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일 베트남 하노이의 대통령궁에서 열린 공식 환영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김 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뒤 이틀간 베트남을 친선공식방문했다.  하노이/EPA연합뉴스


길이 보이지 않는다. 하노이에서 열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지 보름이 지났다. 어느 정도 먼지가 가라앉을 시간이 됐건만 이 경우엔 아닌 것 같다. 시야가 뿌옇다. ‘과연 하노이에서 무슨 일이 있었을까’에 쏠렸던 관심의 초점은 ‘과연 평양에서 무슨 일이 진행되고 있을까’로 이동했다. 실체가 보이지 않으니 ‘이미지’가 크게 보이는 것일까. 지난주부터 언론은 평안남도 철산군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서해 미사일 발사장)과 평양 산음동 미사일 종합연구단지의 위성사진들을 일제히 보도했다. 특히 동창리의 움직임을 미사일 발사 준비로 보는 분석이 많았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조립·생산시설인 산음동 연구단지에서 차량의 움직임이 포착됐다는 국가정보원의 국회 정보위 보고도 함께 제시됐다. 아직까지 두 곳의 변화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알 길이 없다. 그 와중에 트럼프 팀의 치어리더로 변신한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회담 뒤 폭스뉴스를 비롯한 미국 주요 언론을 돌며 “하노이 회담은 실패가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내보내고 있다.

■ 벼랑끝 외교? 엉성한 준비와 허술한 협상태세의 예고된 실패

하노이 회담의 전모는 파악할 길이 없다. 주로 미 고위당국자들이 내놓는 말의 파편만으론 복원이 어렵기 때문이다. 합의문을 도출하지 못한 만큼 어느 쪽도 성공했다고 볼 수 없다. 다만, 드러난 외양만 놓고 보면 북한의 실패다. 사전 준비와 협상장에서의 태세가 모두 엉성했다. 그 하이라이트가 ‘영변 핵시설’을 둘러싼 애매함 또는 방관이었다. 미국 측 회견을 들여다보면 북측은 하노이 회담이 결렬되던 순간까지 영변 핵시설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최선희 외무성 부상은 뒤늦게 김정은 위원장으로부터 ‘영변 내 모든 시설’이라는 답을 듣고 이를 미국 측에 전달하기 위해 달려야 했다. ‘영변 핵시설의 영구 폐기’는 새로운 제안이 아니었다. 작년 9월 남북 정상의 평양공동선언 5조 2항에 명시됐다. 그 이후 영변 핵시설의 범위 및 내용에 대한 내부 정의조차 하지 않았음이 드러난 꼴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일 베트남 수도 하노이의 호찌민 영묘를 방문해 화환증정식을 기다리고 있다.  하노이/로이터연합뉴스 


2월 초 평양 실무회담에 참석한 양측 대표단은 숫자부터 달랐다. 북측은 회담 대표가 달랑 4명이었던 반면 미측은 15~16명이었다. 핵 전문가는 물론 미사일 및 국제법 전문가들을 망라했다. 광범위한 비핵화의 정의에 대해 북·미가 이견을 보이는 것은 근본적인 문제다. 논의가 필요하다. ‘볼턴의 노란 봉투’에 담겼다는 핵·미사일·생화학무기 등 모든 대량살상무기(WMD) 폐기안은 한쪽의 제안일 뿐이다. 하지만 ‘최고 존엄’이 5개월 전 수결한 합의 내용조차 준비를 안 했다면, 상대를 과소평가한 것이다. 미국 측은 ‘3평방마일 내 300여개 시설’을 파악하고 회담장에 들어갔다. 북측 내부의 의사소통이 없었거나, 적어도 실무선에서  영변 핵시설조차 통째로 내놓지 않겠다는 의도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을 갖게된다. 특한 특성상 김 위원장의 지시가 없었음의 방증이라고 보는 게 타당할 것이다.


영변 핵시설의 정의 또는 광범위한 비핵화의 정의를 둘러싼 북·미 간의 오해 또는 이견은 향후 협상의 진전을 위해 우선 매듭지어야 할 사안이다. 하지만 하노이 대좌가 남긴 더 큰 의미는 다른 곳에 있다. 바로 각본의 주체가 달라졌다는 점이다. 작년 1월 이후 지금까지 진행된 4차례의 북·중 정상회담과 3차례의 남북정상회담, 2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은 대부분 김정은 위원장의 각본에 의해 진행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북한이 회담 상대와 장소, 시기를 정했고, 준비한 제안을 내놓았다. ‘영변 핵시설 영구 폐기안’은 그 일부일 뿐이다. 


