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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불안 해소 못한 민관 광우병 조사단

칼럼/破邪顯正

by gino's 2012. 5. 7.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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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관합동 미국 광우병 조사단의 현지활동이 끝나가지만 예상대로 실체적 진실을 파헤치기는커녕 “국민의 건강과 안전에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정부 입장을 두둔하는 선에 그칠 공산이 커 보인다. 지난달 30일 워싱턴에 도착한 조사단은 미국 농무부 동식물검역검사소와 국립수의연구소에 이어 렌더링(가축 사체·부산물 처리)업체와 목장 등 미국 측이 허용한 곳만 둘러보고 있다. 그나마 다음날 방문장소와 일정조차 잡지 못하는 등 졸속, 부실 행보를 보여주었다.

조사단은 이번에 광우병 젖소가 발견된 목장 방문 및 사체 조직검사를 하지 못한 것은 물론, 제3의 장소에서 하겠다고 밝힌 목장주 대면 인터뷰 역시 서면 인터뷰로 끝냈다. 이를 두고 언론브리핑을 통해 “제3의 장소에서 목장주를 직접 면담했다”는 ‘허위사실’을 유포한 농림수산식품부는 정정자료조차 내놓지 않고 있다. 조사단은 지난 1일 미국 동식물검역검사소를 방문하고 “미국 측이 우리가 질문·미리 통보한 내용에 매우 성실하게 답변했다”면서 미측에 감사를 표했다. 그러나 정작 미국 농무부가 광우병 발생 목장 및 감염 젖소의 송아지 1마리가 팔려간 인근 목장에 대해 진행 중인 역학조사가 끝났는지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언론의 보도내용과 어긋나는 사실을 발표하는가 하면 사실관계가 어긋나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주이석 조사단장은 지난 3일 캘리포니아주 프레즈노의 렌더링업체인 베이커 커모디티스를 방문한 뒤 “광우병 소가 여러가지 임상증세가 있었기 때문에 조직검사 대상이 된 것이며 미국의 광우병 예찰체계가 잘 작동하고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베이커 커모디티스 데니스 러키 부사장은 광우병 발생 직후 AP통신 인터뷰에서 “인부들이 (문제의 젖소를) 무작위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해 광우병 발견 자체가 행운이었음을 시인한 바 있다. 조사단은 또 이 업체에서 생산된 육골분은 식용이 아니라 전부 비료로 사용된다고 밝혔지만 이 업체 홈페이지는 동물 사체의 살과 뼈로 돼지·가금류·애완동물용 단백질 사료제품을 생산하고 있다고 적시해놓고 있다. 문제의 젖소 사체가 적발되지 않았더라면 광우병 교차감염이 가능했다는 말이다.

9일 귀국하는 조사단은 애당초 8명의 전·현직 공무원과 식품안전 분야 활동경력이 거의 없는 비전문가로 구성돼 공정성이 도마에 오른 바 있다. 정부는 헐렁하기 짝이 없는 이들의 조사결과를 갖고 국민적 불안을 어떻게 해소할 것인지, 해소할 요량이나 있는지 궁금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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