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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오늘91

'랜토스 인권 청문회'보다 중요한 게 있다 “어떤 나라도 과거를 무시할 수 없다. 역사를 왜곡, 부인하고 희생자들을 탓하는 장난을 일삼는 일본 내 일부의 기도는 역겨운(nauseating) 부정이다.” 10여년 세월을 거슬러 일본군 위안부 결의안(HR121)을 놓고 미국 하원에서 벌어졌던 열띤 논의 과정을 들여다보았다. 미국 의회와 행정부는 역할이 확연히 다르다. 의회가 가치를 포기하지 않는다면, 행정부는 가치보다 현실정치의 국익을 놓지 않는다. 2007년 여름, 톰 랜토스 하원 외교위원장(민주·캘리포니아)의 말에는 강도 높은 분노가 서려 있었다. 그즈음 위안부들의 자발적인 매춘행위였다고 주장한 일본 국회의원들의 워싱턴포스트 의견광고에 대해 “‘성폭행(rape)’이라는 단어의 뜻조차 모르는 사람들”이라며 “세계는 일본 정부가 전면적인 책임을 질 .. 2020. 12. 28.
바이든의 한반도정책? 문재인의 한반도 정책이 더 궁금하다! “당신 친구 김대중은 (나를 만났을 때) 왜 그렇게 화가 났나요.”(조지 W 부시 대통령) “노벨평화상을 받고 한국의 민주주의를 이끈 그 사람 말입니까? 그는 나의 친구가 아니라 내가 존경하는 사람입니다.”(조 바이든 상원 외교관계위원회 위원장)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가 2007년 자서전 에서 소개한 이야기다. 김대중 대통령과 부시 대통령의 첫 회동은 서로에게 좋은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부시 대통령이 내뱉은 ‘이 사람(this man)’이라는 말이 언론에 회자됐지만 기실, 공산주의를 불신하는 부시가 햇볕정책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바이든은 동시대 민주당 지도자들과 마찬가지로 열렬한 지지자였다. DJ와의 인연은 그가 군사정권의 탄압을 받아 미국에 체류하던 198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연세.. 2020. 12. 11.
북한의 코로나19 위기가 ‘기회의 창’이라는 단견들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는 것은 바람을 막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한다. 불가능하다. 국경을 봉쇄하고 하늘길, 바닷길을 막는다고 해도 어느새 틈입한다. 사람들이 그 존재를 확인하고 서둘러 국경을 봉쇄한 시점에 바이러스는 이미 우리 안에 들어와 있을 가능성이 높다. 인류는 아직 바이러스의 확산을 막을 방도를 찾지 못했다. 북한 당국이 ‘신형코로나비루스’(코로나19)를 처음 언급한 것은 지난 1월21일이다. 강철진 보건성 국가위생검열원 처장은 이날 조선중앙TV 인터뷰에서 ‘새로운 악성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강조하면서 “세계보건기구(WHO)와 긴밀한 연계 밑에 국가적인 방역사업을 벌여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 당국은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12일 현재 WHO에 보고한 확진 사례 역.. 2020. 3. 13.
'평화'를 바라보는 두 개의 시각 “평화를 주제로 하는 콘퍼런스에 평생 여러 번 참석해봤다. 여기 걸린 슬로건이 말해주듯 이번 포럼의 주제는 ‘평화! 지금 이곳에서(Peace! Here and Now)’이다. 오늘, 참석자들에게 왜 평화가 이뤄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사람들은 복잡한 문제라고 답했다. 물론 복잡한 문제다. 하지만 이뤄질 수 있다. 그런데 사람들은 모두 말로만 평화를 이야기한다. 무언가 행동을 하려는 사람은 없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타고난 투자가다. 그에게 평화는 돈이다. 평생 돈 되는 곳을 먼저 찾아내 거만금을 얻었다. 그런 그가 몇년 전부터 기회 있을 때마다 “한반도가 향후 20년 동안(또는 10년, 15년 내) 세계에서 가장 흥미로운 (투자 대상) 지역이 될 것”이라면서 평화 전도사를 자청하고 있다. 주한.. 2020. 2. 16.
"모두가 평화를 말하지만, 아무도 행동하지 않는다" 짐 로저스 “어제 비무장지대(DMZ)를 둘러보고 슬픈 생각이 들었다. 왜 아직도 많은 젊은이들이 아직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갖고 그곳에 근무해야 하는지 안타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대신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K-pop 공연이라도 하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했다.” 9일 개막한 2020 평창평화포럼에 주요 연사로 참석한 국제적인 투자전문가 짐 로저스(77)는 이날 강원 평창 알펜시아 컨벤션 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이같이 말했다. 로저스는 특히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 스포츠를 한다면 서로를 죽이기 위해 하는 게 아닐 것”이라면서 “남과 북이 엄청난 국방비를 줄이고, 그 돈으로 38선 근처에서 (남과 북의 젊은이들이)K-pop 공연이나 예술 공연을 하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런 일이 반드시 일어나야 한다”고 소감을 밝.. 2020. 2. 12.
고함과 비명 섞인 '북'의 메시지, '남'은 충분히 담대한가 “새해를 축하합시다.” 국제관계를 분석하는 작업에서 말은 중요한 단서다. 특히 국가 또는 국가 지도자의 말은 분석의 출발점이다. 한반도 정세를 짚어보는 데에서도 예외가 아니다. 분단 이후 두 번째 경자년(庚子年)이다. 새해 벽두부터 북에서 날아온 메시지는 참으로 고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간의 로맨스에 한국이 끼어든다고 멋대로 규정하고, 이를 ‘설레발’이자 ‘호들갑’이라고 폄하했다. 지난 11일자 김계관 북한 외무성 고문의 담화 형식으로 내보낸 메시지에서다. 남조선 당국이 자임한 ‘중재자’ 역할을 두고 “중뿔나게 끼어드는 것은 좀 주제넘은 일”이라고 비꼬았다. 담화의 시작과 끝은 ‘한 집안 족속도 아닌 남조선’이었지만, 15개 문장 중 7개는 미국이 들으라고 한 말이었.. 2020. 1. 20.
'Again 2017'로 치닫는 한반도 정세, 희망의 근거는 무엇일까 북한과 미국이 서로 날선 ‘말의 전쟁’을 재개하면서 세밑 한반도 안보 기상도가 뿌옇다. 분명한 사실은 12월31일이 전환점이라는 것이다. 바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미국에 ‘새로운 셈법’을 요구하며 제시한 시한이다. 그가 올해 신년사에서 거론한바, ‘어쩔 수 없이 부득불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는 새로운 길’과 맞물려 총천연색 분석과 전망, 견해를 낳고 있다. 미국은 “목표가 있을 뿐 시한은 없다”며 김 위원장의 시한을 무시한 채 대화 제의를 거듭하고 있다. 동시에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발사와 같은 ‘고강도 도발’을 할 경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추가 제재는 물론 물리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다. 일각에서 미국의 .. 2019. 12. 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