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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 오늘91

4차 북중정상회담이 '세계사적 사건'? 기로에 선 북한에 중국은 무엇일까 신년 벽두에 단행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전격적인 중국 방문은 올 한해 한반도 문제의 전개에 무거운 시사점을 던진다. 조짐이 그리 좋지 않다. 지난해 한반도 평화의 과제를 남북·미 정상이 톱다운(Top-Down) 방식으로 끌어왔다면, 올해는 중국이 포함된 다자구도가 전개될 수 있음을 예고한다. 한반도의 운명을 결정할 문제가 미·중 간 ‘강대국 정치’에 포획됨으로써 지난해 문재인 대통령의 적극적인 중재외교로 틀을 갖춘 북한-(한국)-미국의 3각 구도 대신, 미국-북한-중국의 3자 구도가 전면에 등장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를 용납할지는 미지수이지만 북·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적극적 요소(要素·8일 중국 외교부 루캉 대변인)’가 확인된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북·.. 2019. 1. 11.
트럼프와-김정은의 '이상한 로맨스', 사랑한다면서 왜 '곁'을 내주지 않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백악관 앞에서 우산을 쓴 채 기자들의 질문을 듣고 있다. 플로리다주의 허리케인 피해현장을 둘러보기 위해 나선 길이라 점퍼 차림이다. 워싱턴 | 로이터연합뉴스 “북한 문제에 대해 이야기하자고? 흠. 지금까지 엄청난 성취를 이뤘다. (지금까지만?) 모든 것이 끝나기 전까지는 언제나 지금까지다. 거래는 거래다. OK? 부동산 거래든, 소매물품 거래든 마찬가지다. 내가 대통령에 취임하기 전까지 미국은 북한과 전쟁을 하려 했다. 취임 초기 몇달 동안에도 우리는 북한과 전쟁으로 가고 있었다. 하지만 그(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우리도 전쟁을 원치 않는다. 더 이상 미사일 발사도 없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5일 CBS방송의 시사프로그램 에서 말한 내용이다. 대.. 2018. 10. 19.
아베 신조에게 북한은 과연 무엇일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달 26일(현지시간) 뉴욕의 롯데뉴욕팰러스 호텔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의 미·일 정상회담 기자회견을 갖는 자리에서 불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받았다는 편지를 품속에서 꺼내들어보이고 있다. 뉴욕/AP연합뉴스 아베 숙원 북·일 납치문제 협상, 폼페이오 방북으로 ‘신호 대기’우리에겐 국치일이었던 지난해 8월29일 오전 6시2분. 일본 홋카이도 주민들의 손전화에 긴급 경보가 떴다. 북한이 이날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을 일본 영토 위로 발사하자 재난 및 긴급상황을 통보하는 ‘J-얼럿(Alert)’ 시스템이 발동된 것이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대처 방식은 괴이하기 짝이 없었다. 국민적 불안을 다독이기는커녕 되레 불안을 증폭시켰다. 지난해 4월13.. 2018. 10. 5.
한반도 문제 '주도자'에서 '중재자'로, 서글프지만 현실 방북일정을 마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일 양강도 삼지연 공항에서 공군2호기에 탑승해 활주로에서 배웅하는 북측 인사들을 창밖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리설주 여사의 모습이 보인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서성일기자 centing@kyunghyang.com #남북의 길, 열강의 길 “미국은 위대한 힘과 인내력을 갖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동맹국들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북한을 완전히 파괴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지가 없을 것이다. 로켓맨은 자신과 자신의 정권을 놓고 자살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미국은 준비돼 있고, 용의가 있으며 능력도 있다. 하지만 (군사행동이) 필요하지 않기를 희망한다. 북한은 비핵화만이 유일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미래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가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 2018. 9. 21.
시진핑은 왜 하필 그날, 서해를 응시했을까 #한 장의 사진 지난 6월12일 중국 산둥성 류궁(劉公)도. 세계의 이목이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에 쏠려 있던 그날, 시진핑 주석은 산둥성 류궁도에 있었다.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가 전날 끝났지만 하루 더 머물며 주변의 옛 청나라 북양함대의 유적지를 돌아봤다. 그날 신화통신이 배포한 사진 속에서 점퍼 차림의 시 주석은 해안가 언덕에 서서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사상 첫 북·미 싱가포르 대좌에 예민해진 탓이었을까. 의도적으로 연출한 사진이 분명했지만 숱한 생각을 자아내게 했다. 그가 바라보던 서해 건너에 한반도가 있기 때문이다. #두 번의 중국 탓 싱가포르 대좌를 앞둔 지난 5월22일, 백악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기자회견 자리에서 느닷없이 중국 탓을 늘어놓았.. 2018. 9. 7.
북중 접경지 단둥을 가다 2, "남북 간이 열 걸음이면, 북중 간은 한 걸음" 수풍댐 인근 북한 마을 압록강을 사이에 두고 중국 단둥과 마주한 북한 신의주, 의주군, 삭주군, 창성군은 강폭에 따라 서로 개짖는 소리가 들릴 정도로 가깝다. 수풍댐 인근 북한 마을의 전경이다. 강가에는 뗏목을 거두는 녹슨 장비가 설치돼 있다. 김일성 주석 3대의 이름이 들어간 구호가 산록에 보인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북의 선택, 개성보다 신의주인 이유 ‘남북경색 경험’ 한반도에서 황해로 흐르는 강의 물줄기는 독립적이지 못하다. 더 ‘큰물’에 따라 역류한다. 압록강도 마찬가지였다. 조수간만의 차에 따라 밀려가고, 밀려온다. 겨울엔 임진강처럼 유빙(流氷)이 떠다닌다. 북·중 국경의 쌍둥이 도시, 단둥(丹東)과 신의주의 운명과 같다. 지난 7일 오전 단둥시내에서 80여㎞.. 2018. 7. 17.
북중 접경지 단둥을 가다1, 압록강 넘어온 '북한 바람'... 변화는 아직 물 밑에서만 일렁였다 압록강의 중국 관광보트 지난 6일 중국 단둥에서 압록강 너머로 바라본 북한 신의주. 정박해 있는 북한 배 앞에 중국의 관광보트들이 지나가고 있다. 이준헌 기자 ifwedont@kyunghyang.com “아버지는 왜 안 나오나….” 금요일이던 지난 6일 오후 4시36분 단둥(丹東)역 출구. 평양에서 출발한 국제열차에서 내린 북한 주민들이 하나둘씩 보이기 시작했다. 30대 엄마와 함께 북한에서 오는 아빠를 기다리던 예닐곱 살 된 아이의 말에는 평안도 억양이 묻어나왔다. 북한 주민들은 세관검사 탓에 중국인 승객들보다 나오는 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엄마는 “(아버지가) 짐이 많아 그래”라면서 난간에 올라서서 목을 길게 빼며 기다리는 아들을 달랬다. 아이는 “아냐, 뚱뚱해서 그래”라며 흘려버린다. 잠시 후 모.. 2018. 7. 17.