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중인 조지프 던퍼드 미국 합참의장(왼쪽)이 16일 오전 베이징 국제공항에서 중국군 관계자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팡펑후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의 초청으로 랴오닝성 선양의 북방전구지휘부(北方戰區指揮部)를 방문하러 가는 길이다. 베이징/AP연합뉴스
전쟁 직전까지 치달았던 한반도 위기가 미국과 중국의 군사협력을 강화시켰다. 미국과 중국이 한반도 유사시 양국 군 간의 소통을 강화하기로 전격 합의했다. 중국은 이례적으로 16일 조지프 던포드 미국 합참의장을 전방 사령부에 초청했다.
한국에 이어 중국을 방문중인 던퍼드 합참의장과 팡펑후이(房峰輝) 인민해방군 총참모장은 15일 군작전 상황에서 상호 교신의 정례화하고 확대하기로 한 합의안()에 서명했다고 외신이 전했다. 미·중은 이번 합의를 확대, 발전시키기 위해 오는 11월 워싱턴에서 정식 대화를 시작한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16일 북·중 국경지역을 관할하는 랴오닝성 선양의 북방전구지휘부(北方戰區指揮部)를 방문, 해 쑹푸쉬안(宋普選) 사령관을 만났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쑹 사령관으로부터 손자병법을 선물받고 훈련장면을 참관했다. 미군 최고위 당국자가 중국 인민해방군의 전투부대 사령부를 방문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한반도 유사시에 대한 협의를 오랫동안 꺼려왔던 중국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 역시 이례적이다.
앞서 팡 총참모장은 15일 “중국은 던퍼드 합참의장이 우정과 협력을 강화하고 우리 군에 대해 더 많이 알 수있도록 일련의 중요한 회의와 방문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던퍼드 합참의장은 “우리는 같은 견해를 나눌 수 없는 많은 난제들을 갖고 있다”면서 “서로 솔직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던퍼드 합참의장의 방중은 사전에 예정된 것이다. 하지만 북핵 위기가 악화된 상황에서 미·중 모두 유사시 불필요한 충돌을 막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뤄진 것으로 평가된다. 중국은 북한 정권이 붕괴할 경우 친미성향의 통일한국이 등장하고 북한으로부터 대규모 난민이 유입되는 것을 우려해왔다. 또 미군이 중국 국경에 가까이 주둔하는 것을 경계해왔다.
이 때문에 북·중 국경지역 난민 수용캠프를 설치하고, 북한 핵시설을 장악하는 한편, 한·미 연합군이 휴전선을 넘어 북진하는 저지하기 위해 인민해방군을 파병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한 한반도 유사시 비상계획을 마련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의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지난 13일 월스트리트 공동기고문을 통해 중국의 우려를 감안해 미국은 북한의 정권교체나 한반도의 급격한 통일을 추구하지 않으며, 미군이 비무장지대를 넘지 않을 것을 약속한 바 있다.
미국은 2000년 국방수권법(NDAA)으로 인민해방군과 12개 작전 지역에서 군사교류를 금지하고 있다. 하지만 국방장관에게 협력분야를 결정하는 재량권을 부여하고 있어 이번 미·중 합의는 법적인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방부 관리들은 월스트리트 저널에 양측이 (이번 합의로) 최소한 서로의 행동에 대한 오판을 예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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