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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읽기170

'미얀마 민주화'에 보이는 우리의 관심은 지속가능한가 미국은 명분을 좇고 있고, 중국은 사태를 관망하고 있으며,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은 공허한 대화 타령만 늘어놓고 있다. 동남아시아 전략공간에서 그다지 존재감이 없었던 러시아의 속내가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중국과 함께 미얀마의 주요 이웃 국가인 인도는 뒤늦게 군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그야말로 목소리만 높이는 상황이다. 고립무원. 민주화를 갈망하는 미얀마가 처한 현주소다. 미얀마 군부가 쿠데타를 일으킨 지 70여일이 지난 13일 현재 군경에 714명이 살해됐고, 3054명이 구금 또는 판결을 받았다. 체포영장이 발부된 717명은 도피 중이며 그중 일부는 사형선고를 받은 상태다. 미얀마 군부의 시민 학살을 기록하는 정치범지원협회(AAPP)의 집계 결과다. 일부 외신은 미얀마가 내란으로 가고.. 2021. 4. 17.
미국 총기참극, 버지니아텍 조승희는 왜... [美 총기참극] 美학생들 “개인 범죄일뿐” 되레 한국인 위로 2007-04-18 18:24 입력 2007-04-18 18:24 수정 ‘참극의 현장’은 언제 끔찍한 일이 벌어졌나 싶을 정도로 평화로운 모습이었다. 17일(현지시간) 찾은 버지니아공대 본관 건물에 걸린 검은 조기가 비극을 말해주고 있을 뿐이다. 악몽을 털어내려는 학생과 교직원들의 차분한 노력이 엿보였다. 넘어서야 할 비극은 되레 모두를 하나로 묶어준 것 같았다. 친구들을 비명에 보내야 했던 전날 강풍에 진눈깨비까지 날렸던 하늘은 맑았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고 있었다. 17일 버지니아공대 워샴 스타디움에서 열린 총격사건 희생자 추모제가 열리는 동안 두 여학생이 손을 맞잡고 슬품을 함께 하고 있다. 한국과 페루, 인도, 인도네시아, 이집트, 독.. 2021. 3. 17.
"Hello 유럽, 미국이 돌아왔다!" 그런데 '같은 자리'가 아니었다... “앙겔라(메르켈 독일 총리)와 에마뉘엘(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함께하게 돼 기쁘다. 2년 전 내가 이 자리에서 말하지 않았나. 우리가 돌아올 것이라고. 미국이 돌아왔다. 대서양동맹 역시 돌아왔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19일 온라인으로 열린 뮌헨 안보회의 연설 앞부분에 강조한 말이다. 지난 수십년 동안 상원의원으로, 부통령으로, 또 민간인 자격으로 참석해온 바이든 대통령에게 뮌헨 안보회의는 그가 대서양주의자를 자처하는 근거이자 활동 공간이다. 취임 이후 한 달이 넘도록 ‘트럼프 이후’의 국내 정치적 혼란을 수습하고, 코로나19 방역에 분주했던 그에겐 첫 번째 의미 있는 외교적 행보였다. 화상으로나마 동맹국 지도자들과 회의를 한 것 역시 처음이다. 그는 이날 주요 7개국(G7) 지도자들과 비공.. 2021. 2. 26.
미얀마의 총성 없는 쿠데타, U턴하는 '규율 민주주의' 중국과 인접한 국가라서 그럴까. 미얀마에서 손님을 맞을 때는 ㄷ자 대형을 갖췄다. 주석단에 양측 대표가 나란히 앉고 양 날개에 다른 사람들이 각각 1인용 다탁을 앞에 두고 앉는 방식이었다. 북한도 그렇다. 미얀마 측 주석단에는 대령이 앉았다. 미얀마 외교부 아주국장과 국영 TV방송 사장 등 환영단의 면면은 화려했다. 하지만 대령 앞에선 고양이 앞의 쥐처럼 굽실거렸다. 허리조차 꼿꼿이 펴지 못하고 대령 쪽을 향해 상체를 기울였다. 십수년 전 한·아세안 언론인 교류 일환으로 미얀마를 방문했을 때 목도한 장면이다. “달리 필요한 게 없느냐”는 대령의 의례적인 인사 끝에 아웅산 영묘 방문을 희망했다. 공휴일이어서 방문이 어렵다는 미얀마 외교부의 사전통지를 받았기 때문이다. 대령은 좌중의 외교부 아주국장을 불러 .. 2021. 2. 5.
