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12.19
지난 12일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뒤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 제재 논의가 또다시 겉돌고 있다. 안보리는 북한의 로켓 발사 당일 비공개 긴급회의를 소집하고 의장의 언론성명을 통해 “안보리 결의 1718호와 1874호를 위반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후 본격적인 대응책 논의에 들어갔지만 한국과 미국, 일본은 추가적인 대북제재를 촉구하는 반면에 중국이 제동을 걸고 나섬에 따라 1주일이 다 되도록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안보리 추가 제재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고 한다. 이미 ‘사상 최고 수준의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에 대해 새로운 제재 항목 및 방식을 찾아내는 일도 만만치 않다.
북한 문제를 두고 미국과 중국의 입장이 엇갈리는 것은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북한의 장거리 로켓(미사일) 시험발사 또는 핵실험 뒤 되풀이되는 현상이다. 한반도 안정을 더욱 중시하는 중국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북한을 봉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바뀌지 않은 것은 그때마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및 핵 능력이 꾸준하게 향상돼왔다는 점이다. 특히 이번에는 북한이 인공위성을 대기권에 진입시켜 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에 더욱 근접했다는 사실을 확인케 했다. 이는 지금까지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의 대북 대응방식이 실패했음을 보여주는 증좌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이 지금까지처럼 대량살상무기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고, 국제사회가 실효성 없는 제재로만 대응하는 패턴을 반복한다면 머지않아 최악의 상황을 맞이할 수밖에 없는 구도다. 북한과 직접 상대하면서 핵무기 및 장거리 미사일 문제를 푸는 방향으로 국면을 전환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지점이다. 미국은 이미 1990년대 말 북·미회담을 통해 북한 미사일 문제에 대한 해법을 추구한 경험이 있다. 대북 경고의 메시지는 분명해야 한다. 하지만 국제사회가 오로지 대북제재에만 함몰되는 한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은 요원해진다. 오늘 결정되는 한국의 차기 정권이 미국과 함께 가장 먼저 착수해야 할 과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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