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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외교정책 남은 3년 순항할까? 의심 시작한 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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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에서는 야당의 개헌선 확보 가능성을 짚은 4.10 총선 방송 3사의 출구조사 탓에 선거 결과가 다소 빛이 바랬지만, 미국 언론은 야당의 대승과 윤석열 정부에 대한 국민적 거부를 예사롭지 않게 받아들였다. 

지난 3월 30일 오후 서울 시청역 인근 세종대로에서 열린 '83차 촛불 대행진' 집회에서 시민들이 대파를 들고 윤석열 정부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미국 주요 언론은 특히 미국, 일본과 긴밀한 관계를 맺어온 한국 보수 정부의 대외정책이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총선이 국내외에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추적한 월스트리트 저널의 보도가 눈에 띈다.

저널은 10일 "한국 야당의 큰 승리"라면서 총선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이 이끌어 온 국가의 방향에 대한 거부라고 짚었다. 지난 대선에서 윤석열 대통령을 선택했다는 36세 유권자의 말을 빌어 "다른 많은 사람처럼 현 정부에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 투표했다"고 전했다. 개표가 완료된 뒤 작성한 저널 기사는 더불어민주당과 제휴 그룹이 180석 이상을 넉넉하게 확보함으로써 국회 다수당 자리를 지켰지만, 국민의힘당과 제휴 정당은 110석 아래를 거뒀다면서 이같이 전했다. 투표율이 최근 30년 동안 가장 높았다는 점도 놓치지 않았다.

저널은 선거의 대외적 영향과 관련해 그동안 미, 일과 관계를 강화하는 한편 북한에 강경한 태도를 보여온 윤석열 정부가 남은 3년 동안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국의 보수 정부가 다음 대선 때까지 권력을 장악할 수 있을지 의문을 남겼다면서 이러한 의문이 지속된다면, 한국의 적이건, 친구이건 윤석열 정부 대외정책의 시효가 끝날 것이라는 가정하에 움직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브루킹스 연구소 앤드루 여 연구원의 말을 인용해 국내 이슈가 해결되지 않은 채 정치적 교착이 계속된다면 윤석열의 대외정책에도 위험이 따를 수 있다고 전했다.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일인 10일 투표 종료 뒤 울산시 남구 문수체육관에 마련된 개표소에서 개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2024.4.10. 연합뉴스

그러나 시사주간 타임은 이날 윤석열 정부가 취임 이후 안보적, 경제적 복합 위기에 대처하기 위해 미, 일과 협력을 강화했지만, 낮은 지지율과 국회를 장악한 야당의 반대에 직면해 왔다면서 그가 이번 선거로 레임덕에 빠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선거 결과와 상관없이 권좌에 머물게 됨으로써 주요 외교 정책은 바뀌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CNN방송은 10일 윤석열 대통령이 대외정책에 더 초점을 둘 수 있다면서 그러나 야당이 예산을 삭감하면 그러한 계획도 벽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방송은 한국외대 메이슨 리치 교수의 말을 인용해 "레임덕 가능성이 높은 입장을 볼 때 윤석열은 여전히 법적 권위가 있는 외교 정책에 집중하고 싶은 유혹을 받을 것"이라면서 이같이 짚었다.

뉴욕타임스는 방송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반영한 9일(현지시간) 자 기사에서 여당의 패배를 예견하면서 윤석열 대통령이 남은 임기 3년 동안 레임덕에 빠질 위험에 처했다고 진단했다. 타임스는 이번 선거가 단순히 향후 4년간 국회 구성을 결정할 뿐 아니라, 지난 대선에서 간발의 차로 승패가 갈린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에 대한 평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타임스는 선거 전 여론조사에 따르면 20대와 30대 유권자와 자신을 중도라고 답한 유권자 대다수가 대통령의 직무수행을 부정적으로 평가했다고 지적하면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년 동안 미국, 일본과 관계를 심화했지만, 국내에선 국회를 장악한 야당에 밀려 법인세 인하를 비롯한 비즈니스 친화적인 정책이 지연됐음을 상기시켰다.

4.11총선이 국내외에 미칠 영향을 분석한 월스트리트 저널. 2024.4.10. WSJ 누리집

한편 세계 주요국에서 유권자가 노화하는 데 따른 변화에 주목해 온 월스트리트 저널은 이번 선거가 한국에서 노년층 유권자 수가 청년층 유권자를 앞지른 첫 선거라는 점에 주목했다. 60세 이상 유권자가 32%지만 40세 미만 유권자가 31%로 이는 청년층이 노년층보다 두 배 많았던 2008년과 비교하면 극적인 변화이다. 이는 미국에서부터 인도, 영국까지 올해 선거를 치르는 국가의 절반가량에서 벌어지는 현상으로 각국 정부가 청년층보다 노년층에 더 많은 공공지출을 배정할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40세 이하 국회의원 비중이 4% 정도로 세계 147개국 중 142위라면서 미국은 약 10%(122명)에 달한다고도 소개했다.

'45세 미만'의 의원 비중도 격차가 상당하다. '국제의회연맹(IPU) 집계에 따르면 미국 하원은 20.14%에 달하지만, 제21대 한국 국회는 7.41%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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