'링컨의 길' 가겠다고 선언한 바이든, '예외'가 될 수있을까 나라마다 위기에 처하면, 돌아보는 역사가 있다. 미국 정치에서 역사는 늘 휴대하는 손전화와 비슷한 것 같다. 워싱턴의 연방의사당에서 벌어지는 일상적인 토론과정에서도 수시로 튀어나온다. 한쪽이 “조지 워싱턴은 단 한 번도 후퇴한 적이 없다”면서 법안 통과를 주장하면, 다른 쪽은 “무슨 소리냐. 워싱턴은 델라웨어강 전투에서는 물론, 필요하다면 늘 후퇴했다”고 반박하는 식이다. 역사 지식이 달리면 토론에서 말발이 밀릴 수밖에 없다. 현직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한 이례적인 상황에 미국 사회는 ‘새삼’ 충격에 빠졌다. 게다가 미국 민주주의 본당에 폭도가 난입하다니. 지난 1월6일 ‘의사당 폭동’은 대선 이후 가열됐던 역사 회고 성향을 심화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취임으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하겠지만 여진은 끝.. 2021. 1. 22.
유럽이 '바이든의 시간'을 기다리지 않은 까닭 “영국은 제국을 잃었다. 그리고 아직 (국제사회에서) 역할을 찾지 못했다.” 1962년 12월 딘 애치슨 전 미국 국무장관이 내놓은 말이다. 영국은 발끈했다. 데일리 익스프레스는 “등에 칼을 꽂았다”면서 영국 국민의 분노를 대변했다. 해럴드 맥밀런 총리는 “애치슨은 지난 400년 동안 많은 사람들이 범했던 실수를 했다. 필리페 스페인 국왕과 루이 14세, 나폴레옹, 카이저 독일 황제, 히틀러 등이 범했던 것과 같은 실수다”라며 격앙된 반응을 내보였다. 로렌스 프리드먼 런던 킹스칼리지 교수가 지난해 포린어페어스 5·6월호 기고문 ‘방황하는 영국’에서 소개한 일화다. 돌이켜보면 맥밀런의 공개서한은 공허하기 짝이 없는 메시지였다. 애치슨의 말은 영국이 글로벌 패권국의 지위를 상실했으면서도 아무 역할을 찾지 못.. 2021. 1. 8.
바이든 시대에도 모든 길은 '베이징'을 향한다 바야흐로 외교안보 전문가들 사이에 예측의 순간이 돌아왔다. 도처에 ‘~할 듯’ ‘~할 것’ ‘~해야’라는 말이 넘쳐난다. ‘바이든의 미국’이 대통령직 인수 절차에 돌입하면서 빚어지는 글로벌 현상이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자는 이에 호응이라도 하듯 ‘미국이 돌아왔다’라는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그런데 대체 바이든이 꿈꾸는 세계는 어떤 것일까. 우리에겐 갈 길을 잃은 한반도 평화의 미래가 무엇보다 궁금하지만,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최대 이슈는 ‘신냉전까지 한걸음 남은’(주펑 중국 난징대 국제관계연구원장) 미·중관계의 향방이다. 담론이 넘쳐날 때는 가장 최근에 나온 ‘텍스트’부터 챙겨 읽는 게 도움이 된다. 바이든 당선에도 침묵을 지켜온 중국은 지난 25일 시진핑 주석이 축하전화를 걸면서 생각의 일단을 .. 2020. 11.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