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메모] 네탓에 급급한 ‘조용한 외교’
2004-11-09 22:36 최종수정 2004-11-09 22:36
기사입력 “중국 정부가 그런 것 확인 안해준다고 몇 번이나 이야기했습니까.” 중국 공안당국이 최근 베이징 외곽에서 체포한 탈북자 62명을 강제 북송한 것으로 알려진 9일 오전. 외교통상부 책임 당국자는 기자의 사실확인 요청을 이같이 되받았다. 곧이어 “중국 정부가 확인해줄 이유도, 해준 적도 없지 않느냐”는 퉁바리가 뒤따랐다.
또 다른 당국자는 국군포로 출신 납북자 유해를 중국 당국이 ‘위생상의 이유’로 압수, 북송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역시 심드렁한 답을 내놓았다. “유해가 적절한 절차 없이 밀반입된 것은 사실이 아니냐”고 되묻더니 “좀 더 주의해서 가져왔어야 하는데…”라면서 유해를 운반했던 가족의 소홀함을 책망했다.
중국 내 탈북자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주중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 정문을 통과해서 들어오면 국민이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국민이 아니다. ‘문’ 밖의 탈북자에 대해 중국 당국이 북송을 하건, 범법자로 처리하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당연히 책임질 수도, 책임질 일도 아닌 것이 된다. 정부가 할 일은 탈북자들이 문지방을 넘을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 뿐이다.
북한과 혈맹인 중국 정부를 상대로 탈북자 입국협상을 벌이는 일이 쉽지는 않다. 탈북자 브로커들의 무리한 기획탈출 시도로 최근 중국 당국의 심기가 덧들여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은 몰라도 된다”는 당국자들의 오만을 접할 때마다 과연 정부의 ‘조용한 외교’가 탈북자들의 안위를 위한 것인지, 공무원들의 안위를 위한 것인지 헷갈리게 된다.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중국 공안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주중 공관을 찾는 탈북자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전한다. 정부의 조용한 정책이 마침내 효과(?)를 발하는 듯하다.
〈김진호 정치부기자〉
또 다른 당국자는 국군포로 출신 납북자 유해를 중국 당국이 ‘위생상의 이유’로 압수, 북송했다는 사실에 대한 확인을 요청하자 역시 심드렁한 답을 내놓았다. “유해가 적절한 절차 없이 밀반입된 것은 사실이 아니냐”고 되묻더니 “좀 더 주의해서 가져왔어야 하는데…”라면서 유해를 운반했던 가족의 소홀함을 책망했다.
중국 내 탈북자는 두 가지로 분류된다. 주중 한국대사관이나 영사관 정문을 통과해서 들어오면 국민이지만, 통과하지 못하면 국민이 아니다. ‘문’ 밖의 탈북자에 대해 중국 당국이 북송을 하건, 범법자로 처리하건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없으며 당연히 책임질 수도, 책임질 일도 아닌 것이 된다. 정부가 할 일은 탈북자들이 문지방을 넘을 때까지 ‘조용히’ 기다리는 것 뿐이다.
북한과 혈맹인 중국 정부를 상대로 탈북자 입국협상을 벌이는 일이 쉽지는 않다. 탈북자 브로커들의 무리한 기획탈출 시도로 최근 중국 당국의 심기가 덧들여진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국민은 몰라도 된다”는 당국자들의 오만을 접할 때마다 과연 정부의 ‘조용한 외교’가 탈북자들의 안위를 위한 것인지, 공무원들의 안위를 위한 것인지 헷갈리게 된다.
지원단체 관계자들은 중국 공안의 경계가 강화되면서 주중 공관을 찾는 탈북자의 수가 급격히 줄고 있다고 전한다. 정부의 조용한 정책이 마침내 효과(?)를 발하는 듯하다.
〈김진호 정치부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