■ 각본(playbook)의 저자가 바뀌었다

멀리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가도 북핵을 둘러싼 외교 드라마는 많은 경우 북한이 설정한 일정과 각본에 따라 진행됐다. '말 대 말', '행동 대 행동'과 같은 용어조차 북한이 만든 것이었다. 그러나 트럼프는 하노이 회담장에서 평양의 각본이 아닌, 워싱턴의 각본을 내밀었다. 트럼프 행정부가 원하는 비핵화의 정의 역시 새로운 것은 아니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선(先) 핵포기’ 요구의 연장선상에 있다. 하지만 트럼프는 같은 제안을 전혀 다른 방식으로 내놓고 있다.


북한이 핵을 포기하면 밝은 미래가 있다는 말 역시 기시감을 준다. 하지만 어떤 미국 대통령도 몸짓언어와 동영상까지 총동원해서 북한 지도자에게 직접 전달하지는 않았다. 작년 6·12 싱가포르 대좌에서 트럼프는 아이패드로 ‘북한의 기회 이야기(A Story of Opportunity for North Korea)’라는 제목의 동영상을 김 위원장에게 보여주었다. 동영상은 “지금 살아 있는 사람들 중에서 소수만이 지속적인 영향을 남긴다. 마찬가지로 아주 소수만이 자신들의 조국을 새롭게 하는, 역사의 경로를 바꾸는 결정을 내린다”면서 북한의 결단을 에둘러 권했다.


트럼프는 하노이 회담장에서도 몸짓언어를 아끼지 않았다. 김 위원장과 악수한 손등을 두들기거나 어깨를 치고, 귀엣말을 하는 제스처를 보였다. 이는 정상회담의 정석에 충실한 것이기도 하다. 정상 간의 만남은 합의문의 조항을 둘러싼 기술적이고 건조한 대화만을 주고받는 자리가 아니다. 서로의 인간성을 발견하고 개인적 신뢰를 심어주는 자리이기도 하다. 70여년 동안 대립과 반목을 해온 북한과 미국의 역사에 없었던, 지도자 간 화학적 결합의 효과가 나올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회담 결렬 이후에도 서로에 대한 비난을 자제하고 있는 것은 두 차례의 대면이 주는 효과이자, 북·미회담의 지속성을 담보하는 긍정적인 신호의 하나다. 미국은 여기에 여러 카드를 손에 쥐고 상대 카드를 읽으려는 종래 게임의 법칙을 이탈했다. 쇼다운(showdown), 들고 있던 카드를 모두 내보인 것이다. 


북한이 종래의 각본으로 돌아가려면 북한의 교역과 금융은 물론 노동자 해외취업까지 막은 복수의 안보리 제재를 이고 살아야 한다. 중국이 제재에 충실히 동참한다면 북한 사회와 경제가 견딜 수 있는 한계가 몇 달 안 남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당장 올여름이 고비라는 관측도 있다. 지난 2월27일 하노이에서 북·미 정상이 단독회담을 갖기 전 “서두를 생각이 없다. 중요한 것은 올바른 합의를 하는 것”이라는 트럼프의 말에, 김 위원장이 “우리한테는 시간이 가장 중요한데…”라면서 말끝을 흐린 이유일지도 모른다. 국제사회가 북한 산음동과 동창리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는 것은 익숙한 과거가 떠올라서일 게다. 바로 북한의 ‘벼랑끝 외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2월27일 베트남 하노이의 소피텔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함께 회견을 하고 있다.  하노이/EPA연합뉴스


벼랑끝 외교는 긴장을 고조시키면서 결국은 자신들의 요구에 가깝게 협상 조건을 유도하는 수단이었다. 북한 입장에서 벼랑끝 외교의 가장 큰 미덕은 시간을 벌 수 있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궁극의 목표였던 국가핵무력을 완성한 지금은 더이상 수단이 될 수 없다. 시간벌기의 여지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2017년 핵전쟁 직전까지 위기를 고조시킨 것처럼 위기에 그치지 않고 곧바로 파국을 자초할 수도 있는 길이다. 벼랑끝 외교의 피로가 가장 많이 쌓인 곳은 워싱턴이다. 민주·공화당이 정파별로 나뉘어 ‘한국정치식 진흙탕 싸움’을 벌이고 있는 워싱턴 정계가 한목소리로 “나쁜 합의보다는 노 딜(no deal)이 좋다”면서 하노이 결렬을 되레 반기는 기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북한은 그 원인을 톺아볼 필요가 있다.


