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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오늘

"한국인의 변화를 향한 갈망, 극적인 결실 맺었다"

by gino's 2017. 5. 11.

지난해 11월 19일 서울 경복궁역 인근의 경찰벽 앞에서 열린 촛불시위에 참가한 한 어린이가 촛불을 밝히고 있다.  

경향신문 자료사진


■워싱턴포스트 “한국인들이 피플파워가 살아 있음을 일깨웠다”

“(지구촌 곳곳) 자유 민주주의의 위기 탓에 손이 부들부들 떨리고 썩어 문드러진 민족주의가 서방세계에서 고개를 들고 있는 바로 이 시점에, 한국은 국민의 힘(People Power)이 여전히 살아 있음을 일깨워줬다.” 

때론 외부의 시선이 우리를 추스르게 한다. 당선 이후 내신은 새 대통령의 행보와 후임 인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대부분의 외신은 출구조사 결과 발표 직후부터 북한 문제 해결을 둘러싸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와 갈등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의 온라인 ‘세계시각(Wordviews)’은 한국 대선의 의미를 차분하게 짚었다. 

실제로 한국 대선은 지난해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국민투표와 트럼프 대통령을 당선시킨 미국 대선 이후 주요 민주주의 국가의 선거 가운데 인상적인 드라마였다는 점이 간과되고 있다. 지난 7일 젊은 대통령을 탄생시킨 프랑스 대선은 극우 포퓰리즘의 위세 앞에서 서로 다른 가치관을 갖고 있는 기성정파들이 힘을 합한 결과 간신히 파국을 봉합한 수준에 머문다. 여전히 6월 총선의 전망이 불투명한 상태다. 

세계시각 역시 다른 외신들처럼 한·미간 북한 갈등을 간과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것은 문의 승리에서 그리 빛나는 대목이 아니다”라면서 한·미 간 북한갈등을 제켜놓고 한국 민주주의와 지구촌 차원에서의 의미를 강조했다. 

세계시각은 ‘7개월 전의 한국’에 주목했다. 한국 언론들이 박근혜 대통령의 부패와 뇌물수수 의혹에 대한 수사 속보를 보도하기 시작했으며 대규모 시위와 사법절차가 이어진 끝에 박을 권좌에서 내쫓은 지난 7개월 간의 정치적 격동 속에서 문재인 정권의 탄생이 있었음을 상기시켰다. 변화에 굶주렸던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았다는 해석이다. 

미국의 ‘트럼프저항운동(TRM)’ 측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정된 지난 3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놓은 서울의 촛불시위 사진. TRM은 “이와 같은 수개월 동안의 시위가 한국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탄핵, 제거하도록 했다. 그들이 할 수있다면, 우리도 할 수있다”고 설명을 달았다.

미국의 ‘트럼프저항운동(TRM)’ 측이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이 인정된 지난 3월 페이스북 페이지에 올려놓은 서울의 촛불시위 사진. TRM은 “이와 같은 수개월 동안의 시위가 한국 대통령을 부패 혐의로 탄핵, 제거하도록 했다. 그들이 할 수있다면, 우리도 할 수있다”고 설명을 달았다.

■"한반도 긴장 완화해야 변화를 향한 국민적 요구가 진정한 결실을 맺을 것"

 박의 스캔들이 재벌과 정치엘리트간의 오랜 정·경유착이었음이 밝혀지면서 나라 전체가 광범위한 좌절에 휩싸였지만, 한편으로 정치적 무관심에 대한 경각심을 깨웠다고 평가했다. 이어 박의 축출을 다룬 3월11일 사설 중 “한국은 여전히 많은 문제를 갖고 있지만, 시민행동의 예외적인 물결에 고양된 한국민들은 기존의 틀에 박힌 방식대로 일이 진행되는 것을 받아들일 준비가 되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대목을 소개하며 “변화를 향한 한국인들의 놀라운 시위가 가장 극적인 결실을 맺었다”고 적었다. 

세계시각은 문재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관계를 무난하게 구축하면서 북한문제의 긴장을 완화하는 것을 “한국민들에게 변화를 향한 자신들의 요구가 진정한 결과를 낳았다는 신호를 보낼 것”이라는 말로 논평을 맺었다. 

지난 7일 끝난 프랑스 대선에서 유권자 3명 중 1명의 표를 받으면서 창당 이래 가장 큰 성과를 보인 마린 르펜 극우 민족전선( FN) 후보.   마린 르펜 트위터계정

지난 7일 끝난 프랑스 대선에서 유권자 3명 중 1명의 표를 받으면서 창당 이래 가장 큰 성과를 보인 마린 르펜 극우 민족전선( FN) 후보. 마린 르펜 트위터계정

 
■뉴욕타임스, “프랑스 대선과 한국 대선, 어느쪽이 포퓰리즘이고 어느쪽이 아닌가”

뉴욕타임스 인테넷판은 10일 ‘하나의 정치운동이 언제 포퓰리스트이고, 언제 그렇지 않나’라는 제목의 ‘디 인터프리터(The Interpreter)란에서 이틀 간격으로 치러진 프랑스 대선과 한국 대선을 비교했다. 논평은 두 대선은 모두 국민의 요구에 응답하지 않는 기성 정치제도(establishment)에 대한 반감에서 출발했지만, 프랑스 대선에서 정치운동이 (민주주의)제도(institutions)에 대해 회의적인 극우 민족전선(FN)이 주도했다면, 꼭 좌파편향이라고 볼 수 없는  후보가 당선된 한국 대선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을 축출한 제도들을 껴안고, 사회적 격차에 다리를 놓으려고 했다는 점에서 다르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열렸던 촛불시위에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1조 1항이 자주 등장했음을 지적했다. 같은 ‘국민’의 정치운동이라고 해도 극우 포퓰리즘이 판을 쳤던 프랑스 대선과 기성 제도를 인정한 바탕에서 진행된 한국 대선이 다르다는 분석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705101858001&code=970100#csidxebcbb141f3b65b688b6db60c2b516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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