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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도 넘은 전쟁위협, 유연한 대응 필요하다

칼럼/破邪顯正

by gino's 2012. 3. 6.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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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7

북한의 잇단 전쟁위협 탓에 북·미간 ‘베이징 2·29 합의’를 통해 모처럼 조성되고 있는 한반도의 대화 분위기에 먹구름이 감돌고 있다. 최근 북의 호전적 대응은 인천의 한 군부대 내무반에 걸린 ‘때려잡자 김정일, 쳐 죽이자 김정은’이라는 구호 등이 빌미를 제공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해도 북측의 과잉반응이 아닐 수 없다. 지도부 교체와 남측의 총선으로 어수선한 상황에서 양측의 자극적인 대응으로 한반도 정세가 돌이킬 수 없는 악화국면으로 치닫는 것은 아닌지 우려를 자아낸다.

북측은 엊그제 군인과 주민 15만명이 동원된 ‘평양시 군민대회’를 열고 이명박 정부에 대한 무자비한 징벌을 다짐했다. “100만명의 청년학생들이 자진입대 서명을 하고 있다”는 등 최근 북측 반응은 기존의 대남비난과 궤를 달리한다. 적어도 북한 외무성 및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담화와 관영매체들의 보도만으로 보면 북측은 사실상 준전시상태에 돌입했다.

북측은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백두혈통’을 모독하는 것을 최악의 도발로 여긴다. 지난해 6월에는 우리 예비군 훈련장에서 김일성 3대의 사진을 사격 표적지로 사용한다는 사실이 알려진 뒤 남측이 3차례의 정상회담을 제안했다는 베이징 비밀접촉 내용을 일방적으로 폭로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하지만 일개 대대의 내부 구호를 남측 정부가 기획한 것이라는 주장은 북측의 또 다른 정치적 의도가 담긴 것으로밖에는 해석할 수 없다. 일사불란한 북측과 자유분방한 남측 간 체제의 차이와 다름을 조금이라도 감안한다면 억지주장이 아닐 수 없다. 한·미 키리졸브·독수리 훈련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달 말 김 위원장 100일 탈상과 4·15 태양절 행사를 앞둔 북측이 내부결속을 다질 필요가 있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전쟁위협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남북간의 감정적 대립을 격화시킴으로써 북·미 추가 대화는 물론 6자회담 재개에도 긍정적 분위기를 조성하기 어려울뿐더러 북측에 필요한 외부안정을 스스로 해칠 수도 있다.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 안보상황은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졌다. 우리가 앞서 올해 키리졸브·독수리 훈련 실시를 유예하자고 제안했던 것도 그 때문이다. 남측 역시 북측의 정치적 의도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사격 표적지 문제의 처리과정에서 보였던 유연성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제안한 ‘포괄적인 대화’의 성사를 위해서라도 상호 신뢰 회복을 위한 최소한의 접점이 필요하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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