물론 북·미 합의 가능성이 낮아진다면 북한 역시 허투루 시간을 보내지는 않을 것이다. 핵·ICBM 실험을 재개하지 않더라도 핵활동 및 성능 개선작업은 계속할 것이다. 하노이 결렬은 어쩌면 ‘진실의 순간’을 앞당기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이 대목에서 궁금해지는 것이 미국이 전한 노란 봉투 안에 든 서류의 내용이다.


■ 올해 태양절이 기다려지는 까닭

트럼프는 2월28일 하노이 회견에서 “북한은 엄청난 잠재력, 믿기 어려울 정도의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의 ‘북한 비전’에서는 부동산개발업자의 지문이 묻어난다. 한국은 물론, 러시아 극동과 중국 사이에 자리해 부러울 정도의 ‘지리적·지정학적·지경학적 위치’다. 북한이 세계로 돌아오는 결정만 하면 엄청난 이익을 제공해줄 입지조건이라는 설명이었다. 하지만 북한을 상대로 체제 유지의 사활이 걸린 핵무기 포기를 요구하면서 막연히 경제적 번영의 비전만 제시하지는 않았을 터. 볼턴이 밝히지 않은 나머지 절반의 내용이 궁금해지는 이유다. ‘2만여리의 장정’을 마치고 지난 5일 평양으로 귀환한 김 위원장은 노란 봉투에 담긴 요구와 제안을 통으로 고민하고 있을 것이다.


선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고인민회의 대의원 선거가 열린 지난 3월10일 평양시내 김책공업종합대학에서 한 표를 행사하고 있다. 하노이 북·미 회담 뒤 북한 내부의 변화는 두 가지다. 정권 창립 이후 처음으로 북한 최고지도자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에 입후보하지 않았다. 또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성시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내놓았다.  평양/EPA연합뉴스 


하노이 회담 결렬 이후 미국 측은 여러 차례 ‘빅(big)’을 강조하고 있다. 기회 있을 때마다 큰 합의(빅 딜), 큰 걸음(빅 스텝), 한입 크게 물기(빅 바이트), 큰 건(빅 샷) 등의 말을 내놓는다. 하지만 꼼꼼히 들여다보면, 다른 모든 표현과 빅딜은 다르다. 주로 볼턴의 언론 인터뷰에서 강조되는 ‘빅딜’은 최종적인 의미이지만, 나머지 ‘빅’은 과정적인 의미를 지닌다. 하노이 회견장에서 트럼프의 표현은 ‘조금 더 멀리’나 ‘더 크게’ 정도였다. 볼턴의 장광설처럼 한번에 모든 걸 해결하자는 뉘앙스가 아니었다. 조금 더 멀리 가려 했는데 북한이 원하지 않았다는 말이다. ‘익숙한 궤도’를 떠나는 것은 누구에게나 어렵다. 더구나 ‘최고 존엄’이 아직 ‘인간 선언’을 하지 않은 북한이다. 지금은 고민의 결론을 기다릴 시간이지, 이미지 속의 ‘솥뚜껑’을 보고 놀랄 때가 아닌 것 같다. 다가오는 북한의 태양절(4월15일)은 무언가 변화의 단서를 포착하기 좋은 시점이다. 


Posted by gin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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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시민1 2019.03.16 10:3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사진이 너무 노골적이고 비하의 느낌이 있소이다

  2. gino's 2019.03.16 14:46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아. 가까이서 포착한 사진을 골랐는데.. 그리 보일수도 있겠군요

  3. gino's 2019.04.07 14:37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北최고인민회의] '하노이 이후' 北전략, 베일벗나…대미·경제 정책 관심
    11일 회의 전후 노동당 회의 가능성…김정은 내놓을 메시지 주목

