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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 침공 이후 이라크에선 무슨 일이

세계 읽기/인사이드 월드

by gino's 2012. 2. 23. 1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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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월드]난무하는 ‘거짓 연막탄’

사진이나 미 TV방송 화면을 통해 전해지는 이라크 전장의 모습은 많은 경우 뿌연 색을 하고 있다. 중동의 모래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기 때문이지만 이번 전쟁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상징성이 있는 듯하다.

가공할 화력이 쏟아지는 만큼 시시각각 전황(戰況)이 쏟아지고 있지만 어디까지가 진실이고 어디까지가 선전인지 구별하기 어렵다. 참과 거짓의 경계가 뿌옇게 흐려 있는 것이다.

미국은 한편으론 최첨단 무기의 위력을 과시하면서 다른 한편으론 심리전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때문에 의도적으로 의심받기에 족한 거짓선전을 대량 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개전 나흘째인 24일까지 미국 언론에 보도된 전황은 화려하다. 사담 후세인은 첫 공습에서 죽었을 가능성이 높으며, 최소한 장악력을 상실했다. 이라크군은 1개 사단이 집단으로 투항하는 등 궤멸직전이고 미군은 위성유도폭탄을 통한 정밀폭격으로 인명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

미·영 해병대와 보병 및 공수사단은 알 포 반도와 이라크 남부 움 카스르에 이어 바스라를 사실상 함락하고 바그다드를 향해 파죽지세로 진격하고 있다.

몇몇의 미군병사만이 교전중에 사망했을 뿐이다. 그러나 시간이 갈수록 이는 진실이 아니라는 게 밝혀지고 있다.

서방언론의 과장보도 탓만은 아닌 듯하다. 미국의 군(軍)·관(官)·언(言)이 합작한 ‘거짓의 연막탄’이라는 게 더 정확한 것 같다. 엊그제 한 ‘미군 대변인’의 말을 인용한 이라크군 집단 투항소식이 대표적인 경우다.

외신은 8,000여명의 이라크 51사단이 투항했다고 보도했다. 영국 BBC는 한술 더 떠서 22일 현재 투항한 이라크군이 1만5천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그러나 미 중부사령부는 정식 브리핑에서 “미·영 연합군이 확보한 전쟁포로가 1,000~2,000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그래도 뒤늦게나마 진실이 밝혀진 경우다. 바그다드의 밤을 죽음의 불꽃놀이로 수놓는 미국의 대량살상무기들이 얼마나 많은 인명을 앗아갈 것인지는 영원히 비밀에 부쳐질 수도 있다.

‘역사상 가장 신속하고 강력한 전쟁’(티모시 키팅 미 해군사령관)은 어쩌면 사상 최악의 거짓이 난무하는 추악한 전쟁이 될 우려를 낳고 있다. 부시의 전쟁이 태생적으로 안고 있는 모순인지 모른다.

〈김진호기자 jh@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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