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는 인권이 중심" 애너벨 박 워싱턴 위안부 범대위 간사 |
[경향신문]|2007-07-02|14면 |45판 |오피니언·인물 |인터뷰 |1346자 |
"위안부 문제는 처음부터 인권이 중심이었다. 정치적으로 해석되는 순간 의미가 없어진다." 역사적인 위안부 결의안(HR121)의 미국 하원 외교위원회 통과의 숨은 주역은 많다. 그 중 재미교포 2세와 1.5세대의 교량역을 맡은 애너벨 박 워싱턴 위안부 범대위 간사(한국명 박소현.29.사진)에게는 부모 세대가 보지(保持)한 한이 없다. 일본에 대한 적개심도 뚜렷하지 않다. 그에 따르면 일본 정부와 우익 정치인들이 과거사를 부인하고 있지만, 대다수 양심적 일본인들을 미워할 이유는 없다. 지난주 미국 하원 외교위에서 통과된 위안부 결의안의 본회의 상정 후 재충전 시기를 갖고 있는 박씨는 지난달 30일 경향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한국인이자 미국인"이라며 "미.일 동맹에 부정적 영향은 원치 않는다"고 했다. 지난 2월부터 위안부 범대위에 가담한 박씨가 발견한 것은 막연한 반일(反日)이 아니다. 인류 공통의 화두인 인권이 그를 움직였다. 수단 다르푸르, 아프간, 미얀마에서 자행되고 있는 여성에 대한 전쟁범죄와 같은 맥락에서 그는 위안부 문제에 접근했다. 그녀가 무엇보다 뿌듯한 것은 지난달 26일 하원 외교위가 결의안을 채택했다는 것만이 아니다. 와중에 진지한 토론이 벌여졌다는 점이 더 소중하다. 미국 의원 10여명이 자신에게 할당된 발언 시간을 넘기면서까지 보여준 열정이 그녀에게는 거의 충격이었다. 의원들은 반세기 전 태평양 건너편 타국(일제)이 저지른 만행을 자기 일인양 비판하고 반성을 촉구했다. 흑인 노예사와 흑백분리주의 갈등을 겪은 미 의원들에게 인권문제는 금기다. 인권문제로 인식되면, 어떤 국익도 실리도 피해가지 못한다. 이를 간파한 미주 동포 위안부 범대위는 여섯 차례의 로비를 통해 '인권'으로 의원들을 설득했다. 총리까지 나선 일본측 고공 로비가 무위에 그친 까닭이 여기에 있다. 설득의 로비 전위에 섰던 박씨는 자기가 뿌린 씨앗의 결실을 확인한 셈이다.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이 최근에야 결의안 공개 지지를 표명한 것도 박씨의 숨은 손이 작용했다. 박씨 등 동포들은 랜토스 위원장의 선거구에 필리핀계 주민이 많은 것에 착안, 위안부 피해국이기도 한 필리핀계 지식인들을 움직였다. 박씨는 지지 운동을 통해 두 가지 부수입을 건졌다. 우선은 자신의 본업인 독립영화 소재로 만들기 위해 이번 활동을 필름에 담았다. 또 하나는 미주 한인동포사회의 정치운동의 싹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미국 의회를 움직이는 맛을 본 그는 "한인 풀뿌리 민주주의는 이제 시작"이라고 장담했다. "이 일을 하면서 자꾸 유대인 사회와 비교하게 됐다. 과거의 족쇄에서 자유로우면서도 글로벌 마인드로 부모의 조국을 돌아보는 재미교포 1.5세의 한 전형을 박씨의 사례에서 보는 것 같다. 워싱턴|김진호 특파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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