    (서울=연합뉴스) 김효정 기자 = 북한이 오는 11일 개최되는 최고인민회의 등을 계기로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새롭게 가다듬은 대외·대내정책 방향을 공개할지 관심이 쏠린다.
    최고인민회의를 전후해 실질적 정책결정 기구인 노동당의 회의가 열릴 가능성도 높게 점쳐져 다음 주가 북한의 '포스트 하노이' 노선을 가늠할 중요한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최고인민회의는 남한의 정기국회 격으로, 예산·결산과 국가직 인사 등의 안건을 처리하며 입법 권한을 갖고 있다. 다만 노동당이 결정한 정책 노선을 추인하고 예산 배정과 입법 등을 통해 이를 뒷받침한다.
    정부 안팎에서는 북한이 최고인민회의를 전후해 노동당 정치국 회의나 당 중앙위 전원회의 등 노동당의 의사결정 기구를 소집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북한은 김정은 시대 들어 노동당의 기능을 정상화하며 최고인민회의에 앞서 당의 주요 회의를 열어 국가적 주요 의제를 논의하는 패턴을 정착시켜 왔다.
    지난해에도 최고인민회의 이틀 전인 4월 9일 김정은 국무위원장 주재로 당 정치국 회의가 열렸다. 당시 김 위원장은 남북관계와 북미대화 전망을 분석·평가하며 대응방향을 제시하고 최고인민회의에 제출할 예·결산안을 논의했다.
    최고인민회의 열흘 뒤인 4월 20일에는 당 중앙위 전원회의를 열어 핵무력과 경제건설 병진노선을 종료하고 '경제건설 총력 집중'이라는 새 노선을 채택했다.
    이번에도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 후 '기로'에 선 북한이 노동당 회의를 통해 대응전략을 재정비하고, 회의결과 보도 등을 통해 미국에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 과정에서 '포스트 하노이' 국면에 대해 김정은 위원장이 직접 입을 열지 주목된다.
    김 위원장은 최근 양강도 삼지연군과 강원도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와 평안남도 양덕온천관광지구 등 국가적으로 중요한 건설사업 현장을 잇달아 방문하며 '자력갱생' 기조를 재확인했다.
    원산 건설이 계획대로 추진되는 것은 "결코 조건과 형편이 용이해서가 아니라 자기의 힘, 자기의 피땀으로 진정한 행복과 훌륭한 미래를 창조해 가려는 우리 인민의 억센 의지와 투쟁에 의하여 이루어진 결과"라고 평가하고, 삼지연에서는 "적대세력들과의 치열한 계급투쟁, 정치투쟁"을 강조했다.
    이번에도 김 위원장은 대북제재 장기화에 대응하기 위한 체제 내구성과 결속력 강화에 일단 초점을 맞출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경제집중 노선에 대한 의지를 변함없이 밝히고 있는 만큼, 대미 협상에서도 협상 중단 등 급격한 방향전환보다는 '양보 불가'를 내세우며 미국을 압박하는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미 공동성명 이행에 대한 의지를 보이고, 내부적으로 자력갱생을 재확인할 것"이라며 "미국이 지속해서 압박, 제재를 계속한다면 '새로운 길'을 갈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보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고인민회의에서는 북미협상을 통한 제재 완화에 실패한 이후 경제난 타개 방안 등 북한의 대내정책 기조가 보다 구체화할 수 있다. 이번 회의는 새로 꾸려진 14기 대의원들이 처음으로 여는 정기회의다.
    최근 북한은 매년 최고인민회의에서 '국가경제발전 5개년 전략'(2016~2020) 수행을 위한 전년도 '사업정형'과 해당 연도 '과업'을 논의해오고 있다.
    올해도 이런 의제를 통해 대북제재 환경과 경제 현주소에 대한 북한 지도부의 인식과 대응책 등이 드러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대북제재의 영향이 전방위로 확산하며 북한 경제가 한층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전망해 왔다.
    통일부는 지난달 국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 자료에서 지난해 북·중 무역액이 전년 대비 50.8% 감소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인태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책임연구위원은 지난달 '북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대의원 선거 결과 분석' 보고서에서 "거수기 역할에 한정되는 최고인민회의지만, 대내외 상황을 고려할 때 경제전략 방향을 비롯한 현실적인 의제를 (이번 회의에) 상정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4. gino's 2019.06.21 15:23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 중 북미대화 관련 내용 전문



    동지들!

    민족 최대의 숙원인 조국통일을 위한 우리의 역사적 투쟁은 오늘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와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한평생 최대의 심혈과 로고를 기울이신 조국통일위업을 기어이 실현할 확고한 결심을 가지고 북남관계개선과 조선반도평화보장을 위한 획기적인 조치들을 연속 취해나가고 있습니다.

