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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破邪顯正

북한은 모처럼 조성된 대화 국면을 외면 말라

by gino's 2013. 4. 13.

박근혜 대통령은 어제 “북한이 무슨 생각을 하는지 (직접 만나서)들어봐야 한다”고 말했다. 전날 취임 이후 처음으로 북한에 대화 제안을 내놓은 데 이어 거듭 대북 직접대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한반도 신뢰 프로세스는 반드시 가동돼야 한다. 상황이 어렵더라도 프로세스는 항상 진행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대통령의 대화 제의는 하루가 다르게 고조되는 위기 국면을 타개하려는 굳은 의지를 공표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을 만하다. 북한이 연일 쏟아내는 위협에 일일이 대응하는 소극적 자세에 머물러서는 일촉즉발의 긴장과 대치 분위기가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대화의 주체·일시·장소를 명시한 공식적인 대화 제의는 아니었지만 먼지가 가라앉은 뒤 결국 남북이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던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브레이크 없는 기관차처럼 막다른 골목으로 치닫는 현재의 위기 국면을 곧바로 해결 국면으로 전환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냉각기간은 불가피하다. 국내의 악화된 대북 정서를 무시할 수도 없는 일이다. 다만 개성공단 문제에 관한 한 남북 당국은 당장이라도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해결방법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청와대의 대화 제의에 앞서 북한 중앙특구개발지도총국은 같은 날 개성공단 문제는 결국 청와대가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북측은 여전히 정치·군사적 대치구도에서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개성공단을 ‘6·15의 옥동자’라고 칭하면서 “동족대결의 열점으로 둘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공단 폐쇄를 원치 않고 있음을 에둘러 표현한 것으로 해석된다.

개성공단에 진출한 남측 기업 대표들은 오는 17일 방북을 추진하고 있다. 남북 당국 간 합의로 탄생한 개성공단의 운명을 기업인들에게만 맡겨놓을 수는 없는 일이다. 누차 강조하거니와 개성공단은 어느 한쪽의 ‘달러 박스’도 ‘트로이의 목마’도 아니다. 북측은 개성공단의 의미를 내리 깎는 남측 일각의 주장에 더 이상 연연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서로의 체제가 다름을 인정하는 것이야말로 6·15 남북공동선언에 담긴 정신이 아니겠는가. 개성공단이 문을 닫는다면 남북 상생의 미래는 없다. 쉬운 일부터 풀라고 했다. 정치·군사 문제에서 떼어낸 뒤에야 개성공단은 비로소 남북관계를 새로 잇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 북측은 류길재 통일부 장관이 성명에서 밝혔듯이 자신들이 제기하려는 사안을 논의하기 위해서라도 대화의 장으로 나오는 데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한반도 상황에 우려를 표하면서 평화적 해결을 촉구하고 있다. 존 케리 미국 국무장관은 어제 방한을 시작으로 동북아 순방에 나섬으로써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탐색하기 시작했다. 이 모든 노력은 북한이 추가 도발을 계속하는 한 결실을 맺기 어렵게 된다. 한반도 긴장 해소를 위한 북한의 자세 전환을 거듭 촉구한다. 입력 : 2013-04-12 20:5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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