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다음날인 지난 1월 21일 버지니아 랭리에 있는 중앙정보국(CIA) 본부를 방문해 순직자들을 기리는 기념시설 앞에서 300여명의 직원들을 상대로 연설을 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 뒤의 벽면에는 ‘조국을 위해 목숨을 내던진 CIA 순직자들을 기념하며…’라는 문구가 적혀 있다. 트럼프는 그러나 하루가 멀다하고 미국 정보기관들에 대한 불만과 불신을 토로해 정보기관 종사자들에게 깊은 실망과 절망을 주고 있다. 워싱턴/UPI연합뉴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요원들이 안팎으로 수난을 당하고 있다. 미국 내에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하루가 멀다하고 정보기관들을 비난하면서 사기가 떨어진 가운데 15년차 요원이 CIA를 떠나면서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한 사임이유서가 화제가 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테러용의자의 납치에 가담했던 60대 전 CIA요원이 몇일 상관으로 이탈리아 감옥에 갇힐 처지가 됐다. 이래저래 CIA 요원들의 어깨가 쳐지게 됐다.
프라이스는 CIA 내에서 특히 테러단체와 관련한 정보 분석 전문가가 됐으며 세계 곳곳을 돌아다니며 테러공격을 색출하고 봉쇄하는 임무를 수행왔다. 2014년부터는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으로 파견근무중이었다. 그는 조지 부시 행정부와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CIA의 노고를 진지하게 받아들였다면서, 대단한 보상은 없었지만 자신의 분석 결과가 대통령에게 보고돼 정책으로 반영되는 것을 보는 것으로 충분했다고 강조했다.
그런 그가 회의를 갖기 시작한 것은 트럼프가 대선후보시절부터다. 지난해 3번째 대선후보토론회 도중 트럼프가 대선 와중에 불거진 이메일 해킹의 배후에 러시아가 있다는 17개 미국 정보기관들의 결론에 강한 불신을 내보인데 실망했다. 이후에도 트럼프는 2002년 이라크 무기프로그램에 대한 오판을 자신이 CIA를 믿지 못하는 근거로 들었지만 이는 이미 정보기관 공동체가 오래전에 잘못을 인정한 것이었으며, 정작 트럼프 본인도 이라크 침공을 지지했었다고 되받았다. 대통령 취임 다음날 트럼프가 버지니아주 랭리에 있는 CIA 본부를 방문한 것은 또다른 악몽이었다. 조국을 위해 복무하다가 숨진 CIA요원들을 추모하는 기념시설 앞에서 음지에서 죽어간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기는커녕 기자들에게 자신의 취임식 인파가 많았다는 장광설을 내놓는 데 주력했기 때문이다. CIA 종사자들이 새로운 ‘사령관’에게 듣고자 했던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 프라이스는 떠벌이기만 하는 새 대통령과 용기 있고 단호했으며 프로페셔널했던 CIA 순직자들이 극명하게 대조적으로 보였다면서 다른 동료들도 마찬가지 생각을 했을 것이라고 술회했다.
그는 특히 트럼프가 국가안보회의(NSC) 수석회의 참석대상에서 CIA국장과 국가정보국 국장을 제외했다가 여론에 밀려 번복했지만, 마지막 희망을 저버리게 했다고 전했다. 프라이스는 마지막으로 자신의 결정이 정치와는 무관하다고 강조했다. CIA본부와 워싱턴 사이를 흐르는 포토맥강을 정치적 해자(垓字)로 여기며 정치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CIA에서 배운 기본자세였다는 것이다.
언젠가 다시 공화당 행정부에서 정보분석가로 활동하고 싶다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정보기관 공동체에 대해 진지하게 신뢰를 쌓으려면 CIA 본부에서 벌였던 기자들을 상대로 한 행태 이상의 것을 해야할 것이라고 책망했다. 트럼프는 마이크 플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러시안 커넥션 의혹 속에 사퇴한 뒤 언론과 함께 정보기관 공동체를 연일 비판하고 있다. 프라이스는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팀은 정보기관에 투신한 사람들과 그들이 자랑스럽게 복무해온 국가를 무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처음 CIA에 지망했을 때 “한번 CIA는 영원한 CIA”라면서 직업을 바꾸기 쉽지 않을 것이라던 아버지의 우려를 소개하면서 “내가 CIA를 떠날 지는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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