    지난해 우리가 3차에 걸쳐 역사적인 북남수뇌상봉과 회담들을 진행하고 북남선언들을 채택하여 북남관계에서 극적인 전환을 가져온 것은 각일각 전쟁의 문어구(문어귀)로 다가서는 엄중한 정세를 돌려세우고 조국통일을 위한 새로운 여정의 출발을 선언한 대단히 의미가 큰 사변이었습니다.

    지금 온 민족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과 9월평양공동선언이 철저히 이행되어 조선반도의 평화적 분위기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북남관계가 끊임없이 개선되어나가기를 절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그러나 남조선의 보수세력들은 민족의 지향과 국제사회의 한결같은 기대 앞에 너무나 부실한 언동으로 화답하고 있으며 북남관계를 판문점선언 발표 이전 시기로 되돌려보려고 모지름을 쓰고 있습니다.

    미국은 남조선당국에 《속도조절》을 노골적으로 강박하고 있으며 북남합의이행을 저들의 대조선제재압박정책에 복종시키려고 각방으로 책동하고 있습니다.

    이로 말미암아 우리 앞에는 조선반도의 긴장을 완화하고 북남관계개선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나가는가 아니면 전쟁의 위험이 짙어가는 속에 파국에로 치닫던 과거에로 되돌아가는가 하는 엄중한 정세가 조성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민족의 운명과 전도, 지역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심각한 우려를 자아내는 현 사태를 수수방관할 수 없으며 온 겨레의 한결같은 지향과 염원에 맞게 그것을 바로잡기 위한 적극적인 대책을 시급히 강구해나가야 합니다.

    그러자면 그 어떤 난관과 장애가 가로놓여도 민족의 총의가 집약된 북남선언들을 변함없이 고수하고 철저히 이행해나가려는 입장과 자세부터 바로가져야 합니다.

    이미 천명한 바와 같이 남조선당국과 손잡고 북남관계를 지속적이며 공고한 화해협력관계로 전환시키고 온 겨레가 한결같이 소원하는대로 평화롭고 공동번영하는 새로운 민족사를 써나가려는 것은 나의 확고부동한 결심이라는 것을 다시 한번 분명히 해둡니다.

    조성된 불미스러운 사태를 수습하고 북과 남이 힘들게 마련한 관계개선의 좋은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그것이 평화와 통일의 의미있는 결실로 빛을 보게 하자면 자주정신을 흐리게 하는 사대적 근성과 민족공동의 이익을 침해하는 외세의존정책에 종지부를 찍고 모든 것을 북남관계개선에 복종시켜야 합니다.

    나는 남조선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개선과 평화와 통일을 바란다면 판문점상봉과 9월 평양상봉 때의 초심으로 되돌아와 북남선언의 성실한 이행으로 민족 앞에 지닌 자기의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남조선당국은 추세를 보아가며 좌고우면하고 분주다사한 행각을 재촉하며 오지랖 넓은 《중재자》,《촉진자》행세를 할 것이 아니라 민족의 일원으로서 제정신을 가지고 제가 할 소리는 당당히 하면서 민족의 이익을 옹호하는 당사자가 되어야 합니다.

    북남관계개선의 분위기를 계속 살려나가자면 적대적인 내외 반통일, 반평화 세력들의 준동을 짓부셔버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일관한 주장입니다.

    미국과 함께 허울만 바꿔 쓰고 이미 중단하게 된 합동군사연습까지 다시 강행하면서 은페된 적대행위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남조선군부호전세력의 무분별한 책동을 그대로 두고, 일방적인 강도적 요구를 전면에 내들고 관계개선에 인위적인 장애를 조성하고 있는 미국의 시대착오적인 오만과 적대시정책을 근원적으로 청산하지 않고서는 북남관계에서의 진전이나 평화번영의 그 어떤 결실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을 때늦기 전에 깨닫는 것이 필요합니다.

    북과 남, 해외의 온 겨레는 민족의 운명과 전도를 걸고 북남관계개선과 평화통일에로 향한 역사적 흐름에 도전해나서는 미국과 남조선보수세력의 책동을 단호히 저지파탄시켜야 합니다.

    남조선당국이 진실로 북남관계개선과 평화와 통일의 길로 나아갈 의향이라면 우리의 입장과 의지에 공감하고 보조를 맞추어야 하며 말로써가 아니라 실천적 행동으로 그 진심을 보여주는 용단을 내려야 합니다.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는 앞으로도 민족의 지향과 염원을 숭엄히 새기고 북남관계의 지속적인 발전과 나라의 평화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계속 진지하고 인내성있는 노력을 기울여나갈 것입니다.

