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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경제에 방점 찍은 김정은 신년사

칼럼/破邪顯正

by gino's 2013. 1. 2.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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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1.2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어제 육성으로 발표한 신년사는 올해가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인 전환을 이룰 시기임을 명시하고 있다. 지난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유업이었던 장거리 로켓 발사 성공에 이어 인민생활의 개선을 토대로 한 경제강국 건설에 본격적으로 매진할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남북관계에서는 이명박 정부 5년간의 대립과 갈등을 접고 기존 합의를 준수하는 방향으로 관계를 개선할 것을 제안했다. 북한이 노동신문·청년전위·조선인민군 공동사설이 아닌 지도자의 육성 신년사를 통해 국정기조를 밝힌 것은 1994년 이후 처음이다.

신년사에서는 무엇보다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는 안도감이 엿보인다. 100% 자력으로 이룬 장거리 로켓 광명성 3호 2호기의 발사 성공을 국가적 존엄과 영예를 끌어올린 ‘특대사변’으로 규정했다. “군사기술적 우세를 통해 원자탄으로 위협공갈받던 시대가 지나갔다”고 밝힌 김 제1위원장의 지난해 4·15연설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외부의 군사적 위협에 대응할 최소한의 수단을 확보했다고 내외에 선언한 것이다. 이러한 자신감은 북한이 자위력 확보에 과도하게 편중됐던 국가자산의 일부를 경제발전에 돌릴 여유가 생겼기 때문일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신년사는 올해 투쟁구호로 “우주를 정복한 그 정신, 그 기백으로 경제강국 건설의 전환적 국면을 열어나가자”고 제시해 군사기술적 성취를 경제적 성공으로 연결시키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신년사가 6·15 공동선언 및 10·4 선언의 이행을 강조한 것 역시 종래 주장을 되풀이했다고 단정하기 앞서 경제건설로 방점을 옮기려는 북한 내부의 노선 변화 측면에서 새롭게 해석할 필요가 있다. 북한이 최근 일본에 대해 일본인 유골반환 및 납북자 문제에 대한 협상재개를 제안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 제1위원장이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비난을 자제한 것 역시 대남·대외적으로 대결보다 협력을 원한다는 신호로 보인다.

물론 여전히 선군정책을 지침으로 삼고 있는 북한이 핵·장거리 미사일 개발을 중단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대결에는 대결로, 대화에는 대화로 임한다는 기조에서 앞으로도 핵실험 및 장거리 로켓 발사는 물론 대남 물리적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도 상존한다. 하지만 이는 차기 정부와 미국의 버락 오바마 2기 행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도 있다. 한반도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을 외면한 채 대북압박 또는 상황관리에만 몰두한다면 남북관계 및 북핵 문제는 앞으로도 간헐적인 성공과 지속적인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우리는 북핵 문제를 포함해 북한과 관련된 모든 현안은 결국 분단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나 해결이 가능하다고 믿는다. 북한의 민생경제 개선 의지는 한·미의 대응에 따라서는 한반도 문제의 새로운 접근을 가능케 하는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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