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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내 저승에서 부르게 된 84세 김애란 할머니의 思夫曲

떨어진 반쪽

by gino's 2012. 2. 20.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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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메모]‘한맺힌 사별’ 납북자가족의 思夫曲


지난 19일 오전 10시 충남 장항에서는 또 한명의 납북자 가족이 세상을 떴다. 향년 84세의 김애란 할머니. 1967년 6월 조기잡이 어선 풍복호 선주였던 남편 최원모씨(당시 57세)가 배와 함께 납북된 지 38년2개월 만이다. 김할머니는 2002년 4월 금강산 이산가족 상봉 당시 북녘 자매와 해후하는 자리에서 가슴에 숨겨왔던 남편의 사진을 꺼내들고 “내 남편의 생사를 알려달라”고 절규해 주변을 안타깝게 했던 주인공이기도 하다.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망부가(亡夫歌)를 토해낸 것이 화근이었던지 김할머니는 이후 3년 동안 시름시름 앓아왔다.

5년 전쯤 “풍복호 선주는 인민재판에 회부됐다”는 귀환 납북자의 말을 전해듣고 난 뒤부터 저승에서의 재회를 꿈꿔왔다는 게 가족들의 전언이다. 평북 정주 태생인 남편은 게다가 북파공작 활동을 했던 KLO 부대 출신이기도 하다.

남편과 전재산이었던 배를 잃은 할머니는 생선 행상을 하면서 생계를 꾸려왔다. 둘째아들 최성용씨(53·납북자가족연합 대표)는 국군포로 10여명(가족 포함 30여명) 및 납북어부 4명의 탈북, 입국을 주선했지만 정작 부친의 생사는 알아내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추산하는 납북자는 485명. 그 가족들은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용공혐의를 받으면서 고통의 세월을 보냈다. 국가인권위는 지난해 4월 뒤늦게 이들의 피해보상과 관련한 법률제정을 정부에 권고했지만 지금까지 감감무소식이다. 16개월이 지난 지금도 아직 주무부처를 정하지 못하고 머뭇거리고 있다는 전언이다.

김할머니의 유해는 납골당에 모셔졌다. “언젠가 남편 유해와 함께 합장해달라”는 유언에 따라서다. 참여정부가 이들의 고통에 ‘동참’할 때까지 또 몇 명의 한맺힌 가족들이 세상을 뜰지 모를 일이다.

〈김진호/정치부〉






입력 : 2005-08-22 18: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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