    동지들!

    세계의 각광 속에 지난해 6월 싱가포르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진행된 조미수뇌상봉과 회담은 불과 불이 오가던 조선반도에 평화정착의 희망을 안겨준 사변적 계기였으며 6.12조미공동성명은 세기를 이어오며 적대관계에 있던 조미 두 나라가 새로운 관계역사를 써나간다는 것을 세상에 알린 역사적인 선언인 것으로 하여 평화를 지향하는 국제사회의 전폭적인 지지와 찬동을 받았습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핵시험과 대륙간탄도로케트시험발사중지를 비롯한 중대하고도 의미있는 조치들을 주동적으로 취하여 조미적대관계 해소의 기본열쇠인 신뢰구축의 첫걸음을 떼였으며 미국 대통령이 요청한 미군유골송환문제를 실현시키는 대범한 조치도 취하여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이정표로 되는 6.12조미공동성명을 성실히 이행하려는 의지를 과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지난 2월 하노이에서 진행된 제2차 조미수뇌회담은 우리가 전략적 결단과 대용단을 내려 내짚은 걸음들이 과연 옳았는가에 대한 강한 의문을 자아냈으며 미국이 진정으로 조미관계를 개선하려는 생각이 있기는 있는가 하는 데 대한 경계심을 가지게 한 계기로 되었습니다.

    우리는 제2차 조미수뇌회담에서 6.12조미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적인 단계와 경로를 조미쌍방의 이해관계에 부합되게 설정하고 보다 진중하고 신뢰적인 조치들을 취할 결심을 피력하였으며 이에 대한 미국의 화답을 기대하였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전혀 실현불가능한 방법에 대해서만 머리를 굴리고 회담장에 찾아왔습니다.

    다시 말하여 우리를 마주하고 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준비가 안 되어 있었으며 똑똑한 방향과 방법론도 없었습니다.

    미국은 그러한 궁리로는 백번, 천번 우리와 다시 마주 앉는다 해도 우리를 까딱도 움직이지 못할 것이며 저들의 잇속을 하나도 챙길 수 없을 것입니다.

    지금 미국에서는 우리의 대륙간탄도로케트 요격을 가상한 시험이 진행되고 미국 대통령이 직접 중지를 공약한 군사연습들이 재개되는 등 6.12조미공동성명의 정신에 역행하는 적대적 움직임들이 노골화되고 있으며 이것은 우리를 심히 자극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러한 흐름을 매우 불쾌하게 생각합니다.

    바람이 불면 파도가 일기마련이듯이 미국의 대조선적대시정책이 노골화될 수록 그에 화답하는 우리의 행동도 따라서게 되어있습니다.

    최근 미국이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또다시 생각하고 있으며 대화를 통한 문제해결을 강력히 시사하고 있지만 새로운 조미관계수립의 근본방도인 적대시정책 철회를 여전히 외면하고 있으며 오히려 우리를 최대로 압박하면 굴복시킬 수 있다고 오판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물론 대화와 협상을 통한 문제해결을 중시하지만 일방적으로 자기의 요구만을 들이먹이려고 하는 미국식 대화법에는 체질적으로 맞지 않고 흥미도 없습니다.

    미국이 대화를 통하여 문제를 해결하자고 하면서도 우리에 대한 적대감을 날로 더 고조시키는 것은 기름으로 붙는 불을 진화해보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어리석고도 위험한 행동입니다.

    조미 사이에 뿌리 깊은 적대감이 존재하고 있는 조건에서 6.12조미공동성명을 이행해나가자면 쌍방이 서로의 일방적인 요구조건들을 내려놓고 각자의 이해관계에 부합되는 건설적인 해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자면 우선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합니다.

    지금 미국이 제3차 조미수뇌회담개최에 대해 많이 말하고 있는데 우리는 하노이 조미수뇌회담과 같은 수뇌회담이 재현되는 데 대하여서는 반갑지도 않고 할 의욕도 없습니다.

    하지만 트럼프대통령이 계속 언급하는 바와 같이 나와 트럼프 대통령 사이의 개인적 관계는 두 나라사이의 관계처럼 적대적이지 않으며 우리는 여전히 훌륭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생각나면 아무 때든 서로 안부를 묻는 편지도 주고받을 수 있습니다.

