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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꿈꾸는 교육

칼럼/워싱턴리포트

by gino's 2009. 5. 18. 0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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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호 특파원


 

교육문제에 정답이 없기는 미국도 마찬가지다.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2000년까지 고등학교 졸업률을 90%로 올리겠다고 다짐했지만 현재 75%에 머무르고 있다. 2001년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이 낙제학생방지법을 도입할 당시 수준이다. 2014년까지 학생들의 영어·수학 성적을 높이려는 이 법 역시 수술대에 오를 운명이다. 초등학교 4학년생의 영어읽기 성취율이 33%에 불과할 정도로 성과가 미미해서다. 한국의 교육개혁 초점이 학교와 교사에 대한 책임론으로 쏠릴 때마다 한인 2세인 미셸 리 워싱턴시 교육감이 참고대상으로 등장한다. 문제는 미국에서 곁가지로 취급되거나 정리되지 않은 부분을 한국의 일각에서 확대해석한다는 점이다.

미국 내에선 지난주 브루킹스 연구소에서 안 던컨 미 교육부장관이 밝힌 구상이 조명받고 있다. 던컨은 경기부양예산에서 50억달러의 예산을 개선노력이 부족한 학교의 ‘방향 전환’에 할당했다. 즉 학력개선 실적이 부진한 학교에 지원을 더해주되 그래도 안되면 ‘대담한 행동’을 취하겠다는 것이다. 대담한 행동의 내용은 학교장 교체와 새로운 교사 채용 등이다. 향후 5년간 매년 10만개의 공립학교의 1%인 1000개를 지원대상으로 한다.

미국은 연방정부가 공립학교 교사 해임권을 갖고 있지 않지만 주정부로 하여금 실패한 학교의 교사들을 해임토록 압박할 수는 있다. 하지만 이 부분을 획일적으로 정리할 수 없기에 교육부는 '대담한 행동'이라는 두루뭉술한 표현을 쓰고 있다.

던컨은 같은 자리에서 경제위기 탓에 60만명의 교사가 일자리를 잃게 될 것이라는 연구결과를 소개하면서 “다는 몰라도 수십만명을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방향 전환 예산이 50억달러인 반면에 주정부 교육예산 안정화 지원에 배당된 486억달러의 상당부분이 교사의 일자리 보호에 투입된다.

교사 성과급 역시 마찬가지다. 미국 내에서도 논란이 정리되지 않는 문제다. 미셸 리 교육감 역시 교원노조의 반대로 실행하지 못하고 있다. 교육구·카운티·주별로 다른 잣대를 놓고 격론 중이다. 한국에서는 상대적으로 미셸 리가 개발한 교사 교육용 프로그램에 대한 관심이 적은 듯하다.


미셸 리 미국 워싱턴 D.C 교육감 (출처: 경향DB)



좋은 교육을 위해서는 교사 인력의 유연화와 성과급제 등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도 포함돼야 한다. 하지만 이것이 교육 실패의 더 큰 원인에서 눈을 돌리는 빌미가 되어서는 곤란하다. 더 중요한 것은 과연 무엇을, 왜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국가적인 담론이 아닐까 싶다.

던컨은 시카고시 교육감 출신이면서도 15개주를 돌며 여론을 듣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자동차산업의 붕괴로 4년 내 고교졸업률이 38%에 불과한 디트로이트의 코디고교 학생들과 45분간 대화를 나눴다. 학교 지도부의 브리핑을 받고 자리를 뜨는 한국과는 다른 현장주의다. 오바마와 던컨이 꿈꾸는 교육은 부모의 경제적 불평등이 교육기회의 불평등으로 이어지는 수레바퀴에서 아이들을 꺼내오는 일이다. 학교의 학원화는 결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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