First Family)을 좇는 취재진이 몰려든다. 빌 클린턴의 외동딸 첼시가 스탠퍼드 대학(역사학 전공)에 입학하던 1997년 실제 벌어졌던 풍경이다. 클린턴 부부가 동행했기에 경호가 요란했다. 그후 첼시의 대학생활은 어떠했을까. 대중의 호기심 탓에 사생활이 지장을 받았을까.
올가을 2명의 전·현직 미국 대통령의 딸들이 대학에 입학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둘째딸 티파니(23)가 조지타운 로스쿨에,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19)가 하버드에 각각 입학한다. 티파니는 지난해 펜실베이니아대를 졸업했다. 말리아는 지난해 입학허가서를 받았지만, 1년을 유예하고 아버지의 임기가 끝난 뒤 입학한다. 이들의 진학이 관심을 끄는 이유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대학에 입학하는 대통령의 딸들이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가 지난 23일 이들의 입학을 계기로 유명인 또는 유명인의 자식들의 대학생활을 소개했다.
떠들썩한 등장으로 세인의 주목을 받았던 첼시의 대학생활은 평범했다. 소동은 클린턴 부부가 함께 캠퍼스를 방문한 날 하루로 끝났다. 입학 1주일 전 힐러리는 공개칼럼을 통해 언론인들에게 “첼시를 그냥 놔두어달라”고 요청했었다. 부부의 걱정은 기우였다. 첼시는 캠퍼스 생활에 무리 없이 적응했다. 지도교수였던 잭 라코브 스탠퍼드 역사학 교수는 “첼시를 편하게 대하려는 조율된 노력이 있었다”면서 학생들 스스로 자제하면서 수많은 학생의 한명으로 지낼 수 있었다고 전했다. 대학신문 역시 대통령의 딸이 스스로 뉴스를 만들기 전에는 기사로 다루지 않겠다는 규칙을 만들었다고 한다. 백악관 비밀경호(SS) 요원들은 학생들처럼 베낭을 메고 다녀 눈에 띠지 않았다.
말리아는 고교졸업 뒤 1년 동안 주 스페인 대사관 인턴과 할리우드 영화사에서 각각 인턴을 경험했다. 가족들과 함께 남미와 유럽을 여행하기도 했다. 말리아는 이미 보스턴의 하버드 캠퍼스에 들어와 적응을 시작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이 최근 하버드 대학식당에서 목격돼 말리아의 기숙사 입주를 도와준 추정되지만 세간의 주목을 피하는 데 성공했다. 말리아의 기숙사 입주를 전후해서 인터넷에 그의 사진이 나돌고 있지만, 곧 사라질 것으로 로욜라 대학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내다봤다.
문제는 소셜미디어의 시대라는 점이다. 말리아는 대중에 공개된 SNS 계정이 없지만, 티파니는 팔로워 86만2000여명의 인스타그램 계정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해 아버지의 대선을 거들면서 팔로워가 급속도로 늘었다. 하지만 티파니 역시 요란한 대학생활은 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인스타그램에 올린 사진들은 유럽에서 보낸 휴가사진들 뿐, 조지타운 캠퍼스 사진은 아직 한장도 없다. 말리아와 티파니는 각각 현지 언론의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거절했다.
대통령 당선 이전부터 유명인사였던 트럼프의 큰 딸 이방카(경제학 전공) 역시 조지타운대와 펜실베이니아대에서 보낸 학부시절을 평범한 학생으로 지냈다.
유명인들의 유별나지 않은 대학생활은 일종의 대학문화로 정착된 것 같다. 예일대 81학번(미국 흑인문학 전공)인 조디 포스터는 이미 14살 때 오스카상 지명을 받은 유명배우였지만 토론 및 수업에 열심히 참석한 진지한 학생이었다. 프린스턴대 83학번(프랑스문학 전공)인 브룩 쉴즈 역시 반짝 주목을 받다가 학창 생활에 녹아들었다. 하지만 모두가 그랬던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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