    미국이 올바른 자세를 가지고 우리와 공유할 수 있는 방법론을 찾은 조건에서 제3차 조미수뇌회담을 하자고 한다면 우리로서도 한번은 더 해볼 용의가 있습니다.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생각해보면 그 무슨 제재해제문제 때문에 목이 말라 미국과의 수뇌회담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어쨌든 올해 말까지는 인내심을 갖고 미국의 용단을 기다려볼 것이지만 지난번처럼 좋은 기회를 다시 얻기는 분명 힘들 것입니다.

    앞으로 조미쌍방의 리해관계에 다같이 부응하고 서로에게 접수가능한 공정한 내용이 지면에 씌어져야 나는 주저 없이 그 합의문에 수표할 것이며 그것은 전적으로 미국이 어떤 자세에서 어떤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는가에 달려있습니다.

    명백한 것은 미국이 지금의 정치적 계산법을 고집한다면 문제해결의 전망은 어두울 것이며 매우 위험할 것입니다.

    나는 미국이 오늘의 관건적인 시점에서 현명한 판단을 내리리라고 기대하며 가까스로 멈춰세워놓은 조미대결의 초침이 영원히 다시 움직이지 않게 되기를 바랍니다.

    공화국 정부는 우리나라의 자주권을 존중하고 우호적으로 대하는 세계 모든 나라들과의 친선과 협조의 유대를 강화발전시켜나갈 것이며 조선반도에서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기 위하여 세계 모든 평화애호역량과 굳게 손잡고 나아갈 것입니다.

    동지들!

    방금 말했지만 적대세력들의 제재해제문제 따위에는 이제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며 나는 우리의 힘으로 부흥의 앞길을 열 것입니다.

    우리의 투쟁목표는 방대하고 사회주의건설의 앞길에 의연히 도전과 난관이 가로놓여있지만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 높이 자력으로 부강의 새로운 국면을 열고 강국의 이상과 목표를 실현해나가려는 우리 당과 공화국 정부의 의지는 확고부동합니다.

    자주의 길에 번영이 있고 승리가 있습니다. 자기 힘을 믿고 제힘으로 앞길을 개척해나가려는 투철한 신념과 의지를 지닌 국가와 인민의 도도한 진군은 그 무엇으로써도 돌려세우거나 멈춰세우지 못합니다.

    모두 다 위대한 김일성-김정일주의 기치를 더욱 높이 들고 당과 공화국 정부의 두리에 굳게 뭉쳐 사회주의강국건설위업을 빛나게 실현하기 위하여 총진격해나아갑시다

  5. gino's 2019.06.21 15:32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문재인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와 관련해 “그 친서 내용 속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지 않은 아주 흥미로운 대목도 있다”고 말했다.

    노르웨이를 국빈방문 중인 문 대통령은 이날 에르나 솔베르그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미국에서 대강의 내용을 알려준 바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발표하신 것 이상으로 제가 먼저 말씀드릴 수는 없다는 점을 양해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김 위원장의 친서가 북·미 비핵화 교착 국면 해소에 기여할지 주목된다. 최용환 국가안보전략연구원 실장은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내용 자체보다도 친서를 보낸 시점, 친서를 보냈다는 사실이 의미가 있다”며 “북·미가 선박 압류, 단거리 미사일 발사 등으로 긴장을 주고받는 와중에도 대화 모멘텀을 유지해왔는데, 친서를 보내면서 이를 확인했다”고 말했다. 북한이 내부 정비를 마치고 다시 협상에 나설 준비가 된 것 아니냐는 분석에도 힘이 실리고 있다.

    문 대통령은 “6월 중 남북정상회담이 가능한지는 저도 알 수 없다”면서도 “남북 간에 아주 짧은 기간 동안 연락과 협의로 정상회담이 이뤄진 경험도 있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북관계가 제대로 발전해 나가려면 개성공단 재개를 비롯한 여러 경제협력까지 이어져야 하는데, 그러려면 국제적 경제제재가 해제돼야 가능하고, 제재가 해제되려면 북의 비핵화에 실질적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상황에 놓여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후 공동기자회견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그는 매우 멋진 친서를 썼다. 그것은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며 “언젠가는 여러분도 친서 안에 뭐가 있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1일 ‘아름답고 따뜻한 친서’를 받았다고 하면서도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